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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석가탄신일도 일요일인데···

이번 5월 5일 어린이날은 일요일이어서 바로 다음날인 6일이 대체 휴일이었습니다. 4월에 공휴일이 없었던 탓에 오랜만에 맞이하는 반가운 연휴였는데요. 이번 석가탄신일(12일)도 일요일이어서 기대를 안고 달력을 본 직장인들이 계실 겁니다. 그런데 13일 월요일은 빨간 날로 적혀 있지 않은데요. 아쉽게도 석가탄신일은 대체 휴일을 적용하는 공휴일이 아닙니다.

대체공휴일은 공휴일이 토·일요일과 겹칠 경우 평일에 쉴 수 있도록 해 공휴일수가 줄어들지 않도록 보장하는 제도입니다. 2013년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시작했습니다.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3조(대체공휴일) 1항을 보면 설·추석 연휴가 다른 공휴일과 겹칠 경우, 공휴일 다음 첫 번째 평일을 대체휴일로 합니다. 단, 설날이나 추석 연휴 3일 중 마지막 날이 토요일일 경우엔 대체공휴일이 생기지 않습니다. 명절 이외에 대체휴일을 적용하는 공휴일은 ‘어린이날’ 뿐입니다.

관계부처인 인사혁신처는 “명절과 어린이날은 가족이 함께 모여 쉬는 ‘가족 친화적’ 성격이 강해 대체휴일 고려 대상”이라고 설명합니다. 반면 석가탄신일이나 성탄절은 종교적 목적이 강하기 때문에 대체휴일로 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가족친화적 목적’이 이유라면 ‘어버이날도 공휴일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매년 어버이날이 가까워질 때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정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옵니다. 2019년도 예외는 아니었는데요.

2018년 청와대와 야당은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선거를 의식한 포퓰리즘'이며 ‘공휴일에 쉬지 못하면서 매출에는 타격을 입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어린 자녀를 키우는 워킹맘이 많다’고 지적해 결국 무산됐습니다.

다른 나라의 대체공휴일

대체휴일을 운영하는 나라는 많습니다. 일본에서는 공휴일을 국민의 축일(国民の祝日)로 부릅니다. 대체휴일의 정의는 없지만 관련 법은 있습니다. 법에서는 축일이 일요일이면 다음날 월요일을 공휴일로 정합니다. 또 앞뒤로 축일이 있을 때 끼인 평일을 공휴일로 합니다. 예를 들어 2018년 5월 1일이 천황 즉위일이었고 3일이 헌법기념일이었습니다. 그 사이에 끼어 있는 2일이 공휴일이었습니다.

일본에도 석가탄신일과 성탄절이 있지만 공휴일은 아닙니다. 음력 4월 8일을 석가탄신일로 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양력 4월 8일에 석가탄신일을 지냅니다.

미국에도 대체휴일제도가 있긴 하지만 우리와 조금 다릅니다. 특정 날짜를 기념일로 정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대부분 요일로 기념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근로자의 날에 해당하는 미국 노동절은 ‘9월 첫째주 월요일’입니다. 또 대부분 공휴일이 월요일 아니면 금요일이어서 주말을 끼고 연휴를 즐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 공휴일에는 대체공휴일을 고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5월 둘째주 일요일에 어머니 날이, 6월 셋째주 일요일에 아버지의 날이 있긴 하지만 대체휴일을 적용하진 않습니다.

단, 요일이 아닌 날짜로 기념하는 1월 1일 정월초하루나, 7월 4일 독립기념일, 성탄절이 주말과 겹칠 때는 금요일과 월요일을 대체휴일로 합니다. 이밖에 중국, 영국, 유럽, 러시아 등에도 대체휴일제도가 있습니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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