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억 투자 유치, 2년만에 4배 이상 성장한 스타트업

조회수 2020. 9. 25. 15: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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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을 운영 중인 로앤컴퍼니가 로톡 방문자 1000만명 돌파를 기념해 7월 24일부터 8월 25일까지 1개월간 '변호사 선임료 지원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벤트 기간 내 로톡에서 15분 전화상담 또는 30분 방문상담을 진행 후 상담 변호사와 선임계약을 맺으면 로톡에서 착수금을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한다.


로톡은 변호사와 의뢰인을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2014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6년째 운영 중이다. 현재 변호사 약 1450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국내 전체 등록 변호사 2만 7000여명 중 약 5.4%가 가입한 셈이다. 누적 상담 건수는 약 20만 건, 월 평균으로는 최근 약 8000건 수준이다. 2년 전에 비해 4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로앤컴퍼니 제공

로앤컴퍼니는 최근 14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즈B는 스타트업이 서비스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마케팅·인력 충원 등에 필요한 자금을 본격적으로 투자 받는 단계를 지칭한다. 이번 투자에는 총 10개 투자사가 최소 10억원 이상씩 투자했다.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대교인베스트먼트, 스프링캠프, D3쥬빌리파트너스 등 투자사 5곳이 재투자를 했으며, 프리미어파트너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DS자산운용, 신한대체투자운용, 지앤텍벤처투자가 신규 투자사로 합류했다. 정재성(36) 로앤컴퍼니 부대표는 "법률 서비스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고, 모바일 트렌드를 잘 활용했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출처: 로앤컴퍼니 제공
정재성 부대표.

-정 부대표가 생각하기엔, 무엇이 로앤컴퍼니의 가장 주요한 성장 동력이었는지요.


"우선 최근 법률 시장의 변화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법률 서비스 수요와 공급의 변화죠. 사법고시만 존재하던 2011년까지 한국은 인구 대비 변호사 수가 굉장히 적은 편이었습니다. 미국은 개업 변호사 1인이 커버하는 국민 수가 약 250명 정도입니다. 영국은 300명, 독일은 500명 정도죠. 하지만 그 당시 한국은 4500명 정도였습니다. 이 때문에 법률 서비스는 소수만 접근 가능한 영역이었습니다. 대중화가 요원했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로스쿨이 출범하며 변호사 공급이 대폭 증가했습니다. 사법고시 시절 1만 2000여 명에 불과했던 등록 변호사 수가, 최근 배출한 로스쿨 8기까지 헤아리면 2만 7000명 정도까지 늘었죠.


이처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변호사들은 의뢰인 확보를 위해 수임료를 조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중은 예전엔 비싼 비용 때문에 언감생심이었던 변호사 선임을 고려해볼 수 있게 됐죠. 하지만 법률 시장에는 변호사를 선택하는 데 비교할 수 있는 정보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본인의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이며, 비교적 높은 가격의 비용이 지출되는 데도 불구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기 어려운 시장이었던 거죠. 누구든지 자신의 소송 분야에 경험이나 전문성이 있고, 본인의 문제를 잘 해결해줄 수 있는 변호사를 쓰고 싶어 하죠. 그래서 로톡은 정보 비대칭 해소를 중요한 성장 동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변호사가 본인의 경험과 전문성을 알릴 수 있는 콘텐츠 그리고 경력 및 수임료 정보 등에 기반하여 의뢰인을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거죠. 이처럼 변화하는 시대가 시장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 지금의 로톡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마침 불어온 모바일 트렌드 역시 중요한 동력 중 하나였습니다.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제품이나 서비스 구매를 결정하기 전에 인터넷이나 어플을 활용해 관련 정보를 찾아보는 습관이 사람들 몸에 자연스레 배어들었죠. 그런데 로톡에서 각 분야 전문 변호사에 대한 콘텐츠를 제공해주고, 실시간으로 변호사 직접 상담도 예약할 수 있으며, 더불어 실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법률 콘텐츠를 제공해주니, 많은 사람들이 자연히 법률 문제가 생겼을 때 로톡을 한 번씩 검색해보게 된 거고요. 시간이 지날수록 로톡에 법률 정보와 콘텐츠가 모이면서 트래픽이 급속도로 증가했고, 서비스가 갈수록 성장할 수 있었던 거죠."


-로톡은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인지요?


