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에 1000만원 벌기도" 틈날 때마다 아령드는 그의 직업은?

조회수 2020. 9. 29. 10: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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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날 때마다 아령 든다는 아나운서의 '투잡'
스포츠아나운서 박기덕씨 인터뷰
JTBC3 분데스리가 ‘새벽방송’ 맡아
MBC스포츠-SPO TV 등 거치며 중계
“체력 길러야 버틴다” 틈나면 운동

스포츠 마니아라면 누구나 한번은 꿈꿔봤을 직업이 있다. 바로 TV 화면에서 내가 좋아하는 축구나 야구를 중계해 주는 아나운서다. 올림픽 현장에서 국민들에게 생생한 금메달 소식을 전해주는 김성주 아나운서에서 야구장을 누비는 ‘야구여신’ 아나운서들까지 그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박기덕(34) 아나운서도 그 중 하나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새벽에 방송을 한다는 것이다. 그는 JTBC3 폭스스포츠에서 분데스리가 생중계를 하고 있다. 유럽 현지 시차 때문에, 대개 한국 시간으로는 자정이나 새벽에 중계를 하는 올빼미족이다. 그렇다고 낮에 쉬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낮에는 스피치 강사로 아나운서 지망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최근 박씨를 만나 주경야경(晝耕夜耕) 생활의 이유와 애환을 jobsN이 물어봤다.


-당신은 누구인가.


“스포츠 아나운서 겸 방송교육자다. 대학(서울시립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후 스포츠 중계를 주로 했고 뉴스 앵커도 했다.”


-스포츠 아나운서가 된 이유는.


“초등학교 때 배드민턴 선수를, 중학교 때 축구 선수를 했다. 하지만 재능의 한계를 느끼고 그만뒀다. 이후 목소리가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목소리를 활용하면서 스포츠에 관련있는 재밌는 일을 찾다가 스포츠 아나운서에 입문하게 됐다.”

출처: 박 아나운서 인스타그램 캡처
tvN 버저비터에 출연한 박기덕 아나운서.

-첫 직장은 어디였나.


“2012년부터 2년간 재직한 MBC스포츠플러스(엠스플)였다.”


-엠스플에서는 어떤 입사 시험을 봤나.


“우선 서류 전형이 있고, 면접 겸 카메라테스트가 있다. 야구에서 선수가 실수를 했을 때 돌발상황을 주고 중계를 시키는 등의 평가를 한다. 이후 프리랜서로 입사했고, 1년이 지나 테스트를 거쳐 전속 계약직으로 신분을 바꿨다.”


-어떤 중계를 맡았나.


“나는 메이저리그와 유럽 축구 챔피언스 리그 중계, KBO 프로야구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더빙을 맡았다. 추신수 선수가 맹활약을 하던 때라 재미도 있었다. 2013년 추신수 선수 신시내티 개막전 중계를 했다. 이 외에도 양준혁 선수의 자선경기, 익산 한국여자야구대회 등을 맡았다. 하지만 회사에서 인정받았던 계기는 사회인야구 중계였다.”


-왜 인정을 받았나.


“2012년 5월 AJ렌터카배 사회인 야구 결승이었다. 중계석 모니터에 화면이 나오지 않았다. ‘사회인 야구라서 모니터를 안 틀어주나 보다’ 하고 바깥에 있는 경기장을 보면서 중계했다. 그런데 중계차에서 난리가 났다. 인이어(in ear) 이어폰을 통해 질책이 쏟아졌다. ‘왜 중계를 똑바로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3회 쯤 지나서 모니터가 고장났다는 사실을 안 선배들이 ‘모니터 안 보이는데 그 정도면 아주 잘 했다’면서 평가를 정정했다.”

출처: 박 아나운서 인스타그램 캡처
JTBC3 FOX SPORTS에서 아시안컵을 중계하는 박기덕 아나운서.

많이 벌 때는 한 달에 1000만원 넘게 벌기도


-이후 전주MBC에 입사했다가 6개월만에 퇴사했는데.


“지상파에서 뉴스를 하고 싶었다. 케이블TV, 그 중에서도 스포츠만 하면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래서 3~4곳 최종면접에 올라갔고, 그중 전주MBC에 합격했다. 방송 뉴스도 좀 하고, 라디오 프로그램을 했다. ‘6시 퇴근길 박기덕입니다’라는 프로다.”


-그런데 6개월만에 다시 프리랜서가 된 이유는.


