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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품위 손상’ 지적받을 게 뻔한데 어떻게 입어요?”

“패션쇼까지 엽니다”···공무원 반바지 착용,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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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가 6월26일 “7~8월 직원 반바지 착용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혹서기 업무 효율을 높인다는 취지다. 창원시는 그동안 ‘하절기 직원 복장 간소화’를 시행해왔지만 반바지는 허용하지 않았다. 민원인에게 불쾌감을 주고 품위를 손상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앞으로는 매주 수요일 ‘프리 패션 데이’(free fashion day)를 운영한다. 부서와 개인 업무 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옷을 입는다. “스타트업처럼 티셔츠에 청바지, 운동화 차림으로 시민들을 만나 격의 없이 소통할 것”이라고 한다.

경기도청 1호 반바지 공무원 구자필 주무관.

출처경기도청 제공

◇서울시가 2012년 처음 도입···수원시는 패션쇼도 열어


공무원 반바지 착용이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서울시는 2012년부터 매년 여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반바지·샌들 착용을 권장한다. 올해도 하절기 에너지 절약 대책 가운데 하나가 ‘시원차림 캠페인’이다. 시원차림이란 ‘시원하다’와 옷을 입거나 꾸려서 갖춘 상태를 말하는 ‘차림’을 합쳐 만들었다. 시원하고 가벼워 에너지를 절약하고 업무효율을 높일 수 있는 옷차림을 말한다. 서울시는 반바지와 샌들을 시원차림에 어울리는 간소하고 단정한 복장 예시로 꼽았다. 반면 슬리퍼·찢어진 청바지는 지나친 개성 표출로 거부감을 줄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은 복장이란다.


2018년부터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반바지를 권하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경기도 부천·수원시가 여름철 반바지 착용을 허용했다. 수원시의 경우 시청 공무원노조 게시판에 한 남직원이 “너무 더워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다른 직원들이 게시글에 호응하자 염태영 수원시장이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다른 직원들도 반바지를 입었다. 정자3동 주민센터는 남직원 모두 반바지를 입고 회사에 나왔다. 염 시장은 ‘반바지 전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수원시는 오는 7월8일 시청 로비에서 ‘즐거운 반바지 패션쇼’를 연다. 시청 공무원 12명과 운동선수 등 22명이 모델로 나서 여름철 반바지 착용에 동참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수원시 관계자는 “ 반바지 착용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또 “올해는 반바지 착용 문화를 완전히 정착시킬 예정”이라고 했다. 시민들도 호응해준 덕분이다.

2018년 8월 반바지를 입고 행사장에 나타난 염태영 수원시장.

출처수원시 제공

경기도청에서 일하는 직원도 올해부터 반바지를 입는다. 경기도는 5월10~22일 ‘복장 간소화’를 주제로 온라인 여론조사를 했다. 도민 80.7%, 직원 79%가 반바지 착용에 찬성했다. 그 결과 경기도청은 6월30일 “7~8월 직원들의 단정한 반바지 차림 근무를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경기도청 온라인 게시판 ‘경기 와글와글’에는 수원시장처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반바지를 입고 출근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재명 지사는 트위터에 “원하는 직원은 입을 수 있다는 것일 뿐 내가 입겠다는 건 아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반바지=지나치게 개성적···여전히 금지하는 곳도


직원의 반바지 착용을 공식적으로 금지하는 곳도 있다. 학교가 대표적이다. 교육부는 6월17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하절기 공무원 복장 간소화 알림’ 공문을 보냈다. 교육부는 바람직하지 않은 복장 예로 반바지를 들었다. 반바지 착용이 ‘지나친 개성 표출로 불쾌감이나 거부감을 줄 수 있다’고 적었다. 슬리퍼·찢어진 청바지 등도 부적절한 복장 명단에 올랐다.


하지만 공무원 복무규정에 반바지를 입지 말라는 조항은 없다. '공무원은 근무 중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단정한 복장을 착용해야 한다'는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이 있을 뿐이다. 이 조항을 근거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권고사항을 만들어 배포한다. 의무적으로 반바지를 입어야 한다거나 입지 말아야 하는 건 아니다.

서울시가 직원에게 권하고 있는 '시원차림' 수칙.

출처서울시 제공

도입 여부만큼 중요한 문제는 실효성이다. 보수적인 업무 환경 때문에 실제로 반바지 입기가 꺼려진다는 공무원도 많다. 외부 단체와 자주 회의를 하는 부서 직원은 반바지 착용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과장이나 국장 주관으로 열리는 회의에 반바지를 입고 들어가면 지적을 받을 게 뻔하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공식 일정이 많아 아무래도 반바지 차림으로 업무를 하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승한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환경정책과 주무관은 “젊은 남직원을 중심으로 반바지를 입는 직원들이 있다”고 했다. “반바지를 입고 온다고 상사가 눈치를 주거나 꾸짖는다는 이야기는 못 들어봤다”는 것이다. 하지만 복장을 지적하지 않아도 실제로 반바지를 입는 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한 서울시 공무원은 “시원차림 권고사항이 있다고 해도 대부분 긴바지를 입고 출근하니 눈에 띌까 봐 못 입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또 “핵심 부서와 거리가 있는 곳을 빼면 대부분 여름에도 긴바지를 입고 다닌다”고 했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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