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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은 이 물건, 왜 한국에 가지고 왔느냐” 대놓고 물었더니…

설립 4년 만에 가치 43조원 기업 만든 디자이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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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자담배 스타트업 '쥴 랩스(JUUL LABS)'
스탠퍼드대 동문 2명 2005년부터 연구·개발
설립 3년 만에 기업가치 42조7000억원
쥴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설립자들의 의견은

미국 전자담배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자 담배 쥴(JUUL)이 한국에 상륙했다. 아시아 진출 국가로는 처음이다. 쥴을 만드는 스타트업 ‘쥴 랩스(JUUL LABS)’는 스탠퍼드대 제품 디자인 석사 과정에서 만난 아담 보웬(Adam Bowen·43)과 제임스 몬시스(James Monsees·39)가 2015년 설립했다. 일반 담배를 대체해 성인 흡연자의 삶의 질을 개선한다는 포부다. ‘전자담배계 애플’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혁신적이라 평가받는다.


설립 4년 만에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을 일컫는 유니콘에 올랐다. 2018년 12월 기준 쥴 랩스 기업가치는 380억달러(약 42조7000억원). 최대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포드나 델타항공 같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들보다 높다. 2019년 5월 기준 직원수 2300명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두 창업자는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미국에서 돌풍 일으킨 반면 ‘청소년 흡연 문제’로 비판을 받는다. 냄새가 없고 겉모습이 담배처럼 보이지 않아 청소년이 몰래 흡연하기 좋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쥴이 한국에 진출하는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에 방문한 두 창업자를 5월 23일 포시즌스호텔에서 만났다. 쥴 개발 과정과 쥴을 둘러싼 우려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왼쪽부터) 제임스 몬시스와 아담 보웬.

출처쥴 랩스 코리아 제공

“청소년 흡연 문제 뿌리뽑기 위해 노력”


쥴은 액상형 전자담배다. 담뱃잎에서 추출한 니코틴을 희석한 용액을 가열해 수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이다. 니코틴이 들어 있는 ‘팟(POD)’을 기기에 끼워 피운다. 불로 태우는 방식인 일반 담배는 물론, 고열로 찌는 방식인 궐련형 전자담배보다 연기와 냄새가 덜하다.


‘쥴’이라는 이름은 두 창업자가 브레인스토밍 끝에 생각해냈다. 보석을 뜻하는 ‘주얼(jewel)’과 에너지 단위 ‘줄(joule)’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소비자에게 에너지를 주는 보석 같은 존재가 되겠다는 뜻이다.


-빠르게 성장한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아담) “그동안 우리만큼 일반 담배와 같은 사용감을 주는 전자 담배는 없었다. 미국에서는 일반 담배 흡연자 80%가 전자 담배를 시도한다는 통계가 있다. 그런데 그중 단 10%만 전자담배로 바꿨고 나머지는 일반 담배로 돌아갔다. 그런데 쥴을 써 본 흡연자 절반은 일반 담배로 돌아가지 않고 계속 쥴을 썼다. 쥴에 만족한 사람이 친구나 지인 등 다른 흡연자에게 소개하며 소문이 났다. 덕분에 마케팅 예산이 적었는데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쥴 기기(Device)와 팟(Pod). 함께 들어있는 USB 소켓을 연결해 충전한다.

출처쥴 랩스 코리아 제공

빠른 성장 이면에는 논란도 있다. '쥴링'(JUULING)'은 ‘쥴을 피운다’를 뜻하는 미국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유행어다.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쥴의 인기가 높다는 뜻이다. 쥴에는 발암물질인 '타르'는 없다. 중독을 일으키는 니코틴은 있다. 의료계에선 니코틴이 혈관 관련 질병을 일으키고 인지 능력을 떨어뜨린다고 본다.


-청소년 흡연 문제는 의지만으로는 해결이 힘들다. 회사가 어떠한 구체적인 노력을 하고 있나.


(제임스)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미국 FDA에서 문제를 제기하기 전 우리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성명을 발표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우리가 청소년 흡연 문제를 뿌리 뽑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볼 수 있다. 몇 가지를 설명하자면, 웹사이트에서 제품을 사려면 3단계의 성인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또 미스터리 쇼퍼를 고용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성인 인증을 제대로 하는지 확인한다. 청소년에게 제품을 팔았다는 사실이 2차례 적발되면 영구적으로 판매를 금지한다. 또 공식 인스타그램·페이스북 계정을 없앴다. 유튜브도 21세 이상부터 시청할 수 있다. 청소년이 소셜미디어에 익숙해 자칫 흡연에 관심을 가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아담) “마케팅을 하더라도 쥴을 써 본 성인 흡연자가 증언하는 방식이다. 너무 나이가 어려 보이는 흡연자는 섭외하지 않는다. 진출 국가에 이런 마케팅 가이드라인을 공유한다. 효과적으로 청소년 흡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기술도 도입 예정이다."

