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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 떨어지고 시작한 투잡…지금은 회사 다닐때보다 더 벌어요”

회사 관두고 유튜버 올인...문화제작자 꿈꾸는 영화전문 유튜버 ‘백수골방’
jobsN 작성일자2019.03.23. | 37,228  view
영화전문 유튜버 '백수골방' 인터뷰

백수골방(김시우, 30)은 30만 구독자를 돌파한 영화 비평 전문 유튜버다. 전문적 영화 지식과 철학적 사색을 전달하면서도 대중의 눈높이를 적절히 맞추는 독특한 리뷰 방식을 확립했다. 중저음의 힘 있는 목소리가 매력 포인트이기도 하다. 가정 형편이 어렵던 어린 시절 한 시간 떨어진 학교를 걸어 다니며 모은 버스비로 비디오를 빌려다 보던 백수골방은 방송국 PD 시험에 낙방한 것이 오히려 인생 전환점이 됐다. 훗날 문화제작자를 꿈꾸는 백수골방은 대중성과 전문성의 접점을 찾아야 영화 비평가로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영화 리뷰 유튜버 백수골방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방송국 PD 시험 낙방하고 취미로 유튜브 활동 시작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방송국 PD가 되고 싶어서 언론고시를 준비했는데 시험 한번 쳐보고 가망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다른 일반회사 공부하는 기간에 취미로 영상 활동을 시작했죠.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공감을 얻고 싶어서 우연찮게 시작했어요. 지금은 언론고시 실패했던 게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방송국에서 일하는 것과 지금 일하는 것을 비교해보면 지금이 더 저와 맞을 거 같아요.


버스비 아껴서 비디오 빌려 보던 ‘씨네 키즈’였죠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비디오 대여점에 많이 갔어요. 그때 버스비가 650원 정도였는데 버스를 타지 않고 학교까지 5킬로미터를 매일 걸어 다녔어요. 왕복이면 1300원이니까 비디오를 빌려 볼 수 있었어요. 오래된 건 500원, 신작은 1000원이면 빌릴 수 있었어요. 집에 오는 길에 비디오를 빌려와서 영화를 보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영화는 꾸준히 봐요. 대학 때 하루 세 편씩 일주일 내내 보기도 했고, 지금도 주말 하루 네 편 보면 하루가 끝나곤 해요.


시골에서 영화는 최고의 문화 상품


시골에서 자라 문화를 접할 기회가 영화 말고는 거의 없었어요. 또 내가 처해있는 상황보다 더 멋진 세계가 있다는 걸 증명해주는 매체가 영화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영화에서는 인간적으로 잘 살면 삶이 더 나아진다는 걸 계속 보여주니까 그런 가치들에 끌렸던 것 같아요. 어쨌든 시골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훌륭하고 공평한 콘텐츠가 영화였죠.

영화전문 유튜버 '백수골방'

source : 샌드박스네트워크 제공

- 취미로 유튜브를 시작했는데 현재는 전업 유튜버입니다. 계기가 있었나요


재미로 올린 영상에 좋은 반응이...그 재미로 여기까지


PD 시험을 두 번 봤는데 경쟁이 너무 심해서 뚫을 자신이 없었어요. 빨리 포기를 했죠. 일반기업에 취직해 일하면서 유튜브 영상도 겸했는데 도저히 체력과 시간이 안 될 것 같더라고요. 반년쯤 회사를 다녔는데 그때 유튜브 수입이 월 100만 원 남짓 나왔어요. ‘이정도면 내가 생활은 할 것 같다’고 생각하고 회사를 그만두고 유튜브 전업을 시작했죠. 저는 신문방송학을 전공했고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었던 사람이에요. 처음에는 유튜브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나랑 완전히 안 맞아’ 이렇게 생각했어요. ‘유튜브는 어린 친구들이 보는 플랫폼’이라는 고정관념이 강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유튜브 영화 리뷰를 보고 ‘나도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한 편을 만들어 올렸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은 거예요. 그 반응이 재미있어서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유튜브는 누구에게나 기회를 주잖아요


내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면 누군가는 봐주지 않을까 싶었어요. 방송국에 들어가면 영상을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는데 (PD 시험 낙방으로)그 기회를 못 받았다는 생각이 내심 있었어요. 그런데 유튜브는 누구에게나 기회를 주잖아요. ‘아, 그러면 내가 한번 해보자’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 방송국 PD를 꿈꾸다 전업 유튜버가 됐는데 유튜브만의 장점은 뭔가요


틀에 박힌 기존 방송에 회의감


대학 때 친구들이랑 장편 다큐멘터리를 찍어본 적이 있어요. 그때 공부를 위해 모든 방송사 다큐멘터리를 다 봤어요. ‘시청료를 받고 제작할 만한 가치가 있는 프로그램인가’ 하는 생각이 한편으로 들었어요. 너무 관성적으로 만든다는 느낌이었죠. 지금 자라나는 세대한테는 공감을 얻기 힘든 소재와 전개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방송 분량을 뽑아내야 하니까 재미가 없어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부분이 있다고 느낀 거죠. 유튜브는 이런 요소가 적어 젊은 층이 더 좋아한다고 생각해요.


