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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고 겁나서…요즘은 밥먹을 때도 이어폰 끼고 먹어요”

(스포없음) 스포때문에 칼부림까지...어벤져스가 들춰낸 스포일러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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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벤져스 통해 본 스포일러의 역사
콘텐츠 제작자들 스포일러와의 전쟁
스포해도 실질적 처벌 불가능

“초등학교 교사인 내 친구, 일기장 검사하다가 엔드게임 스포 당했다.”

“영화보기 전 일행이랑 밥을 먹는데 누가 스포할까봐 각자 이어폰 끼고 밥 먹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페이스북 등 SNS 공간에 올라온 스포일러 관련 반응이다. ‘어벤져스:엔드게임’이 역대 최단 기간인 개봉 11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모으고, 역대 외화 흥행 2위에 올랐다. 영화의 인기를 반영하듯, 스포일러와의 싸움 또한 치열하다. ‘예비 관객이나 독자 특히 네티즌들에게 미리 밝히는 행위나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란 뜻의 스포일러는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홍콩의 한 영화관에서 어벤져스:엔드게임 결말을 스포했다가 폭행당한 피해자 모습(왼쪽). 오른쪽은 어벤져스:엔드게임 포스터. 영화가 흥행하면서 스포일러도 증가하고 있다.

출처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영화관 앞에서 음식을 먹다가 영화 결말을 들었다는 사람, 인터넷 기사를 보다가 댓글로 스포를 당했다는 사람, 버스나 지하철에서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스포를 당했다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다른 손님을 위해 식사 중 영화 관련 이야기를 하지 말아달라’는 공지문을 붙인 식당도 등장했다. 홍콩에서는 영화관 앞에서 영화의 결말을 크게 외친 남성이 구타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흥행하는 콘텐츠엔 반드시 따라붙는 스포일러는 콘텐츠 제작자나 소비자 모두에게 골칫거리다. 일각에서는 스포일러를 하나의 사회적 문제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포일러의 시작과 대책에 대해 알아봤다.

영화 스포일러 자제를 부탁한 식당 모습(왼쪽). 오른쪽은 스포일러 당하지 않기 위해 한 경험을 공유한 인터넷 댓글.

출처인터넷 캡처

충격적 반전 있던 유주얼서스펙트가 시초


스포일러라는 용어는 1971년 미국의 코미디 작가인 더그 케네디가 처음 썼다. 케네디는 ‘스포일러’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셔널램푼(National Lampoon) 잡지에 기고했다. 유명 영화를 스포하는 내용이었다. 이후 인터넷 공간에서 두루 사용했다. 인터넷 게시물에 붙는 ‘스포주의’ 등의 문구는 ‘해당 글에는 당신의 영화 감상을 망칠(스포일) 내용이 포함됐다’는 것을 미리 알리는 ‘네티켓(netiquette)’의 일종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자신이 아는 것을 표현하고 남의 것을 망치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구는 끈질겼다. 스포는 끊임없이 존재해왔다. 국내 대중문화계에서는 국내 스포일러의 시작을 스릴러 ‘유주얼서스펙트’가 개봉한 1996년초로 본다. 영화의 반전은 많은 관객에게 충격을 줬고, 관객들은 자신이 아는 반전 내용을 어딘가에서 떠들어댔다. 대표적인 경우가 버스를 타고 가다가 “OO가 범인이다!”라고 외치는 것이다. 실제로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해당 내용을 스포하고 빠르게 사라지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이후 충격적인 반전이 있는 영화 식스센스(1999년 개봉)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


당시까지만 해도 스포일러는 크게 확산하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넷과 SNS가 발달해 더 쉽고 빠르게 의견 전파가 가능해지면서 스포일러는 전방위적으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 인터넷에서 스포츠 관련 기사를 읽다가 남이 남겨놓은 스포에 노출되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게시물 댓글로 스포당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다.

충격적인 반전으로 스포일러도 많았던 두 영화.

출처인터넷 캡처

스포 막기 위한 전쟁 돌입


스포일러는 충격적인 반전 결말이 있는 영화의 경우에 득세한다. 영화 곡성, 부산행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결말이 스포되며 논란이 됐다. 부산행 제작진과 네티즌들은 ‘스포일러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영화뿐만 아니라 예능·드라마 콘텐츠 제작자와 유통사들도 이러한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 전력투구한다. 대표적인 것이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현장에서 탈락자가 나오는 특성상 방청객들의 입막음을 하는 것이 제작진의 주요 숙제다.


