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명 찾는 '영등포 여의도봄꽃축제', 올해는 이렇게 달라집니다

조회수 2020. 9. 21. 17:48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매년 500만명 찾는 '봄의 대명사' 봄꽃 축제는 우리 작품입니다

매년 4월 초 여의도 윤중로는 극심한 교통체증을 겪는다. 국회의사장 인근 일부 구간은 차량 출입도 막는다. 서울시는 이 기간 여의도 일대를 오가는 버스 28개 노선의 운행 시간을 연장한다. 5·9호선 지하철 운행 횟수도 늘린다. 이런 진풍경이 벌어지는 이유는 다름 아닌 벚꽃 때문이다.


2005년 시작한 여의도 벚꽃축제는 올해 15주년을 맞는다. 정식 명칭은 ‘영등포 여의도봄꽃축제’(이하 봄꽃축제). 영등포구청이 주최하고 구청 산하기관인 영등포문화재단이 기획·운영한다.


한해 500만명이 찾는 봄꽃축제 때는 제주도 왕벚나무 1866주를 비롯해 조팝나무·철쭉 등 봄에 피는 꽃 13종 8만7859주를 볼 수 있다. 음악회·뮤지컬 등 다양한 행사도 열린다. 4월5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봄꽃축제를 앞두고 축제 기획을 총괄하는 박정호(48) 영등포문화재단 문화사업팀장을 만났다.

출처: jobsN
박정호 영등포문화재단 문화사업팀장.

-본인에 대해 소개해달라.


“성균관대 프랑스어문학과를 나왔다. 1998년 졸업 후 1년 동안 문화예술기획자를 양성하는 다움아카데미에서 공부했다. 1999년 서울시 문화공연인 서울드럼페스티벌 1회 기획진으로 참여해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과천마당극제·디딤돌문화제 등 다양한 축제에서 기획을 맡다가 2003년 경기문화재단에 입사했다. 2018년 11월까지 16년 동안 문화예술진흥사업·지역축제·문화예술 교육 등을 담당했다. 규모가 큰 경기문화재단보다 조금 더 작은 조직에서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 작년 12월 영등포문화재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문화기획자를 꿈꾼 계기는.


“어렸을 때부터 한국 특유의 풍류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생 때도 프랑스어뿐만 아니라 연극·영화 등 다양한 예술에 대해 공부했다. 대학교 4학년 때는 한국 전통음악에 심취했다. 판소리·풍물 공연을 보고 굿 문화도 배웠다. 내가 느끼는 즐거움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었다. 문화기획자는 문화예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행사·축제를 만든다. 그래서 이 직업을 꿈꾸기 시작했다.


졸업을 앞두고 신한은행에서 입사 제의를 받았다. 당시 국가유공자 채용 할당제가 있었는데 마침 아버지가 6·25전쟁 국가유공자였다. 1998년 신한은행 초봉은 3000만원이었다. 처우는 좋았지만 거절했다. 전통문화와 공연에 대해 더 배우고 싶었다. 부모님한테는 입사 제의가 왔다는 사실을 말씀드리지 않았다. 문화기획자가 적성에 안 맞으면 그때 취업 준비를 해도 늦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영등포문화재단은 어떤 곳인가.


“영등포구청이 출연한 재단법인이다. 현재 서울시 25개 구청 중 16곳이 문화재단을 운영한다. 우리 재단은 봄꽃축제를 기획한다. 공연장인 영등포아트홀도 운영한다. 또 구민 대상으로 문화예술 교육도 한다. 예술가 작업실 250여개가 모여 있는 문래창작촌 활성화 사업도 한다.”

출처: 영등포문화재단 제공
2019 영등포 여의도벚꽃축제 포스터.

-봄꽃축제는 몇 개월 전부터 준비하나.


“행사 4~5개월 전부터 본격적인 준비를 한다. 실제 준비 기간은 1년이다. 행사가 끝나면 평가 회의를 연다. 다음 행사 때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해 논의한다.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해 행사 기획안을 짠다. 5월 초쯤 이 작업이 끝난다. 본격적인 준비는 11~12월쯤 시작한다.”


-예산은 얼마나 들어가나.


