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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일기' 최불암 손자·유인촌 아들 수남이의 놀라운 근황

조회수 2020. 9. 28. 16: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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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일기 수남이가 e스포츠 업계에서 '명장'으로 불리는 이유
강현종 한화생명 e스포츠 감독
아역배우→게임 해설자→프로게임단 감독
10년 전과 비교하면 천지개벽 한 e스포츠 산업

1980~2002년, 무려 22년간 방영했던 드라마 ‘전원일기’에는 수많은 배역과 함께 ‘수남’이라는 캐릭터가 나온다. 김회장(최불암)의 둘째 친손자 수남은 공부는 못하지만 정의롭고 선한 마음을 가진 아이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수남이는 지금 e스포츠 업계에서 명장이자 덕장으로 불린다. 바로 강현종(39) 한화생명 e스포츠 감독이다. 강 감독은 아역배우, 게임 해설자를 거쳐 2011년부터 프로게임단 감독을 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한화생명의 전신인 락스 타이거즈 감독을 맡아 현재도 한화생명 e스포츠단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가 프로게임단을 이끄는 사이 e스포츠 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올 1월 ‘2018년 e스포츠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2017년 기준 97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작년 e스포츠 매출액은 9억600만달러(약 1조원·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뉴주 집계)이다. 올해도 전 세계 e스포츠 시장 매출액은 작년 대비 21%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게이머와 게임단 감독에 대한 처우도 개선됐다. 5월27일 경기도 일산의 한화생명 e스포츠 트레이닝센터 캠프원에서 만난 강 감독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e스포츠 산업은 천지개벽했다”며 “최근엔 브라질 축구스타 호나우두나 미국 NBA 스타 샤킬 오닐이 e스포츠에 투자하고, 해외 유명 축구 클럽들도 e스포츠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jobsN
강현종 감독.

촬영장에 플레이스테이션 들고 다녔던 아역배우


강현종 감독은 초등학교 3학년이던 1989년 MBC 어린이드라마 ‘댕기동자’에 출연하며 아역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촬영장을 돌아다녔다. SBS드라마 임꺽정의 소년 역할도 맡았고, 1996년부터는 전원일기의 수남이를 연기했다. 2000년 강 감독은 군대에 갔고, 전원일기 속에서도 수남이가 군대에 가는 것으로 처리됐다. “당시 연예인들의 군 비리 문제가 많이 터졌어요. 그런 것에서 자유롭기 위해 드라마 출연 중임에도 군대에 빨리 갔다와야겠다고 생각했죠. 극 중에서도 수남이가 군대에 가는 것으로 설정됐죠. 최불암·김혜자 선생님 등이 실제로 제 부대에 면회오신 것도 전원일기 한 에피소드로 나왔어요.”


2002년 3월 전역했다. 하지만 전원일기는 종영됐다. 그는 연기자의 길을 계속 걸을 것인가 고민했다고 말했다. “전원일기 수남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성인 연기자로 거듭나기 쉽지 않았어요. 잠깐 연기가 아닌 다른 일을 해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프로게이머에 도전했다. 강 감독은 “전원일기 촬영장에도 플레이스테이션을 들고 다닐 만큼 게임을 좋아했다”며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 각종 대회에 참여했지만 번번이 낙방했고, 생활고를 견디기 위해 대리운전, 택시운전, 보험 영업 등의 일을 했다”고 말했다.

출처: 인터넷 캡처
전원일기에 출연했던 모습.

게임해설자를 거쳐 프로게임단 감독으로 안착


2005년 그에게 기회가 왔다. MBC게임이 주최한 MC선발대회에 참여해 2위로 입상한 것. 그는 “카메라 앞에 서는 건 자신 있었다”며 “원하던 직업을 찾은 것 같아 뛸 듯이 기뻤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워크래프트3 게임 해설을 맡았다. 하지만 복병이 있었다. 게임 전문 지식이 부족한 탓에 시청자 반응이 좋지 못했다. “연기하던 애가 왜 게임판에 왔어”라는 텃세도 심했다. 나름 전문성을 찾기 위해 게이머들과 클랜(같은 게임을 즐기는 모임)을 구성했지만, 소속 클랜원이 다른 사람의 아이디를 도용해 대회에 출전한 것이 알려지며 책임 추궁을 당했고 시말서를 썼다. “이후 종종 다른 게임 해설을 맡고, 대리운전 등을 하며 생활을 이어갔어요. MBC게임의 스타무한도전 고정 패널을 맡으며 해설자 자리를 노렸죠.”


그는 앞으로 뜨는 게임을 연구하기 위해 PC방을 자주 찾아 유저들이 어떤 게임을 하는지 살폈다. 그러다 ‘리그오브레전드(LOL·롤)’라는 게임을 접했다. 강 감독은 “당시는 롤이 한국에 서비스하지 않던 시기였다”며 “이 게임이 한국에 들어오면 분명 인기를 끌 것이라는 생각에 그때부터 롤을 팠다”고 했다.


2011년 그는 게임 연구를 위해 알고 지내던 프로게이머들과 롤팀을 만들었고 감독을 맡았다. 롤 최초의 프로게임단 MiG가 그것이다. 그는 “그때까지만 해도 롤이 인기 게임이 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였지만 우린 먼저 팀을 꾸렸다”며 “이후 여러 번 우승을 차지했고, 아주부, CJ엔투스, 아프리카 프릭스 등 여러 프로게임단 감독을 맡았다”고 했다.

