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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번호·박찬호·강백호로…2년만에 19억 빚 다 갚았어요

낚싯배 연결 사업으로 ‘월척’ 낚은 해양 레저 스타트업 ‘마도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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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국내 레저 시장 규모는 연 3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소득이 3만달러를 넘어서고 주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레저 활동을 즐기려는 사람들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낚시 인구의 증가세는 단연 눈에 띈다. 2014년 200만명 수준이던 국내 낚시 인구는 2019년 800만명으로 증가했다. 2017년 9월 전파를 타기 시작한 채널A의 낚시 예능프로그램 ‘도시어부’가 인기를 끌면서 20~30대 청년들도 낚시터로 향하고 있다.


낚시 인구가 증가하면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색 스타트업도 출연했다.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해양 레저 스타트업 ‘마도로스’. 마도로스는 전국 바다에 있는 300여척의 낚싯배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는 마도로스 앱에서 마음에 드는 낚시터와 낚싯배를 고른 후 신용카드 정보를 이용해 즉석에서 결제할 수 있다. 마도로스가 이용자와 낚싯배를 연결해주고 받는 수수료는 결제액의 10~15% 수준이다. 마도로스는 300여척의 제휴 낚싯배 외에도 17척의 낚싯배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마도로스의 최근 성장세는 낚시 업계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2017년 1만명이었던 마도로스 앱 회원은 2018년 2만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4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3억9500만원이었던 총 결제액은 2018년 9억2500만원까지 늘었다. 작년 2대였던 직영 낚싯배가 17대로 늘면서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40억원이었던 올해 매출 목표를 최근 6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마도로스 조맹섭 대표

출처마도로스 제공

마도로스를 운영하는 조맹섭(41)대표는 이커머스의 공룡업체 ‘위메프’ 창립 멤버였다. 위메프에서 4년간 근무한 이후 조씨는 여행 관련 스타트업 ‘옐로트래블’ 대표에 취임해 ‘여행박사’ 등 굵직한 여행사 인수 합병에 성공하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점차 경영이 악화되며 빚 19억원을 떠안게 됐다. 절치부심하던 조씨가 회사를 나와 직원 4명과 함께 창업한 회사가 마도로스다. 현재 마도로스는 직원이 70여명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장했고, 조씨는 빚을 모두 갚았다. 조씨를 만나 사업 성공 비결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마도로스는 어떤 회사입니까.


“대외적으로는 해양 레저 스타트업이지만, 저희 스스로는 ‘항구를 디자인 하는 회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와 낚싯배를 연결해주는 O2O(온·오프라인 연결) 사업을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항구와 어촌을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항구를 디자인 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요.


“항구 자체를 관광 자원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항구는 굉장히 멋진 경관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아요. 마을은 노후됐고, 화장실은 더럽고, 잘 수 있는 곳도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낚싯배도 마찬가지에요. 배들은 오래된 것이 많고 거친 말을 쓰는 선장님들이 많죠. 저희는 이런 것을 조금씩 고쳐나가고 싶습니다. 저희가 직접 운영하는 낚싯배 17척부터 시작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타고 싶은 배를 만들기 위해 이름도 ‘계좌번’호, ‘강백’호, ‘박찬’호처럼 특이하게 짓고, 겉으로 보이는 외양도 예쁘고 특이하게 만드는 겁니다. 나중에는 항구에서 먹고, 놀고, 잘 수 있는 복합 문화시설을 운영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어촌을 보다 젊게 만들고 싶습니다.”

마도로스 직영 낚싯배 '강백'호

출처마도로스 제공

-직영 낚싯배들의 이름이 특이한데, 이름은 어떻게 짓나요.


“회원 공모를 통해 이름을 짓고 있어요. 일반 낚싯배들은 이름이 너무 올드하잖아요. 젊은 고객층에게 어필하려면 톡톡튀는 낚싯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계좌번’호, ‘강백’호, ‘박찬’호, ‘카진’호와 ‘잭팟’호 모두 회원님들이 지어주신 이름이에요. 공모에 당첨된 회원은 자신이 이름지은 배를 평생동안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드리고 있습니다. 조만간 ‘철인 28’호, ‘이대’호도 탄생할 예정입니다.”


