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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내시'로 유명했던 그, 돌연 개그맨 그만두고 선택한 놀라운 일

조회수 2020. 9. 21. 17: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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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내시'로 사랑받던 개그맨이 부산에서 벌인 일은?
김영민 프로덕션 김영민 대표
콘서트, 축제, 공연 기획
끊임없이 변화 추구하며 연구할 것

'음악감독→개그맨→프로덕션 대표.'


한때 '폭소클럽'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던 ‘이 사람’. 개그 매력에 빠져 개그맨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이후 다양한 활동을 했지만 결정적으로 개그콘서트 '감수성'에서 내시 역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국민내시’라는 별명으로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이 사람은 바로 김영민(38)씨다.


그러나 그는 어느 날 브라운관에서 모습을 감췄다. 2015년 문화와 교육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김영민 프로덕션'과 함께 나타났다. 현재 부산에서 행사와 공간 위탁 운영을 하고 있다. 자신의 월급을 기부하면서까지 지역문화 성장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출처: 김영민 프로덕션 제공
김영민 프로덕션 김영민 대표

개그맨 관두고 문화경영 경험 쌓으러


-원래 꿈이 개그맨이었나.


"기타 치는 아버지, 국악인 누나 사이에서 크면서 당연히 음악을 해야 하는 줄 알았어요. 음악을 전공했고 대학교 졸업 후 폭소클럽에서 음악감독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개그 매력에 빠져 개그콘서트에 도전했습니다. 운이 좋게 감수성이라는 코너에서 사랑을 많이 받았죠."


-개그맨을 그만두고 소극장 경영을 시작했다.


"저는 기본이 없는 개그맨이었어요. 그런 자리에서 과분한 사랑을 누릴 기회는 여기까지라고 생각해 다음을 준비했죠. 또 제가 가진 전문성으로 사회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전문성을 쌓고 경영을 배우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할수록 공공문화사업 쪽에서 더 큰 비전을 봤습니다. 쉽게 말해 지역문화를 발전 시키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지역에서 문화가 만들어지면 지자체, 시민사회 등 다양한 조직과 연계해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김영민 프로덕션을 설립한 건가.


"김영민 프로덕션은 문화와 교육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만나는 모임이었어요. 저는 문화에 관심이 많았고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는 (김)재희는 사범대학교를 졸업해 교육 쪽에 관심이 많았죠. 시사나 정책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러다 고민하는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보자고 했던 게 김영민 프로덕션의 출발이었습니다. 2015년에 정식으로 시작했죠."

출처: KBS 유튜브 캡처
개그콘서트에 출연했던 모습

부산 정착…해운대 문화놀이센터, 일자리사업단 맡아


김씨는 프로덕션 가족과 함께 축제나 공간 경영을 위탁받아 투명하게 운영하고 그곳을 활성화하는 일을 한다. 장비 대여 값으로 나갈 예산을 최대한 줄여 인건비 예산으로 사용한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예술가가 활동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해운대구 문화놀이센터 운영도 그중 하나인가.


"당시 지자체, 민간업체 위탁 사업에 지원했어요. 마침 해운대구에서도 문화놀이센터를 운영할 곳을 찾고 있었죠. 소극장 경영, 예술단체 운영 경험 등을 보고 운영을 맡겨주셨어요. 저 역시 센터가 공실로 남는 건 지켜볼 수 없었기 때문에 시작했습니다. 이곳에서는 부산의 놀이문화를 만듭니다. 아이들뿐 아닌 전 세대를 위한 놀이를 만들죠. 웃음 치료 프로그램, 무료 콘서트 등을 기획하고 진행합니다."


-문화일자리사업단은 무엇인가.


"해운대구가 젊은 예술가를 지원하려 만든 조직입니다. 재희씨가 단장을 맡았어요. 아마추어 예술인에게 연습공간, 멘토링, 활동비 등을 지원해요. 그동안은 지원금 혹은 공간을 제공하기만 했다면 지금은 보컬, 계약서 작성, 음반 유통 등 연예 사업 전반에 관련된 내용을 지원하죠. 얼마 전에 데뷔한 밴드 ‘와인피플’과 ‘디플라워’가 일자리사업단 출신이에요."


