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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성공률 높은 나이대는.." KAIST 출신 유명 투자자의 대답

조회수 2020. 9. 28. 17: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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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창업, 시장 수요 안 보고 시도해 실패하는 것"
스타트업 투자회사 선보엔젤파트너스
고덕수 투자기획 담당 이사 인터뷰

많은 스타트업의 1차 목표는 ‘시리즈 A’다. 대단한 단어 같지만, 쉽게 말하면 초기 투자(엔젤투자)를 받은 이후 시장검증과 개발을 마치고 본격적인 사업 시작 전에 벤처캐피탈로부터 받는 투자를 말한다. 대다수의 초기 스타트업이 시리즈A 투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리즈A를 받았다는 것은 이 회사가 그래도 한 번은 벤처캐피탈에서 검증을 받았다는 이야기다. 이후 후속 투자를 받게 되면 알파벳 순으로 시리즈 B, C, D 등이 된다.


하지만 시리즈 A를 받는 것은 쉽지 않다. 아직은 청사진 수준인 회사에 누가 투자를 하겠는가. 이 때문에 망상을 상상으로, 상상을 현실로 바꿔주는 조력자가 필요하다. 액셀러레이터는 이런 조력자 겸 초기 투자인 ‘엔젤 투자’를 하는 곳이다. 선보엔젤파트너스에서 투자기획을 담당하는 고덕수(38) 이사도 그런 조력자 중 하나다.


매일 같이 신규 스타트업을 검토하고 또 성장을 조언하는 것이 업(業)인 고 이사는 펀드매니저 출신이다. KAIST와 동 대학원(석사) 경영공학과 졸업 후 교보악사자산운용과 성창기업지주 등에서 일했다. 5월 15일 서울 우면동 선보엔젤 사옥에서 고 이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괄호 안은 편집자 주)


-당신은 누구인가.


“액셀러레이터에서 투자기획과 심사, 스타트업 육성 등을 담당하는 사람이다. 스타트업과 인수합병(M&A)을 하는 투자자라고 보면 된다.”

출처: jobsN
고덕수 선보엔젤파트너스 이사.

-회사에 대해 소개해 달라.


“부산 지역 중견기업인 선보그룹이 모태가 된 회사다. 지역에 있는 중견기업들은 기술력이나 재무 능력 등은 탄탄하다. 하지만 신사업에 대한 깊은 갈증이 있다. 이 때문에 신규 성장동력으로 스타트업 투자를 설정하고 선보엔젤파트너스를 설립했다. 투자한 스타트업이 우리를 비롯한 동남권 중견기업들의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이끌 참이다.” (선보그룹은 조선업에 쓰는 기자재를 제조하는 선보공업과 계열사 4곳으로 구성돼 있다. 선박 모듈 유닛 및 LNG 재액화 시스템 등이 주력 사업이다. 그룹 기준 2016년 1700억, 2017년 1300억 매출을 냈고 직원은 780명 선, 부채는 아예 없다. 창업주인 최금식 회장은 1986년 부품 설계도만 들고 사업을 시작, 오늘날 회사를 키웠다. 선보엔젤파트너스는 최 회장의 아들인 최영찬 대표가 맡고 있다. 자수성가한 아버지처럼 스타트업 업계에서 제대로 사업을 키워보라는 취지로 권유했다고 한다.)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나.


“우리는 주로 B2B(기업간 거래)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예컨대 트럭의 운송을 관리하는 스타트업이 있다고 치자. 서울에서 부산으로 수출품을 한 번 실어 나르고 공차(空車)로 올라오는 트럭만 잘 관리해도 기업에서는 많은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자율주행을 하는 스타트업 역시 일반 도로에서는 행인이나 차량 등 따져봐야 할 대상이 많다. 하지만 공장 내에서 활용하는 자율주행 지게차 사업을 먼저 상용화하면, 이를 바탕으로 매출도 내고 앞으로 도로에서 할 자율주행 사업을 본격 추진할 수 있다.”


-회사의 사업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지난 3년간 자체 자본금으로 스타트업 40여개에 투자했다. 이 중에서 24개 기업은 정부에서 진행하는 TIPS(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사업에 선정됐으며, 시리즈 A 이상의 후속 투자를 받은 기업도 20개 가량, 투자액만 250억원이다.” (선보엔젤은 2018년 기준으로 14개 프로젝트가 TIPS 사업 선정이 됐다. 전체 55개 TIPS 운영사 중 2위의 실적이다. 2017년에는 9개가 선정돼 4위에 꼽혔다.)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일단 창업팀을 꾸준히 만나는 것이 기본 일과다. 문제에 대해 듣고, 사람들과의 네트워킹을 중시한다. 그리고 꾸준히 이들의 발표를 듣는다. 그리고 내가 투자한 기업들을 관리한다. 후속 투자를 받고 싶으면 벤처캐피탈과의 연계를 도와주기도 하고, 함께 투자자 모집 전략을 논의하기도 한다. 그 외에 증권사 보고서나 신문 등도 꾸준히 읽는다.”