-낚시를 사업 아이템으로 삼게 된 계기가 있나요.


“처음에는 숫자 데이터를 보고 사업을 시작했어요. 2014년부터 낚시 인구가 해마다 40~50%씩 증가했거든요. 우리나라의 낚시 인구는 미국(3000만명), 일본(1000만명)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관련 서비스는 옛날 그대로인 거예요. 사람들이 일일히 전화로 낚싯배를 예약해야하고, 신용카드 결제도 안 됐던 겁니다. 그래서 ‘도전해볼만하다’고 생각해서 O2O사업에 뛰어들었어요. 낚싯배 연결 사업을 하다보니 ‘낚싯배를 직접 운영하면 선장님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직영 사업도 시작하게 됐습니다.”

마도로스 직영 낚싯배 '박찬'호

출처마도로스 제공

-낚시 인구가 급증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제 생각에는 동남아 해외 여행이 증가한 것이 영향을 준 것 같아요. 2014년부터 낚시 인구가 급증하기 시작했는데, 이때는 저가 항공사를 통한 동남아 여행이 엄청 늘던 시기였어요. 동남아에서 다양한 레저 활동을 경험한 사람들이 상당수 낚시 인구로 유입됐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도시어부’프로그램의 인기도 한몫했구요.”


-낚싯배 예약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선장님들을 만나서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지요. 처음에는 만나주지도 않으셨어요. 생판 모르는 외지인이 갑자기 나타나 ‘소비자와 연결 시스템을 만들어줄 테니 수수료를 달라’고 하니 얼마나 웃겼겠어요. ‘너희 누구냐’, ‘왜 내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냐’며 화내는 선장님도 많았어요. 이 분들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2016년 겨울 직원 한 명과 두 달 동안 차 한 대로 전국 300개 항구를 돌았어요. 밤새도록 술 마시면서 설득했죠. 소비자와 선장님, 우리까지 셋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서비스라고요. 결국 낚싯배 50척과 계약을 따냈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300척 수준으로 낚싯배가 늘었죠.”

마도로스 직영 낚싯배 '열혈강'호

출처마도로스 제공

-지금까지 마도로스가 유치한 투자금은 얼마입니까.


“최근 50억원을 새로 유치해 지금까지 총 83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습니다. 기존에 있던 사업이 아니다보니 사업 초기에는 투자금 유치가 힘들었어요. 투자자들에게 제시할만한 기존 통계가 없으니까 사업성을 증명하기가 쉽지가 않았죠. 대략 50여곳의 투자처를 만났지만 거절당하기 일쑤였어요. 지금은 투자금을 유치하는 게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창업을 꿈꾸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고민하지 말고 시행부터 하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사업은 꿈꾸는 사람들의 것입니다. 책으로 보고 글로 익힐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일단 부딪혀 봐야한다고 생각해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100명 중 1명만 사업에 성공한다고 하는데 나머지 99명이 바보 짓하는 게 아니에요. 실패를 통해 분명히 배우는 게 있거든요. 사업은 자기 꿈을 자기가 조각해 나가는 것입니다. 고민만 하지 말고 일단 부딪혀보길 바랍니다.”


-마도로스에서 함께 하고 싶은 인재상을 말씀해주세요.


“도시에서는 취업난이 심하다고 하지만 어촌은 지금 평균 연령이 60대가 넘어요. 구인난을 겪는 셈이죠. 작년 10명이었던 저희 직원이 지금은 70명입니다. 현재 마도로스는 필요한 인력을 상시 채용하고 있어요. 상품운영, 웹디자이너, 콘텐츠기획운영, 고객센터, 개발자 등 본사 근무자뿐만 아니라 항구의 지점장, 선장, 사무장 등 다양한 부분에서 직원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직원이 실패했다고 뭐라 탓하지 않습니다. 다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직원은 원하지 않아요. 도전 정신이 강한 사람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글 jobsN 이준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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