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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5단→삼성→갤노트 개발→바둑 대표→퇴사…지금은?

바둑 접고 늦게 공부해 들어간 삼성 나와, AR 여행지도 앱으로 디즈니 노리는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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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간다 박경규 대표
SNS 접목한 AR 여행정보·지도 앱
글로벌 서비스 추진

휴대폰 지도로 낯선 곳을 찾아가는 건 쉽지 않다. 길치에겐 공포스러운 일이기까지 하다. 증강현실을 활용해 손쉽게 길을 찾아주고, 맛집 같은 주변 정보도 서비스하는 ‘와간다’의 박경규 대표를 만났다.


AR화면에 맛집·관광지 정보가 둥둥


와간다 앱을 켜면 지금 내 앞의 풍경이 그대로 화면에 나타난다. 어디서 많이 보던 모습. ‘포켓몬고’로 익숙한 AR(증강현실)이다. 화면 하단에는 지금 내 위치를 중심으로 하는 지도가 표시된다. AR 화면에 뜨는 화살표를 따라 길을 찾아 가면서, 지도로는 내가 이 지역의 어디쯤 있는지 알 수 있다.


길을 알려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AR화면과 지도에는 관광지, 맛집, 숙박업소 등 주변 정보가 표시된다. 포켓몬고 게임 화면에 캐릭터가 나타나는 것처럼, ‘와간다’ 화면에는 관광지, 맛집, 숙박업소 등 정보가 떠다닌다. 원하는 곳을 클릭해 길찾기를 선택하면, AR화면 상으로 화살표가 표시되고 그대로 따라가면 어느새 도착해 있다.

AR화면과 지도가 한 화면에 표시된다. 오른쪽은 와간다의 초기 화면

출처와간다 제공

국내 뿐 아니라 외국도 서비스한다. 해외여행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자유여행을 하거나 상점·맛집을 찾는 사람에게 최적화된 앱입니다. 뜨는 정보만 따라가도 하나의 관광 코스가 됩니다.”


화면에 나타나는 관광지, 숙박업소, 맛집 등 정보는 기본적으로 사용자들이 올린 것이다. “가보고 재밌고 편하거나 맛있어서 추천한 곳들이죠. 사용자가 등록하면 자동으로 지도와 화면에 표시됩니다.” 그렇게 해서 올라온 맛집 정보만 3000개를 넘어섰다. 아무리 유명한 맛집이라 하더라도 누군가 등록하지 않으면 표시되지 않는다. 솔직한 리뷰도 달려 있다. 읽어 보고 맘에 들면 찾아 가면 된다. 

박경규 대표

출처와간다 제공

좋은 정보 올리는 사람과 친구맺기


SNS 성격을 가미했다. 앱에 가입하면 내 페이지가 생성돼 추천과 리뷰를 관리할 수 있다. 다른 사람 리뷰 중 맘에 드는 게 있으면, ‘팔로잉’ 버튼을 눌러 친구를 맺을 수 있다. 팔로잉한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다. 부산에 사는 친구로부터 부산 맛집과 관광지 정보를 받는 식이다.


화면에 너무 많은 정보가 뜨면 흔란스러울 수 있다. 필터링을 설정해 내 친구가 올린 정보만 뜨게 할 수 있다. 믿는 사람이 올린 맛집과 관광지 정보만 보는 것이다. 내가 간 지역에 친구가 없다고 불안해 할 필요 없다. “제주에 놀러갔다고 해보죠. 앱을 켜서 리뷰를 몇개 읽어봅니다. 그중 맘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바로 팔로잉해서 친구를 맺습니다. 즉각 가능한 겁니다. 이후 친구들이 게시한 정보만 띄워서 보면 됩니다. 믿을만한 사람이 간 곳이면 갈만 하겠다 식의 정보를 얻는 것이죠.”


다른 필터링도 할 수 있다. 당장 갈만한 카페를 찾는다면, 업종을 카페로 지정해 화면과 지도를 띄우면 된다.

