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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전자 사내게시판 '발칵' 뒤집어놓은 논란 하나

조회수 2019. 6. 3. 10: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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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현실판 미생 장그래..유튜브, 해도 될까요?

“나는 현실판 미생의 주인공. 그 이름도 유명한 상사맨이다.”


한화에서 만든 유튜브 채널 Hlog. ‘한화무역이 뭐 하는 회사냐고요?’라는 제목의 영상 속 등장인물은 실제 한화무역 철강1팀의 권기도 사원이다. 10분 내외 영상에 상사맨의 하루가 담긴다. 오전 6시30분. 출근 지하철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권 사원은 분주하다. 해외 바이어와 통화 때문이다. 그는 세계 각국에 소재한 철강회사로부터 스테인리스를 구매해 국내로 수입하거나 해외 여러 나라로 수출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 /유튜브 채널 한화TV 캡처

“대학 때 드라마 미생을 보고 종합상사의 로망이 있었지. 종합상사는 다 지원했던 것 같아.” 퇴근 후 회사 후배와 술잔을 기울이며 상사맨의 로망과 매력에 대해 늘어놓는다. “늘 중간에서 구매자에게 치이고 판매자에게 치이고 힘들지. 그렇지만 우리가 하는 일로 무역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 권 사원의 하루는 상사맨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으로 끝난다.


기업 공식 유튜브 채널, 구체적인 정보 담아 호응 얻어


기업들이 유튜브 채널을 내놓고 있다. 현업에서 일하는 직장인이 주인공이다. 권기도 사원처럼 ‘미생’을 자처한 이들이 이른 오전부터 늦은 밤까지 카메라 앞에 선다. 회사에서의 일상을 찍기 위해서다. 한화가 만든 Hlog 채널은 한화생명 보험계리사, 한화갤러리아 청과MD, 한화투자증권의 금융맨 등 계열사 사원이 출연해 직업을 직접 소개한다. 회사 이름을 달고 내놓는 브이로그(Vlog·일상 위주의 동영상 콘텐츠), 즉 '기업로그(기업과 Vlog 합성어)'인 셈이다.


기업 공식 채널에서 보여주는 콘텐츠는 전문 편집 인력을 두는 데다 대외적인 콘텐츠이기 때문에 일반 직장인 유튜버들의 브이로그보다 수준이 높다. 또 사원들이 회사의 허락을 받아 마음 편히 찍는 영상이다. 회사 몰래 촬영해 영상을 올리는 직장인과 달리 생생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알려줄 수 있어 인기다. ‘한화무역 상사맨’은 올라온 지 2개월 만에 조회 수 50만 건을 기록했다. 영상을 본 네티즌은 “알찬 정보들이 많다”, “현실판 원인터내셔널(미생에 등장한 회사 이름)이다” 등 좋은 반응을 보냈다. 

. /유튜브 채널 한화TV, 달지 캡처

포스코, SK도 뛰어들어 브이로그+인터뷰


포스코TV는 포스코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Hlog(한화 채널)처럼 등장인물이 직접 카메라를 들진 않았다. 영상 촬영팀이 직원의 하루를 쫓는다. 완성도 높은 카메라 구도와 영상 구성이 돋보인다. 철강 마케터, 생산기술 엔지니어가 출연해 인터뷰와 브이로그를 번갈아가면서 하는 일을 소개한다. 조회 수는 각각 3000뷰, 1만5000뷰를 기록했다. 관련 업계에 입사를 희망하는 취준생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참고자료다.


SK는 일부 계열사에서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신입사원을 등장시켰다. ‘밀레니얼 세대’인 신입은 신조어를 써가면서 SK가 새로 도입한 ‘공유좌석제’를 소개한다. 공유좌석제란 원하는 자리에 가서 앉아 일할 수 있는 제도다. “지금 22층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사무실 분위기가 엄근진(엄격하고 근엄하고 진지하다는 신조어)이에요.” 이외에도 ‘윤과장의 워라밸 방콕 여행기’, ‘종합화학 상하이 현장’ 등의 콘텐츠가 눈길을 끌었다.

