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릴 모욕하는거냐" 최근 일본인들이 분노한 이유 있었다

조회수 2020. 9. 28. 10:23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서울에서 잊을 수 없는 체험을" 전통의상 논란
전통의상 광고 논란
한 나라 국민의 전유물인가
논란을 마케팅으로
출처: 킴 카다시안(@kimkardashian) 인스타그램 캡처
킴 카다시안이 출시한 속옷 브랜드 '기모노 인티메이츠(Kimono Intimates)'.

킴 카다시안이 보정용 속옷 브랜드인 '기모노 인티메이츠(Kimono Intimates)'를 6월25일 출시했다. ‘기모노 인티메이츠’ 홍보 사진에는 여성들이 누드톤의 딱 붙는 속옷을 입고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일본인들은 분노했다. 전통의상인 기모노가 속옷 이름으로 쓰였기 때문이다. '문화 찬탈'이라며 카다시안을 비판했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에 '킴 오노(KimOhNo·킴 그만해)'를 붙이며 비난 글을 올렸다. 현재 해시태그 ‘킴오노’를 검색하면 7000개 이상의 게시물이 있다. 교토시는 공식 서한을 통해 “기모노는 일본 전통 의상”이라며 “일본인이 소중하게 계승해 온 문화”라고 했다. 작가 사토 마사히토도 트위터에 "일본문화에 대한 모독이다. 끔찍하다"고 했다. 한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상징하는 전통의상. 그 상징성 때문에 분란이 일어나는 일도 많다.

./페이스북 'Jeju island koeran BBQ' 계정 캡처

◇일본 기모노 입은 게이샤···한복 입은 기생 광고 논란

우리나라 감자탕 프랜차이즈 ‘이바돔’은 지난 1월 일본 기모노를 입은 게이샤를 광고 사진으로 사용했다. 게이샤는 일본의 기녀다. 미국에 진출할 예정인 이바돔이 현지 외식업체인 ‘게이샤하우스’와 함께 추진한 라스베이거스 지점 광고가 문제였다. 감자탕 홍보에 일본 기모노를 입은 게이샤 이미지를 사용한 것이다. 광고 속 상호는 ‘Jeju island koeran BBQ’였다. 현지 교민들은 “한식당을 홍보하면서 일본 이미지를 사용해 주변에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바돔 측은 공식 입장문에서 “'게이샤하우스' 측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한 광고”라고 해명했다.

출처: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공개한 관광 홍보 포스터 시안.

서울시도 작년 12월 홍보 포스터를 공개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서울시는 미국 뉴욕시에 한복 입은 여성이 나오는 광고를 전시하려고 했다. 뉴욕 타임스퀘어와 소호, 뉴욕시 버스 정류장 등에 나올 예정이었다. 광고 하기 전 시안을 먼저 공개했다. 한복을 입은 여성이 옷고름을 잡고 있었다. "서울에서 잊을 수 없는 체험을(Unforgettable Experience in Seoul)"이라는 문구도 문제였다. 선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한복을 입은 여성이 옷고름을 잡고 있는 모습이 마치 ‘기생 광고 같다’ ‘성매매를 권유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결국 서울시는 사과하고 서울의 명소를 활용한 광고로 바꿨다.


◇전통의상, 재미를 위해 입어도 되는가  

가수 연습생 출신 한서희는 베트남 전통의상을 입고 찍은 사진으로 논란을 빚었다. 작년 베트남 여행 중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를 입고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베트남에서는 아오자이를 입고 담배를 피우는 것이 문화적으로 금기다. 베트남 네티즌들은 한서희가 자신들의 문화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분노했다. 한서희의 인스타그램에는 베트남 네티즌들의 비판글이 쏟아졌다.

/케지아 돔(@daumkeziah) 트위터 캡처

미국 유타주에 사는 여고생인 케지아 돔은 작년 고등학교 졸업파티에 중국 치파오를 입고 갔다. 돔은 자신의 트위터에 치파오를 입고 파티에 참석한 사진을 올렸다. 이 사진은 미국과 중국의 문화 논란으로 번졌다. 트위터 사용자인 제레미 램은 “네가 입은 드레스는 우리 문화가 아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미국 문화인 ‘프롬’에 중국 전통의상을 입고 간 것을 비판한 것이다. 램은 치파오의 역사를 언급했다. 치파오는 여성 권익 향상을 상징하는 전통의상이라고 했다. 이러한 치파오가 단순히 이미지로 소비되는 것에 분노했다. 이는 4만개의 리트윗과 함께 18만개에 달하는 ‘좋아요’를 받았다.


하지만 정작 중국 네티즌과 정부는 “문화에는 국경이 없다”며 돔을 옹호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치파오를 입는 것이 왜 논쟁거리가 되느냐”는 사설을 썼다. 또 미국 네티즌들의 비판을 지적하며 “이 같은 행위는 중국 전통의상에 대한 폄훼이며, 더 나아가 중국 문화에 대한 무례한 행동”이라고 했다.

출처: KBS1 방송 캡처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예선에서 카타르 선수들이 출전을 포기하고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여성 인권 억압을 상징하는 히잡을 돈벌이로 하다니”

이슬람 히잡은 과거부터 문화적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이슬람 여성들은 외출할 때 전통의상인 히잡을 쓴다. 얼굴만 내놓고 신체의 모든 부분을 가린다.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에 나와 있는 내용 때문이다. 코란은 이슬람교 여성들이 정숙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슬람 여성은 몸매는 물론 머리카락도 남에게 보이면 안 된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2004년부터 초·중·고등학교에서 히잡을 포함한 종교적인 복장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종교적 문화보다 인권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히잡 착용을 금지하는 것은 이슬람 문화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는 반발이 이어졌다. 시위까지 열렸다.


10년 뒤에도 비슷한 사건이 벌어졌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카타르 여자농구 선수들은 기권을 선언했다. 히잡 착용을 금지한 경기 규정에 반발한 것이다. 선수들은 히잡을 벗을 수 없다며 경기장을 떠났다.

/나이키

또 여성 인권을 억압하는 상징인 히잡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했다며 논란에 휩싸인 기업들도 있다. 미국 대형 백화점 메이시스(Macy’s)는 작년 이슬람 여성들을 겨냥해 히잡을 포함하고 있는 여성 의류 브랜드 ‘베로나 컬렉션’를 출시했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도 작년 무슬림 여성 운동선수를 위한 히잡 브랜드 ‘프로 히잡’을 출시해 논란이 일었다. 캐주얼 의류 브랜드 ‘아메리칸 이글’도 무슬림 여성을 위한 청바지 브랜드 ‘데님 히잡’을 선보였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수익을 위해 히잡을 패션으로 아름답게 포장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문화 차이 논란에 대해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세계화 시대에도 문화 교류 확대는 쉽지 않다.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