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없이 10초면 끝..홍진영·소녀시대도 반한 초대박 상품

조회수 2020. 9. 29. 10:26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가수 홍진영과 이승환, 소녀시대 효연 등이 찾은 타투. 이 사람이 만들었어요
김남숙 인스턴트타투 대표
간편하게 붙이고 뗄 수 있는 무광 타투 스티커
개성은 드러내고 싶고, 타투는 부담스러운 수요 겨냥

문신, 영어로 타투는 더는 등을 커다랗게 덮는 용이나, 허벅지부터 타고 오르는 장미넝쿨에 머물지 않는다. 어깨나 팔목, 발목, 쇄골 등에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타투를 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한 번 하면 쉽게 지울 수 없는 한계 때문에 타투를 하려면 큰 결단이 필요하다. 2030세대 80%가 타투를 하고 싶어하지만 실제로는 5%만 실행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김남숙(37) 인스턴트타투 대표도 그랬다. 몸에 어떤 무늬를 평생 가져야 하는 것이 두려웠다. ‘처음엔 마음에 들었다가 나중에 질리면 어떡하지.’ 타투를 했다가 받을 수 있는 주위의 시선도 부담스러웠다. 그는 자신과 같은 사람이 많다는 점을 포착했다. 그리곤 2018년 5월 무광 스티커 형태의 일회용 타투를 만드는 ‘인스턴트타투’를 창업했다. 가수 이승환과 홍진영, 소녀시대 효연, 개그우먼 허안나 등이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인스턴트타투 인증 샷을 올리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해 1년도 되지 않은 현재 타투 스티커 10만장을 팔았다. 누적 매출액 5억원이다. 올해 목표는 50만장, 50억원이다.


4월30일 만난 김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누구나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있잖아요. 인스턴트타투를 매개체로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출처: 인스턴트타투 제공
김남숙 대표.

물 안 쓰는 스티커형, 10초 만에 완료


인스턴트타투는 물을 사용하지 않고 10초 만에 피부에 붙이는 패션 타투 스티커를 만든다. 스티커지만 실제 타투와 느낌이 비슷한 것이 특징이다. 한 장에 10~12개의 타투 도안이 담긴 스티커 30가지를 판다. 올 6월이 되면 스티커 종류가 100가지로 늘어난다. 자체 디자인도 있지만 전문 디자이너, 홍대 미대 학생들, 유명 작가와 협업한 도안도 있다.


-시중에 나온 일회용 타투나 스티커 판박이와 다른 점은 뭔가.


“시중에 판매하는 것들은 대부분 물을 사용해 피부에 붙인다. 도안을 피부에 붙이고 뒷부분에 물을 바르는 형태다. 하지만 이런 형태는 도안을 피부에 붙이는 과정에서 막이 형성돼 도안이 반짝거린다. 우리 것은 스티커를 붙이고 손으로 10초간 누르면 끝이다. 반짝이지 않아 더 실제 타투 같다. 한 번 붙이면 물이 자주 닿는 손 부분은 1~2일, 쇄골 부분 등은 4~5일 간다.”

/인스턴트타투 홈페이지 캡처

-현재 타투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전 세계적으로 타투 시장이 성장 중이다. 특히 프랑스 등 유럽은 인스턴트 타투 시장이 크다. 우리 같은 인스턴트 패션 타투 업체는 전 세계적으로 20~30개 정도 있다. 국내 업체 중 브랜드로 인식할만한 곳은 5~6군데다. 국내 업체 중 우리가 검색량 1위, 인스타그램 팔로워 1위다.”


-인스턴트 타투를 하는 주 소비층은 누군가.


“몸에 새기는 타투는 부담스럽지만 타투를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이 주 타깃층이다. 주로 여름휴가 시즌에 수요가 많다. 최근 타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빠르게 변한다고 느낀다. 패션계에서도 타투가 있는 모델이 핵심으로 등장하고, 힙합 음악 등이 인기를 끌면서 사람들이 타투에 대해 좀 더 오픈마인드가 됐다. 타투를 패션이나 뷰티의 연장선으로 느끼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인스턴트 타투 시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인스턴트타투 인스타그램 캡처

잘 나가던 마케터로 10년 활동


김 대표는 서강대 경영학·중문과 00학번이다. 졸업 후 2005년 한국피엔지(P&G)에 입사했다. 마케팅 부서에서 일했다. 그곳에서 브랜드와 비즈니스, 고객과 채널을 이해하는 법을 배웠다. 2009년엔 싱가포르에 있는 아시아 법인으로 가 3년간 일했다. 그는 “그곳에서 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500억원짜리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며 “싱가포르 경험을 토대로 ‘나는 글로벌 프로페셔널, 싱가포르로 출근한다’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마케터로서 싱가포르에서 근무도 하는 등 10년의 경력을 가졌다. 뭘 배웠나.


“브랜드가 정말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다. 일본·인도네시아·인도 등 아시아 국가 사람들은 생활환경과 특성, 관심사가 제각각이다. 하지만 특정 상품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브랜드였다. 필리핀에서는 28세의 나이에 손녀를 안고 있는 여성들이 있는데, 이들은 집에서도 일회용 봉지 샴푸를 사서 쓴다. 한국에서는 목욕탕에서나 볼 수 있는 그 샴푸를 고르는 중에도 브랜드를 따진다. 마케터로 2005~2015년 10년간 일하며 어떻게 사업을 스케일업해서 글로벌화하는지를 배웠다. 그때의 경험이 지금 험난한 스타트업 과정에 큰 도움이 된다.”