청소년 흡연 문제 해결을 위한 쥴 랩스의 실행안 일부. 쥴 랩스는 2018년 4월 청소년 흡연 문제 해결을 위한 3000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출처쥴 랩스 공식 홈페이지 캡처

흡연자들이 '일반 담배가 싫어서' 개발


아담 보웬은 쥴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제임스 몬시스는 최고제품책임자(CPO)를 맡고 있다. 두 사람은 학부 때 물리학을 전공했고, 직장 생활을 하다 스탠퍼드 대학원에서 제품 디자인 석사 과정을 밟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스탠퍼드 제품 디자인 석사 과정 때 모습.

출처쥴 랩스 유튜브 영상 캡처

-쥴 개발 이전 어떤 일을 했나.


(아담) “졸업 후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다양한 회사를 경험했다. 애플에서 아이폰·아이패드에 들어가는 멀티 터치 인터페이스 개발에 참여했다. 운이 따라줬고 감사한 경험이었다. 이후 제품 디자인 컨설팅 회사에서 일했다. 친구가 운영하는 카고 바이시클(Cargo Bicycle·화물 자전거) 회사에서도 일했다. 돌아보면 스타트업이 업무 강도는 높았지만 특유의 열정적인 분위기가 좋았다.”


(제임스) “학부 때 물리학과 스튜디오 아트 공부를 했다. 둘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싶었지만, 그때는 뭘 하고 싶은지를 잘 몰랐다. 그러다 산업 디자인을 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한 회사에서 2주 정도 인턴을 하다 정규직으로 채용됐다. 온몸 던져가며 주당 80~100시간씩 일했다. 의료기기부터 커피 기계까지 다양한 제품을 디자인했다. 대학원 재학 중에는 K2에서 아르바이트와 정규직을 번갈아가며 일했다. 2004년 1학기 마치고 여름방학 동안 한 게 인연이었다. 당시 K2가 인수한 인라인스케이트 회사가 부산에 있어, 부산에서 2달 반 정도 스노우 슈즈 디자인을 했다. 졸업 후에는 스탠퍼드 디 스쿨에서 창립 멤버로 약 1년간 일했다.”


두 사람은 원래 일반 담배 흡연자였다. 밤을 새우며 과제를 하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흡연자였지만 찌든 냄새가 싫었다. 몸에 해로운 담배를 자꾸 집어 드는 자신들도 싫었다. 두 사람은 ‘몸에 덜 해로운’ 담배를 개발하기로 맘먹었다. 2005년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손으로 시제품을 만들어 주변 흡연자 대상으로 인터뷰를 했다. 반응이 좋았다. 졸업 논문도 전자담배에 관한 내용이었다. 2007년 쥴 랩스의 전신인 플룸(Ploom)을 함께 창업했다.


-개발하며 어떤 점에 중점을 두었나.


(제임스) “디자이너라고 해서 책만 붙들고 있지 않다. 디자인이 제품을 예쁘게 만든다는 인식도 맞다. 그런데 우리가 전공한 디자인은 미적 차원을 넘어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일반 담배를 대체하는 담배’가 우리 목적이었다. 셀 수 없이 많은 시제품을 만들었다. 새로운 시제품을 만들 때마다 ‘어떻게 해야 이전보다 더 나아질까’를 생각했다. 시제품을 정교하게 만들고 판매를 위해 대량생산하기까지 밤을 새우며 시간을 쏟아부었다.”


(아담) “시제품을 매장에 진열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흡연자들이 어떻게 하면 우리 제품을 살까’ 고민하는 과정도 반복했다.”

전자담배를 연구하고 시제품을 개발하는 모습.

출처쥴 랩스 유튜브 영상 캡처

-지금 ‘쥴’을 만드는 데 유의미한 사건이 있다면.


(제임스) “흡연할 때 ‘온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온도 조절이 잘 돼야 흡연자가 일관성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일반 담배는 태울 때 온도가 높다. 이 과정에서 유해 물질 7000여 가지가 생긴다. 온도를 낮출 수 있다면 기화하며 발생하는 유해 물질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유해 물질이 나오지 않는 적정한 온도와 그 온도를 유지하는 방법을 찾으려 엔지니어들과 여러 시도를 했다. 흡연 시 손으로 기기를 들고 있을 때 달라지는 각도마다 초당 수백 번 온도를 쟀다. 어떤 각도로 기기를 들고 있든지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2013년쯤 구현했는데, 그게 결정적이고 유의미했다. 아토마이저(atomizer)라는 부품이 있는데 그걸 잘 조절해야 온도 유지가 된다. 이후 부품을 만들고 기반 시설을 갖추는 노력이 따랐다.”