/jobsN

“시장적합성 안 따지고 개발만 하면 실패 확률↑”


-최근 들어 ‘창업 붐’이라 부를 정도로 창업 열기가 뜨겁다.


“예전보다 창업에 대한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변한 것은 확실하다. 정부 차원에서 지원도 많이 해주고, 벤처캐피탈의 후속 투자도 활발하다. 또한 창업자 입장에서도 창업 자체나 실패했을 때 드는 비용이 줄었다.하지만 누구나 창업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내가 대학생 창업을 권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술을 바탕으로 사회와 산업을 혁신하려는 깊은 고민이 뒷받침돼야 한다.”


-어떤 사람이 실패가 적나.


“산업체에서 경력을 쌓은 멤버, 그리고 기술력이 좋은 창업팀이다. 재직 회사에서 사표를 만류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35~45세 사이의 기술직 창업이 성공 확률이 높다. 이들은 산업에 대한 이해나 자신이 품은 문제의식, 열정이나 체력 등에서 모두 손색이 없다.”


-실패는 왜 한다고 생각하나.


“상당수 실패는 ‘제품의 시장적합성(PMF·Product-Market Fit)’을 맞추지 못해 발생한다. 시장 수요와 맞지 않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을 중견기업과의 협업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아까 말한 지게차 자율주행 서비스가 그렇다. 구체적으로 사업의 범위를 좁히면 실제 구현이 쉽고, 이걸로 돈을 벌어 더 앞선 기술을 개발할 수도 있다.”


-성공하는 스타트업의 행동 특성 같은 것이 있을까.


“투자자로서 선호하는 스타트업 사업가의 유형은 있다. 작은 기회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 도와주고 싶은 절실함이 있는 사람, ‘왜 이 사업인가’에 대한 공감을 주는 사람이다. 또한 실행력이 있고 적극적인 사람에 대해서는 더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가령 내가 사업 방향에 대해 이런 가설을 제기하면, 이를 실제로 구현해 보는 사람이 있다. 만일 내가 제시한 것이 올바른 방향이 아니더라도, 창업주의 성의를 생각해서 어떻게든 성공시키려고 지원한다.”


“난 투자자…심사보다는 ‘스카우트’ 하는 입장”


-당신은 어떻게 스타트업을 심사하나.


“나는 투자자다. 심사라는 이름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오히려 가능성이 있는 유망한 창업가들을 찾아다니는 스카우터 같은 사람이다. 기술창업자를 찾는 기준은 2가지가 있다. 이 창업자가 고객과 시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이 창업자는 아이템을 사업화할 수 있는 실행력이 있는가 등이다.


중견기업들의 네트워크가 강한 액셀러레이터로서, 또한 기존의 IR(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홍보활동) 틀을 깨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존에는 창업팀이 발표를 하면, 투자자가 듣고 돈을 투입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나는 우리 회사에서 투자한 스타트업을 제휴 중견기업과 많이 만나도록 한다. 현장에서 중견기업 오너나 기술진과 이야기 해보면 새로운 아이템이 나오거나 접목 방향이 잡히기도 한다.”

출처: jobsN
고덕수 이사는 "창업팀과의 미팅에서도 편안하게 대화를 이끌어 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어떤 중견기업들인가.


“영남권을 중심으로 전국에 있는 매출 수백억~수천억원대 조선·철강·자동차부품·페인트 등 분야의 건실한 제조기업들이다.”


-당신이 투자한 스타트업 중 유망주를 꼽는다면.


“아직까지는 다들 시작 단계에 있는 기업들이다. 2차 전지에 들어가는 소재 개발 업체가 있다. 현재 양산할 공장을 짓고 있다. 비만 치료제 업체도 기대를 하고 있다. 지방간 치료제도 같이 만든다.”


인터뷰를 마치며, 고 이사는 “내가 투자할 사업에 대해서도 꾸준히 지원자를 받고 있지만, 스타트업 투자에 관심이 있는 인재도 찾는다”고 귀띔했다. 이 기사를 읽고, 투자자로서 선보엔젤파트너스에 도전장을 내고 싶은 사람은 실무자 이메일(thkim@sunboangel.kr)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내면 된다.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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