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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어디 다니는데 너는…" 이런 시선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구두 만드는 여자, 어퍼이스트 김지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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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구두 쇼핑몰 '어퍼이스트' 창업한 김지수 대표 인터뷰

Creating Contents Building Business

요즘 청년들이 창업 아이템으로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인터넷 쇼핑몰이다. 하지만 쇼핑몰은 이미 포화상태. 남들과 구분되는 ‘차별화’가 없으면 좀처럼 살아남기 힘들다.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홀로 여성 구두 쇼핑몰 ‘어퍼이스트(UPPEREAST)’를 창업한 김지수(30) 씨는 시행착오를 극복한 끝에 창업 5년이 지난 지금 쇼핑몰을 통해 연간 3만여 켤레의 구두를 판다. 특별한 사무실 없이 집에서 아이를 키우며 재택근무를 하는 그를 만나 쇼핑몰을 성장시킨 과정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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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쇼핑몰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돌이켜보면 대학생 시절부터 열정이 넘쳤던 것 같아요. 무언가를 계획하고 달성해서 꼭 성공하고 싶었던 마음이 컷어요. 이화여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는데, 1학년 때부터 기업에서 진행하는 인턴십이나 이벤트에 계속 원서를 내고 참여하기 시작했어요. 기업은행 홍보대사도 했었고, SK텔레콤에서 주최하는 UCC 공모전에서 입상하기도 했어요. 외국계 패션 브랜드 베네통에서 인턴도 했습니다. 그런데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해보니 기업의 탄탄한 조직은 동경의 대상이었지만, 내가 기획해서 아이디어를 상품화하는 위치까지 올라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았어요. 그래서 고민 끝에 취업에 도전하는 대신 직접 사업을 시작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 창업 아이템으로 구두 쇼핑몰을 선택한 이유는.

“제가 워낙 온라인 쇼핑을 즐겼어요. 저렴한 물건을 이리 저리 비교해보면서 살 수 있는 매력이 있어서, 옷과 신발은 모두 쇼핑몰에서 구입했죠. 택배 박스가 집 앞에 매일 서너개 씩 왔을 정도였으니까요. 용돈 받고 아르바이트로 벌었던 돈 대부분을 온라인 쇼핑에 썼던 것 같아요. 부모님께 많이 혼나기도 했어요. 창업을 결심했을 때, 제가 가장 친숙하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온라인 쇼핑몰이 먼저 떠올랐어요.


그래서 무엇을 팔까 시장조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옷을 파는 쇼핑몰은 이미 포화상태인데다가, 유니클로나 H&M 같은 대형 브랜드가 나와 의류 계통 온라인 쇼핑몰의 하향세가 뚜렷했어요. 그런데 대형 브랜드 내에서 신발 제품은 유독 라인업이 약했어요. 천으로 만든 신발 위주로 저가 제품들만 판매하고 있었어요. 의류와는 다르게 신발은 대형 브랜드 제품이 인기가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죽 재질의 구두를 선호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백화점의 비싼 구두와 저가형 구두의 중간 정도 가격으로 품질 좋은 가죽 구두를 파는 쇼핑몰로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물류창고에서

출처김지수씨 제공

- 처음 쇼핑몰을 창업할 때의 스토리가 궁금하다.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인터넷 쇼핑몰을 만들고 처음에는 동대문 도매 시장에서 괜찮은 디자인의 신발들을 떼어다가 쇼핑몰에서 팔기 시작했어요. 동대문에 있는 공유 오피스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배송직원 한 명을 고용해 운영하기 시작했죠. 그런데 도매 시장에서 물건을 떼어 팔다보니 판매량이 늘어도 수익이 늘지 않았어요. 첫 해에는 적자였습니다. 그러다 2년차에 구두를 직접 제작해서 팔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동안 판매해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떤 제품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지 파악할 수 있었어요. 우선, 인기가 많았던 상품들의 장점을 모았어요. 거기에 편안한 신발을 만들고 싶은 제 아이디어를 더해서 구두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제품 경쟁력을 위해서 저렴하면서 품질 좋은 가죽 원단을 찾아다녔고, 솜씨 좋은 구두 제작 공장을 발굴하기 위해 부산까지 내려갔어요. 부산의 한 공장과 생산 계약을 맺고 신제품을 기획하고 디자인해서 본격적으로 쇼핑몰에 내놓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점점 매출과 수익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 청년들이 창업할 때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초기 자본금인데, 어떻게 마련했는지.