"법률 문제와 관련해서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로톡에 질문을 올리면, 로톡 서비스 회원 변호사 복수 명이 답변을 달아줍니다. 직접 질문을 할 수도 있고, 자신과 비슷한 문제를 겪은 다른 사람이 과거에 올려와 있는 질의응답을 찾아볼 수도 있죠. 또한 키워드 검색을 통해서 분야별 전문 변호사의 프로필 정보 및 콘텐츠, 상담후기 등을 확인한 뒤, 전화 및 방문상담 예약을 해서 변호사와 직접 상담하고 본인의 사건 의뢰를 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각 분야의 전문 변호사들이 직접 출연하여 법률적인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동영상 콘텐츠도 로톡에서 촬영 및 제작하여 제공하고 있습니다."

출처: 로앤컴퍼니 제공
정 부대표(왼쪽)과 김본환 대표.

-그렇다면 로톡의 수입원은 무엇인지요? 변호사와 의뢰인을 연결해주고 중개료를 받는 것인지요?


"아닙니다. 저희는 중개료는 받지 않습니다. 법률 서비스 시장에서 특정 의뢰인의 사건을 변호사에게 소개, 중개, 알선 등을 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으면 변호사법 위반입니다. 로톡은 회원 변호사의 경험과 전문성을 알 수 있는 정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법률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용자들은 그것을 열람하고 변호사를 직접 택합니다. 즉, 로톡에서는 정보를 제공할 뿐, 법률 서비스에 대한 계약 행위는 어디까지나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에서만 이루어집니다.


로톡의 주수익은 변호사 광고료입니다. 일단 가입 및 활동 자체는 변호사건 의뢰인이건 모두 무료입니다. 하지만 광고료를 지불한 변호사는 특정 분야 검색 시, 우선적으로 노출이 됩니다. 즉, 본인의 경험과 전문성이 뛰어난 분야에 법률 문제가 있는 의뢰인과 접촉하고 어필하며 변호사의 전문성을 더욱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광고가 주 수입원이 되는 것이죠.


의뢰인은 로톡을 통해 변호사에게 질문을 올리고 답변을 받아도 비용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변호사 회원분들이 적극적으로 상담에 응해주십니다. 성실하게 의뢰인을 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건 수임이 들어오기 때문이죠. 이런 이유 때문에 의뢰인 질문 하나에 여러 변호사 회원이 답을 해주거나 정성을 쏟는 광경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의뢰인은 특정 변호사를 선택하고 전화 및 방문상담을 예약할 경우에만 상담료를 결제합니다. 이 경우엔 예약된 시간에 변호사와의 직접 상담을 보장합니다. "


-로앤컴퍼니 창업을 하신 계기는 무엇인지요?


"저와 김본환 대표는 창업 이전에도 10년 넘게 알고 지내던 사이였습니다. 김 대표는 연세대에서 경영학과 법학을 전공했고, 저는 고려대에서 산업공학과 금융공학을 복수전공하고 경영학을 부전공했습니다. 학교와 학과는 달랐지만 연합 동아리 덕에 접점이 있었죠. 저는 대학 졸업 후 맥킨지앤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가 김 대표로부터 사업을 하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김 대표는 갓 연세대 로스쿨에 입학했고, 저는 컨설턴트 생활 3년 차에 이르던 시점이었죠.


컨설턴트는 대개 3년 차 즈음에 진로의 향방에 대한 고민을 합니다. 저 역시 컨설턴트 일을 계속할지, MBA를 갈지, 일반 기업으로 이직할지 등을 고려하고 있었죠. 제안을 받은 때가 딱 그런 시기였습니다. 제3자의 경영을 도와주는 컨설팅에서 벗어나, 비즈니스를 1인칭 시점으로 접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서 동참을 결정했습니다.


최초 창업 멤버는 4명이었습니다. 당시 저희는 로스쿨 도입의 영향으로 향후 변호사 수가 크게 증가할 것이며, 이러한 사회 현상에 모바일 트렌드를 접목시키면 새로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게다가 변호사와 의뢰인을 이어주는 사업은 정보 비대칭 해소를 통한 사회적 가치도 높으리라 판단했고요. 누구든지 쉽게 법에 접근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면 이른바 '몰라서 피해보는' 사람도 많이 줄게 될 테니까요. 그렇게 나온 것이 바로 지금의 로톡 서비스죠."


