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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만들었다는 얘기 듣고 충격..그때 처음 깨달았죠"

조회수 2020. 9. 21. 17: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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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도 하기 전에 영화감독에 창업까지..대체 못하는 게 뭐야?
팔방미인 유튜버 '킴닥스' 인터뷰

킴닥스(김다은)는 자신감 넘치는 팔방미인이다. 경쟁이 치열한 유튜브 뷰티 채널을 운영하며 50만 넘는 구독자를 거느렸고, 재작년 영화 감독으로 데뷔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회사를 설립하고 대표를 맡아 눈코뜰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경력만 들으면 나이가 최소 서른 살은 넘었을 것 같지만 놀랍게도 올해 대학을 갓 졸업한 스물 다섯 살의 재원이다. 학창 시절 반장과 학생회장을 도맡았을 정도로 친화력과 리더십이 뛰어난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어린 시절 즐겁게 본 애니메이션이 나중에 일본 작품이었다는 걸 알고 충격을 받아 영상 제작자의 꿈을 키웠다. 누구보다 빛나는 젊은 날을 보내고 있는 킴닥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출처: 킴닥스 제공
유튜버 '킴닥스' 프로필사진

- 채널명이자 활동명이 독특합니다. 킴닥스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영화감독이자 유튜버 킴닥스입니다 영화감독이자 뷰티, 일상, 웹무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유튜브 채널에 올리고 있어요. 중앙대 미디어학과를 2019년 졸업해요. 대학교 1학년 때인 2013년 유튜브를 시작해 현재 구독자는 51만(2019년 3월 기준)이예요. 제 이름이 김다은인데 친구들이 애칭으로 ‘킴다’라고 불렀어요. 그러다가 ‘킴다의’라는 뜻으로 ‘킴다스(Kimda’s)’가 됐고, 결국 발음이 유사한 ‘킴닥스’가 됐어요. 제가 앞으로 다양한 일을 할 때 뒤에 어떤 단어를 붙여도 브랜드 명이 되는 것 같아서 채널 명을 킴닥스로 했어요.


- 처음 유튜브를 시작한 2013년은 지금처럼 유튜브가 핫한 채널은 아니었는데요,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유튜브가 좋은 영상 저장소라고 생각했어요. 처음부터 뷰티 채널을 운영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에요. 저의 오랜 꿈이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영상제작자가 되는 것이었어요. 영상제작자가 되려면 영상을 저장하는 곳이 필요한데 유튜브가 좋은 저장소라고 생각했어요. 처음 유튜브에 영상 올렸을 때는 유튜브가 유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변에서 ‘너 뭐해?’ 이런 반응이었어요. 부모님은 제가 늘 이상한 걸 많이 하니까 그러려니 하시더라고요.


- 대학 입학 당시부터 영상제작자라는 꿈이 명확했는데, 영상에 대해 관심을 가진 계기가 있나요.


재밌게 본 만화가 알고보니 일본산...콘텐츠의 힘 깨달았죠


일곱 살 때 포켓몬스터가 유행했어요. 한국 성우가 더빙한 것을 봤으니 당연히 한국 만화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만화를 보다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중요한 날에 기모노를 입고 후지산도 나오고요. 그래서 엄마한테 물었더니 일본 만화라고 하시는 거예요. 당시 유행하던 만화들이 일본 작품이라는 걸 알고 많이 놀랐어요. 막연하게나마 콘텐츠가 문화를 전파하는 힘이 강하다는 걸 처음 깨달았던 것 같아요.


