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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더 인정받는, AI 대체 불가·평생 직업입니다

한해 방문객 250만명···이월드 안전 책임지는 어트랙션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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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드 지원본부 곽재화 본부장
94년 입사·26년차 어트랙션 엔지니어
“수요 높은 직업, 평생 직업으로 도전해볼만”

놀이공원은 웃음이 끊이지 않는 공간이다. 이곳에선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걱정과 근심을 잊고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 거대한 인파 속에 안전모를 쓴 이들이 눈에 띈다. 어깨에 안전장비를 들고 놀이기구를 살피며 걷는 이들은 어트랙션 엔지니어(Attraction Engineer)다. 어트랙션은 놀이기구를 말한다. 사람들이 안전하게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도록 놀이기구를 정비하고 관리한다.


1995년 3월 개장한 대구 이월드(전 우방랜드) 지원본부 곽재화(54) 본부장은 어트랙션 엔지니어다. 1994년 입사해 개장 준비 때부터 함께한 원년 멤버다. 지금은 놀이기구 안전과 점검뿐만 아니라 이월드 안에 있는 모든 시설물 관리를 총괄한다. 이월드 방문 고객은 연간 250만명. 전국 3위 안에 꼽힌다. 40만2000㎡ (약 12만평) 규모 공원에 30여개 놀이기구가 있다.


입사 이래 주말에 쉬어본 적 없다. 주말에 손님이 몰리는 놀이공원 특성상 더욱 놀이기구 점검에 힘써야했기 때문이다. 20년 넘게 명절도 반납하고 현장에서 놀이기구를 지켰다. 곽 본부장에게 어트랙션 엔지니어가 하는 일과 유망성 등에 대해 들었다. 

이월드 지원본부 곽재화 본부장.

출처이월드 제공

소리·진동으로 놀이기구 이상 느껴


개장 전 정비팀과 함께 놀이기구를 점검하는 일로 하루를 연다. 개장 시간은 오전 10시. 낮 시간이 긴 요즘 같은 때 곽 본부장은 오전 7시 30분~8시 사이 출근한다. 오전 8시부터 정오까지 오전 내내 점검을 한다. 정비팀은 전기팀과 기계팀으로 나누는데 이들이 2~3인 1조로 놀이기구에 문제가 없는지 살핀다.


거대한 크기에 복잡한 설계와 수많은 부품으로 이뤄진 놀이기구에 문제가 생겼는지 알아보는 방법은 ‘소리’와 ‘진동’, 그리고 ‘냄새’다. “시운행 할 때 기구가 돌아가는 소리를 듣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소리가 다릅니다. 놀이기구가 돌아갈 때 느껴지는 진동도 달라요. 나사나 볼트가 느슨해서 작은 갭이 생기면 ‘퉁퉁-’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또 모터는 열이 많이 나면 탄내가 나기 때문에 냄새로 가늠할 수 있어요.”


주의 깊게 보는 부분은 바퀴가 돌아가는 ‘축’이다. 수없이 돌아가고 부딪혀 균열이 가기 쉽다. “이 부분은 대학교와 산학 협력을 해서 비파괴검사를 합니다. 쉽게 말해 초음파검사인데, 안쪽에서 균열이 생겨 눈으로 보거나 소리로 들을 수 없는 결함을 찾아냅니다.”


360도 돌아가는 ‘메가스윙’이나 103m 높이에서 떨어지는 ‘스카이드롭’, 30m 높이에서 앞뒤로 달리는 ‘부메랑’ 같은 대형 놀이기구는 오픈 전에 꼼꼼하게 본다. 이월드를 상징하는 놀이기구로 인기가 많은 만큼 운행 횟수가 많기 때문이다. 운행 시간이 너무 빠르거나 느리진 않은지도 챙겨야 한다. 

이월드 상징 놀이기구 중 하나인 '메가스윙360'.

출처이월드 공식 홈페이지

“예를 들어 부메랑 같은 경우에는 한 번 타는 데 걸리는 시간이 3분 50초 정도입니다. 그런데 여름에는 온도가 높으니 레일이 늘어집니다. 운행 시간이 점점 길어져요. 많게는 10~15초 차이가 납니다. 여름용 바퀴와 겨울용 바퀴가 따로 있어요. 여름에는 겨울보다 가벼운 바퀴를 씁니다.”


점심 이후에는 오전에 문제를 발견한 시설을 보수한다. 놀이기구 이외 가로등 같은 시설물도 동시에 점검한다. 조경과 건축물에 문제가 없는지를 살피는 것도 그의 몫이다.


오후 3시에는 다시 놀이공원을 순회한다. 오전에 그랬듯 놀이기구가 돌아가는 소리를 듣고 진동을 느낀다. “놀이기구가 돌아가는 소리를 들어야 하니, 이동할 때 무조건 걷습니다. 종일 걸어다니다보니 하루 2만~3만보는 기본입니다. 따로 운동할 필요가 없어요.”


공식 퇴근 시간은 오후 5시다. 하지만 놀이공원은 밤 10시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저녁에 당번을 서는 조가 있다. 평일에는 2~3명, 주말에는 3~4명이 남는다.


이런 식으로 1년 열두 달 하루하루를 반복한다. 점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주기적으로 놀이기구를 해체했다 다시 조립하는 정기점검도 한다. 소모품을 새것으로 바꾸기 위해서다. 이 작업을 ‘오버홀(overhaul)’이라 부른다. “롤러코스터 같은 일명 ‘코스터 기종’은 분기별로 소모품을 바꿉니다. 베어링, 쿠션, 패드 등을 모두 새것으로 교체해요. 오버올에 들어가면 일주일 동안 운행을 하지 않습니다.”