-해운대 ‘보이는 해변 라디오’도 직접 기획했다고…


“제가 했다고 알려졌지만 해운대 해수욕장 담당 주무관님께서 먼저 제안해주셨습니다. 관광지 개발 사업 콘텐츠로 보이는 라디오 부스 도안까지 기획하시고 보여주셨습니다. 저는 아이디어만 추가했습니다. 제가 출연료를 기부할 테니 그 돈으로 버스커를 초대하자고 했죠. 그러면 라디오 내용도 풍성해지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버스커들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할 기회였습니다. 또 이런 취지에 공감해준 개그맨 박성호씨, 치어리더 박기량씨, 가수 허각씨 등이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해운대구청 홈페이지
보이는 해변 라디오

지역문화 살리기


김씨는 해운대에서 문화놀이센터, 문화일자리사업단 외에도 다양한 공공문화사업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장애인 일자리 창출, 청소년 경찰학교 강의 등 지역 문화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돕게 된 계기는.


“사회공공일자리 작업반장으로 청각장애인과 드라이 플라워를 제작하는 공방에서 수화통역을 돕고 있어요. 수화를 배운 지 8년째인데, 수화를 공부하면서 형식적인 고용 때문에 상처받은 이야기나 재능을 살리지 못한 안타까운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돕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좋은 기회가 생겨서 시작했습니다.”


-사비로 도움을 주기도 했다고 한다.


“청각장애인을 전문가로 육성해 취업의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농아인 전문가를 육성하면 그들이 자립해서 취업할 수 있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까지도 채용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청각장애인 두 명을 제 월급과 말린 꽃을 판매한 수익금으로 플로리스트 학원에 등록해줬습니다. 수료증도 있어 제가 이 프로젝트에서 빠졌을 때 그 자리를 대신할 전문인력으로 준비를 시킨 셈이죠.”


-청소년 경찰학교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2005년부터 했던 일입니다. 제가 검정고시 출신이라 그런지 청소년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검정고시를 준비하면서 학교를 그만둔 친구들을 보면 정말 단순한 계기로 비행 청소년이 되더군요. 옆에서 방향을 잡아주는 한두 사람에 의해 인생이 바뀝니다. 그래서 저도 청소년들이 바른길을 갈 수 있게끔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폭소클럽에서 월급을 받아 그 돈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기관을 찾아갔어요. 그곳에서 음악을 가르쳐줬고 아이들과 지내다 보니 학교폭력에 관심이 생겨 전문적으로 공부했습니다. 이후 경찰교육원 강사로도 이름을 올리고 전국을 다니면서 강의를 합니다.”

출처: 김영민 프로덕션 제공
문화놀이센터에서 매주 화요일 '화요무대'를 꾸민다. 공연은 무료다.

3년간 1억 기부, 변화 만드는 단체로


김영민씨가 3년 동안 활동하면서 기부한 금액만 약 1억원이라고 한다. 청소년 경찰학교 강의, 지역 행사 수익금 등으로 들어오는 자신의 몫을 모두 기부한 셈이다. 단 문화놀이센터 소속 직원 월급은 꼬박꼬박 챙겨준다. 그렇다고 소위 말하는 금수저는 아니다. KNN 방송에 출연하고 있고, 결혼식이나 돌잔치 등 행사로 생활비를 벌고 있다.


-기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예를 들어 보이는 해변 라디오에서 제가 받는 월급을 기부하면 더 많은 버스커를 초대할 수 있습니다. 또 버스커들에게 더 좋은 장비를 마련해줄 수 있죠. 이런 경영 기부는 좋은 나비효과를 불러올 수 있어요. 또 하나의 이유는 우리는 공공문화 사업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민간사업자입니다. 일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면 성과와 수익이 따릅니다. 그러나 이 수익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 등의 시비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면 우리의 취지가 훼손되기 때문에 사익은 모두 사회에 환원하자고 결정했습니다. 수익도 수익이지만 우리가 하는 일의 의미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계속 부산에서 활동할 생각인지.


“우리는 문화예술을 전문으로 하고 있었고, 부산은 관광도시이자 글로벌 도시로 성장할 비전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저희가 부산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유입니다. 우리가 가진 정체성과 부합하기 때문이죠. 앞으로도 부산에서 활동할 계획입니다.”


-목표는 무엇인가.


“위탁 사업 외에도 사회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일이라면 계속 도전할 겁니다. 최근에는 환경 문제가 심각해져서 일회용품 줄이기 등 영상을 만들고 계속 홍보하고 있습니다. 또 기부도 좋지만 당당하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입니다. 불필요한 견제를 받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는 투명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것입니다. 공공사업에서도 이런 수익이 생겨야 유능한 인재가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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