제가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나는 한국 문화가 담긴 만화를 그려야지’라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어요.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애니메이션 제작자가 되고 싶었어요. 초등학교 때 만화책을 만들어 친구들에게 보여주곤 했어요. 친구들이 재밌게 봐주더라고요. 그때부터 콘텐츠를 만들어 남에게 보여주는 것에 익숙해진 것 같아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학교 다닐 때 반장이나 회장을 몇 번 했어요. 공약을 안 지키는 정치인이 싫어서 공약을 꼭 지키겠다고 약속을 했던 게 도움이 됐습니다. 초등학교 때 전교 회장 출마하면서 ‘사랑의 우체통’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실제로 실현이 됐어요. 철물점 가서 만들었어요. 졸업하고 7년 쯤 지나서 모교를 갔는데 그때도 있더라고요. 이게 소문이 났는지 중학교 때도 ‘공약을 지킨다’는 약속이 지지를 얻어서 학생회장이 됐어요. 그때는 여학생 교복 조끼가 얇은 게 문제였습니다. 남학생들처럼 두툼한 조끼를 입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했어요. 학교에서는 당연히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설문조사를 했어요. 이게 왜 필요한지 조사하고 보고서를 만들어 교장 선생님을 찾아갔죠. 그랬더니 교장 선생님이 해주겠다고 하셨어요.


- 유튜브를 처음 시작한 당시에는 지금처럼 엄청난 구독자, 조회수를 만들기 어렵지 않았나요. 채널을 운영하면서 처음 유튜브의 가능성을 확인한 사건이 있었나요.


겨울왕국을 약간 손본 영상이 대박


제가 유튜브를 시작할 때 한국에서 구독자 10만 넘는 게 큰일이었어요. 지금은 100만도 있고 200만도 있는 걸 보면 신기해요. 처음 영상 올렸을 때 유튜브를 많은 사람이 한다는 걸 의식하지는 못했어요. 그냥 외국에서 많이 본다는 정도만 알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겨울왕국이 유행할 때 엘사, 올라프 등 겨울왕국 캐릭터들이 한복을 입고 새해 인사를 하는 영상을 올렸어요. 그랬더니 갑자기 조회수가 확 오르면서 10만 명 넘게 본 거예요. 언어 장벽이 없는 콘텐츠다 보니 외국에서도 많이 본 것 같아요. 덩달아 채널 구독자도 막 오르더니 700명을 넘었어요. 이게 너무 이상했어요. 700명이면 대학교 1학년 때 우리 반 친구 30~40명보다 훨씬 많은 건데 ‘대체 몇 반이 내 영상을 보는 거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유튜브를 본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이예요.


- 현재 콘텐츠의 중심은 뷰티입니다. 처음부터 뷰티 유튜버를 계획한 게 아닌데 뷰티 콘텐츠에 집중한 이유가 있나요.


뷰티 콘텐츠를 올리면서 구독자가 크게 늘었어요. 모 회사에서 진행하는 뷰티 유튜버 육성 프로그램에 참가한 적이 있어요. 여기서 뷰티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최종까지 가서 유튜브 메인 광고에 걸렸어요. 사과 자르는 기괴한 백설공주가 나오는 내용이었어요. 제가 노란 머리를 한 백설공주로 등장해서 무섭게 사과를 썰고 그랬어요. 이게 메인 광고에 걸리니까 정말 많은 사람이 보고 댓글도 많이 달리더라고요. 반응이 좋아서 ‘뷰티 영상을 계속 만들면 재밌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뷰티 영상을 올리면서 구독자가 몇 천에서 몇 만으로 뛰었어요.


그런데 대학 다니면서 힘드니까 영상을 많이 못 올렸어요. 어느 날 엄마가 “나중에 진짜 감독이 됐는데 ‘킴닥스 감독님 예전에 뷰티 유튜버 하셨다면서요’랑 ‘예전에 아주 유명한 뷰티 유튜버 아니셨나요’는 어감이 다르지 않겠냐”고 말씀해 주셨어요. 열심히 하지 않으면 후회한다고요. 갑자기 정신이 확 들면서 이왕 하는 거 열심히 하자고 결심했어요.