화면과 지도에 뜬 맛집 정보. 원하면 AR화면이나 지도화면만 띄워서 볼 수 있다.

출처와간다 제공

박물관 등 실내도 활용 가능


실외 뿐 아니라 실내에서도 작동한다. “이를테면 박물관과 제휴하면요. AR화면을 통해 입구부터 최적의 관람 동선으로 안내하는 게 가능합니다. 화면 상 화살표를 따라가며 전시를 보는 거죠. 화면에 전시물 정보를 띄워, 클릭해서 설명을 듣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에버랜드나 롯데월드 같은 놀이공원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AR 화면에 놀이기구를 띄워서 내가 원하는 곳을 클릭하면, 화살표를 통해 안내해주는 것이다. 서점도 가능하다. 앱에서 내가 원하는 책을 검색하면, 내가 있는 곳에서 책이 있는 곳까지 화살표로 안내하는 것이다. “확장성이 좋습니다. 스포츠 경기장에서 자리, 화장실, 매점 등으로 안내하는 형태로도 응용할 수 있구요. 여러사람이 단체로 모일 때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모임을 주최하는 사람이 집합 장소에서 본인 위치를 회원들에게 공유하면, 모두에게 위치 정보가 전송되고, 회원 각자 앱에서 자동 길안내를 받아 장소로 모이는 거죠. 위치를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한적한 야외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수익화할 수 있을까요?
“박물관, 대형서점, 놀이공원 등과 용역 계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박물관, 서점 등의 방문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그곳 홈페이지나 앱에 저희 시스템을 넣는 거죠. 고객은 해당 페이지에 깔린 저희 시스템을 통해 길 안내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희대와 산학협력을 맺은 와간다

출처와간다 제공

지역·단체와 지도 표시 제휴 추진


광고비를 받고 맛집 등을 노출하는 수익 사업도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사용자 추천으로 정보를 올리는 특성을 감안해, 개별 사업자가 아니라 지자체 등 단체 위주로 접촉하고 있다. 단체 추천을 받는 형태를 취하는 것이다. 첫째로 서울 송파구 의뢰를 받아 송파구가 추천하는 관광지, 맛집, 숙박업소 등 정보를 등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가 비용을 부담하는 형태입니다.”


-다른 제휴 모델이 있나요.
“지역 별로 청년 사업가를 유치해 상권 살리는 작업을 진행 중인 곳이 많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찾도록 만들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거죠. 강원도 양양 서핑비치 같은 곳이 대표적인데요.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 사업가나 사업을 주도하는 지자체·공공기관들과 홍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도에 관광 정보, 업장 정보 등을 띄워서 사람들이 찾게 만드는 거죠. 다른 전시회나 페스티발도 접촉하고 있습니다.”


식당, 상점 등의 업주들과는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화면에 뜬 할인 정보를 눌러서 쿠폰을 내려받은 뒤 찾아가 이용하는 형태다. 관광지 입장료 할인도 가능하다. 사용자에게 혜택이 가면서 업주들은 홍보 효과를 낼 수 있다. “보다 많은 손님을 유치하려는 관광지, 식당 등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창업경진대회 수상, 와간다 홍보 이미지

출처와간다 제공

영어 버전 출시, 글로벌 사업 본격화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몇 가지 있다. 스마트폰 기기 마다 호환에 문제 없도록 프로그램 보정이 필요하다. 어떤 기기에서도 영상과 지도를 왜곡없이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버전은 애플 아이폰만 호환이 가능한데, 우선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에서도 쓸 수 있는 버전을 10월 출시할 예정이다.