출처: 인스턴트타투 제공
직원과 인스턴트 타투 도안을 살펴보는 김 대표(오른쪽).

-피엔지를 왜 떠났나.


“당시 연봉이 인센티브를 포함해 2억원이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난 세상을 바꾸는, 세상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오래전부터 생각했다. 사업을 키우고 브랜드를 키우는 것도 좋았지만 사회적으로는 이 샴푸를 쓰든, 저 샴푸를 쓰든 의미가 적다. 2015년 피엔지를 퇴사하고 1년 반 정도 ‘갭이어(Gap Year)’를 가졌다. 베트남·태국·필리핀 등에 선교여행을 다녔다. 많은 생각을 했다. 처음엔 NGO를 세우려고 했지만, 내가 잘하는 것을 통해 세상을 바꾸자는 생각에 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작은 회사 경험이 필요할 것 같아 2016년 8월 국내 한 화장품 스타트업에 마케팅 총괄(CMO)로 이직했다.”


-창업 계기는.


“미혼이다. 새로운 커뮤니티 베이스를 마련하면 좋을 것 같아서 2017년 6월 공유주거공간 커먼타운에 입주했다. 70평대 아파트에서 7명이 함께 거주하는 형태였다. 이곳에서 김보라 부대표를 만났다. 그는 SSG닷컴 뷰티 MD였다. 매일 밤 패션과 뷰티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번은 김 부대표가 ‘현재 네일 스티커가 잘 팔리는데 다음은 타투 스티커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 조사를 해봤더니 사실이었다. 여름 시즌 인스턴트 타투 검색량이 한 달 10만건이었다. 겨울철 수분크림 키워드 검색량이 4만~5만건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수요가 엄청난 거다. 블루오션이라 판단하고 뛰어들었다. 2018년 4월 법인을 세우고 5월부터 시작했다.”

출처: 홈페이지 캡처
인스턴트 타투 도안

-인스턴트 타투 사업이 꿈꿔오던 세상을 바꾸는 일은 아니지 않나.


“난 다양성이 세상을 발전시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억압된 것들이 많고 할 수 없는 것이 많다. 타투도 마찬가지다. 한번 하면 없어지지 않는 타투의 리스크를 없앤 인스턴트 타투를 통해 사람들이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세상이 되면 더 재미있고 신나고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으로 본다. 다른 사람을 따라 해 예쁘게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정확히 알고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 타투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디자이너들에게 타투 도안을 맡기고 그들에게 저작권료 등을 주는 형태로 수익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사회에 긍정적이라고 봤다.”

/인스턴트타투 홈페이지 캡처

“나보다 오래 사는 브랜드 만들고 싶어”


2018년 6월 김 대표는 다양한 인스턴트 타투 형태 중 물을 사용하지 않는 건식 스티커 형태의 인스턴트 타투를 출시했다. 건식 스티커는 제조 원가가 비싸 당시만 해도 시장 점유율이 낮았다. 그는 “프린트 형식의 인스턴트 타투, 피부 표피층에 염색하는 헤나 등이 있었지만, 진짜 타투와 같은 느낌을 주면서도 컬러 표현을 하기 위해서 건식 스티커 형태를 택했다”고 했다. 피부안전검사를 통과했고 현재 만 6세 이상 용품으로 판매 중이다. 올해 목표 매출액은 50억원이다.


-반응은 어땠나.


“작년 여름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가수 이승환, 홍진영, 소녀시대 효연, 개그우먼 허안나, 방송인 김수미 등 많은 연예인이 우리 제품을 직접 구입해 사용하고 인스타그램 등 SNS에 인증샷을 올리면서 큰 화제가 됐다. 1년도 안 돼 현재까지 10만개 정도 팔렸다. 작년 8월엔 매쉬업엔젤스, 스파크랩 등에서 투자를 받았다. 싱가포르 투자자에게 투자를 받아 올 4월 싱가포르 지사도 설립했다.”

출처: 홍진영·효연 인스타그램 캡처
가수 홍진영(왼쪽)과 소녀시대 효연이 인스턴트 타투를 한 모습.

-현재 확보된 판로는 어느 정도인가.


“현재 공식 홈페이지와 국내 각종 인터넷 쇼핑몰에 입점해 있다. 오프라인은 대림미술관과 남산 피크닉 내 디자인샵에서 판매했다. 뉴욕, 런던, 대만,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도 주문한다. 한국 내 매출은 전체의 40%이고, 나머지가 해외 매출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면세점 등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하고, 미국과 일본, 동남아 시장에서 잘 자리 잡는 것이 우선 목표다. 정해진 도안이 아니라 자신만의 도안을 맡기면 이를 타투 스티커로 만드는 개별 주문 제작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 인식과 매출, 아티스트와의 협약 측면에서 넘버 1이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난리가 난 K뷰티와 접목해 성장하는 가치 있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다. 나보다 오래 사는, 내가 죽어도 소비자의 사랑을 받으며 지속 성장하는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


글 jobsN 김성민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