‘연예인 커버 메이크업’으로 구독자 10만 돌파


열심히 하자고 결심하고 무얼 할까 고민을 하다 생각해낸 게 ‘유명인 따라하는 커버 메이크업’이었어요. 이미 인기 있는 콘텐츠이긴 했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재밌게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저는 스틱 화장품 하나로 연예인 얼굴을 따라하면서 사람마다 특징을 색깔로 표현해봤어요. 현아면 빨강, 설리면 분홍 이런 식으로 커버 메이크업을 해서 영상을 올렸어요. 이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구독자 10만을 넘었어요. 2015년 이야기예요.


연예인은 코와 눈썹이 포인트예요. 예를 들어 수지는 코가 반듯해서 느낌을 살리기가 좋아요. 얼굴 느낌을 살려서 캐리커처 그리듯이 했어요. 저렴한 화장품으로도 이런 걸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니까 젊은 분들이 많이 봐주셨어요.

출처: 킴닥스 제공
'과즙상' 시리즈 '살구'

-뷰티 콘텐츠는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 시장입니다. 이 시장에서 킴닥스만의 차이를 만든 경쟁력이 궁금합니다.


‘과즙상’ 시리즈로 한 번 더 도약


커버 메이크업 다음으로 인기를 끈 게 ‘과즙상 시리즈’였어요. 예전에 연예인 설리가 복숭아상이라는 이야기를 사람들이 많이 했어요. 복숭아를 닮은 얼굴이라는 것이죠. 이 말을 듣고 ‘복숭아상만 가능한가? 포도상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어요. 복숭아를 시작으로 살구상, 수박상, 포도상, 무화과상 등을 시리즈로 이어갔어요. 과일은 색감이나 재질, 맛을 우리가 알잖아요. 이런 걸 메이크업과 배경 화면으로 표현했어요. 수박이면 연두색 쉐도우와 빨간색 립스틱을 발라주는 거예요. 의상이랑 머리도 과일에 어울리게 해서 영상을 올리니까 사람들이 너무 재밌어 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물어봤어요. ‘다음에 뭘 보고 싶으세요?’라고요. 제가 하도 특이한 걸 하니까 ‘용과상’이나 ‘블루레몬’을 해 달라는 주문이 나오더라고요. 이렇게 과즙상 시리즈 10편을 하고 나서 구독자 20만을 넘고 30만까지 갔어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국가자격증을 딴 전문가입니다


2018년에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국가자격증을 땄어요. 어쨌든 뷰티 분야에서 일을 하고 많은 분들이 제 영상으로 공부하기도 하니까 전문 지식과 기술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실기와 필기를 여러 달 준비해서 2018년 9월 최종 합격했어요. 국가고시 자격증이 나오고 전문인이 된 거죠.

출처: 킴닥스 제공
웹툰 커버 메이크업 시리즈

뷰티 콘텐츠에도 스토리가 있어야 해요


뷰티 콘텐츠는 예쁘기만 해도 시청자가 좋아해 줍니다. 그래도 가끔씩 신기한 자극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자극을 받았을 때 사람들 반응이 좋아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저를 더 기억하게 해주거든요. 이게 뷰티 콘텐츠에 스토리를 입힐 때 나오는 힘인 것 같아요.


웹툰 주인공을 가지고 커버 메이크업을 했는데요. 작가 분들께 허락을 얻어 제가 메이크업을 하고 진짜 캐릭터처럼 녹아든 모습을 보여드렸어요. 단순한 코스프레가 아니라 일상에서 응용할 수 있는 메이크업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 캐릭터가 실제로 존재했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이런 생각으로 메이크업을 했어요. 재미도 있는데 따라할 수도 있으니 더 좋아해주신 것 같아요.


- 뷰티 유튜버지만 브이로그 영상도 팬이 많은데, 어떤 점이 인기의 요인이라고 생각하나요.


