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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분양대행 사장→신문 배달→아우디 딜러..지금은?

조회수 2020. 9. 18. 15: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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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막내, 분양대행사, 수입차 딜러 거쳐 면허용 시뮬레이터 사업 일굽니다
정재헌 제이에프 파트너스 대표
시뮬레이터 운전면허 연습장 가맹 사업
“시뮬레이터로 면허 따는 사람들 앞으로 더 늘어날 것”

일반적으로 학원에 등록해서 운전면허를 따려면 100만원 가까운 돈이 든다. 기능시험이나 주행시험에서 몇 차례 낙방할 때 내는 추가 비용을 포함한 금액이다. 금액이 높다보니 최근에는 이의 반값 정도인 시뮬레이터 운전면허 연습장을 이용해 면허를 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014년까지만 해도 시뮬레이터로 연습을 해 운전면허를 따는 비율은 전체의 1%에 불과했지만 최근엔 6%까지 상승했다.


시뮬레이터 운전면허 연습장 중 최근 주목을 받는 곳이 있다. 서울 도봉구 면허시험장 앞과 강남 면허시험장 앞에 있는 ‘고수의 운전면허’다. 4.5년의 업력을 지닌 고수의 운전면허는 올해 대한민국소비자대상을 받았다. 1년에 1700~2000명이 이 곳의 시뮬레이터로 운전 연습을 하고 면허를 딴다. 고수의 운전면허는 제이에프 파트너스라는 회사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올해 30살인 정재헌 대표가 이끈다. 4월15일 서울 강남 고수의 운전면허 매장에서 만난 정 대표는 사업에 대한 확신을 보였다. “VR산업이 발달하면서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운전면허 취득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봅니다.”

출처: jobsN
정재헌 대표.

분양대행으로 돈 벌었다가 쪽박


정 대표가 처음부터 사업을 할 생각은 아니었다. 그의 원래 꿈은 배우. 고등학교 때 공부 대신 직업반을 택해 한림대안학교(지금의 한림예고)를 2년간 다녔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대학로 연극판에 뛰어들었다. 김태수 연출가가 창단한 극단 완자무늬에서 막내 생활을 하며 ‘아들’ 등의 단역 중의 단역을 맡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듬해인 2008년 해병대에 입대했다. 그는 “연기를 하고 싶었지만 녹록치 않았다. 먼저 돈을 벌고 나중에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군대 제대 후 아파트 분양대행사에 입사했다. 구미, 일산, 부산 등 지방 사업지를 돌아다니며 아파트 미분양 처리를 맡았다. 그는 “계약 성사 건수로 인센티브를 받는 형태로, 1년만에 1억원을 벌었다”고 했다.


2012년 기세를 몰아 분양대행사를 차렸다. 소속돼 있던 분양대행사가 철수한 지방 사업장을 맡았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 “조치원의 1500가구 규모의 미분양 아파트였어요. 직원 50명을 끌고 내려갔는데 마침 세종시에 대규모 신규 아파트 분양이 쏟아지며 미분양을 털지 못했죠. 손을 뗐을 때 9000만원 가까운 빚이 남았습니다.”

출처: 정 대표 제공
배우 지망생 당시의 정 대표(왼쪽). 오른쪽은 아우디 딜러 시절.

기존 시뮬레이터와 차별화 모색해


정 대표는 우유배달, 신문배달 등을 하며 빚을 갚았다. 강남의 한 빌딩 바닥공사 현장에서도 일했다. 2014년 한 해 동안 닥치는 대로 일했다. 정신을 어느 정도 차린 후인 2015년엔 아우디 서초전시장 딜러로 입사했다. 그는 “한번은 실패했지만, 사람을 만나고 영업을 하는 것엔 자신있었다”고 했다. 그는 한 달에 3~8대의 수입차를 팔았다. 아우디 서초전시장 소속 판매 딜러 50여명 중 10위 정도를 유지했다고 했다.


당시 정 대표의 아버지는 게임 개발 회사 대표직을 내려놓고 노후 대비로 도봉운전면허시험장 앞 서울 노원구에 운전면허용 시뮬레이터 연습장을 차렸다. 정 대표는 휴가 중 아버지 일을 거들 겸 매장을 둘러봤다. “영업 상태가 처참했죠. 마케팅도 전혀 안된 상태였고요. 당시 매장 월 매출이 마이너스 600만원이었어요. 안타까운 마음에 마케팅 부분을 거들어드렸는데 효과가 좋았습니다. 가족의 권유로 딜러 일을 접고 운전용 시뮬레이터 사업을 키우기로 결심했죠.”


그는 기존 운전연습용 시뮬레이터와는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미 전국엔 50여군데의 면허 취득 시뮬레이터 연습장이 있었다. “먼저 국가운전면허 시험장의 기능과 도로주행 코스를 똑같이 구현한 기계를 개발했어요. 또 차량에 시동을 걸 때나 방지턱을 오를 때 등 운전석에 전해지는 진동을 시뮬레이터에서도 느낄 수 있게 보완했습니다.”

출처: jobsN·제이에프 파트너스 제공
고수의 운전면허 강남점(왼쪽)과 올 3월 대한민국소비자대상 수상 당시의 정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 모습.

“시뮬레이터가 실제 운전보다 어려워”


그는 도봉에 이어 작년 3월 강남면허시험장 앞에 고수의 운전면허 2호점을 냈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기 위해 제이에프 파트너스라는 회사도 차렸다. 그는 “기술 고도화와 브랜딩을 거치느라 시간이 지체됐다”며 “올해 전국에 50개의 가맹점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시뮬레이터로 운전 연습을 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까. 직접 시뮬레이터에 앉아 운전대를 잡았다. 18년 동안 해왔던 실제 운전과는 느낌이 달랐다. 하지만 몇 초 되지 않아 화면에는 ‘실격’이라는 문구가 떴다. 정 대표는 “실제 차에 탔을 때 느껴지는 진동, 바람 소리, 속도감 등이 없어 오히려 시뮬레이터로 운전하는 게 더 어렵다”며 “시뮬레이터로 시험에 합격하는 안전 주행법을 익히면 시험장에서 실제 차량을 탈 때 오히려 더 쉽다는 회원들이 많다”고 했다.

출처: jobsN
정재헌 대표.

고수의 운전면허는 입소문이 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정 대표는 “아이돌 그룹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나 몇몇 연예인들이 회원으로 등록해 연습 중”이라며 “평균적으로 우리 시뮬레이터로 15시간 연습하면 합격하는 것으로 나온다”고 했다. 그는 100% 합격보장제를 내걸었다. 자신감이다. “일반 운전면허 시험장의 반값 정도의 가격으로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세부 반복 숙달해 합격률을 높여요. 회원 합격률이 중도 포기자를 포함해 92%에 달합니다.”


작년 매출은 강남점 1곳에서 3억6450만원이 나왔다. 올해는 매장당 매출액 목표를 5억4000만원으로 잡았다. 그는 올해를 사업 확장의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 “올해 가맹점을 확대하고, 국내에서 자리잡은 후 중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입니다. 수준 높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계 개발과 업그레이드에도 투자를 지속할 방침입니다.”


글 jobsN 김성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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