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 운동 포기자들 위해..무용과 출신의 '5분 아이디어'

조회수 2020. 9. 28. 09: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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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CF 안무감독·뮤지컬 배우로 일한 무용학도, 지금은..
바디플러스핏 김성열 대표
안무감독·뮤지컬 배우·강연가로 일한 무용학도
13년간 연구한 밸런사이클 운동 전파하고파

작심삼일도 괜찮아요. 오늘 딱 5분만 운동해 보세요. 


5분 남짓한 시간 안에 네 가지 운동동작을 쉼 없이 반복한다. ‘5분이라 얕봤다가 큰코다쳤다’는 후기들이 넘쳐나는 이 영상의 조회수는 약 134만회. 포기하고 싶은 순간, 밝고 열정적인 목소리가 작심삼일 운동 포기자들의 힘을 북돋아 준다. 영상 속 목소리의 주인공은 김성열(33) 바디플러스핏 대표. 그 옆엔 김 대표의 첫 제자인 김예나 트레이너가 함께 호흡을 맞춘다.

출처: '바디플러스핏' 제공
김성열 대표.

김 대표는 한국체육대학교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한 무용학도다. 대학교 새내기 때 ‘무용을 모르는 사람과도 소통할 수 있는 무용 안무가’를 꿈꿨다. 영화 '써니'와 '워킹걸', 드라마 '드림하이2'에서 안무감독을 맡았다.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며 '캐치 미 이프 유캔', '잭 더 리퍼’ 무대에 섰다. 무대 위에선 무용과 연기를, 무대 뒤에선 감독을 맡으며 다양한 무대를 넘나들었다. 현재는 자체 개발한 밸런사이클 운동을 가르치는 바디플러스핏 트레이닝 센터와 유튜브 채널 ‘여리나핏’을 운영 중이다.


-그간 다양한 활동을 했다.


“무용학과 졸업 후 26살 때 지인소개로 영화 '써니'에서 부안무감독을 맡았다. 이후 영화 '워킹걸'과 드라마 '드림하이2'에선 안무감독으로 일했다. 뮤지컬 배우 활동도 했다. 대중적인 작품으로는 '캐치 미 이프 유캔', '잭 더 리퍼’에 출연했다. 이때 무대 위에 서는 플레이어(player)와 무대 뒤에서 감독하는 디렉터(director)의 삶을 두고 고민했다. 결론은 둘 다 즐기자는 거였다.


최근에 CJ ENM ‘다이아 티비(DIA TV)’에서 ‘핏미업(Fit me up) 시즌3’ 촬영을 마쳤다. 체중감량 프로젝트를 진행해 1등에게 200만 원의 상금을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총 400명의 지원자 중 최종 참가자 6명을 선정했다. 8주간의 도전을 통해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피드백을 받아 뿌듯했다.

출처: CJ ENM 제공
CJ ENM ‘다이아 티비(DIA TV)’의 ‘핏미업(Fit me up) 시즌3’

요새는 직접 개발한 밸런사이클 운동법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강의를 다니거나 바디플러스핏 트레이닝센터에서 수강생들을 가르친다. 기억에 남는 강연은 올해 6월에 다녀왔던 시티포레스티벌'이다. 일종의 운동 페스티벌로 3500명 앞에서 밸런사이클 운동을 함께 즐겼다.”


◇ 무용하며 겪은 불편함으로 운동법 개발


-밸런사이클 운동은 무엇인가.


“무용을 전공하던 대학 새내기부터 13년간 개발한 운동법이다. 밸런사이클은 밸런스(balance·균형)와 사이클(cycle·순환)을 합친 말이다. 말 그대로 몸의 균형과 순환을 동시에 이루는 운동이다. 일상에서 매일 걷고 서고 앉는 자세를 반복한다. 이때 중점적으로 쓰는 근육을 단련한다. 이를 통해 비틀어진 체형을 교정하고 몸의 균형을 맞춘다. 또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몸의 순환을 돕는 트레이닝법이기도 하다.”


-다른 운동과의 차이점은.


“기본동작은 무용자세다. ‘ㄱ(오픈 포지션)-ㄴ(11자 만세 스트레칭)-L(L자 포지션)’ 세가지 기본 자세로 근력을 키운다. 그다음으로 요가와 필라테스 동작들을 결합해 새로운 운동자세를 만들었다. 운동원리 중 하나가 텐던(tendon·힘줄)을 자극하는 것이다. 힘줄은 근육이 뼈에 붙도록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목과 골반 등 특정 부위의 힘줄을 자극해 근육의 긴장 정도(근긴장도)를 조절한다. 근육의 자극점을 찾아 순차적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는 온몸 운동이다. 근긴장도를 적절히 유지해야 아무 불편함 없이 걷고 뛸 수 있다.

출처: jobsN
기본 자세 ‘ㄱ(오픈 포지션)-ㄴ(11자 만세 스트레칭)-L(L자 포지션)’을 설명 중인 김 대표.

‘밸런사이클 액티브’라는 음악에 맞춘 개별 동작도 연구했다. 리듬이나 박자의 흐름에 따라 운동을 하기 때문에 쉽게 싫증 나지 않는다. 밸런사이클은 기존의 운동 동작들을 단순히 이어붙인 것이 아니다. 직접 개발한 동작을 몸으로 터득하며 만든 전문적인 운동이다. 피겨스케이트 국가대표 상비군, 국가대표 정구팀 선수, 체조선수들을 대상으로 밸런사이클 트레이닝을 가르쳤다. 또 이 운동법으로 작년 말 특허청 상표등록도 마쳤다.”


-밸런사이클 지도자를 양성하고 있다고.


