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더 유명한 한국의 마이클 잭슨과 아리아나 그란데

조회수 2020. 9. 28. 10: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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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과 아리아나 그란데의 듀엣'..유튜버 넵킨스, 문에스더
모창 영상 올린 유튜버 넵킨스, 문에스더
원곡 가수 팬들도 모창 영상 좋아해
이제는 내 노래 만들어서 부르고 싶어

‘내 살아 생전 마이클 잭슨이 아리아나 그란데랑 같이 에드 시런의 곡을 부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니...’


한 누리꾼은 두 유튜버가 찍은 영국 가수 에드 시런의 신곡 ‘아이 돈 케어(I don’t care)’ 커버 영상에 이렇게 댓글을 달았다. 커버 영상은 다른 사람이 발표한 곡을 연주하거나 부르는 것이다. 영상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유튜버 넵킨스, 문에스더. 두 사람은 마이클 잭슨, 아리아나 그란데 등 외국 가수들의 특징을 살려서 모창을 했다. 모창 대상이 노래를 잘하기로 유명한 가수들인만큼 따라하기 쉽지 않았을 터. 하지만 조회수는 200만을 넘었고 모창을 한 가수 팬들의 요청이 있어서 후속 모창 영상도 찍었다. “이제는 다른 가수들의 노래가 아니라 우리의 노래를 만들어서 부르고 싶다”는 유튜버 넵킨스와 문에스더를 만났다.


-자기소개를 해달라.

출처: 유튜브 캡처
두 유튜버는 이번에 처음으로 같이 영상을 찍었다.

(넵킨스) “음악 프로듀서이자 콘텐츠 크리에이터다. 2005년 뮤지컬 ‘루나틱’으로 데뷔했다. 이후 작곡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2015년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서 다른 가수의 노래를 부르는 커버 영상들을 찍고 있다. 또 사물이 내는 소리를 짜깁기한 일종의 ‘사물 아카펠라’ 영상을 만든다.”


(문에스더) “유튜브 채널 ‘츄더’를 운영하고 있는 문에스더다. 2년째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다. 모창이나 개그 영상들을 올린다.”

출처: 유튜브 캡처
유튜버 넵킨스(왼쪽) 문에스더(오른쪽).

-영상에서 맡은 역할을 얘기해달라.


(넵) “녹음을 믹싱하고 영상을 촬영, 편집했다. 반주를 하면서 마이클 잭슨을 따라했다.”


(문) “외국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 샤키라, 시아, 아리아나 그란데, 빌리 아일리시 등 총 5명을 흉내 내면서 모창을 했다. 카메라 앞에선 내가 많이 등장하지만 뒤에선 넵킨스가 맡은 역할이 크다.”


-이번에 처음으로 영상을 같이 찍었다. 반응도 좋았다.


(넵) “우리는 각자 유튜브 채널을 갖고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같이 찍은 영상 조회수가 200만을 넘었다. 원래는 1만~5만 정도 나왔다. 이후 구독자 수가 7만명 늘었다. 외국 노래를 주로 해서 해외 시청자들이 전체 구독자의 98%를 차지한다. 원래는 모창 영상이 아니라 우리 목소리로 원곡을 부르는 영상을 찍으려고 했다. 그런데 문에스더가 모창 능력자다. 가수들 보컬 특징을 파악해서 똑같이 따라할 수 있을 만큼 노래를 잘 부른다. 이 능력을 이용해 여러 가수들을 따라하면 재밌을 것 같았다.”


(문) “구독자 수가 35만 명이었는데 모창 영상이 인기를 끌어서 지금은 50만 명 가까이 된다. 이전에도 SM, YG, JYP 소속 가수들의 창법을 따라하는 등 모창 영상을 자주 올렸는데 이번 영상이 유독 인기가 많았다. 넵킨스는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이었다. 말하자면 얼굴만 아는 사이였다. 그런데 지난해 겨울, 보컬 학원을 추천해달라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더니 넵킨스가 ‘학원 다니지 말고 자기가 노래 부르는 법을 직접 가르쳐주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내가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봤다며 음악 프로듀서로서 나를 만나보고 싶었다고 하더라. 이후 넵킨스한테 보컬을 배우면서 영상도 같이 찍었다.”


-최근 들어 가수 지망생들이나 가수들이 노래 영상을 많이 올린다. 이번 영상은 다른 영상들과 어떻게 다른가.


(문) “사람들이 보고 웃을 수 있는 예능적인 요소를 집어넣었다. 가수 표정을 따라하면서 노래를 부르거나 화면에서 사라졌다가 갑자기 튀어나온다. 우리처럼 노래, 연기, 모창을 동시에 하면서 커버 영상을 찍는 사람은 못 봤다. 또 노래에 집중할 수 있게끔 영상 속 군더더기들을 뺐다. 배경은 단순하게 처리해서 사람들이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었다. 원래는 가수별로 배경, 의상까지 다 다른 뮤직비디오를 찍으려고 했다.”