출처: jobsN·한화생명 e스포츠 제공
롤 게임 화면 앞에 선 강현종 감독(왼쪽). 오른쪽은 경기 중 선수들을 체크하는 모습.

‘감독 형’으로 불리는 덕장


프로게임단 감독은 선수들을 챙기고, 경기 전략을 짜는 등 선수단과 관련한 모든 일을 한다. 감독을 크게 선수 매니지먼트 쪽에 치중하는 관리형 감독과 경기 관리 쪽에 치중하는 전략형 감독으로 나눈다면 강 감독은 관리형 감독이다. 그는 “프로게임단 감독은 형, 삼촌, 아버지, 선생님 같은 역할을 다 해야 한다”며 “어떤 선수는 날 감독 형으로 부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프로게임단은 다른 스포츠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합숙 생활을 기본으로 한다. 프로게이머의 평균 연령은 20.8세다. 빠르면 중3 때부터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한다. 미혼인 강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합숙 생활을 하며 프로게이머들의 몸과 마음을 챙긴다. 그는 “어린 나이에 프로게이머가 된 선수들에게 바른 인성을 가르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사회생활을 해본 적 없는 이들에게 합숙생활에서 지켜야 할 것, 면도하는 법 등을 알려주며 그들의 성장기를 함께 보낸다”고 했다.


그의 하루는 이렇다. 오전에 일어나 운동하고 점심을 먹고 e스포츠 트레이닝센터로 출근한다.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훈련을 지휘하고, 휴식 및 식사 후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오후 훈련을 지켜본다. 시즌 중엔 새벽 2~3시까지 야간 훈련을 한다. 훈련이 새벽 1시쯤 끝나는 날엔 숙소에서 야식을 시켜놓고 게이머들과 이야기를 한다. 그는 “이제 막 20살인 어린 친구들의 고민을 듣고 특성을 파악하고 기본적인 사회 예절 등을 설명해준다”며 “그러다보니 본의 아니게 내 몸이 불어났지만, 그것보다 선수들과의 대화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가 덕장으로 불리는 이유다.

출처: jobsN·라이엇게임즈 제공
강현종 감독. 오른쪽은 올해 롤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시즌 개막전 모습.

메이저리그보다 시청자 많은 e스포츠


그동안 e스포츠는 위상이 많이 올라왔다. 프로게이머를 바라보는 시선도 ‘게임만 하는 이상한 애들’에서 ‘연봉 수십억을 버는 프로 선수’로 바뀌었다. 강 감독은 “10년 전 분위기와는 모든 것이 바뀌었다”며 “이제는 부모님들이 아이 손을 잡고 와서 입단 테스트 좀 보게 해달라, 게이머로 키워달라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했다.


e스포츠의 성장은 골드만삭스가 작년 10월 발표한 e스포츠 분석 보고서에서 수치적으로 확인된다. 전 세계 e스포츠 시청자는 1억6700만명으로 메이저리그(1억1400만명)나 NHL(6500만명)보다 많다. 리그오브레전드 게임의 전 세계 최강자를 가리는 ‘롤드컵’은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3800만명)보다 많은 5800만명이 시청했다. 골드만삭스는 2022년이 되면 e스포츠 시청자가 2억7600만명으로 성장하며 NFL 시청자 규모와 비슷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출처: 골드만삭스 보고서 캡처
다른 스포츠와 e스포츠 시청자 수 비교.

선수들의 처우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딴 프로게이머 ‘페이커’의 경우 각종 인센티브를 합쳐 연봉이 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전체 프로게이머 평균 연봉도 1억7558만원이다. 프로게임단 유명 감독의 연봉도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감독은 “중국의 한 프로게이머에겐 나이키 스폰서십이 붙었다”며 “실력이 되면 충분히 그만큼의 몸값을 인정받는 시장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e스포츠를 아직도 스포츠로 인정하지 못하는 시선에 대해 반박했다. “e스포츠는 멘탈스포츠예요. 다른 스포츠처럼 e스포츠도 정해진 규칙과 전략에 따라 승부를 겨룹니다. 축구·야구선수처럼 프로게이머들도 온종일 훈련하고 교육받습니다. 각종 대회가 있고 국가대표로 나가 국위선양도 할 수 있습니다.”

출처: 라이엇게임즈 제공·KBS 캡처
작년 롤드컵 당시 모습. 오른쪽은 2018 하계 아시안게임 리그오브레전드 경기 화면.

말 나온 김에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다는 WHO의 결정에 대해 물었다. 그는 “게임에 대해 너무 어두운 부분만 바라본 것 같아 안타깝다”며 “프로게이머들은 올바른 인성을 갖고 게임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인데 이들이 단체로 게임중독자로 비치는 건 아니지 않나 싶다”고 했다.


그에게 목표를 물었다. 단순한 성적이야기가 아닌 더 넓은 대답이 돌아왔다. “프로게이머들은 대부분 군대에 가면 은퇴를 합니다. 반응시간 등 신체적 조건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거든요. 밀려나듯 프로게이머를 은퇴한 이들이 e스포츠 업계에 발을 붙이고 두 번째 삶을 살면 좋지만 그게 쉽지 않습니다. 그들이 게이머 이후에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는 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글 jobsN 김성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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