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렵다는 치킨집, 그것도 2층에서..다 떼고 1년에 1억 법니다

조회수 2019. 6. 6. 06: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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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억 치킨집 주인 어떻게 하냐고요? 하루 15시간씩 일하는 건 기본
오븐마루치킨 운영 이종철 점주 인터뷰
영업사원 출신으로 ‘사람 관리’에 자신감
맘카페 불만글 소식에 가슴 철렁하기도

치킨집. 많은 자영업자들의 꿈이다.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인 꿈인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한 평생 직장 생활을 마치고 받은 퇴직금으로 창업하기에도 적당해 보이고, 그렇다고 특별한 기술이 필요해 보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스나 원자재를 제공해 주는 대신 마진이 작은 프랜차이즈 치킨이라면, 약간은 소박하게 순이익을 벌더라도 안정된 매출이 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공정거래위원회 집계 기준 프랜차이즈 치킨집 폐점률은 약 10~11%에 육박한다. 치킨집 열 곳이 신규 오픈하면 그 중 하나는 폐점한다는 이야기다. 손해를 보면서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들까지 감안하면 체감 비율은 이보다 더 클 것이다.


허나 이런 상황에서도 꾸준한 매출과 함께 연봉 1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치킨집 사장은 분명히 있다. 이종철(41)씨도 그 중 하나다. 그는 경기 과천에서 죠스떡볶이와 오븐마루치킨 매장을 1개씩 운영하고 있다. 수입을 묻자 “대출이자와 임대료 등 부대비용을 다 떼고 연 1억원 이상을 순수익으로 번다”고 답했다.


jobsN은 최근 이씨를 만나 ‘동네 롤 모델 형님’의 팁을 들어봤다. (괄호 안은 편집자 주)

출처: 오븐마루치킨 과천청사점 제공
이종철씨

-사회 첫발은 어떻게 시작했나.


“대학 졸업 후 투어2000이라는 여행사에서 영업사원을 했다. 관광경영을 전공해 여행사 쪽으로 입사를 했다. 대리점 영업을 했다. 이후 인터넷보험사 팍스이슈(지금은 없어짐)에서 콜센터 관리를 했다. 이후에도 중소기업 몇 곳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했다. 그 때 배운 사람관리 기법이 지금도 도움이 된다.”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콜센터에서는 주로 중년 여성 콜센터 직원들과 소통할 일이 많았다. 그리고 내가 직접 콜센터 상담도 맡았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기술을 배웠다. 영업 현장에서는 고객과의 소통을 배웠다.”


-창업의 계기는.


“2011년 창업을 결심했다. 처음에는 죠스떡볶이를 창업했다. 내가 떡볶이를 좋아해서 이걸로 정했다.”


-그런데 왜 과천에서 창업했나.


“집이 인덕원역 근처라서 이쪽을 알아봤다. 분당이나 부천 등 타 지역도 알아봤는데, 그래도 내가 가장 자신 있는 지역에서 창업해야 할 것 같았다.”


-처음부터 잘된 것은 아닐 것 같다.


“물론이다. 역세권이 아닌 동네 골목 상권에서 장사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리고 그 때만 해도 죠스떡볶이의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죠스떡볶이는 2008년 창업했다.) 그리고 과천이라는 도시의 특징이 있다. 사람들이 다니는 길로만 다니는 경우가 꽤 많다. 그래서 입소문을 내야 했다. 또 과천은 소득 수준이 꽤 되는 중산층이 많이 살지만, 역설적으로 고객들이 가성비를 꼼꼼하게 따진다. 그 점을 활용해 영업 포인트로 잡았다. 그리고 의외의 포인트에서 장사가 잘 됐다.”(이씨의 죠스떡볶이 과천중앙점은 28㎡(8.5평)의 소규모 매장이다. 현재 월 매출은 2800만원 난다. 많이 날 때는 월 매출 4000만원을 넘기도 했다고 한다.)

출처: 오븐마루치킨 과천청사점 제공
이종철씨

-성공비결이 뭐였나.


“우선 길에서 만나는 동네 아이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넨 것이 컸다. 동네 애들이고 해서 반가워서 인사를 건넸다. 이 학생들이 단골이 됐고, 이 중 상당수는 대학생이 돼 요새 치킨집에 술을 마시러 온다. 물론 서비스 안주는 기본이다.


다른 하나는 단 한 번도 만든 음식이나 식용유를 재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실 기본 중의 기본인데 현장에서는 의외로 잘 지켜지지 않는다. 같은 프랜차이즈 튀김을 먹더라도 손님들이 맛이 다르다는 것을 알더라.”


-엄마들이 자녀가 분식을 못 먹게 하려고 하지는 않나.


“왜 안 하겠나. 매운 떡볶이를 왜 먹냐, 튀김 많이 먹지 말아라 등 반대가 많았다. 그런데 아이들이 떡볶이를 반쯤 먹고 남으면 부모가 몇 입 먹어보지 않나. 그러고 맛이 괜찮았나 보다. 지금은 엄마들이 더 많이 사간다.”


-일하면서 위기가 있었다면.