. /유튜브 채널 포스코tv, sk종합화학 캡처

스타트업에서도 직원 출연 콘텐츠


스타트업 여행에 미치다는 2014년 3월 실시간 여행 커뮤니티에서 만들어진 여행정보 업체다. 여행 관련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제작한다. 사업 초기에는 여행을 취미로 한 크리에이터, 여행 영상·사진을 제보하는 일반인 등과 협력해 콘텐츠를 유통했다. 그러나 현재는 자체적으로 제작한 콘텐츠가 전체 콘텐츠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여행에 미치다의 인기 콘텐츠는 ‘한 달 살기 프로젝트’다. 직원들이 해외에 나가 한 달을 살아보면서 직접 찍은 영상이다. 여행의 미치다 전 직원은 2018년 6월 팀을 나눠 총 8개국(뉴질랜드·프랑스·독일·아르헨티나·일본·미국·인도네시아·스페인)으로 흩어졌다. 

. /유튜브 채널 여행에미치다 캡처

이들은 각자 떠난 여행에서 얻은 생생한 정보를 구독자와 공유했다. 지불한 비행기표·숙소·식비 등을 공개했다. 맛있는 음식점, 기억나는 술 문화, 함께 이야기를 나눴던 외국인과의 추억 등도 생생하게 담았다. 예를 들어 태국 발리로 떠난 브랜드팀은 풀빌라 리조트 숙소를 어떻게 최대한 저렴하게 협상했는지 등을 담은 팁을 전했다.


영상을 본 구독자는 “언젠가 여행 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예전부터 구독하고 있었는데 아직 실천하지 못했다. 당장 비행기 표부터 끊었다”, “여행에 미치다에 입사하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공무원도 유튜브 하는 시대’ 교육부에서 유튜브 장려하기도


국가도 공무원의 유튜브 활동을 장려하는 시대다. 교육부가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처음에는 교사가 유튜브를 해도 되는지와 관련해 의견이 분분했다. 이런 논란 속 왕성한 유튜브 활동을 한 이가 있다. 빛가온초등학교 이현지(채널명 달지) 교사다. 2017년 2월 교실 안에서 랩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랩하는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화제를 모았다. 작년 6월에 올린 랩 영상은 조회 수 300만회를 돌파했다. 최근 채널 구독자는 27만명을 넘어섰다. 그는 현재 동료 교사들과 함께 경기도교육청 공식 유튜브 채널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 /유튜브 채널 달지 캡처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교사의 유튜브 활동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올해 4월 교육청은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바로 교사들의 유튜브 활동을 적극적으로 장려한다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이현지 교사, 김차명 교사 등 현직 교사 11명에게 경기도교육청 공식 유튜브 채널(경기도교육청TV)의 교육 콘텐츠를 제작·개발하도록 했다. 이들은 주로 학생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학급 현장 이야기를 영상물로 만든다. ‘만우절 특집, 선생님의 거짓말 유형’이나 ‘볼수록 빠져드는 미술교사’편 등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 /유튜브 채널 경기도교육청tv 캡처

교사들은 교육목적용으로도 유튜브를 활용하고 있다. 수업 시간에 설명하기 부족하거나 판서로 한계를 느끼는 경우 영상으로 찍어 설명했다. 이들은 단소 부는 법, 달의 모양이 바뀌는 원리, 농구 슛 종류 등에 대한 설명을 유튜브 콘텐츠에 담았다.


다만 교육부는 학생들이 꼭 봐야 하는 영상이 있다면 그 콘텐츠에 광고 삽입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하지만 필수 시청 영상이 아닌 경우엔 교사가 겸직 신청을 하고 광고를 달아도 괜찮다. 교육부는 그간 교사들에게 저술·번역, 서적 출판, 블로그 활동 등과 관련해 겸직허가를 해왔다.


유튜브 찍다 퇴사 압박도···겸직 금지조항


“당분간 영상을 올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직장에 문제가 생겨버렸어요.”


대다수 직장인은 유튜브를 해도 괜찮은지에 대해 회사 측의 확답을 듣지 못한 상태다. 우리나라 최대 기업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 삼성전자 사내 게시판에는 ‘퇴근 후 유튜버’가 겸업 금지에 해당하는가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삼성전자는 임대 사업이나 출판·작곡 등의 창작 활동은 겸직 금지의 ‘예외사항’으로 인정한다. 그러나 유튜브와 관련한 조항은 없다.


사내 게시판에는 “같은 창작 활동인데 유튜브는 안된다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는 댓글이 달렸다. 또 다른 직원도 “입사 동기 절반 정도는 유튜브 채널에 관심이 있는데 겸업 금지 규정 때문에 못 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업무와 관련한 콘텐츠가 아니라면 유튜브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의 품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활동한다면 막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완전 허용’까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글 jobsN 김지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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