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간 물만 마신다는 한국 톱모델이 '금수저 모델' 향해 던진 한마디

조회수 2020. 9. 28. 14: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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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 부모 둔 모델들의 특혜 논란..엄격한 캐스팅 디렉터는 누구?

“처음부터 난 일을 골라서 무대에 섰다. 한 시즌에 30개의 쇼에 선다던가 그게 뭐든 간에 닥치는 대로 일하는 여자애들 중 한 명은 아니다.”


작년 8월 미국의 슈퍼모델 켄달 제너(Kendall Jenner)가 한 패션 매거진에서 했던 말. 켄달 제너는 포브스가 2018년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돈 잘 버는 모델’이다. 그는 2017년 6월부터 2018년 6월까지 1년간 2250만달러(약 253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버버리·베르사체·펜디 등 유명 브랜드의 모델로 활약하며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4년간 부동의 1위를 지켜온 원조 슈퍼모델 지젤 번천을 누르고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출처: 켄달 제너(@KendallJenner) 인스타그램 캡처
논란이 됐던 켄달 제너의 발언.

켄달 제너는 모델로서 많은 디자이너의 사랑을 받았다.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것에는 멋진 외모와 끼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녀는 어린 나이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유명한 부모를 둔 덕분에 TV프로그램(Keeping Up with the Kardashians·카다시안네 가족들)에 출연해 얼굴을 알릴 수 있었다. 그녀의 부모는 전 육상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브루스 제너(Bruce Jenner)와 사업가인 크리스 제너(Bruce Jenner)다. 할리우드 셀러브리티 킴 카다시안의 이부(異父)동생으로 어머니가 같고 아버지가 다른 형제를 뜻한다.

미국 인기 버라이어티 쇼 '카다시안네 가족들(Keeping Up with the Kardashians)' 캡처

켄달 제너 발언에 불붙은 금수저 모델 논란


켄달 제너는 일반적인 신인 모델들보다 비교적 수월하게 모델 일을 시작한 탓에 ‘금수저 모델’이라는 논란이 따라붙었다. 그런 와중에 “일을 골라서 했다”는 켄달 제너의 발언이 패션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러시아 출신의 톱모델 다리아 스트로쿠스(Daria StroKous)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켄달의 발언을 캡처해 올리고 비판했다. “수많은 신인 모델이 자신의 길을 걷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자신의 성공과 가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출처: 다리아 스트로쿠스(@DariaStroKous) 인스타그램 캡처
켄달 제너의 발언을 비판한 모델 다리아 스트로쿠스(Daria StroKous).

2018년 세계 여자 모델 랭킹 5위(패션모델 사이트 모델닷컴 기준)에 오른 한국인 모델 최소라. ‘켄달 사태에 대해 의견 있으신가요’라는 인스타그램 팔로워의 질문에 “없다. 아무 쇼 여러 개 하는 나 같은 애가 무슨…”이라고 답했다. 이 글을 본 팬들은 “최소라 응원한다”, “더 많은 활동을 해달라”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최소라는 평소 자신의 모델 커리어를 위해 혹독한 노력을 한다. 179cm의 키에 49kg이라는 마른 몸매를 가진 그는 과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패션 위크 때 정말 단 한 끼도 먹지 않는다”라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4주 동안 물만 마시면서 버틴다는 말이다. 최소라는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저는 모델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고 했다.

출처: 최소라 인스타그램 캡처(@sola5532)
한국인 모델 중 해외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최소라.

시작부터 대중의 관심 받는 유명인 가족


패션·연예계는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막 데뷔한 신인 모델·연기자가 처음부터 얼굴을 알리고 메인 광고에 등장하는 경우는 드물다. 수없이 많은 무명 모델·연예인들이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유명인을 가족으로 둔 이들은 그 기회를 상대적으로 쉽게 누린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삼성전자 일본 법인이 갤럭시S10 현지 모델로 캐스팅한 기무라 타쿠야(木村拓哉)의 둘째 딸 코우키. 기무라 타쿠야는 일본 최고의 인기 스타로 가장 유명한 아이돌 출신의 배우다. 15초 분량의 광고 영상에서 망사 원피스에 화려한 액세서리를 착용한 채 등장해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는 2018년 잡지 모델로 데뷔해 올해 런웨이 모델로 섰다. 5월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명품 브랜드 샤넬의 ‘2020 크루즈 컬렉션’에 올랐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내 꿈을 실현하는 순간”이었다고 적었다.