-회사 성장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초기 변호사 회원 유치가 쉽지 않았습니다. 출범 당시엔 로톡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공감해 주신 변호사분들이 그리 많지 않았거든요. 그때엔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1~2기 정도만 활동하던 시절이었으니, 변호사 공급의 급격한 증가는 예측 가능했어도 피부에 와닿지는 않던 때였죠. 그러다 보니 굳이 로톡을 쓸 이유가 있냐고 반문하는 분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기회가 닿는 대로 변호사분들을 직접 만나고 다녔습니다. 매일 점심 저녁 약속을 잡는 것은 물론, 변호사분들을 10~20명 단위로 초청해 설명회를 여는 때도 있었죠. 로톡 서비스는 앞으로 꼭 변호사분들께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은 미약하지만 분명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 지금 당장 우리를 이용해 달라는 것도 아니다. 이런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고, 또한 우리는 변호사법을 준수할 것이니 사건 알선 브로커로 오해하지 말아달라. 진정성을 담아 홍보를 했죠. 1년 차까지만 해도 가입한 회원 변호사가 50명 정도였어요. 하지만 2년 차엔 200명으로 훌쩍 늘고 이후부터는 서비스에 대한 입소문을 통해 꾸준히 늘어났습니다. 시장이 눈에 보이게 변하는 것을 보니, 변호사분들도 결국엔 로톡 서비스의 필요성과 효용을 인정해 주시게 된 거죠.

로앤컴퍼니 제공

2016년에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고발을 당했던 것도 상당한 난관이었죠. 로톡이 사건을 불법으로 중개해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희가 그렇게나 경계했던, '오해'가 끝내 터지고 만 것이죠.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로톡의 운용 구조 상 변호사법을 위반할만한 여지가 없었어요. 저희는 창업 초기부터 변호사법 조항을 책상 앞에 붙여두고 달달 외우다시피 했습니다. 모든 서비스와 기능을 변호사법의 울타리 안에서 기획하고 운영했죠. 자문 변호사단을 꾸리고 사안 하나하나마다 검토를 받았고요. 중요한 서비스 기능이 붙을 때는 로펌에 의견서도 받으며 개발을 해왔습니다. 고발 당시 저희는 경찰 조사를 받으며 의견서나 자료 등을 성실히 제출했고, 결국 경찰은 불기소 의견을 냈습니다. 검찰 역시 무혐의 처분을 내렸죠. 대한변호사 협회 측의 항고가 있었지만 그 역시 기각됐고요."


-로톡이 추구하는 장기적 목표는 무엇인지요?


"법률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시장 문턱을 낮추는 것입니다. 이는 변호사와 의뢰인이 모두 상생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호사는 로톡을 통해서 본인들의 전문성과 경험을 효율적으로 알리며 이를 기반으로 본인이 자신있는 분야의 의뢰인을 확보하여 전문성을 더욱 키울 수 있죠. 의뢰인은 로톡을 통해 손쉽게 법률 관련 콘텐츠와 변호사를 찾아볼 수 있고요. 나아가 법률상담, 변호사 선임도 편리하게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 및 기능들을 확장해 갈 계획입니다.


특히 인공지능을 비롯한 IT 기술을 활용해 변호사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변호사들 업무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많습니다. 가령 병원에선 과거 종이 차트로 관리하던 기록들을 거의 전산화한 상황에 반해, 법조계는 그런 변화가 아직 더딘 편이죠. 저희는 IT 기술이 변호사 업무를 A부터 Z까지 대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사만이 잘할 수 있는 고유 영역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죠. 다만 업무 효율을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복적이고 표준화된 업무는 IT 기술을 활용하여 효율성을 높이고, 변호사들은 의뢰인의 문제 해결 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변호사 공급이 늘어나면서 사건 당 수임료가 줄어든다는 이야기도 많이 있는데, 1개의 사건을 처리할 시간에 2~3개의 사건을 해낼 수 있게 되면 어떨까요. IT 솔루션을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말이죠. 이를 잘 활용하고 시장 수요를 키우면 오히려 종전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뢰인 측면에서는 법률 서비스 대중화와도 연결되구요. 로톡, 즉 로앤컴퍼니는 항상 변호사 업계와 함께 성장하는 그림을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활동이 변호사 직업군의 이익을 해치기보다는, 오히려 더욱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도록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변호사만이 법을 다루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직역에도 확장 계획이 있는지요?


"당장은 아니지만, 변호사 이외 인접 직역의 서비스 제공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세무사, 변리사, 노무사, 법무사 등에도 로톡 서비스의 구조가 접목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실제로 로톡과 유사한 일본의 서비스인 '벤고시닷컴' 역시 '세무사닷컴'이라는 서비스를 도입해 급성장 중입니다.


하지만 우선 지금은 변호사 쪽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기업과 로펌을 연결하는 B2B 법률 플랫폼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며, 내년부터는 전국 주요 법조 단지에 변호사 전용 공유 오피스를 열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글 jobsN 문현웅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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