여행에는 경계가 없는 만큼 글로벌 서비스가 돼야 한다. 외국인이 쓸 수 있도록 영어 버전을 곧 내놓는다. “서울 송파구와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맞춰 영어 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6월 중 출시 계획입니다.” 영어 버전 출시에 맞춰 글로벌 서비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국적과 지역에 상관없이 모두가 쓰는 앱을 만드는 것이다. 한국인이 미국에서, 일본인이 한국에서, 미국인이 프랑스에서 쓰는 식이다. 이미 미국, 유럽 등 외국에서 이용할 수 있는데, 베트남 등 한국인이 많이 찾는 국가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늘려갈 계획이다.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 회사 무대를 미국으로 옮기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미국 디즈니가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국내 놀이공원과 계약 맺는 데 성공해서, 그걸 발판으로 디즈니 엑셀러레이터에 뽑히고 싶습니다.”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네요.
“포켓몬고로 AR이 많이 알려지긴 했는데, 게임 위주에 머물면서 아직 활용성이 높지 않습니다.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AR이 실생활에 좀더 자리잡게 하고 싶습니다.”

직장인 바둑대회에 출전한 박경규 대표

출처와간다 제공

줄줄이 실패하며 계속 도전


어려서 바둑을 했다. 공인 5단까지 올랐다. 하지만 벽이 높았다. 프로가 되지 못했다.


고교 올라가면서 프로기사 꿈을 접고 공부를 시작해, 대학 진학에 성공했다. 정보통신전자학을 전공했다. 군대를 장교로 마치고 삼성전자에 입사해 4년 간 반도체 소프트웨어 개발 부서에서 일했다. 삼성 스마트폰 노트 시리즈에 들어가는 반도체 개발에 참여했다.


회사 생활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주어진 일만 하다 보니 동기 부여가 되지 않았다. “제 모토가 행복인데, 회사 일로는 행복을 느끼지 못했어요.”


바둑이 탈출구였다. 직장인 바둑 대표 선수로 활동했다.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에 함께 프로를 지망했던 동료들이 근무하고 있었어요. 연합팀을 구성해서 3년 정도 활동했어요. 직장인 바둑 대회 나가 4위까지 올랐죠.”


바둑을 다시 하며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 ‘사업을 해야겠다’ 결심했다. 승진에 유리한 인사과에서 합께 일해보지 않겠냐는 얘기가 있었지만 거절했다. “더 이상 도전을 늦춰선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미아 방지 스트랩’으로 씨랩(삼성전자 사내벤처 지원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블루투스와 NFC 기술을 활용해 내 아이가 일정 거리 이상을 벗어나면 경보를 울려주는 것이다. 최종 심사까지지 갔지만 아깝게 탈락했다. 사업을 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은 봤다. 2015년 5월 삼성전자를 나와 회사를 차렸다. 코파운더로 독일인과 미국인이 합류했다. 같은 대학을 다녔거나 친구에게서 소개받는 등 인연으로 뭉쳤다.


많은 시도를 했다. 첫째가 커뮤니티형 소셜 네트워크다.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끼리 이어주는 것이다. 마블 팬끼리 연결돼 정보를 교류하고 공동 구매 등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식이다. 박 대표 스스로 키덜트라 개인적인 관심이 있어 시작한 사업이다. 서울에 사는 외국인의 정착을 돕는 서울글로벌센터가 주최한 창업경진대회에서 1등을 했다. 투자도 받고 사용자가 5000명까지 갔다. 하지만 확장성에 문제가 있었다. 수익 사업화 하기도 쉽지 않았다. 한계를 느껴 접었다.


미술품 등의 온라인 경매 사업을 검토했다. 그러나 기존 업체와 경쟁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3주만에 접었다. 이어 스타트업 제품만 모아서 파는 쇼핑몰을 만들었지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문제가 뭐였을까요.
“개발자 출신이라 그런지 기술에 집착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의외의 곳에서 돌파구를 찾아어요. 사업 하면서 아르바이트로 전통시장 상인 물건을 온라인으로 팔아주는 프로젝트를 수주해 진행했는데요. 만족도가 무척 높았습니다. 별 기술이 들어간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이때 꼭 개발이 메인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해야 겠다는 걸 깨달은 거죠.”

