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1만5000명, 투잡 원하는 직장인들이 달려가는 두 고려대생.. 억대 연봉도 출현

조회수 2020. 9. 28. 13:3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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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재능으로 강사 등록하면 40만명 회원과 연결
‘탈잉’ 김윤환 대표
내가 가진 재능으로 강사 등록하면
40만명 회원과 연결

‘남는 시간에 돈벌거나 공부하면서 만남도 갖고’ 스타트업 ‘탈잉’은 주 52시간 근무제를 맞아 급성장하는 스타트업이다. 4년 전 고려대의 한 수업 아이디어로 시작해, 회원 40만명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김윤환 대표를 만나 성장 스토리를 들었다.


누구나 강좌 개설


탈잉. 잉여시간에서 탈출하자란 뜻을 담고 있다. 이름으로 모든 것이 설명된다. 일반인이 남는 시간을 활용해서 강의로 돈을 벌거나, 반대로 원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연결해 준다.


아무나 강좌를 개설할 수 있다. 엑셀을 잘 다루는 직장인이 엑셀 사용법 강좌를 올리는 식이다. 1만5000명이 강사로 등록해 한 달 평균 3000개 강좌가 운영되고 있다. “전문 강사도 계신데요. 시간 나는대로 수업 하는 직장인이나 대학생 강사가 더 많습니다.”


강사들은 본인 어필을 위해 소개글을 올린다. 맘에 드는 강사가 있으면 수업료를 내고 들으면 된다. 강의를 듣기 위해 등록한 회원이 40만명을 넘어섰다. 80%가 직장인이고 나머지가 취준생, 대학생이다. 강사이면서 다른 강좌의 학생인 경우도 많다.

출처: 탈잉 제공
탈잉 홍보 이미지와 홈페이지 화면

수업은 강사가 공지한 시간과 장소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평일 저녁 시간대에 주로 열린다. 수업 과정이 여러가지다. 하루 짜리 수업도 있고 5회, 10회 같은 시리즈 수업도 있다.


분야가 다양하다. 액티비티나 심리학 등의 취미·교양 강좌가 있고, 소맥(소주+맥주 혼합주) 만드는 법이나 연애 잘하는 법 같은 이색 강좌도 있다. “분야를 따지면 200개가 넘습니다. 정말 다양하죠.” 그중 많이 찾는 분야는 30여개 정도 된다.


-인기 있는 분야가 뭔가요.

“도구 활용법 강좌가 인기가 가장 많습니다. 영상 편집 툴, 엑실, PT 같은 것들이요. 활용성이 높으면서 짧은 시간에 배울 수 있는 것들이죠. 뷰티도 인기 분야입니다. 메이크업, 헤어, 피부 관리, 피트니스 같은 것들이죠. 최신 트렌드를 찾는 관련 업계 종사자나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사람들이 강의를 들으세요.”


-새로 인기를 얻고 있는 분야가 있나요.

“재테크요. 주식, 부동산 같은 전통적인 재테크 강좌 외에 ‘투잡’ 강좌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시간이 남는데 소득이 줄어서 고민인 분이 많은데요. 에어비엔비, 역직구 등을 활용해 부수입을 올리는 방법 같은 강좌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기 강좌를 보면 최신 트렌드가 나옵니다. 서점에서 잘 팔리는 책을 보면 요즘 경향을 알 수 있는 것처럼, 사람들의 관심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수업료 책정은 강사 재량인데, 1인당 평균 10만원 내외 수준이다. “1만원도 안되는 수업부터 90만원 넘는 고액 강좌까지 다양합니다. 강의료가 과하다 싶으면 저희가 ‘그 가격이면 학생을 유치하기 어렵다’ 식으로 가이드를 드립니다. 그래서 평균 10만원 정도 됩니다.”