진중한 고민을 나누는 ‘한주 한 컵’ 시리즈에 공감


제가 평소에 일상 영상 ‘브이로그(비디오+블로그)’를 올렸어요. 그런데 이 브이로그를 좀 더 정성들여 만들어 올리고 싶어지더라고요. 내가 영화를 만들고 싶은 사람인데 브이로그도 좀 더 스토리를 넣어 나 자신을 표현하는 방향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내가 영감을 받는 일상을 중구난방 올리지 말고 음료로 표현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거예요. 한 주를 표현하는 음료를 정하자는 의미에서 ‘한주 한 컵’이라고 했어요. 예를 들어 대학 축제가 있던 주는 샴페인 한잔, 맥주 한잔 이런 식으로 하는 거예요.


최근 올린 한주 한 컵 중에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라는 영상이 있어요. 동명의 동화책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인데요. 시험 기간에 받는 스트레스를 ‘머리에 똥을 얹고 있는 것’에 비유하고 이 똥을 버리는 방법을 생각해보자는 내용이었어요. 맛있는 걸 먹고 친구랑 이야기 하는 게 나의 스트레스 관리법이라고 이야기를 했어요.(이때 마신 음료는 요구르트)


이별에 대하여, 자존감에 대하여 이런 영상을 올렸을 때는 사람들이 ‘유튜브에서 진중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콘텐츠가 있다’는 사실을 좋아해서 새로운 구독자가 많이 늘었어요. 한주 한 컵을 보고 위로를 받았다고 한 분들이 많았어요. ‘언니 누나 제가 힘든 입시 시절을 한주 한 컵 영상 보고 견뎠어요’라고 말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이게 아직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코너로 남아 있어요.

출처: 킴닥스 제공
'한주한컵' 시리즈 중 '노력하지 말 것'

- 2017년 정식 영화 감독으로 데뷔했습니다. 킴닥스의 영화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뷰티 콘텐츠와 연계…구독자도 제작에 참여했어요.


구독자 40만 가는 단계에서 웹무비를 만들었어요. ‘Fairytale in Life(당신의 삶 속에 동화를)’이라는 41분짜리 웹무비였어요. 제가 유튜브 4년을 했는데 이제는 영화를 만들 때가 됐다는 생각을 했어요. 처음부터 너무 심오한 내용을 하기 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뷰티 콘텐츠와 연계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그래서 누구나 좋아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웹무비를 만들기로 한 겁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공주를 모티프로 영화를 찍었어요. ‘당신의 삶 속에 동화를 찾아드릴게요’라는 주제를 다섯 개의 영상으로 찍어 한 편의 영화로 만들었어요. 제가 공주를 따라 메이크업을 했죠. 이 영화를 찍으려고 스태프를 모집했어요. 학생들도 있었고 각 분야 프로로 일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촬영 스태프까지 구해 영상 다섯 편을 찍고 이것을 한 편의 장편 영화로 만들었죠. 이 영상이 영화진흥위원회에서 2017년 정식 장편 영화로 인정을 받으면서 영화감독으로 데뷔를 했어요.


구독자가 영상 제작에 참여했고 평소 구독자와 함께 해왔다고 생각을 해서 다 함께 시사회를 하자는 생각을 했어요.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구독자 300분을 모시고 시사회를 열고 수익금은 보육원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선물하는 데 사용했어요.


- 뷰티, 브이로그, 웹무비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데 아이디어가 부족하지는 않나요. 킴닥스가 아이디어를 얻은 방법이 궁금합니다.


일상과 구독자 의견이 아이디어 원천


뭔가를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해요. 그래서 평소 작은 자극에도 아이디어가 떠올라요. ‘이건 왜 이렇게 하지? 저건 왜 저렇게 하지?’ 이런 생각들을 계속 해요. 일상에서 영감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평소에도 많이 해요.


구독자 의견도 중요해요. 웹툰 커버 메이크업도 그렇고 과즙상도 그렇고 구독자 의견을 많이 들어요. 과즙상 시리즈 끝나고 ‘다음 시리즈 뭐 보고 싶어요?’ 이렇게 물어보니 어떤 분이 ‘스폰지밥이나 명탐정 코난 메이크업이 보고 싶어요’라고 하셨어요. 생각해보니 웹툰도 연예인처럼 팬이 많은데, 웹툰 캐릭터도 메이크업 해보면 재밌겠더라고요. 구독자 아이디어가 실제 코너로 이어진 거죠. 제 채널은 시청자나 구독자와 호흡하는 게 중요해요. 저한테 아이디어를 주시면 제가 그걸 엮어서 향기로운 결과물로 만들어 내요.