직장인 바둑대회에 출전한 박경규 대표(오른쪽)

출처와간다 제공

부산에서 길 헤메다 사업 구상


개인 경험에서 힌트를 얻었다. “부산 사는 친구에게 놀러간 일이 있었어요. ‘어디서 만나자’ 하는데 도저히 안보이는 거에요. 한참 헤맸죠. 못찾겠는 거에요. 최악의 경험이었죠. 어렵게 친구를 만나 송도 케이블카를 타러 갔더니 이번엔 줄이 너무 긴 거에요. 한참을 기다리는 데 무척 힘들었습니다. 쉽게 길을 찾아갈 수 있는 앱이 있으면 좋겠다. 관광지 정보를 미리 확인할 수 있으면 좋겠다. 마땅한 게 없어? 내가 해보자. 생각 했죠.”


작년 출시에 성공했다. 베타 버전부터 반응이 좋았다. 본격 서비스는 이제부터다. “뭔가 빠르게 만들고 접고를 반복해 왔습니다. 어떻게 보면 진득하게 사업하지 못한 것이죠. 이제는 올인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승부를 볼 겁니다.”

삼성전자 재직 시절의 박경규 대표

출처와간다 제공

바둑과 경영의 닮은 점


바둑을 접고 대학을 나와 삼성 개발자를 거쳐 기술 창업까지. 미생 '장그래'의 상위 호환 버전 같다.


-바둑 했던 게 경영에 도움이 되나요.
“바둑 스타일이 참 다양합니다. 어떤 기사는 감각적으로 두고, 또 어떤 기사는 신중하게 두고. 전 후자였습니다. 가급적 시간 여유를 갖고 충분히 계산해서 수를 뒀습니다. 진행 카운트를 받는 경우가 많았죠. 그 흐르는 시간 속에서 앞을 내다보려는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가능한 많은 수를 내다봐야 이길 수 있으니까요. 그런 습관이 돼 있는 게 도움이 됩니다. 바둑이나 경영이나 정보를 수집해서 의사결정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것 같아요. 어떻게든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해서 예측해 보려고 노력을 합니다. 그리고 나서 의사결정을 하죠. 즉흥적으로 판단하는 것과 비교해 크게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좀더 갖추고 싶은 능력이 있다면요
“대표가 해야 하는 일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습니다. 조직을 만들고 리딩하는 방법을 채계적으로 배우고 싶습니다. 직원의 워라벨은 어떻게 지켜줘야 하는지도요. 직원이 3명일 때, 10명일 때, 100명일 때 요구되는 문화가 다 다른 것 같습니다. 사업의 큰 줄기는 변하지 않더라도 운영하는 방식은 달라지는 거죠. 조직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하는지 공부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사업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개인적으로 피벗을 참 여러번 했는데요. 일이 안돼도 흔들리지 않는 신념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바둑에 수많은 수가 있지만 기사마다 주로 쓰는 수는 10가지 내외입니다. 축구 선수도 주로 쓰는 패스는 몇 가지로 정해져 있죠. 어차피 낼 수 있는 승부수는 몇 가지로 정해져 있는 겁니다. 다만 유효 타격률이 중요한데요. 그걸 높이려면 어려울 때도 흔들리지 않는 신념이 있어야 합니다. 신념을 지켜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어떤 비전을 추구하나요.
“누군가 제 아디이어에 공감할 때 행복합니다. 회사 비전도 행복입니다. ‘행복감을 주자’는 게 회사의 모토죠. 인생을 ‘완생을 추구하는 미생’이라 한다면, 저에게 완생은 행복이에요. 기왕이면 모두가 행복하면 좋겠어요. 장애인도 편안하게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고 싶습니다. 그걸 목표로 하다 보면 비장애인들은 더 편하게 쓸 수 있는 서비스가 되겠죠. 계속 성장하고 싶습니다. 낯선 곳에 저를 계속 던져서라도 성장하겠습니다.”


글 jobsN 박유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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