“한번은 알고 지내던 자영업자가 내게 ‘맘카페에 당신 글 올라왔던데’라는 말을 하더라. 찾아봤는데 글이 없었다. 알고 봤더니, 내 떡볶이 가게에서 불만이 있었다는 글이 올라왔다고 하더라. 그런데 댓글에 ‘그 떡볶이집 아저씨 좋은데요’라는 댓글이 여러 개 달리면서 원래 글이 삭제됐다고 한다. 가게를 방문한 손님이 이야기 해줘서 알았다.


다른 한번은 아내가 내게 ‘사장병 걸린 것 같다’고 일침을 한 적이 있다. 사업이 잘 된다고 거만해진 태도가 있었던 것 같다. 바로 정신차리고 늘 행동을 조심했다. 지금도 나 스스로의 태도를 돌이켜보고 있다.”

출처: 오븐마루치킨 과천청사점 제공
이종철씨

“장사 자신감에 치킨집 도전…바로고 라이더도 거래처로 대접”


-치킨집을 추가로 오픈한 이유는.


“2018년 10월에 치킨집을 오픈했다. 일단 과천에서 장사를 8년 한 자신감이 있었다. 그리고 아내가 치킨을 좋아해서, 종목을 이걸로 했다.”


-돈이 얼마나 들었나.


“2억원 들었다. 대출을 받았다.”(이씨는 2011년 죠스떡볶이 오픈 때도 2억원을 대출받았다. 지금은 원금 6000만원이 남았다.)


-상가 1층도 아니고 2층에 치킨집이 되나.(이씨의 오븐마루치킨 과천청사점은 정부과천청사역 기준으로 한 블럭 정도 떨어진 골목의 2층에 있는 상가에 매장이 있다.)


“바로 그 점 때문에 가맹점을 못 낼 뻔했다. 당초 인근 건물 1층에 매장을 내려고 했는데, 계약금 내고 나서 계약을 파기당했다. 고민 끝에 상가 2층으로 자리를 잡았다. 89㎡(27평)로 좀 넓직하면서 가성비가 좋은 치킨집 겸 호프로 콘셉트를 잡았다. 하지만 치킨 가맹본부에서 ‘2층이 장사가 되겠느냐’면서 계약을 안 해줬다. 한 달 동안 가맹본부를 찾아가 내가 왜 성공할 수 있는지를 설득하고 나서 매장을 냈다. 지금은 내가 오븐마루치킨 전국 150개 매장 중 매상 톱5 안에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월 평균 4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는데, 더 올리기 위해 영업전략을 매일밤 고민하고 있다.”


-무슨 고민인가.


“생각보다 평일 저녁 매출이 적게 나오고, 그 중에서 직장인이 좀 부족하다. 그 이유를 찾고 있다. 치킨말고도 함께 먹을 수 있는 안주 메뉴를 추가할 생각을 하고 있다.


-아이디어를 내서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경험이 있나.


“떡볶이집에서는 인근 고교 4곳(과천여고 등)에서 야간자율학습 하는 시간에 맞춰서 공짜로 떡볶이와 순대 등을 건네는 ‘야자타임’ 이벤트를 했었다. 매장을 방문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스티커 붙이기를 해서, 가장 많이 스티커를 받은 학교에 떡볶이 무료 배달을 했다. 야간 자율학습을 하는 학생들이 10~20명 가량밖에 되지 않아서 넉넉하게 보냈다.


최근 치킨집을 하면서는 ‘소맥세트’를 만들었다. 소주와 맥주 그리고 추가 1병을 묶어서 따로 주문하는 것보다 좀 싸게 내놨다. 의외로 반응이 좋다.”


-치킨 배달도 하나.


“물론이다. 포장, 홀, 배달 중 한 개라도 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다. 배달대행업체 바로고에 맡기고 있다.”


-배달대행업체 사람들과는 협업이 잘 되나.


“그렇다. 바로고 라이더들도 다 각자가 사업자다. 사장으로서 또 거래처로서 잘 대접해야 한다. 그래야 한 건을 하더라도 내 배달을 더 능동적으로 받아주고, 내 음식을 더 친절하게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라이더들과 주기적으로 만나면서 식사도 하고 한잔 술을 마시기도 한다.”


-이 글을 보고 프랜차이즈 치킨집 창업에 도전하고자 하는 예비 사장들에게 조언한다면.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프랜차이즈는 레시피가 정해져 있지만, 매장마다 맛이 약간씩 다르다. 라면만 해도 잘 끓이는 집이 있지 않나. 그래서 기본기에 충실해야 한다. 그리고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위생에 신경써야 한다.


또한 프랜차이즈의 승부수는 서비스에서 나온다. 한번 더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최근 들어 소주가격 인상이 있었다. 다른 곳은 1000원씩 올린다고 하는데, 나는 가성비를 생각해서 500원만 올렸다. 하지만 그마저도 손님들은 크다고 느낀다. 이걸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서비스다. 물론 나는 서비스 안주도 잘 주는 편이다.(웃음)


끝으로, 프랜차이즈를 할 때는 1등 매장을 보기보다는 다양하게 견학하고 또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잘되는 매장을 쓱 둘러보고 ‘어 잘 되네? 나도 해볼까?’ 하면 실패하기 쉽다.”


-당신은 행복한가.


“그렇다. 내 사업이 있고 내 가족을 부양할 수 있지 않나. 하지만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다. 나는 1년에 360일, 매일 15시간씩 일한다.”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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