“청년들이 창업을 하면서 초기에는 부모님께 도움을 받기도 하는데, 저는 부모님께 일체의 지원을 받지 않았어요. 부모님이 취업 대신에 사업을 시작하는 것에 무척 반대하셨거든요. 반대를 무릅쓰고 제 뜻대로 벌이는 일이라 도와달라는 말을 하기 싫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운영 자금을 벌기 위해 투 잡을 뛰었어요. 이익을 낼 때까지 쇼핑몰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돈이 필요했거든요.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영어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오전에는 유치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오후에는 쇼핑몰 사무실에서 일했습니다. 청년 창업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요. 중소기업청에서 지원하는 청년창업자금 지원도 받았고, 모교인 이화여대 산학협력단에서 지원하는 자금도 받았습니다. 큰 돈은 아니었지만, 초기에 쇼핑몰이 자리 잡는데 큰 도움이 됐어요.

- 요즘 쇼핑몰은 ‘차별화’가 없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어떤 점을 부각시키려고 노력했는지.

“일상에서 항상 즐겨신을 수 있는 구두를 만들고 싶었어요. 한 번 사서 신다가 그 구두가 닳으면 똑같은 걸 다시 사서 신을 정도로 편안한 구두를 목표로 디자인하고 기획하기 시작했어요. 화려함 보다는 편안함에 초점을 맞췄죠. 심플한 스타일의 가죽 구두를 디자인했습니다. 색상도 블랙, 화이트, 베이지 중심으로 만들었어요. 실제로 조사해보면 여성 구두의 80%가 블랙이에요. 신발은 옷과는 다르게 하나를 사도 모든 옷에 다 어울려야 한다는 심리가 있거든요. 화려한 구두는 사진이 예뻐서 쇼핑몰에서 보기에는 좋아보이지만, 거의 팔리지 않아요. 구두 가격도 5~6만원 선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을 낮췄어요. 그래서 2~30대 직장인들이 주요 고객이에요. 실제로 한 번 산 구두를 일상화로 신다가 낡으면 다시 구매하는 분들이 무척 많습니다.”


- 중저가 제품으로 공략하려면 마진이 중요할 것 같다. 생산비를 줄이기 위해 어떤 방법을 썼는지.

“질 좋은 가죽 원단을 사용하면서 5~6만원의 가격을 맞추기 위해서는 공장에서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을 낮추는게 관건이었어요. 공장에서 생산비를 줄이면 그만큼 더 좋은 원단을 쓸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의 공장을 알아봤습니다. 사업하는 분의 소개로 실력 좋은 중국 공장을 소개받아 그곳에서 생산해보니, 정말 생산 원가가 절반 이하로 줄었어요. 최근에는 중국의 생산비가 점점 올라가서 베트남으로 공장을 옮기는 중이에요. 베트남 공장은 품질이 좋으면서도 생산비가 중국의 절반 수준이에요. 베트남 현지에서 매니저를 고용해서 실시간으로 품질을 체크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재택 근무하는 모습

출처김지수씨 제공

- 쇼핑몰 매출 규모가 어느정도인지.

“처음 창업을 했을 때 첫 해 매출이 1억이 조금 넘었어요. 적자였죠. 그러다가 직접 구두를 만들어서 팔기 시작하자 연 매출이 4억을 넘었어요. 그 후 계속 매출이 늘면서 작년에는 17억 수준으로 올라갔습니다. 작년에 3만여 켤레의 구두를 판매했어요. 올해 매출 목표는 30억원입니다.”


- 쇼핑몰 규모가 커지고 있는데, 몇 명의 직원이 일하는지. 각자 맡은 역할도 궁금하다.