- 구독자를 통해 영상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데 이들과 더 잘 소통하기 위한 노하우가 있나요.


영상에서 질문을 많이 해요. 제가 영상에서 질문을 하면 구독자들이 답을 하는 거죠. 그러면 소통한다는 느낌을 확실히 주는 거 같아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같은 개인 SNS에서도 이야기를 많이 해요. 최근에는 오프라인 행사도 많이 했어요. 강연 등 오프라인에서 만난 분들은 관계가 더 돈독해지는 것 같아요.


생일 때 구독자와 만나기로 하고 ‘생일 파티 오실 분?’ 이렇게 이야기 했는데 솔직히 그렇게 많은 분이 지원할 줄 몰랐어요. 반나절 동안 500분이 지원해 주셔서 몇 분만 초대하기가 정말 힘들었어요. 결국 열 네 분 정도 모셔서 파티를 했어요. 대신 오고 싶었던 분들이 많았으니까 생일 노래 부르는 장면을 라이브로 틀고 파티를 했죠. 이런 것들을 하니까 사람들이 신선하게 봐주시고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반응이 좋아서 생일파티를 구독자 분들과 꾸준히 하려고 생각 중이에요.


- 영상 제작자로서 슬럼프는 없나요. 있다면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친구의 결정적 조언이 슬럼프 극복에 도움


슬럼프가 제게는 마음가짐을 단단하게 해준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대학 입학했을 때 제가 경험하는 세상이 훨씬 넓어지다 보니 막연히 ‘나보다 더 앞선 누군가가 있을 거야’ 이런 상상을 하면서 조바심이 나는 거예요. ‘내가 그 사람들보다 열심히 안 하는 것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혼자 슬럼프를 겪었던 것 같아요. 학점도 제 대학생활에서 가장 안 나왔어요.


제가 이런 고민을 친구한테 털어놓으니까 그 친구가 저를 보면서 ‘우리가 과거를 기억할 때 어떤 한 순간, 바람의 촉감 같은 걸 기억하지 않느냐. 한 10년 뒤에 돌아보면 지금도 좋은 순간으로 기억될 거다’라는 이야기를 해줬어요. 지금이 힘들어도 어쨌든 지나간다는 의미로 저는 받아들였어요. 이런 말을 들으니 마음에 큰 위안이 됐어요.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 일어나고 그것은 과거가 되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누군가와 비교하기보다 꾸준히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마음을 가졌어요. 다른 사람이 시속 100킬로미터로 가더라도 나는 70킬로미터로 꾸준히 가면 원하는 모습에 더 빨리 도달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때부터 주위를 돌아보지 않고 저한테 집중할 수 있었어요. 다른 사람을 응원하고 같이 잘 하자는 마음을 먹게 되니까 인간관계도 더 좋아졌죠.


- 성공하는 유튜버가 되기 위한 노하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유튜버는 남는 시간을 잘 관리해야 해요


길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게 유튜버 장점이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한 요소이기도 해요. 그래서 다음을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열심히 해도 구독자 수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거든요. 협박할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내 삶의 많은 부분이 타인이 정해주는 인기에 의지하면 불행한 삶을 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튜버는 계속 하되 인기에 집착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마음을 편하게 먹고 유튜버 외에 할 수 있는 뭔가를 준비하려고 해요. 꿈을 위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재밌는 일을 계속 하면서 내실을 쌓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지난 5년 간 유튜버 하면서 꾸준히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인 것 같아요.


- 해외 구독자 비중이 높은데 비결이 뭔가요.