“운동 지도자들이 모여 운동법을 연구하고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어 시작했다. 또 밸런사이클 운동법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려는 목적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밸런사이클 지도자' 민간 자격증 등록을 마치고 정식 발급하고 있다. 지도자 과정에는 총 1·2·3급의 수강레벨이 있다. 3급은 입문단계로 밸런사이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높이는 과정이다. 수강시간도 3급은 13시간 정도지만, 2급은 180시간이다. 2급을 수료하면 밸런사이클 지도자라는 타이틀을 갖고 강사로 일할 수 있다. 1급까지 전 과정을 수료하면 밸런사이클 트레이닝센터를 차릴 수 있다. 2급에서 1급까지 약 2년의 긴 수련과정이 필요하다. 올해 3급 과정을 시범적으로 운영 중이고 내년에 2급 과정도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5기 수강생들이 수료를 앞두고 있다. 누적 인원은 70명 안팎이다.”

/ '바디플러스핏' 제공

-어떻게 구상했는지.


“7살 때 무용을 시작하며 자연스레 운동을 즐겼다. 길 가다가도 음악이 나오면 춤을 출 정도였다. 대학에서 무용연습을 하다 발목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자주 당했다. ‘왜 똑같은 부분만 계속 다치는 걸까’를 고민했다. 자주 쓰지 않는 근육이 있는 부위를 주로 다쳤다. 이런 깨달음 끝에 밸런사이클 운동법을 개발했다.”


-어려움은 없었나?


“운동동작에 대한 저작권인 휘트니스 저작권은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저작권 등록을 마쳐도 온·오프라인에서 운동법을 따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프라인 공간인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법을 따라 하면 저작권 침해를 밝히기 더 어렵다.”


◇ 10개월 만에 유튜브 구독자 13만 명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는.


“직접 만든 운동 콘텐츠의 저작권을 보호받을 길을 고민하다 유튜브를 시작했다. 영상 콘텐츠는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저작권을 주장하기 쉽다고 생각했다. 또 원래 인스타그램에 운동법 소개 영상을 종종 올렸다. 인스타그램 영상은 큰 화면으로 보거나 되감기가 힘들었다. 영상을 접하기 편한 유튜브로 넘어가 작년 10월 본격적으로 채널운영을 시작했다.”

/ 유튜브 '여리나핏' 캡처

-‘딱 5분 운동’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무용할 때를 떠올려 보니 1분만 무대에 서도 힘들었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동작을 소화하느라 체력 소모가 컸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강도 운동을 엮어 딱 5분 안에 끝나는 압축적인 운동영상을 구상했다. 김예나 트레이너와 평소 대화하며 나온 아이디어를 합해 결과물이 나온다. 대학에서 실용무용(힙합)을 전공한 김 트레이너는 퍼포먼스적인 부분을 주로 연구한다.”


-김 트레이너와의 인연은 언제부터인가.


“바디플러스핏 트레이닝 센터 운영 초창기에 지인 소개로 처음 만났다. 2015년 8월 말 센터를 열고 혼자 운영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김 트레이너와 마음이 잘 맞았다. 밸런사이클 운동법을 직접 가르치고 반년 후부터 함께 일했다. 김 트레이너는 첫 제자이자 동료인 셈이다.”

출처: 김 대표 인스타그램(solar_yeori) 캡처
김성열 대표와 김예나 트레이너.

-수익은 어느 정도인지.


“트레이닝 센터 수입은 공개하기 조심스럽다. 유튜브만 이야기하자면, 영상제작을 맡기는 외주업체와 수익을 나누고 있다. 올해 초부터 한 달에 200만 원 안팎의 수입을 벌고 있다. 유튜브 채널을 더 키우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하기에 넉넉한 액수는 아니다. 그래서 방송출연으로 번 돈을 유튜브 운영에 투자하고 있다.”


-운동 외에 다른 취미는 없나.


“얼마 전 취미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다. 운동 말곤 취미를 가져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최근에 보컬 레슨을 받고 있다.”


◇ 내 몸을 활용해 좋은 핏(fit)을 만들다


-김 대표가 생각하는 좋은 핏(fit)이란.


“사람들이 가진 성격이 제각각이듯 타고난 체형도 모두 다르다. 이상적인 몸매를 바랄 수는 있지만, 고유의 몸의 형태를 완전히 바꿀 수는 없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하며 몸무게 숫자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무작정 살을 뺄 것이 아니라 각자 보완하고 싶은 부분에 맞춰 운동을 해야 한다. ‘내 몸을 최대한 활용해 좋은 핏(fit)을 만드는 것’이 바디플러스핏의 신조기도 하다.”

/ '바디플러스핏' 제공

-앞으로의 계획은.


“운동이 삶 일부로 다가오고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제대로 운동을 가르칠 수 있는 전문적인 운동 지도자들이 늘어나야 한다. 전문적인 지식 없이 운동을 가르치는 분들이 있어 열심히 운동법을 연구하는 운동 지도자들이 빛을 못 보는 경우가 있다. 이왕이면 밸런사이클 지도자를 많이 배출시켜 운동 지도자들이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일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 운동을 통해 사람의 몸을 다루는데 가볍게 접근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 '바디플러스핏' 제공

-운동 지도자를 꿈꾸는 분들에게 한마디 덧붙인다면.


“단순히 운동이 좋아 운동 지도자를 꿈꾼다고 해도 좋다. 다만 자신만의 노하우와 경력이 뒤따라야 한다. 누구나 운동을 시작할 수 있지만, 전문성을 길러야만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운동을 배우는 사람 입장에선 전문성 없는 운동 지도자는 독이다. 멋진 몸을 내세우거나 인기를 얻고 싶어서 운동 지도자를 꿈꾸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 ‘좋아하는 운동을 일로 여겨도 행복할 수 있을까’ 고민해 봐야 한다. 취미와 일은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글 jobsN 장은비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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