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연봉 14만8000원인 제가 하는 일은요..

조회수 2020. 9. 28. 11:39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수석보좌관에 육군 준장까지..성공한 동물 공직자는?

수렵수석보좌관·왕실근위대 명예 연대장·철도역 관리 책임자.


언뜻 보면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세 직업. 하지만 이들 사이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사람이 아닌 동물이 맡은 일이라는 것. 이들은 특정 지역이나 나라를 홍보하는 마스코트 역할을 한다. 또 보수를 받으면서 공직자로 근무하기도 한다. 세계에서 활약하는 동물 공직자를 알아봤다.

출처: (왼)ABC News, (오)AFP news agency 유튜브 캡처
영국 수렵수석보좌관 래리.

총리 관저에서 쥐 잡는 참모진···연봉도 받아


영국 총리 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에는 수렵수석보좌관(Chief Mouser)이 근무한다. 보좌진 중 유일하게 총리 관저에 거주할 수 있는 특권이 있다. 주 업무는 관저에 있는 쥐나 날벌레 등을 잡는 것. 영국 정부는 이 임무를 가장 잘 할 수 있는 고양이를 수렵수석보좌관에 임명한다. 1924년부터 10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자리다. 지금까지 고양이 12마리가 수렵수석보좌관직을 맡았다.


수렵수석보좌관은 엄연한 공직자인 만큼 활동비도 받는다. 보수는 연 100파운드(약 14만8000원). 총리실은 이 연봉을 사료 비용과 수의사 진찰료로 쓴다고 한다. 현재 수렵수석보좌관직을 맡고 있는 고양이는 래리. 래리는 영국 총리실이 2011년 동물보호소에서 입양한 고양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가 그 해 2월 임명했다.


하지만 래리는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업무 시간 대부분은 자는 데 썼다. 또 총리가 보고 있는데도 관저를 휘젓고 다니는 쥐를 본체만체했다. 결국 1년 만인 2012년 9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래리를 근무 태만으로 해임했다. 후임으로는 조지 오스본 당시 재무부 장관이 키우던 프레야가 들어왔다. 프레야는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건강 문제로 2014년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에 총리실은 래리를 복직시켰다. 래리는 지금까지 수렵수석보좌관직을 맡고 있다.

출처: 에든버러 동물원 홈페이지 제공
닐스 올라브 경은 2016년 준장으로 진급해 왕실근위대를 사열했다.

펭귄이 왕실근위대 명예 연대장···기사 작위까지


스코틀랜드에선 펭귄이 노르웨이 왕실근위대 명예 연대장으로 복무한다. 주인공은 에든버러 동물원에 사는 왕펭귄 닐스 올라브 경(卿). 왕펭귄은 황제펭귄 다음으로 몸집이 큰 펭귄이다. 노르웨이는 1913년 에든버러 동물원이 문을 열 때 스코틀랜드에 펭귄을 선물했다. 


1972년 노르웨이 육군에서 복무하던 닐스 에겔리엔 중위. 에든버러에서 열린 군악대 경연에서 왕펭귄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 에겔리엔은 노르웨이로 돌아가 국왕 올라브 5세에게 펭귄을 노르웨이 명예 연대장으로 임명하면 어떻겠냐고 건의했다. 국왕은 흔쾌히 승낙했다. 펭귄의 이름은 장교와 국왕의 이름을 따 ‘닐스 올라브’라 지었다.


닐스 올라브는 전임자가 죽으면 이름과 직책을 함께 물려받는다. 초대 연대장은 16년 동안 복무하고 1993년 죽었다. 지금은 3대 연대장이다. 닐스 올라브는 노르웨이 국왕이 에든버러 동물원에 방문할 때마다 계급이 올랐다. 일병으로 시작해 1993년 상사, 2005년 대령 계급장을 달았다. 2016년에는 준장으로 진급, 육군 장성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08년 닐스 올라브는 노르웨이 국왕 하랄 5세에게 기사 작위를 받았다. 국왕은 기사 작위 수여식을 열고 펭귄에게 ‘경’(Sir) 호칭을 내렸다. 올라브는 기사 작위를 받고 노르웨이 왕실 근위대를 직접 사열하기도 했다.

출처: 에든버러 동물원 홈페이지 제공
2008년 노르웨이 국왕에 기사 작위를 받은 닐스 올라브 경.

일본엔 고양이 역장, 우리나라에선 숙종 비공식 보좌진 맡기도


일본에는 고양이 역장이 있다. 와카야마현 시골 마을에 있는 기시역. 이용객이 적어 관리 직원이 없는 무인역이었다. 역 매점에서 키우던 고양이 타마. 승객들이 타마를 예뻐하자 와카야마전철은 2007년 타마를 기시역 역장으로 임명했다. 


타마가 맡은 일은 단순했다. 승객과 사진을 찍어 주거나 역 근처를 배회하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승객들은 고양이 역장을 보기 위해 기시역을 찾았다. 기시역은 승객들의 발길로 북적대기 시작했다. 타마가 역장으로 근무한 지 1년 만에 승객이 5만5000명 늘었다. 타마는 운임 수입으로 1500만엔, 캐릭터 상품 판매로 1500만엔을 벌어다 줬다. 지역 인지도 상승 등 간접 효과를 더하면 1년간 11억엔(약 120억원) 상당의 경제 효과를 가져왔다. 타마는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 임원으로 승진, 2013년에는 철도회사 사장 대리 자리에 올랐다.


타마는 2015년 6월 세상을 떠났다. 와카야마전철은 기시역에서 회사 주관으로 타마의 장례식을 치렀다. 지금도 기시역에는 고양이 역장 ‘니타마’와 ‘욘타마’ 두 마리가 근무 중이다.

출처: 와카야마전철 홈페이지 제공
2015년 세상을 떠난 타마 역장.

우리 역사에도 최고 권력자의 최측근 노릇을 했던 고양이가 등장한다. 고양이가 임금의 비공식 보좌진 역할을 했다. 조선 19대 왕 숙종은 대궐 안 동산에서 굶주리던 어미와 새끼 고양이를 보고 데려와 키웠다. 어미는 ‘금덕’(金德), 새끼는 ‘금손’(金孫)이라 이름 지었다.


숙종은 금덕이 죽자 장례식을 치르고 시까지 지었다. 숙종은 홀로 남은 금손에게 직접 먹이를 주고 잠도 함께 잤다. 또 수라상에 나오는 고기를 금손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금손도 숙종을 따라다니며 임금의 곁을 지켰다.


1720년 숙종이 세상을 떠나자 금손은 먹이를 먹지 않고 울기만 했다고 한다. 결국 숙종이 죽은 지 13일 만에 임금의 곁을 따라갔다. 숙종의 계비(繼妃·임금이 다시 장가를 가서 맞은 아내)였던 인원왕후는 금손에게 비단옷을 입혀 숙종의 무덤인 명릉 옆에 묻어주라고 했다. 숙종과 금손의 이야기는 이익의 ‘성호사설’과 이하곤의 문집 ‘두타초’ 등에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