출처: 탈잉 제공
탈잉 임직원들

연수입 1억원 넘는 강사


스스로 강의를 해봐야 사용자 니즈를 알 수 있다. 탈잉 직원 대부분 강좌를 열고 있다. 개발자는 코딩, 재무 담당자는 주식, 영상 담당자는 영상, 디자이너는 디자인 강좌를 하는 식이다. 김윤환 대표는 개인 취미를 살려 피트니스 강좌를 하다가, 요즘은 마케팅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수업한다. “스타트업을 경영하면서 깨달은 것을 전해 드립니다. 깨지면서 경험한 노하우와 인사이트 같은 것들이죠. 한 번 수업 할 때마다 열 분 정도 들으시는데요. 지금까지 총 150 분 정도 들으신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많구요. 대기업 마케팅 담당자도 계십니다. 수입도 수입이지만, 회사 운영에 도움이 됩니다. 강의를 하면서 그간 얻은 것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거든요.”


-강사를 돕는 시스템이 있나요.

“MD(머천다이저) 직원을 별도로 두고 있습니다. 조금만 다듬어주면 인기 강사가 될 수 있는 분이 많습니다. 그 가능성을 발현할 수 있게 포인트를 짚어주고 강의 가이드를 해드립니다.”


-어떤 가이드를 해주죠?

“강사마다 포인트가 다릅니다. 잘 가르치는 분, 많이 아는 분, 스펙이 좋은 분, 스토리가 있는 분, 본인을 잘 드러내는 분, 외모가 좋은 분. 다양하죠. 저마다 가진 엣지를 짚어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하도록 도와드립니다. 누가 봐도 스타성이 있는 매력적인 분은 사이트 내에서 더욱 부각될 수 있게 도와 드립니다. 홍보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식이죠. 어떻게 보면 매니지먼트 역할도 일부 하는 셈입니다. 반대로 뚜렷한 장점이 없는 분은 가성비 같은 걸로 승부하라고 조언해 드립니다. 길게는 한 번에 3시간 넘는 강의를 하려면 내용이 잘 정리돼 있어야 하는데요. 그런 정리도 도와드립니다.”


스타 강사가 나타나고 있다. “강의만으로 연 수입이 1억원을 넘어선 분이 계시구요. 입소문이 나면서 매스컴에 출연한 분이나 강의 인기를 바탕으로 유튜버가 되신 분도 계십니다. 1인 기업이 되신 분들이죠.” 안정적으로 부수입을 올리는 직장인 사례도 많이 나와야 한다. 추세가 괜찮다. 월 150만원 이상 수입을 올리는 강사가 150명을 넘어섰다.

출처: 탈잉 제공
김윤환 대표와 김영경 이사

공간 대여와 온라인으로 사업 확장


서울 강남역 인근에 장소를 마련해 공간 대여를 시작했다. 원하는 강사에게 돈을 받고 공간을 빌려준다.


-공간 대여는 얼마나 확대할 계획인가요.

“공간 대여의 성패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이 얼마나 모이는지에서 나오는데요. 수강생들로 사람을 먼저 확보해 놓고, 공간을 빌려주는거라 자신 있습니다. 서울 종로, 신촌 등 주요 포스트 별로 공간을 확보해 갈 계획입니다. 큰 리스크 없이 꾸준히 수익을 창출할 걸로 기대합니다.”


-다른 확장 전략은요.

“서울 강남 권역, 20~30대 직장인 중심으로 강의가 이뤄지고 있는데요. 광역시 등으로 지역을 넓히구요. 40~50대 이상 고객도 늘려갈 계획입니다. 강좌 카테고리도 늘릴 계획입니다. 3년 내로 주력 강좌 카테고리를 200대개로 넓혀 등록 강사 수를 20만명까지 늘리는 게 목표입니다.”


-온라인 강의 계획은요.