그러나 패션쇼를 본 일부 네티즌은 그의 워킹 실력을 지적했다. “패션쇼에 어울리지 않는다”, “팔의 움직임이나 워킹을 하는 자세가 자연스럽지 않다.” 또 다른 댓글에선 다른 모델들에 비해 키가 작다는 점도 지적도 나왔다. 패션계에선 런웨이에 설 수 있는 모델의 평균 키는 176cm 정도다. 코우키의 프로필 신장은 170cm. 뉴욕의 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코우키의 키는 170cm로 알려져 있지만 그보다 작아 보인다”고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출처: 삼성공식홈페이지, 이진이(@jinilee0126) 인스타그램 캡처
기무라 타쿠야의 딸 코우키, 황신혜의 딸 이진이.

유명 배우 황신혜 딸 이진이가 모델 활동을 시작할 때도 특혜 논란이 있었다. 이진이는 2014년 F/W 서울패션위크에 올라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당시 디자이너 지춘희의 미스지 컬렉션에서 톱모델 한혜진을 제치고 피날레 무대를 장식했다. 데뷔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신인 모델이 피날레를 장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게다가 미스지 컬렉션은 여성스러운 드레스를 주로 선보이는 패션쇼다. 지춘희 디자이너는 컬렉션에 대체적으로 큰 키의 모델을 선호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진이의 프로필 상 키는 171cm다. 엄마의 유명세와 인맥에 힘입어 특혜를 본 것 아니냐는 의혹이 따랐다. 이날 함께 무대에 올랐던 모델 A씨는 “리허설부터 배우 황신혜가 지춘희 디자이너 옆에 앉아 있었다”고 말했다.


엄정하고 공정한 기준 가진 캐스팅 디렉터도 있어


이 같은 특혜 논란에 아예 금수저 모델을 스카웃하지 않는 캐스팅 디렉터도 있다. 애슐리 브로카우는 명품 브랜드 프라다·캘빈 클라인·루이비통 등의 광고와 런웨이를 장식할 모델을 스카웃하는 캐스팅 디렉터다. 윤보미·배윤영·황재영 등의 한국의 신인 모델들을 대형 쇼에 세운 사람이 바로 브로카우다. 브로카우는 ‘한국의 뮬란’이라 불리는 배윤영을 직접 인스타그램을 통해 섭외했다. 배윤영은 애슐리 브로카우 덕분에 2017년 S/S 프라다 런웨이에 설 수 있었다.

출처: 배윤영(@mulan_bae), 윤보미(@bbbomiii_) 인스타그램 캡처
해외에서 떠오르는 신예로 맹활약 중인 한국인 모델 배윤영·윤보미.

올해 가장 떠오르는 신인모델 윤보미의 가능성을 미리 알아본 이도 애슐리 브로카우다. 2019 S/S JW 앤더슨 쇼 캐스팅 디렉팅을 맡았던 그는 윤보미를 런웨이에 세웠다. 이 무대를 시작으로 윤보미는 버버리·펜디·디올·끌로에·로에베 무대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인트랜드 대표이사가 엄격한 기준으로 모델을 기용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정윤기 대표는 SBS 슈퍼모델 대회에서 10년간 심사위원(5년간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나나·이성경·수현 등의 모델을 발굴한 사람이 정 대표다. ‘패션은 단순히 옷이 아닌 국제적인 산업’이라는 철학으로 대한민국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최적의 모델을 선발해왔다는 평가다.


정윤기 대표는 단순히 유명인의 가족이라 해서 특혜를 주지 않는다. 정 대표가 슈퍼모델 심사위원으로 있었던 2017년, 대회에 출전한 최현석 셰프의 딸 최연수는 예선에서 탈락했다. 최연수는 이전부터 아버지와 함께 각종 방송에 출연해 서구적인 외모와 큰 키로 주목을 받았다. 슈퍼모델 선발대회 관계자는 “세 번 이상 슈퍼모델 대회를 두드리는 모델 지망생도 있다”며 “신인 모델을 뽑는 대회인 만큼 공정한 평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 jobsN 김지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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