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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날린 거제 빵집 여사장님이 39살에 새로 배운 기술은?

사업 실패로 생계 막막했던 제빵 기사, 간호조무사로 전업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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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한 영세 자영업자는 즉각 벼랑 끝에 내몰린다.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는 실업급여를 받는다. 하지만 자영업자는 고용보험 의무 가입 대상이 아니어서 가입률이 1%에 못 미친다. 바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하루아침에 수입이 0원이 되는 것이다. 이들이 당장 취업할 가능성은 낮다. 폐업 과정에서 자산·시설을 처분하고 뒷수습을 해야한다. 여기에 '실패했다'는 좌절감은 다시 일어설 힘마저 잃게 만든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사회 안전망 사각지대에 있던 폐업 영세업자의 구직 활동을 지원하는 ‘취업성공패키지(취성패)’를 운영한다. 취성패란 정부가 만 18~69세 사이 취업취약계층의 구직 활동을 돕는 제도다.


경남 통영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이지연(40·가명)씨는 취성패로 전업에 성공한 사례다. 고등학교 졸업 후 24세 때부터 제빵 기술자로 10년 넘게 일했다. 경력을 살려 2015년 거제에 25평 남짓한 빵집을 열었다. 하지만 2016년 불어닥친 조선업 경기 불황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결국 2017년 7월 폐업을 했다. 이후 다시 구직 활동을 시작했으나 쉽지 않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24세 때부터 제빵 기술자로 10년 넘게 일한 이지연씨. 경력을 살려 고향인 거제에 빵집을 차렸다. 부푼 꿈을 안고 시작했지만 머지 않아 시련이 닥쳤다.

출처jobsN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막막했던 이씨는 2018년 1월 취업성공패키지에 참여했다. 단계별로 구직 지원을 받고 국비로 간호조무사 학원비를 해결했다. 덕분에 1년 만에 자격증을 따고 병원 취업에도 성공했다. 이씨에게 취성패를 이용한 전업 비결을 들었다.


1단계: 간호조무사로 전업 계획


이씨에겐 빵집이 전부였다. 그동안 직장에서 일하며 모은 돈, 부모님의 노후자금을 투자해 차린 가게였다. 투자비용은 3억원. 이중 회수한 비용은 1억원 정도다. “폐업 직전에는 사채를 써야 하나 고민까지 했어요. 하지만 버티다가 큰일 나겠다 싶었습니다.” 꿈이 좌절됐다는 상실감,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잠 한숨 편히 자지 못했다. 받지 못한 보증금 문제로 법정 싸움까지 해야 했다.  

이씨는 "불황 전만 해도 퇴근하는 직장인 10명중 8명은 빵 봉지를 들고 갔다"며 "불황이 닥친 이후에는 말 그래도 '파리만 날렸다'"고 했다.

출처jobsN

좌절이 커 더이상 제빵 기술에 미련이 없을 정도였다. “지금 다시 취직해도 50~60세까지 빵을 구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습니다.”


그는 15년 동안의 제빵 기사 생활을 접기로 했다. 하지만 제빵 기술 이외 특별한 기술이나 경력이 없었다. 다른 직종으로 구직활동을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이씨는 고용센터에 들러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과거 제빵 기술을 배울 때도 국비로 학원에 다닌 적이 있어요. 새로 기술을 배우고 다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이씨는 간호조무사를 염두에 뒀다. 간호조무사란 의사·간호사 감독 아래 치료·간호에 필요한 업무를 하는 의료 지원 인력을 말한다. 평균 수명이 늘면서 의료서비스 분야는 급성장하고 있다. 이 분야 인력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4월 발표한 ‘2019 한국 직업 전망 보고서’에서 간호조무사는 향후 10년 동안 일자리가 늘어날 직업으로 꼽혔다.


고용센터에서 이씨에게 ‘취성패’를 제안했다. 취성패는 소득 조건에 따라 패키지Ⅰ과 패키지Ⅱ로 나뉜다. 이씨가 참여한 과정은 패키지Ⅱ였다. 패키지Ⅱ는 또다시 청년층과 중장년층 과정으로 나뉜다. 이씨는 만 35~69세 이하에 해당해 중장년층 과정에 참여했다. 또 중위소득 100%이하 가구원이어야 한다. 2017년 4인 가족 기준 중위소득 100%는 월 452만원이었다. 또는 연 매출액이 1억 5000만원 이하인 영세 자영업자여야 한다. 이씨는 건강보험료 납입 자료 등을 내고 참여 대상임을 증명했다.