이들은 2015년 재팬 타바코에 ‘플룸’ 브랜드를 매각했다. 회사 이름을 팍스 랩스(Pax Labs)로 바꾸고 쥴을 내놨다. 2017년 쥴 랩스는 팍스 랩스에서 분사했다. 2018년 ‘말보로’로 유명한 알트리아가 쥴 랩스에 128억달러를 투자했다. 두 사람이 각각 1.75%씩 쥴 지분을 갖고 있다. 포브스는 그 가치를 각각 14억달러로 추정한다.  

지금 쥴을 만들기 위한 그동안 개발했던 제품들.

출처쥴 랩스 유튜브 영상 캡처

소비자·규제 당국 신뢰 있어야 미션 달성 할 수 있어


한국은 흡연 근절을 위해 초강수를 두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25년 실내 흡연실을 없애기로 했다. 전자담배에도 경고문을 붙이기로 했다. 또 맛과 향을 첨가한 가향 담배 판매도 금지하기로 했다.


정부가 초강수를 두는 이유는 담배 가격을 올리고 담뱃값에 경고문을 붙였지만 흡연율은 제자리이기 때문이다. 성인 남성 흡연율은 38.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네 번째로 높다. 청소년 흡연율도 2017년 6.4%, 2018년 6.7%로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쥴이 한국 청소년 흡연율을 높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에선 상황이 여의치 않은데, 타결책이 있나.


(제임스) “진출 국가의 제도와 환경을 전적으로 따를 것이다. 한국은 담배 관련 규제가 명확해 사업하는 입장에서 오히려 진출 동기가 분명했다. 한국 성인 흡연자 수는 900만명이다. 일반 담배에서 벗어나려는흡연자가 많다. 이들에게 쥴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거라 본다.”


(아담) “소비자와 규제 당국 신뢰를 얻어야 사업을 할 수 있고, 우리 미션을 이룰 수 있다. 한국에서도 청소년 흡연을 막기 위해 소셜미디어 마케팅은 일절 하지 않는다. 사업도 미션 달성도 규제 내에서 할 거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 결국 규제 당국과 소비자도 우리를 신뢰할 거라 믿는다.”


한국에선 액상형 전자담배를 두고 세법 논란도 있다. 일부 중소업체가 수입하는 액상형 전자담배는 담배 관련 세금과 부담금을 내지 않는다. 담배사업법 2조에선 담배를 '연초(煙草)의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여 피우거나, 빨거나, 증기로 흡입하거나, 씹거나, 냄새 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으로 정의한다. 액상형 전자담배 중에는 담뱃잎이 아닌 뿌리 또는 줄기에서 추출한 니코틴이나 화학 원료를 사용한 일부 제품이 있다. 이런 제품은 ‘담배’가 아닌 것으로 분류할 수 있는 맹점이 있다. 한국에서 쥴 판매를 앞두고도 이런 논란이 있었다.


일반 담배와의 세법 차별 논란도 있다. 담배에는 담배소비세·개별소비세·지방교육세·건강증진부담금·폐기물부담금이 붙는다. 예를 들어 4500원짜리 1갑당 일반담배는 2909원, 궐련형 전자담배는 2595원 세금·부담금(부가가치세 제외)을 내야 한다.


반면 액상형 전자담배의 경우 니코틴 함량을 기준으로 한다. 1㎖당 세금·부담금 1799원이 붙는다. 쥴의 ‘팟’ 1개를 일반 담배 1갑이라 본다. 쥴의 ‘팟’ 1개당 니코틴이 0.7㎖ 들어있다. 부가세를 빼고 1360원을 내야 한다. 일반 담배의 53% 수준이다. 이를 두고 형평성이 부족하니 세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법 문제에 관한 의견은.


(제임스) “쥴은 담뱃잎에서 추출한 니코틴으로 만든다. 한국에 ‘담배’로 판매되기 때문에 세금을 낸다. 세법이 개정 된다면 당연히 따를 것이다.”


-회사 성장 추구와 사회적 책임·윤리 사이 갈등은 없나.


(아담) “쥴은 성인 흡연자의 건강과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 생긴 회사다. 비흡연자나 금연자, 청소년이 우리 제품을 쓰길 원하지 않는다. 청소년이 우리 제품을 쓰는 건 회사 미션에 반하는 일이다. 전 세계 일반 담배 흡연자가 10억명이다. 이들이 일반 담배 대신 우리 제품을 쓰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시장 규모가 충분하다. 나아가 금연을 돕는 대안을 생각 중이다. 도덕적이지 못한 일이라면 매출과 회사 성장에 반한다 해도 포기할 각오로 임한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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