“강의 수요를 다 맞추기 어려운 강사들을 위해 1월부터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강의 영상을 올려서 듣게 하는 거죠. 시작 단계인데 곧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온라인을 활성화 하면 오프라인 강의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온라인 시장에서 새 지평을 열고 싶습니다. 어떤 강의에 시장 수요가 있는지 감이 와요. 그런 분야를 시작으로 영역을 넓혀가아죠. 곧 전문적인 제작팀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온라인 강의는 글로벌 진출의 발판이 될 겁니다. 온라인에는 국경이 없잖아요. 코리안 뷰티, 댄스 같은 강의를 육성하면 해외 한류팬이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출처: 탈잉 제공
김윤환 대표

수업 과제 아이디어에서 출발

4수를 했다. 중간에 군대까지 다녀와 20대 초반을 훌쩍 넘긴 늦은 나이에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에 들어갔다. 남보다 늦은 출발. 나만의 엣지를 빨리 찾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 여러가지 실험과 경험을 해보며 잘할 수 있는 것을 찾기로 했어요. 어떻게 보면 학교도 하나의 사회잖아요. 학교에서 증명된 흥미와 경쟁력이라면 진짜 사회에서도 통할거라 생각했습니다.”


공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곧잘 A를 받았어요. 그런데 남들과 똑같이 노력해야 했어요. 그러면 남보다 잘하는 게 아니잖아요.” 학내 활동은 달랐다. 총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각종 행사 기획을 맡았는데, 두드러졌다. “근육 자랑 일색이던 ‘미스터 고대’ 행사를 ‘건강하게 사는 사람들' 콘셉트로 청중 참여형의 친근한 행사로 바꿨더니 대박이 났어요. 발상과 기획력, 실행력에 강점이 있다는 걸 깨달은 계기가 됐습니다.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참여를 설득하거나 후원 유치도 잘하더라고요. 사업이 체질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3학년이던 2015년. 본격적으로 창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경영대 ‘벤처경영’ 실무 강의를 들었다. 수업 중 과제로 탈잉의 기본 아이디어를 제출했다. “전문가까진 아니더라도 특정 분야에 재능있는 학생과 배우고 싶은 학생을 연결하는 플랫폼에 대한 아이디어를 냈어요. 고려대가 상대적으로 외진 곳에 있어서 학원 가기가 쉽지 않거든요. 하지만 배우고 싶은 니즈는 넘치죠. 공강 시간을 활용해 디자인과 학생에게서 포토샵을 배우고, 중문과 학생에게서 중국어 회화를 배우는 식의 연결 플랫폼을 해보겠다고 제출했습니다. 교수님과 다른 학생들 반응이 좋더라구요. 실제 운영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 중 대기업을 그만두고 수업을 청강하던 졸업생 김영경씨가 특히 관심을 보여 함께 본격적으로 아이디어를 발전 시켜보기로 했다. 페이스북에 페이지를 개설해 모집과 연결을 중개했다. ‘탈잉’ 이름도 이때 지었다. 한 학기 동안 100건이 연결되면서 작지만 수익이 발생했다. ‘되겠다’ 확신이 왔다. 그길로 휴학을 하고 둘이서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갔다. “친구 2명이 더 합류해 아예 집을 합쳤어요. 합숙하며 사업 한 거죠.”

출처: 탈잉 제공
창업경진대회에서 수상한 김윤환 대표

스스로 진화하는 플랫폼


서울대 등 다른 대학으로 확장했다. 반응이 괜찮았다.


그런데 의외의 고객군이 나오기 시작했다. ”대학 위주로 영업하고 마케팅하는데도, 직장인 강사와 수강생이 전체 30%를 차지하는 거에요. 무척 괜찮은 고객이었죠. 대학생은 주머니가 넉넉치 못해 환불 분의가 많은데요. 직장인들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었어요. 대학생은 고민하고 고민해 겨우 하나 고르는데, 직장인은 쿨하게 여러 강의를 신청했어요. 한 번에 2~3개 씩이요. 강의 고르는 기준도 가성비가 아니에요. 비싸도 좋은 강의를 찾았어요. ‘매력적인 강사만 많이 확보할 수 있다면 직장인에 집중하는 게 돈이 되겠구나’ 판단이 들었죠.“


2017년 직장인에 특화하기 시작했다. 오피스 일대 홍보를 강화하고, 직장인이 관심 가질만한 강의를 집중적으로 늘렸다.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했고, 지금은 직장인 비중이 80%에 이른다.


