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난리, 러브콜 쇄도..제가 그 '천재 소녀'입니다

조회수 2020. 9. 21. 17: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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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난리 난 색감 천재 사진작가

“동화 같은 사진, 색감 천재, 환상적이다.”


사진가 무궁화소녀(본명 박수연)의 사진에 따라오는 말이다. 주변 사람들을 찍어 SNS에 올린 사진들이 점점 인기를 끌면서 화제가 됐고, 여기저기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방탄소년단(빅히트), 다비치(CJ ENM), 백아연(JYP), 가인·민서(미스틱), 신화(신화컴퍼니) 등이 모두 그의 렌즈에 담겼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지인 한 명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로부터 사진을 배운 적도 없다. 경험으로 익히면서 지금의 자리에 왔다.

무궁화소녀의 사진은 개성이 뚜렷하다. 빨간색과 청록색 등 화려한 색감, 클로즈업한 모델의 얼굴을 둘러싼 오묘한 빛. 사진은 그의 이름처럼 꼭 무궁화를 닮았다. 전체적으로 빈지티하면서도 몽환적이다.


“어렸을 때부터 혼자 상상에 빠지는 걸 좋아했어요. 길을 걷다가 발견한 것에 의미 부여하길 즐겼고요. 어느 날 무궁화 꽃을 발견했는데, 그동안 교과서에서 애국의 이미지로 배우던 것과 달랐어요. 여러 색감이 섞인 색깔, 영원이라는 꽃말을 가졌으면서 피고 지고 반복하는 것에 매력을 느꼈죠. 무궁화 꽃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에 무궁화소녀란 이름을 지었습니다.”

가수 가인

무궁화소녀를 찾는 사람들은 그의 사진도 좋아하지만, 무엇보다 그의 카메라에 담기고 싶어 한다. 그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500GB와 1TB 용량의 외장 하드 두 개가 꽉 찰 정도로 사진을 찍어왔다. 메일을 통해 촬영 의뢰를 받는데, 사람들의 사연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무궁화 작가의 사진으로 자신을 재발견하고 싶다는 것이다.


“처음엔 의뢰가 들어오는 대로 촬영을 진행했는데, 점점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지더군요. 그래서 메일로 온 사연 위주로 진행해요. 일이 잘 풀리지 않는데 사진을 통해 날개를 펼치고 싶다는 사람, 자존감이 낮은데 자신을 사랑하고 싶다는 사람도 있어요. 그분들께 사진으로 도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림 좋아하던 애니메이션 전공생

BTS 지민

그는 초등학생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즐겼고, 대학에서는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그림과 비슷해서 매력을 느끼게 된 사진은 말 그대로 취미였다. 학교 과제를 하다 교수님으로부터 “신기한 재능이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사진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그림을 그리면서 일로서 계속할 수 있을까, 한계를 느끼던 때였어요. 주변 친구들을 특별하게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촬영을 시작했죠. 낙서하듯 자유롭게 사진을 찍었어요. 그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사진도 더 많이 찍게 됐습니다.”

오마이걸 유아

사진 공부는 대학에서 3개월 정도 사진 실습을 배운 게 전부였다. 휴학 후 1년간 반명함, 여권 사진 등을 촬영하는 스튜디오에서 일하며 사진 촬영, 조명 등을 전반적으로 배웠다. 손님들로부터 “꼭 이 분이 찍어주셨으면 좋겠다”고 지명당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자신감도 쌓였다. 졸업 후 자아실현과 생계유지 수단으로 사진을 택하고, 2015년부터 개인 화보 의뢰를 받기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반응이 좋았다. 일주일에 5일 촬영 일정이 꽉 찰 정도였다.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의뢰가 오고, 내로라하는 스타와 작업하기 시작했다.

가수 민서

“아티스트의 새로운 면을 발견해줬으면 좋겠다”며 연락 온 가수 민서가 그 시작이었다. 그는 “민서가 오히려 저를 많이 챙겨주고 스스럼없이 대해줬다”고 회상했다. 가인, 다비치, 백아연, 신화, 오마이걸, 이달의 소녀 등이 그와 함께 작업했다. 그는 특히 방탄소년단 지민, 정국과의 촬영이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냉방시설 하나 없는 폐건물과 큰비가 내리던 야외에서 진행했어요. 열악한 환경이었는데 배려와 존중을 보여줘서 감사했어요.”


내 사진은 ‘당신은 아름답다’고 말합니다

의뢰받은 사진 촬영은 낯선 이들과의 작업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작업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느냐고 묻자, 그는 “촬영은 늘 힘들고, 그래서 그때마다 노력한다”고 말한다.


“저는 낯을 가리고 긴장도 많이 하는 성격이에요. 하지만 촬영을 진행할 땐 현장을 리드해야 하는 감독이잖아요. 사람을 편안하게 해준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고, 그래서 온 신경을 다 쏟아부어요. 결과적으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촬영이 진행되면 정말 보람 있죠.”


그가 주목하는 건 뻔한 아름다움이 아니다. 관심받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게 되는 풍경과 대상에 더 눈길이 간다.

명화시리즈

“파리에 갔는데, 무엇을 찍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다 아름답고 잘 꾸며져 있어서요. 그런데 한국으로 돌아와 무법천지처럼 마구 자란 나무들을 보면서 보여줄 수 있는 게 더 많다고 느꼈어요. 아름답게 꾸민 것보다 아무렇게나 놓인 것을 제 시각으로 담아냈을 때 더 보람 있어요.”


그는 사진을 찍을 때 찍히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피사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사진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를 파악하려 노력한다.


“예전엔 ‘내 색을 보여줄 거야’ ‘이 사람들에게서 보이지 않던 부분을 내가 끌어내겠어’ 하는 생각으로 접근했어요. 제 입장에서 지시를 했죠. 하지만 경험이 쌓일수록 피사체를 편안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사진은 피사체에게 상처를 주기도, 힐링을 주기도 해요. 빛에 따라 결이 달라지거든요. 사진을 통해 ‘당신은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글 jobsN 김가원

사진 jobsN 서경리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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