“7억5000만원 정도 들어간다. 영등포문화재단에서 4억5000만원·영등포구청에서 3억원가량 쓴다. 정부 예산은 쉽게 늘릴 수 없다. 재원을 다각화하기 위해 요즘은 협찬 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행사장에 기업 홍보관을 설치하는 대신 돈을 받는 것이다. 올해는 협찬으로 1억원 정도 예산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급적이면 영등포구에서 영업 활동을 하고 있는 기업과 우선적으로 제휴를 맺으려 한다.”


-예산은 어디에 쓰나.


"영등포구청에서 지원하는 3억원은 교통 통제·청소·노점상 단속 등에 쓴다. 미아보호소 운영·휠체어 지원 등 시민 편의를 위한 비용이 대부분이다. 작년에는 자원봉사자만 1000여명이 활동했다. 이들에게 들어가는 식비·운영비도 있다.


재단에서 쓰는 4억5000만원은 홍보·시설 대여료 등으로 들어간다. 행사 포스터와 전단만 5만부 정도 만든다. 또 시민들이 행사 장소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안내판·현수막도 수백개 설치한다. 일주일 동안 들어가는 무대·음향·조명 시설 대여료도 있다.”

출처: 조선DB
2018년 4월 영등포 여의도봄꽃축제를 찾은 관람객.

-수익은 어떻게 확보하나.


“행사장에 푸드트럭 20여대와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아트마켓이 104개 정도 들어선다. 행사 기간 동안 푸드트럭은 한 곳당 500만~1000만원 정도 매출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푸드트럭과 아트마켓으로 최소 5억원 이상 벌 수 있을 것이다. 수익 대부분은 소상공인인 푸드트럭 업체와 아트마켓 운영진에게 돌아간다. 일부는 지역 봉사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관람객이 행사장에서 돈을 쓰지 않아도 지역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관람객이 500만명이면 그중 절반은 여의도 근처에서 밥을 먹지 않겠나. 수치로 따지지 않아도 시민들에게 축제가 하나의 브랜드로 받아들여지면 영등포구의 이미지도 좋아진다. 경제적 가치로 따지면 10억원 이상 돌아온다고 본다.”


-올해 축제 때 달라지는 것은.


“지금까지는 공연장·기업홍보관·푸드트럭 등이 도로변에 있었다. 인파 때문에 통행이 불편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올해는 도로변에 있던 부대 시설을 한강변에 있는 국회 둔치 축구장으로 옮기기로 했다.


관람객이 쉬어갈 수 있는 평상도 새로 배치한다. 의자가 없어서 오래 머무르기 힘들다는 불만이 있었다. 평상에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책 수레도 가져다 놓을 예정이다. 또 포토존을 만들어서 관람객 동선을 유도해 인파로 인한 혼란을 최대한 줄일 것이다.”

/jobsN

-행사를 열 때 애로사항이 있다면.


“개화 시기가 가장 큰 문제다. 꽃이 일주일 일찍 피거나 늦게 개화하면 행사 진행에 문제가 생긴다. 2015년에도 이상기후 때문에 꽃이 1주일 일찍 폈다. 그래서 행사 직전에 일정을 급하게 바꿔야 했다. 올해는 개막식 규모가 커서 일정을 바꾸기 어렵다. 꽃이 안 피어도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대신 벚꽃이 없어도 많은 분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다양한 볼거리·즐길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비도 문제다. 야외 축제는 비가 내리면 관객이 안 온다. 2004년부터 가평군에서 열리고 있는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은 처음 1~2년간 폭우 때문에 관람객이 없었다. 다음 축제를 기약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가평군은 콘텐츠의 문제가 아니라 천재지변 때문에 사람들이 적게 온 것이라며 개최를 밀어붙였다. 3회 때 대박이 났다. 가평군의 뚝심이 지금의 자라섬 축제를 만든 것이다. 다행히 봄은 여름처럼 폭우가 오는 경우는 드물어서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조선DB

-미세먼지 문제도 심각한데.


“요즘 새로 생긴 고민이 미세먼지다. 야외축제 특성상 미세먼지같은 천재지변은 피해갈 수 없다. 시민의 건강에 피해를 줄 수 있는데 행사 개최를 강행할 수는 없다. 그래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 관람객에게 기념품으로 마스크를 제공할 생각이다.”


-축제를 앞두고 각오가 있다면.


“여의도 봄꽃축제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닌 관람객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풍성한 축제로 만들겠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