한국인 미세먼지 흡입 줄이기 위해 42살 부장님이 하는 일

조회수 2020. 9. 25. 13: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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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중국·몽골 사막 찾아다니며 나무 50만그루 심은 이유는..

중국 26만그루·몽골 23만그루·한국 9100그루.


한국은 물론 중국·몽골 오지를 찾아다니며 나무 50만그루를 심었다. 7년간 나무를 심은 면적은 축구장 180개 규모(133만m²)에 달한다. 이들이 다녀간 곳은 사막에서 숲으로, 황무지에서 경작지로 변했다.


한화그룹은 2011년부터 '한화 태양의 숲' 캠페인을 해왔다. 2012년 몽골 토진나르스 자연보호구역을 시작으로 중국 사막, 한국 쓰레기 매립지 등에 나무를 심었다. 사막 면적이 늘어나는 것을 막고 미세먼지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한화 임직원뿐만 아니라 시민·한화이글스 팬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한다. 한화 태양의 숲 프로젝트 운영 총괄을 맡은 신가정(42) 한화그룹 커뮤니케이션위원회 부장을 만났다.

출처: jobsN
신가정 한화그룹 커뮤니케이션위원회 부장.

-이력을 간단히 소개해 달라.


“제일기획에서 10년간 브랜드 홍보 업무를 맡았다. 2011년 한화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계열사 포함 한화그룹의 브랜드 홍보 전략을 세운다. 또 한화라는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어떤지 조사한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과 더 잘 소통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다. SNS 등 온라인에서 한화를 알리는 디지털 캠페인도 한다. 태양의 숲은 2011년 기획해 지금껏 운영 중이다. 나무를 심을 지역을 고르고 임직원·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기획한다.”


-한화 태양의 숲이란 무엇인가.


“태양광 사업은 한화그룹의 주력 사업이다. 2011년 전 세계가 겪고 있는 환경 문제를 태양광으로 해결해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태양광을 활용해 친환경적으로 묘목(苗木·옮겨 심는 어린 나무)을 키워 사막에 나무를 심는 것이다. 사업을 시작할 무렵엔 중국에서 불어온 모래바람이 사회문제였다. 그래서 중국과 몽골 사막에 나무를 심었다. 최근 몇년간 미세먼지 문제가 심해졌다. 그래서 미세먼지를 없애주는 나무를 한국에도 심고 있다.”

출처: 한화그룹 제공
중국 닝샤 2호 숲 조성 전(2013년)과 후(2015년).

-태양광으로 나무를 키운다는 게 무슨 뜻인가.


“나무를 맨땅에서만 키운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온실에서 나무를 키울 때도 있다. 중국에 태양의 숲을 조성했을 때는 온실이 필요했다. 나무가 사막의 척박한 환경을 견딜 수 있으려면 어느 정도 클 때까지 온실에서 키워야 했다. 온실에 나무를 키우려면 실내 온·습도를 조절해야 한다. 또 일정 시간에 물을 주는 급수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여기에 전기가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가 나무를 기증하기 전까지 현지에선 디젤발전으로 묘목장 온실을 운영하고 있더라. 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 화석연료를 쓰는 건 맞지 않다고 봤다. 태양광 패널을 기증해 친환경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지금까지 나무를 어디 어디에 심었나.


“2012년 몽골 토진나르스 자연보호구역에 1호 숲을 조성했다. 나무 23만그루를 심었다. 이듬해 중국 닝샤자치구 마오쓰 사막에 20만그루를 심었다. 이때는 한화가 기증한 태양광 패널로 키운 나무로 숲을 조성했다. 그해 입사한 신입사원도 현지에서 나무를 함께 심었다. 3호 숲은 2014년 서울 우신초등학교에 조성했다. 1400그루를 심었다. 4호 숲으로 2015년 중국 닝샤자치구 징롱초등학교에 1만그루를 심었다. 2016년 서산 한화이글스 2군 구장과 중국 마오쓰 사막지역에 5·6호 숲을 조성했다. 2018년 인천 수도권매립지에 나무 6000그루를 심어 7호 숲까지 만들었다. 일반인·한화그룹 임직원·한화이글스 팬 등이 식수 행사에 참여했다.”

출처: 한화그룹 제공
4호 숲 중국 닝샤 징롱소학교에서 나무를 심는 학생들.

-태양의 숲 장소를 선정한 기준은.


“나무를 심어서 현지 환경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봤다. 중국과 몽골은 인건비·묘목 구매비·운송비 등이 한국보다 5~10배가량 저렴하다. 같은 금액으로 한국에서는 5000그루를, 중국에서는 수만그루를 심을 수 있다. 나무를 많이 심을 수 있으면 그만큼 환경 개선 효과도 크다.”


-사막에 나무를 심어도 관리를 못 해 다시 사막으로 돌아가는 곳도 있다고 들었다.


“태양의 숲 후보 지역을 고를 때 그 점을 고려했다. 나무를 심은 뒤에도 체계적으로 관리가 가능해야 했다. 우리가 매년 숲을 찾아가 관리를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몽골 정부가 사막화를 막기 위해 노력이 필요한 곳으로 지정한 구역에 나무를 심었다. 공무원이 상주하고 있어서 관리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최소한 2년에 한 번은 현지에 가서 숲이 어떤지 보고 온다. 사막이었던 곳들이 지금은 울창한 숲으로 변했다. 점점 숲이 울창해지는 것을 보면 뿌듯하다.”

한화그룹 제공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소나무·버드나무·과일나무 등을 심는다. 과일나무란 열매를 얻으려고 키우는 나무다. 숲을 보려고 현지에 찾아가면 관리인이 과일나무에서 자란 과일을 따서 먹어보라고 줄 때가 있다. 사막에서 자란 과일은 수분이 많아 더 달고 맛있다. 어린 나무가 벌써 자라서 과일까지 따 먹을 수 있을 만큼 컸다는 생각에 감개무량하다. 또 현지인들이 과일을 팔아 생계에 도움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도 기분이 좋다.


몽골에선 가축이 뜯어먹을 풀이나 나무가 없어져서 고향을 떠난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태양의 숲을 조성한 뒤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가축을 키우는 분도 있다. 또 더는 가축을 키우지 않고 산림보호원으로 직업을 바꿔 생계를 유지하기도 한다. 현지인의 삶에 실제로 변화가 있는 걸 보면 뿌듯하다.”

jobsN

-태양의 숲을 조성하면서 힘든 점은.


“애로사항은 없다. 환경 문제 해결을 돕기 위해 찾아왔다고 하면 그 나라 정부와 지역 주민 모두 반겨준다. 우리나라에서도 응원 메시지를 남겨주는 고객이 많다. 사업 자체에 어려움은 없다. 다만 어떤 지역에서 계속 이 활동을 이어나가야 할지는 자주 고민한다. 올해엔 메콩강 부유 쓰레기를 수거하는 태양광 보트 두 대를 베트남에 기증했다. 1년에 부유 쓰레기 200~220톤을 수거할 수 있다. 태양광 보트가 환경문제 개선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 연말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다른 지역으로도 캠페인을 확장할 예정이다.”


-목표가 있다면.


“태양의 숲을 최소한 10호 이상 조성하고 싶다. 우리의 사회공헌활동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겉치레에 불과한 보여주기식 사업이라는 것이다. 물론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원시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첨단산업을 키우려면 에너지를 더 많이 쓸 수밖에 없다. 다만 우리는 에너지를 쓴다면 웬만하면 화석연료 대신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를 쓰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것이다. 당장 화력발전소를 없애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장기적으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 더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눠보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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