사람이 계속 모이면서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 “수업마다 강사가 구심점이 돼서 같은 수업을 듣는 사람들끼리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제 수업은 단톡방이 만들어져서 서로 마케팅 책을 추천하고 트렌드를 공유하고 있어요. 지식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커나가는 거죠.”


강사 커뮤니티도 있다. 분야별로 모여서 정보를 공유하고 모임을 갖는 것이다. “‘나도 좀 하는데 저 사람도 잘하네? 한번 만나보자’ 식으로 모임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어떤 기업을 지향하나요.

“플랫폼 스스로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학생 중심에서 직장인 중심으로 진화한 것도 플랫폼 자체 힘이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방향성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재능있는 사람들이 강의를 통해 평판 쌓으면서 재능을 검증 받는 창구 역할을 하는 식이죠. 기업이 분야별로 필요한 사람을 찾을 수 있는 채용 플랫폼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좋은 마케팅 강의를 하는 사람을 마케터로 선발하는 식이죠. 온오프라인 강의를 통해 생산되는 정보와 콘텐츠는 좋은 출판 소재가 되고 있습니다. 출판사들이 많이 찾아 오세요. 진화를 계속 추구해야 합니다. 즐겁습니다. 궁극적으로 모든 재능을 다루는 포털이 되고 싶습니다.”

출처: 탈잉 제공
김윤환 대표

자기 개조 능력이 중요


2015년 휴학 후 복학하지 않았다. 3년 간 휴학할 수 있는 ‘창업 휴학 제도’를 활용해 아직 시한이 남아 있지만, 엄두내지 못하고 있다. ”정말 어렵게 들어간 대학이지만 졸업하진 못할 것 같아요. 아쉬워도 할 수 없습니다. 사업이 우선이니까요.“


-다른 창업자들이 참고할만한 본인의 경쟁력이 있다면요.

“자기 개조를 잘합니다. 기업도 사람 같은 성장 단계가 있는데요. 사람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식으로 커가는 것처럼, 기업도 점프업 하는 시기가 있습니다. 그럴 때다마 리더에게 요구되는 능력이 바뀌는데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정체되고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그에 맞춰 개조를 잘하는 것 같습니다. 필요한 실행력과 빠른 학습역량이 있는 거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스태미너도 중요합니다. 한 달 걸려 준비한 PT. 5분만에 깨지면 ‘멘붕’이 올 수 밖에 없는데요. 저는 그냥 ‘아니면 말고’ 합니다. 웬만해선 개의치 않죠. 스스로를 객관화하는 노력도 많이 합니다. 부족한 게 발견되면, 외부에서 리소스를 끌어와 해결하면 됩니다. 이때도 실행력이 있어야 합니다. 페이스북 같은 데서 좋은 사람을 찾아 무작정 만나자 하고 설득해 데려오는 거죠. 그렇게 해서 지금은 직원이 24명으로 늘었습니다.”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은요.

“아무래도 경영 실무에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창업 초기엔 더 심했습니다. 흔한 PT나 엑셀도 못했으니까요. 그런걸 하나 하나 배우면서 해야 하니 힘들었습니다. 좀더 준비하고 시작하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짧은 기간 압축적으로 배웠으니까요. 사실 그보단 주변을 좀더 배려하는 리더십이 아쉽습니다. 어느 하나에만 집중하다 보면 주변을 잘 챙기지 못하게 되는데요. 제 생각만 밀어붙이면서 다른 직원 감정을 돌보지 못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혼자 하는 게 아니고 같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독불장군 식으로 하면 안되는 것 같습니다. 극복해야 할 문제입니다. 제 노력으로 안되면 잘 아우를 수 있는 분을 모시거나 다른 임원에게 역할을 부여할 계획입니다. 창업할 계획이 있는 분이라면 유념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글 jobsN 박유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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