“부모님 두분이 갑자기 건강이 안 좋아지셨다. 누나는 결혼했고 돌봐드릴 사람이 나밖에 없었는데 전주에서 그게 힘들었다. 서울에서 다시 자리를 잡아야 했다, 내 자리가 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곳저곳에서 스포츠 중계를 하면서 실력을 쌓기로 했다. SPO TV에서 야구·축구 등 중계를 했고, MBC경남에서는 주말에 프로야구 중계를 했다. 티브로드 수원에서 수원 FC 중계를, 아프리카 TV에서는 ‘이스타TV’라는 채널을 통해 유럽 축구 중계를 했다. 많게는 하루에 3곳에서 중계를 한 적도 있다. 원주에서 SPO TV 스페셜 올림픽 중계를 했다가, 판교에 가서 아프리카 TV 축구 중계를 하고, 강남에서 강의를 했다가, 다시 상암동에 가서 SPO TV 야구 중계를 하는 식이다.”


-돈은 많이 벌었나.


“많게는 한 달에 1000만원 넘게도 벌었다. ‘기회가 될 때 다 해보자’는 심정이었다. 일거리는 꽤 많았지만, 불안감도 컸다.”


-스포츠가 아닌 프로그램도 자주 하나.


“BTN 불교TV에서 MC를 5년간 맡아 왔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프로그램인데 당초 ‘보시’라는 이름으로 방영되다가 지금은 ‘생방송 붓다회’라는 이름으로 제작된다.”


-JTBC3 FOX SPORTS에서는 어떤 프로그램을 맡나.


“독일 축구 분데스리가와 동남아계 격투기 ‘원챔피언십’ 중계를 주로 한다.”

출처: jobsN
박 아나운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는 프리랜서라서 시간 날 때마다 다음 방송을 준비한다.

-하루 일과는.


“아침 11시에 학원에 나온다. 오전 강의가 없으면 대개 오후 2~10시 강의를 한다. 그리고 중계가 있으면 상암동 JTBC3로 간다. 분데스리가는 대개 밤 12시반 또는 다음날 새벽 2시반 경기가 많고, 원챔피언십은 오후 8시 경기가 많다.”


-새벽에 중계가 끝나면 집에는 잘 들어가나.


“아내 배에 7주된 아기가 있는 새 신랑이다. 새벽 중계가 끝나면 집에서 쉬고 아내와 이야기한다. 하지만 새벽 4시 중계가 있는데 오전 강의가 있으면, 학원으로 와서 소파에서 몇 시간 자고 바로 일한다.”


-안 피곤한가.


“피곤하다.(웃음) 하지만 내가 선택한 일인데 중계와 강의 둘 다 놓칠 수는 없다. 그래서 틈틈이 운동을 하면서 체력을 다진다.”


-체력 관리 비결이 있나.


“우선 술과 담배를 전혀 하지않는다. 그리고 틈날 때마다 어디서든 운동을 한다. 실내에서도 간단히 할 수 있는 아령이나 스쿼트 등을 한다. 사무실에 아령이 있다. 그리고 목을 많이 써야 해서 물을 많이 마시고 발성연구를 한다.”


-가장 좋아하는 축구선수는.


“바이에른 뮌헨의 정우영 선수다. 올해 시즌 데뷔 경기를 내가 중계했다. 당시 후반에 교체 투입됐는데 충분히 자신의 존재감과 능력을 보여줬다.”


스포츠 아나운서와 뉴스 앵커, 기상캐스터의 차이


박 아나운서는 스포츠 중계 전문가이자 동시에 방송인 교육자이기도 하다. 서울 강남역에 있는 나비스피치 원장을 맡고 있다.


-어떤 사람이 스포츠 아나운서가 될 수 있나.


“스포츠에 관심이 있어야 한다. 팬 기호도 알아야 하는 직업이다. 또한 표현력이 중요하다. 계속 반복해서 슛~, 슛~ 하면 시청자는 지겹다고 생각한다. 또한 시청자들의 수준이 높다. 내 중계가 부족하다 생각하면 바로 시청자게시판에 비판이 올라온다.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출처: 박 아나운서 제공
학생들과 수업 중인 박기덕 아나운서.

-방송인 교육 전문가로서 뉴스 앵커와 스포츠 아나운서, 기상캐스터의 준비 과정상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뉴스 앵커는 정해진 텍스트를 소화해야 한다. 이해를 하고 방송을 하는 것이지, 그냥 읽으면 안 된다. 학생들 중에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무심결에 읽는 친구도 있다. 스포츠 아나운서는 뉴스가 어느 정도 된 사람들이 한다. 돌발상황이 들어오면 방송에 적합한 멘트를 자연스럽게 애드리브로 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사견을 배제한 객관적 멘트여야 한다. 기상캐스터는 아나운서와 비슷하지만 전신이 다 화면에 나오기 때문에 자세와 포즈, 화면터치 등 동선도 신경써야 한다. 그리고 기상 원고를 직접 써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 일부 방송사에서는 기상캐스터도 CG(컴퓨터그래픽) 구성안도 짜야 한다.”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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