유튜브는 해외 진출이 가능하니까 기회가 많아요


예전에 한 방송사와 ‘외국 구독자가 많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인터뷰를 했어요. 이런 요청이 들어온 게 되게 신기했어요. 제가 연예인 커버 메이크업을 하다 보니 한류 열풍을 타고 제 영상을 많이 봤나 봐요. 구독자가 10만 명쯤 됐을 때는 중국에서 잡지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어요. 해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자막을 열심히 달기 시작했어요. 또 웹무비에 활용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많은 사람들의 어린 시절 판타지이기 때문에 외국에서 영상을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외국 시청자가 많다는 걸 체감하고 있어요


- 1인 크리에이터 시장이 앞으로 더 성장할까요. 킴닥스의 전망이 궁금합니다.


좋은 콘텐츠만 만들면 1인 미디어에 기회가 많을 것 같아요


기술이 계속 발전하기 때문에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가지고 있어요. 더 많은 사람이 영상 플랫폼에 더 쉽게 접근하는 시대가 열릴 거라고 생각해요. 대중이 플랫폼에 접근하기 쉬워지니까 1인 미디어는 계속 성장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자본이 계속 투입되면 플랫폼이 점점 많아지고 사람들이 영상을 이용할 기회가 많아질 거라고 봐요. 지금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전문가가 만들지만, 앞으로는 1인 미디어도 좋은 콘텐츠를 만들면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거라고 생각해요.

출처: 킴닥스 제공
유튜버 '킴닥스' 프로필사진

- 유튜버와 영화 감독을 포함한 영상제작자 킴닥스의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다양한 플랫폼에서 상영하는 영상을 만들고 싶어요


극장에 걸리는 전통 영화를 만들고 싶기도 해요. 하지만 한편으로 제가 현직 영화감독과 실력으로 맞붙으면 이길 수가 없어요. 그럼 저의 장점은 뭘까 생각해봤어요. 웰메이드 콘텐츠를 만들고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잘 활용한다는 게 저의 큰 강점이에요.


영화, 다큐멘터리 등 전통 콘텐츠를 새로운 플랫폼으로 가져오고 새로운 프로젝트로 만드는 작업을 계속 하는 게 당분간 목표에요. 극장 상영으로 끝나지 않고 유튜브, 넷플릭스, IPTV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제 영상을 많이 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 ‘킴닥스 스튜디오’를 설립했어요


아버지가 2009년 영상 편집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셨어요. 당시에는 이런 프로그램을 별로 쓸 일이 없어서 빛을 못 봤죠. 최근 아버지께서 영상 관련 사업을 하고 계신데, 이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해서 출시해보자는 의견을 주셨어요. 저는 그 프로그램이 아주 쉬워서 영상 편집이 어렵다는 생각을 안 했어요. 그 영상으로 기초가 탄탄하니까 제가 지금 사용하는 전문 프로그램도 독학으로 배울 수 있었어요.


지금 나와 있는 프로그램보다 훨씬 대중적이어서 영상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저와 공동 작업을 하는 기회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웹무비를 같이 만들거나 미디어 교육을 하거나 영상 강의를 할 수도 있어요. 편집 프로그램을 보급하기 위해 ‘킴닥스 스튜디오’라는 법인을 설립했어요. 전문가용 프로그램보다 저렴한 가격을 책정할 생각이고요, 올해 안에 세상에 나올 예정이에요.


- 킴닥스의 꿈을 이루고 진로를 설계하는데 유튜브가 어떤 역할을 했나요.


유튜브는 꿈에 집중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이에요


등록금을 제가 해결할 정도로 수익을 올리고 있어요. 또 제 꿈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이 탄탄하게 마련된 것 같아요. 삶에서 더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50만의 사람이 나를 좋아하고 응원해준다는 것이 큰 힘이 돼요. 뭘 해도 항상 들어주고 기다려주고 응원해주고 함께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큰 힘이 되고 제작자로서 좋은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유튜브는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어요. 자유롭게 제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수많은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같이 하고 싶어요. 자신감을 주고 많은 사람들과 무언가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다는 점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글 더 인플루언서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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