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고 올리면 끝..강남과 인천의 교육격차 느끼고 만들었습니다

조회수 2020. 9. 21. 17: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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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인천 격차 줄이고 싶어 시작한 스타트업
매스프레소 이용재 대표
7분 만에 문제 풀어주는 앱 콴다
교육격차 줄이는 회사 될 것

스마트폰 앱을 켜 대화방에 수학 문제를 찍어 올린다. 7~8분이 지나자 풀이와 함께 답이 올라온다. 어떤 문제는 15초 만에 올라오기도 한다. 풀이 과정을 모르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추가로 질문할 수 있다. 누적 이용 수 1억2000여건, 다운로드 수 220만건을 기록한 이 앱은 콴다(QandA)다. 삼성벤처투자,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에서 60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콴다는 질의응답을 뜻하는 Q&A를 풀어서 읽은 것이다.


콴다는 기술로 교육 격차를 해결하는 스타트업 매스프레소에서 만들었다. 2015년 지역 간 교육격차에 공감하는 서울대학교 동문 4명, 이용재(27)공동대표, 이종흔(27)공동대표, 정호재(27)이사, 정원국(28)CTO가 뜻을 모아 시작했다. 그중 이용재 대표를 서울 연남동 사옥에서 만났다.

출처: jobsN
매스프레소 이용재 공동대표

강남과 인천 교육 격차 느끼고 뭉쳐


뇌 연구를 하고 싶던 이용재 대표는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에 진학했다. 그러나 국내에는 인프라도 부족하고 의사가 아니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교수님 조언에 진로를 바꿨다. IT 스타트업이 눈에 들어왔다.


"당시 스티브 잡스의 혁신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고 기술로 세상이 변하고 있었습니다. 기술에 매력을 느끼고 기술발전에 기여를 해 세상이 좋은 쪽으로 변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연합전공으로 벤처경영학과를 수강하면서 성공하거나 실패했던 창업 선배 이야기를 들으면서 결정을 굳혀나갔습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친구였던 이종흔 대표와는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였다. 어느 날 이종흔 대표가 강남에서 과외를 할 때와 인천에서 할 때 느낀 점을 털어놨다. "종흔 대표가 강남에선 한 학생에 최소 2~3명의 개인 선생님이 붙는다고 하더군요. 개념 적립, 문제 풀이, 질의응답 이 세 가지를 다 다른 선생님이 하는거죠.


반면 인천에서는 이 모든 역할을 한 명이 해요. 수학뿐 아니라 진로 상담도 해주길 바라는 학부모도 많다고 합니다. 같은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언제나 물어볼 사람이 있는 학생과 아닌 학생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어요. 이 문제를 듣고 기술로 해결해보고 싶었습니다."

매스프레소 홈페이지

매스프레소 시작…데이트하다 문제 풀기도


사용자가 언제 어디에 있든 수학 문제를 찍어서 올리면 인공지능이 문제를 풀어주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2015년 1월 매스프레소 창업을 위해 정호재 이사와 정원국 CTO까지 모두 모였다. 엔젤투자와 4명이 조금씩 모은 자본금 1억5000만원으로 서울 연남동 지하에 사무실을 마련해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16년 11월 선생님들이 직접 문제를 풀어주는 앱, 콴다를 개발했다. 이용자가 문제를 올리면 4명이 직접 문제를 풀고 풀이를 사진으로 찍어서 올렸다. 어디서나 펜과 노트를 들고 다녔다. 운전하다가 갓길에 차를 세우고 문제를 풀었다.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다가도 알림이 오면 문제를 풀어 올렸다. 주말엔 시간별로 돌아가면서 당직을 섰다.


"이렇게 기계에 학습할 문제 데이터를 쌓았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양이 많아지자 문제를 풀 인력이 더 필요했습니다. 검증된 선생님들을 모았고 질문 난이도에 따라 다르지만 학생들에게 한 문제당 500원을 받고 진행했어요. 이용자가 늘어 지금은 2만명의 선생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직접 풀어주다 보니 장난을 치는 학생도 많았다. 정말 어려운 문제를 구하거나 이상한 사진을 올리는 사람도 있었다. 이대표는 "사진은 무시했고 어려운 문제는 국제 수학올림피아드에서 수상한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고 말했다.