(넵) “최근엔 ‘커버 영상 포화상태’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노래 영상들이 유튜브에 많이 올라온다. 가수 지망생들이 다니는 실용 음악학원들은 비디오 제작자를 따로 고용해서 학생별로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릴 정도다. 이러다 보니 노래만 담은 영상들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어렵다. 대신 노래에 예능을 결합한 영상을 만들었다. TV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처럼 음악에 예능적 요소를 결합하는 것이 최근 추세다.”

출처: 유튜브 캡처
첫 번째 영상이 많은 인기를 끌자 이들은 후속 영상을 찍었다.

-영상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 원곡 가수랑 목소리가 똑같다는 반응이 많다. 모창을 위해서 가수의 특징들을 따로 분석하나.


(넵) “마이클 잭슨을 좋아해서 자주 따라했다. 노래방에 가서 아내 앞에서 마이클 잭슨을 따라하면 정말 똑같다며 좋아하곤 했다.”


(문) “좋아하거나 관심이 있는 가수들의 영상을 돌려본다. 몇몇 가수들은 보컬 특징이 뚜렷하다. 예를 들어서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는 턱으로 바이브레이션을 한다.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말할지 말지 뜸을 들이면서 노래를 부른다. 이런 특징들을 잡아서 가수들을 따라했다.”


-커버 영상을 찍으면 저작권료를 따로 내나. 음원을 무단으로 가져다 쓰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넵) “저작권료는 원작자한테 낸다. 음원을 무단으로 가져다 쓰기는 힘들다. 유튜브는 2008년부터 ‘콘텐츠 검증기술’을 도입했다. 커버 영상을 올리면 유튜브가 원본 콘텐츠와 커버 동영상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자동으로 대조한다. 일치한다면 이를 저작권자한테 알린다. 그러면 저작권자는 해당 동영상을 내리게 하거나 영상 광고 수입을 가져간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넵) “데뷔한 이후 약 10년간 무대에 섰다. 그런데 무대에 설 일이 많이 없어졌다. 사람들이 오프라인 무대를 찾기보다는 인터넷에 올라오는 공연 영상들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예전엔 가수들이 소극장을 빌려서 노래했는데 이제는 수요가 거의 없다.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등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들이 만들어져 이쪽으로 무대를 옮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젠 유튜브에서 노래를 한다.”


(문) “어렸을 때부터 꿈이 가수였다. 춤 추고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한다. 영상을 찍어 올리면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또 혼자서 연습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실력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학창시절 공연 동아리로 활동하면서 노래나 춤을 혼자 연습하곤 했는데 유튜브가 이런 활동의 연장선이다.”

출처: 유튜브 캡처
이들은 주로 커버 영상이나 노래 영상을 올린다.

-유튜브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넵) “지난 6월 기준 400만원을 벌었다. 같이 찍은 영상으로 86만원을 받았다. 커버 영상을 찍으면 저작권자가 먼저 수입을 가져간다. ‘아이 돈 케어’는 미국의 레코드 회사인 워너(Warner)가 저작권을 갖고 있다. 워너 사가 일정 부분 가져간 다음에 유튜브와 내가 남은 수입을 45:55로 나눈다. 얼마나 가져가는지는 곡마다 다르다. 노래 영상을 찍는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수입을 나누기 때문에 조회수가 많이 나와도 돈을 많이 벌기가 힘들다. 원저작자가 수익공유 설정을 해두지 않았으면 영상커버로 받는 수익은 0원이다. 영상을 올렸다가도 저작권에 걸리기 때문에 내려야 한다.”


(문) “커버 영상 유튜버들은 영상 조회수가 많이 나와도 저작권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돈을 많이 못 번다. 영상 콘텐츠 수입보다 외부 협찬 광고로 돈을 더 많이 받는다.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를 모창해서 찍은 영상이 있다. 이 영상에 나오는 휴대폰은 협찬 받은 제품이다. 이 때 이 휴대폰 회사로부터 1200만원을 받았다. 구독자 수가 많을수록 외부 광고로 들어오는 수입이 많다.”

출처: 인스타그램 캡처
두 사람의 평소 모습.

-유튜버, 즉 1인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면서 힘든 점.


(넵) “새로운 콘텐츠를 끊임없이 생각해 내는 게 어렵다. 유튜브 활동은 일일 드라마 촬영과 비슷하다. 매일 콘텐츠를 생각해내서 영상을 찍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구독자들이 구독을 끊는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 노고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문) “한창 악플이 많이 달릴 때 힘들었다. 내 외모나 개그가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심한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또 어떻게 하면 누군가를 기분 안 나쁘게 하면서 모창을 하고 개그를 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선 지키는 일이 어렵더라.”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


(넵) “이제는 다른 사람의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내 노래를 직접 작곡해서 부르고 싶다. 지금은 유튜브에 커버 영상을 열심히 올리면서 미래의 ‘넵킨스 리스너’들을 모으고 있는 셈이다.”


(문) “지금처럼 사람들 앞에서 계속 노래를 부르고 싶다. 어렸을 때부터 가수가 되고 싶었지만 용기가 부족했다. 학업을 포기할 엄두가 나지 않았고 노래 실력에 대한 확신도 없었다. 하지만 유튜브를 통해서 많은 용기를 얻었다. 앞으로도 대중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글 jobsN 신재현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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