1단계 취업지원계획 과정에 돌입한 이씨는 상담사와 3~4번을 연달아 만나 집중 상담을 받았다. 직업 심리 검사도 했다. 언어·수리·추리·상황판단·집중력 등 10여가지 항목을 토대로 직업 선택을 돕는 과정이다. 첨에 구직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40대에 접어든 나이, 실패 경험, 무언가를 새로 배운다는 막연함 때문이었다.


“가게 보증금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생계를 위해 다시 구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잘한 선택인가’ 하는 스스로에 대한 의구심도 계속 따라다녔어요.”


이씨는 이런 두려움을 초반 집중 상담으로 극복했다. 자신의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고 자신감을 회복했다. “직업 심리 검사에서 사람을 도와주기를 좋아하고, 꼼꼼하고 섬세하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간호조무사에 딱 맞는 성향이었습니다. 확실하게 몰랐던 제 적성을 찾았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새로 기술을 익히려니 걱정이었는데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상담 결과를 토대로 취업지원 계획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참여수당 20만원을 받았다. “아무래도 돈을 벌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고용센터에 왔다갔다하는 비용만으로도 부담이 되요. 수당을 받으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 ‘첫단계를 잘 마무리했구나’라는 뿌듯함도 들었습니다.”.


2단계: 간호조무사 훈련, 자격증 취득 과정


이씨는 자비를 거의 들이지 않고 직업 훈련을 받았다. 1년 동안 간호조무사 학원에 다니면서 자격증 시험을 준비했다. 연간 학원비는 270만원 내외. 이중에서 이씨는 200만원을 국비 지원을 받았다.


2가지 수당도 받았다. 간호조무사 교육을 받는 1년 동안 매달 ‘훈련장려금’으로 11만 6000원을 받았다. 첫 6개월 동안에는 ‘훈련참여지원수당’으로 매월 28만 4000원을 추가로 받았다. 초반 6개월간 한 달에 40만원을 받은 것이다. 고용노동부 강주현 사무관은 “교육 기간 동안 교통비나 식사를 해결하는 데 쓸 수 있다”며 “직업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뜻”이라 했다.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따려면 학원에서 이론 740시간, 실습 780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이씨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빠짐없이 학원에 출석했다. 7월까지 이론 공부를 했다. 8월부터 12월까지는 병원 실습을 했다. 그는 실습 전 ‘바쁘고 어려운 곳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환자 케이스를 많이 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지만 잡일이라도 하며 환자 옆에서 지켜보고 싶었어요. 실습할 때 응급실, 병동, 중환자실 등을 돌아가며 다양한 환자를 봤는데 시험 준비할 때 큰 도움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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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실습을 같이한 동기들은 대부분 20대 초반이었다. “‘꾀 부린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어요. 나이가 있어서 더 악착같이 했습니다.”


실습을 마친 그는 3월 자격증 시험을 앞두고 마지막 정리를 했다. 여러번 봤던 문제도 다시 보며 달달 외웠다. 91점을 맞고 합격했다.


3단계: 단점으로 보이던 ‘나이’ 강점 삼아 취업 성공


자격증을 땄다고 끝이 아니었다. 고용센터는 이씨의 취업을 알선했다. 이씨가 일하기 적절한 기업을 찾아 소개하는 단계다. 이력서·자기소개서 작성부터 면접 대비까지 상담사가 도왔다.


“상담사분이 ‘1순위로 원하는 병원이 어디냐’고 물어서 원래 제가 실습했던 병원을 말했습니다. ‘힘든 곳인데 괜찮겠냐’며 끝까지 상담을 해주셨어요. 같은 병원에서 실습을 해도 취업을 바로 하는 건 아닙니다. 취업 알선이 큰 도움이었어요. 제 생각에도 제가 병원 측 입장이었다면, 그냥 이력서 들고 오는 것보다 추천 받은 사람을 한번 더 볼 것 같아요.” 

이씨가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했던 책과 자료들.

출처이지연(가명)씨 제공

3월 중순 원하던 병원에서 최종합격 통보를 받았다. “오히려 나이가 많다는 점을 어필했습니다. 노련미를 강조했어요. 설령 불쾌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또 이전에 직장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한번 들어가면 끈기 있게 버틴다는 점도 말했습니다. 간호조무사가 이직률이 높은 직업이라 끈기, 인내심을 장점으로 내세워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씨가 일하는 곳은 준종합병원으로 일반 병동수는 약 60개다. 그는 중환자실에서 3교대 근무를 한다. 이씨가 담당하는 환자 수는 20명 정도다. 동기 6명 중 그의 나이가 가장 많다. 월급은 230만원 정도다.


“간호조무사가 1년 과정이라는 점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무엇이든 도전하기로 맘 먹었다면 끝을 봤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정년 퇴직할 무렵에는 정년 나이가 60세는 아닐 것 같아요. 꼭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직업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과정이 많으니 도전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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