출처: 메스프레소 제공
학생이 물어봤을 때 선생님이 직접 풀어주는 서비스로 시작했다.

수학 문제 인식하는 인공지능 기술 도입


공동대표와 선생님들이 직접 문제를 풀면서 데이터를 쌓는 동시에 인공지능 검색 엔진을 개발했다. 한글이나 영어 등 텍스트를 인식하는 기술은 많았지만 수식을 인식하는 건 없었다. 광학적 문자인식(OCR)을 통해 사진 안에 있는 글자와 수식을 따로 골라내 인식을 하도록 만들었다. 인공지능이 인식한 것을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것과 매칭해 보여줬다.


"손으로 푸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또 학생들이 질문하는 문제의 유형이 겹칠 때도 있고 똑같은 문제를 물어볼 때도 있죠. 인공지능이 문제를 인식해 직접 풀어주거나, 똑같은 문제일 경우 데이터에서 이미 풀었던 답과 풀이 과정을 올려주도록 했습니다."


2017년 4월 베타 서비스를 출시했다. 인공지능이 인식하지 못하거나 어려운 문제는 여전히 직접 풀어야 했다. 그래도 75~80%는 그동안 쌓은 데이터 안에서 해결할 수 있었다. 같은 해 10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학생뿐 아니라 부모님과 학원 선생님도 사용한다. "부모님들은 자녀들이 물어볼 때 유용하게 쓰고 있다고 합니다. 또 학원에서 협업을 제안하기도 해요. 지방에 있는 학교나 학원 선생님들은 쓰고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출처: 매스프레소 제공
인공지능이 문제풀이와 답 데이터를 갖고 있는 경우 데이터에서 검색 후 보여준다.

투명하고 효율적인 교육을 위해 일할 것


콴다는 작년 말 그리고 올 3월에 영어권 국가와 일본에 진출했다. 해외 시장 조사를 위해 영어 서비스를 출시했다. 언어를 인식하는 기술은 있지만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문제를 풀 수 있는 선생님이 필요했다. 인도 IIT를 떠올렸고 연구실 연락처를 알아내 서비스를 소개하고 직접 섭외했다. 섭외된 현지 선생님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져 더 많은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이후 한국과 교육 시스템이 비슷한 일본에도 출시했다. 현재 월간 활성 사용자 100만명 중 약 22만명이 일본과 영어권 국가에서 이용 중이라고 한다.


작년 12월에는 아시아·태평양 서밋에서 ‘AI를 통한 사회기여 사례’ 발표자로 초청받기도 했다. 한국 스타트업 중에는 유일했다.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다 보니 이런 기회가 소중합니다. 대부분 국가에서는 우리가 무슨 회사인지도 모르는데 발표를 통해 회사를 알릴 수 있어 좋습니다. 또 평등한 교육을 위해 일하는 만큼 사회적 가치에 대해 말하는 행사에 초청을 받았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문제의 답만 베끼는 학생 등 악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대표는 “중학생 초반까지는 이런 문제가 있다”면서 “설문을 하면 고등학생 친구들은 베껴봤자 자기 손해라고 모르는 문제를 해결하는 용도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답을 베끼고 숙제를 하는 용도로 앱을 사용해도 모르는 개념을 정립하도록 도와주도록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정말 풀이 과정을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응용문제를 제시해 풀도록 하거나, 며칠 뒤 다시 풀어보도록 알림을 보내는 등 다양한 방법을 논의중입니다.”


이런 매스프레소의 목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교육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시간이 흐를 수록 교육도 기술과 데이터 중심으로 바뀔 것입니다. 이 시장에서 변화를 이끄는 플랫폼이 될 겁니다. 또 처음 창업을 결심했던 것처럼 투명하고 효율적인 교육위해 힘쓸 것입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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