‘쇼미더머니’ ‘복면가왕’ ‘나는가수다’ 등의 오디션 프로그램 방청객들은 오디션 결과에 대해 방송 전 비밀을 지키겠다는 서약서에 사인해야 한다. 휴대전화 카메라에는 촬영 스티커를 붙인다. 한 지상파 관계자는 “이러한 방식으로도 스포일러를 막지 못하자 한 서바이벌 방송은 본방송 시간에 출연자들을 따로 불러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급히 편집해 방송 말미에 붙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어벤져스:엔드게임 스포일러 금지 캠페인

출처인터넷 캡처

드라마의 경우 출연자들에게 각각 다른 대본을 줘 출연자도 결과를 알지 못하게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방법도 있다. 드라마 ‘응답하라1994’의 경우 여주인공의 남편이 누가 될 것인지를 놓고 관심이 집중되자, 극 중 등장하는 남자 캐릭터인 쓰레기, 칠봉이, 해태, 빙그레가 모두 자신이 남편이 된 장면을 촬영했다. 제작진이 이러한 촬영본 중 하나를 골라 최종 편집을 한 것이다.


할리우드도 배우나 제작진으로 인한 유출과 스포일러를 걱정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할리우드에서 ‘어벤져스:에이지오브울트론’ 등을 촬영한 배우 수현은 “대본은 앱으로만 접근할 수 있고, 24시간 이내에 봐야 하는 대본일 경우 시간이 지나면 없어진다”고 말했다. 배우의 과실로 내용이 유출될 경우 위약금 이상의 손해 배상을 물어야 한다.

배우 수현이 할리우드에서는 스포를 막기 위해 앱으로 대본을 보고, 배역 노출을 막기 위해 휴식시간에 검은 망토를 입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출처MBC 전지적참견시점 캡처

그럼에도 이어지는 스포일러


스포일러 자제 캠페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스포일러를 방지하는 움직임이 벌어지지만, 스포일러는 현재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미국 NFL 버펄로 빌스 소속 선수인 리센 맥코이는 ‘어벤져스:엔드게임’을 보고 나서 자신의 트위터에 영화의 주요 내용을 암시하는 글과 영상을 올렸다가 팬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맥코이를 평생 마블 영화를 못 보게 해야 한다”, “맥코이를 팀에서 내쫓아야 한다”는 격한 반응도 있다.


스포일러로 칼부림이 난 경우도 있다. 작년 10월 남극 서북쪽 킹조지섬 러시아 벨링스하우젠 연구기지에서 엔지니어 세르게이 사비츠키(56)가 용접공인 동료 올레그 벨로그조프(53)와 말다툼을 하다 흉기로 가슴을 찌른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사비츠키는 당시 프랑스 소설가 브리지트 오베르의 추리소설 ‘마르쉐 박사의 네 아들’을 읽고 있었는데, 벨로그조프가 결말을 폭로한 것도 모자라 범인 정체까지 언급하자 화가 나 벌어진 일이었다.

이 사진엔 스포가 포함돼 있지 않다.

출처리센 맥코이 트위터 캡처

스포 처벌? 사실상 불가능


스포일러를 하면 처벌할 수 없을까. 이에 대한 법무부 해석이 있다. 법무부는 ‘나는가수다’ 스포일러가 횡행할 당시 스포일러의 처벌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법무부는 스포일러 유출이 허위사실 유포 또는 위계에 해당할 경우 업무방해죄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고, 진실한 사실을 유포한 경우라도 민법에 따라 손해배상책임 소송을 당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스포일러가 효력을 발휘하려면 스포되는 정보가 사실이어야 한다. 따라서 허위사실 유포죄를 물을 수 없다. 또 영화나 드라마의 결말 내용을 실제 영상이 아닌 말이나 글로 전할 경우 저작권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영화나 드라마의 줄거리를 글로 써 게시한다고 해도 저작권법을 위반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단 실제 영상을 촬영해 이를 공개한다면 저작권법에 걸린다.

/조선DB

원론적으로 민사상으로는 처벌이 가능하다. 하지만 스포일러를 하지 않겠다고 서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만 구속력이 있다. 아무런 서약 등을 하지 않은 채 영화를 보고 어딘가에서 스포를 했다면 죄를 묻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민사상 처벌을 받으려면 제작자가 스포일러로 인한 물리적, 정신적 피해 금액을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피해 금액을 정확히 산출하기 쉽지 않다. 스포일러로 인해 관람객이 영화보기를 포기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글 jobsN 김성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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