이월드 제공

입사 초반 악몽 꾸고···놀이공원에서 살다시피


대구에서 태어나 자란 대구 토박이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졸업 후 바로 사회 생활을 하고 싶었다. 경북공업고등학교 전기과 졸업 후 바로 군대에 들어갔고, 제대 후 1988년 무림제지에 입사했다. 약 6년 정도 근무하다 스카우트 제안을 받고 이곳으로 이직했다. 어린 자녀들에게는 놀이공원에서 일하는 아버지가 자랑거리였다.


“놀이기구 엔지니어가 다른 엔지니어와 차이점이 있다면, 사람 목숨과 직접 관련돼 있다는 점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부담감에 입사 초반에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악몽도 자주 꿨다. “놀이기구가 갑자기 하늘로 솟아서 날아간다거나, 롤러코스터가 은하철도999로 변해서 우주로 날아가는 꿈도 꿨어요.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지만, 당시에는 심각했습니다. 책임자를 맡으면서부터는 잠을 제대로 못잤죠. 지금도 전화벨이 울리면 ‘사고가 난 건 아닐까’ 깜짝 놀랍니다. 거의 회사에 살다시피 했어요. 저뿐만 아니라 놀이기구 엔지니어라면 누구나 겪는 스트레스일 겁니다.”

부메랑과 카멜백.

출처이월드 공식 홈페이지

본부장은 아내와 두 아들과 함께 휴가를 가 본 적이 없다. 놀이공원은 주말이나 휴가철에 더 붐비기 때문이다. 휴가를 가더라도 맘 편히 쉬어 본 적이 없다. 힘들지만 자부심을 느낀다. 하지만 ‘이용객 안전이 뒷전’이라는 보도가 났을 때는 가슴이 쓰려 며칠 동안 밥을 먹지 못했다. 자신의 일상생활을 희생할 만큼 안전을 최고로 여긴다 생각했기에 더 속상했다.


“제가 생각하는 놀이기구는 안전합니다. 놀이기구가 더 높이 올라가고, 멀리갈수록 안전장치가 한 개라도 더 붙습니다. 예를 들어 스카이드롭은 어깨 위, 다리 아래 안전바가 있습니다. 80자리에 안전바가 각각 2개씩 붙어있죠. 모두 160개입니다. 각 안전바마다 무수한 부품이 있습니다. 체격이 건장한 사람이 타서 안전바가 제대로 맞지 않을 때, 사람과 안전바 사이에 아주 작은 갭이 있으면 운행이 멈춥니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자동으로 운행을 멈추는 안전센서가 있어요. 그런 경우 저희가 빨리 문제를 찾아내서 금세 고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다’는 사명감으로 20여년을 일했다. “놀이공원은 항상 즐겁고 행복한 곳이에요. 지금도 도시락 먹으면서 웃고 있는 가족이나 학생들을 보면 행복합니다. 우리 가족이 놀러가지 못했으니 대리만족한다고 할까요. 또 잠깐 고장이 나서 줄이 100m 넘게 생겼다가도, 제가 5분 만에 고쳐서 다시 운행될 때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합니다. 아들들이 투정 한번 없었어요. 오히려 ‘아버지가 존경스럽다’라고 했을 때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놀이공원 엔지니어는 유망직업


이월드는 원래 10년 전만 해도 폐장 위기에 몰려있던 놀이공원이었다. 지방에 있는 놀이공원은 서울에 비해 시설이 열악했다. 이랜드가 2010년 인수한 이후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변화가 생겼다. 부메랑, 메가스윙 등 이월드를 대표하는 놀이기구를 연달아 세우면서 입소문이 났다. 2018년 매출은 336억원, 영업이익은 46억원이다. 이월드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실력 있는 어트랙션 엔지니어 수요도 높다. 이월드는 공개채용으로 신입 엔지니어를 뽑는다.


어트랙션 엔지니어는 유망직업이다. 국내·외 놀이공원이 증가하는 추세다. “하반기에 부산 기장읍에 놀이공원이 문을 열 예정입니다. 인천에 로봇랜드도 있죠. 이월드에도 최근 신입 엔지니어 3명이 입사했고, 또 채용 계획이 있습니다.”


이월드는 초·중·고 대상 직업체험 교육을 한다. 이중 단연 인기 직업은 어트랙션 엔지니어. 반응이 좋다. 한 번에 60~100명씩 교육을 듣는다.


전문성을 갖추면 나이가 들어도 경쟁력이 있다. 어트랙션 엔지니어는 오랜 경험이 필요하다. 소리, 진동, 냄새만으로 놀이기구 이상을 감지할 수 있을 만큼 베테랑이 되려면 최소 10년간 현장에서 몸담아야 한다. “현장에 경험과 기억이 있습니다. 정비팀 직원 중 4명은 20년 이상 경력자들입니다. 나머지도 최소 5년 이상, 10년 이상 경력이 있어요. 4차 산업혁명 시대, AI가 발달한다 해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분야만 알기보다 전기·자동제어·기계·유압·용접 등 모든 분야를 공부할수록 유리하다. 자동차학과에서 공부했다면 놀이기구 엔지니어에 도전해볼만 하다. “물론 자기 전공분야는 있어야겠지만, 전반적인 지식을 두루 알아야 경쟁력 있습니다. 놀이기구가 전기, 기계, 유압, 엔진 등 엔지니어링의 집합체입니다. 욕심 있다면 뭐든 배우고, 배운 기량을 맘껏 펼칠 수 있어요.”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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