“저를 포함해서 다섯 명이 함께 일해요. 고객 상담을 세 분이 맡고 있고, 웹 디자이너 한 분, 그리고 제가 나머지 일들을 처리합니다. 상품 기획과 디자인, 구두 제작을 주문하고 물류 체크까지 제가 맡고 있어요. 특징이 있다면 사무실 없이 모두 각자의 집에서 재택근무를 한다는 점이에요.”


- 한 달에 2~3000 켤레씩 주문이 들어오는데, 소수 인원으로 재택근무가 가능한가.

“창고와 물류 관리가 가장 인력이 많이 필요한 부분인데, 3자 물류(3PL)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어요. 물류부문을 물류전문업체에 아웃소싱해서 물류에 들어가는 비용과 노력을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가산디지털단지에 있는 물류센터와 계약해서 매월 일정의 비용을 지불하고 재고 관리와 배송 대행을 하고 있어요. 전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배송 주문을 보내면 물류센터는 바로 송장을 뽑아서 배송을 보내주는 시스템이에요. 그리고 회사 운영을 위해서 저를 포함해 모든 직원들은 한 달에 두 번 정도 모여서 전체 회의를 해요. 그 외에는 사내 메신저나 전화를 통해서 모든 업무를 처리합니다. 저도 그렇고 직원 중에 아이를 키우는 주부가 많아서 이런 시스템의 재택근무가 생활하는데 훨씬 편리하고 효율적이에요. 직장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서 대부분 오랜 시간 함께 일해오고 있습니다.”


- 혼자 처리해야할 일들이 많은 것 같다. 쉬는 날이 없을 것 같은데.

“상품 기획이나 디자인, 생산 주문 및 물류 체크를 도맡아 하다보니 쉬기가 힘들어요. 일을 잘 놓지 못하는 제 성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딜 가든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일 할 수 있으니 일을 놓기가 쉽지 않아요. 최근 2년 간 휴가 없이 일해왔던 것 같아요. 멀리 갈 수가 없어서 가족과 함께 인근 호텔로 호캉스를 갔던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도 노트북을 들여다보며 일하는 저를 발견하고 가족들이 웃음 짓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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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있었다면.

“대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쇼핑몰을 시작했을 때, 저를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선이 가장 힘들었어요. 다른 친구들은 기업에 취직하고 자리 잡기 시작했는데, 낮에는 알바하고 오후에는 쇼핑몰 일을 했습니다. 게다가 적자에 허덕였죠.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스스로 정신적으로 버티고 이겨나가야 할 부분이었습니다. 쇼핑몰 사업이 자리를 잡은 이후부터는 일과 휴식의 경계가 없어져서 아쉬워요. 쇼핑몰 운영하는 게 제 생활이 돼버렸거든요”


- 그래도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표정이 무척 신나 보인다. 지금 하는 일에 만족하는지.

“지금 하는 일이 무척 행복해요. 상품을 기획하고 제품을 만들고 소비자의 반응까지 확인하는 일련의 과정이 온전히 제 일이니까 성과에 대한 만족도가 무척 큽니다. 직업 만족도 만점이 100점이라면 스스로 99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만점에서 1점 모자란 이유는 사업하며 겪는 고충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그만큼 재밌게 일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 꿈이 있다면.

“일을 하면서 대박 보다는 사업의 지속성에 더 가치를 두고 싶어요. 우리 쇼핑몰에서 구입한 구두를 닳도록 신고나서 또 다시 비슷한 신발을 구매하는 고객들을 보면 그렇게 기분 좋을 수가 없어요. 그만큼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고, 꾸준히 찾아주는 고객을 만들었다는 의미거든요.


지금 회사를 운영하는 시스템도 마음에 듭니다. 직원들이 대부분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이에요. 아이 있는 사람들끼리 재택근무하며 협업하는 시스템이 무척 정겹고 서로 육아에 있어서 배려해주는 경우도 많아요. 경력 단절 여성이나 주부들의 경제활동 참여 측면에서 뿌듯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제가 이 일을 오래 하고 싶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글·사진 jobsN 오종찬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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