- 회사를 관두고 전업 유튜버가 됐는데 선택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어떤 점이 달랐나요


내려놓을 게 없으니 유튜브 선택이 편했습니다


처음에 유튜브 하는 걸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어요. 직장 상사에게 말하고 그만둔 게 전부죠. 직장에서는 ‘그게 돈이 되겠느냐’고 진심어린 걱정을 해주셨어요. 부모님은 ‘네가 좋아 하는 거 해라, 그런데 직장은 다녀라’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실패를 해봐서 유튜브를 시작하는 게 가능했던 것 같아요. ‘한 번 실패했으니까 이것도 실패하면 어때?’ 이런 생각이 강했거든요. 내려놓을 게 없었던 거죠.


저축해놓은 돈을 일 년 만에 다 까먹었죠


전업하고 일 년 동안 굉장히 힘들었어요. 전업 시작할 때 계산이 아주 단순했어요. ‘부업으로 해도 월 100만 원을 버니까 전업하면 두 배는 벌겠지’ 싶었던 거죠. 근데 막상 제 맘대로 안 되더라고요. 영상 개수를 늘려도 한 달에 몇 십 만원도 못 벌 때가 많았어요. 회사에서 벌었던 돈을 계속 까먹는 상황이 일 년이나 계속됐죠. 지금 생각해보면 ‘중간 지점’을 찾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내 취향에도 맞고 사람들도 좋아할까, 그 중간 지점을 찾는 게 힘들었어요.


- 영화 비평은 기성 미디어에서도 다루고 있고 유명 평론가도 많은데 백수골방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영화 비평은 전문성과 대중성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저는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사람이라 전문 비평에 익숙한 영화소비자였어요. 일반 상업영화를 많이 안 봤어요. ‘내가 봤을 때 이 영화는 좋은 영화니까 진심으로 소개를 하면 많이 봐 주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런 콘텐츠를 의욕 넘치게 만들다보니 대중과 괴리가 있었던 거 같아요. 한국에서는 비평가와 대중 사이에 ‘중간 지점’이 없더라고요. 그런 균형을 잡고 있는 매체나 채널이 없는 것 같아요.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기가 정말 어려워요. 영화 전문가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에 너무 매몰되다 보니까 균형을 못 잡을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저는 유튜브를 통해 일 년 동안 시련을 겪으면서 피부로 느꼈잖아요. 이제는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사람들이 보고 ‘아 재밌다’라고 느낄 것인지를 조금 알 것 같아요.


비평이 살아남으려면 대중적이어야 합니다


책을 보면 좋은 이야기들이 많은데 일반 사람들에게 전달이 안 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어려운 개념이 많고 처음 듣는 용어도 많으니까 읽기가 어렵죠. 그걸 쉽게 일상용어로 풀어드리면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영화도 마찬가지예요. 비평이라는 분야가 살아남으려면 대중적이어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영화 해석을 분명히 하기 위해 대본을 A4 열 장 씁니다


영화를 해석할 때 대본 초안을 A4 열 장 써요. 이걸 다시 최종본 5장 정도로 줄입니다. 퇴고를 할 때 맞을까 안 맞을까 확실하지 않은 내용은 다 쳐내요. ‘이건 감독의 의도일 수밖에 없어’ 이런 확신이 드는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뺍니다. 일주일 꼬박 준비해서 일주일에 한 편 올려요. 소재 생각하고 영화보고 대본 쓰고 편집하고 이런 과정을 거칩니다. 콘텐츠 준비기간이 최소 3일은 걸려요. 글 쓰는 데만 이틀 이상 걸리는 것 같아요. 정말 노력하면 일주일에 두 편까진 가능한데 지속성 있게 하고 싶어서 한 편만 하고 있어요. 초기에는 책 등 참고문헌을 많이 보고 그걸 영상에 반영했는데, 지금은 참고만 하고 영상에는 잘 넣지 않아요. 오래된 영화는 논문을 가끔 보는 정도예요. 제가 영화를 잘 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다만 시청자에게 단서를 제공한다고 생각해요.


- 영화를 고르면 자신만의 기준이 있나요


제가 재밌게 본 영화를 고릅니다


제가 재미있게 봤던 영화 중에서 골라요. 제가 재미있게 봤더라도 남들은 재미있지 않을 것 같은 영화는 빼고요. 거부감이 들 정도로 진입장벽이 높으면 빼는 편이에요. 우연히 유튜버를 시작했지만 이 일이 너무 좋기 때문에 어떻게든 오래 하고 싶어요.


- 영화 리뷰는 매력적인 목소리와 정확한 발음, 뛰어난 전달력이 중요합니다. 백수골방 님은 타고난 건가요


목소리 콤플렉스가 많아서 고치려고 노력했어요


제일 처음 올린 영상과 지금 영상 목소리가 달라요. 연습을 많이 했어요. 목소리가 크지 않아 잘 안 들려서 콤플렉스가 있었어요. 그런데 영상에서는 ‘차분해서 좋다’고 해주시더라고요. 이런 말을 듣고 ‘어느 지점에서 내 목소리를 좋아하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발음도 고치고 발성도 고치고 했어요.


- 백수골방은 영화 소개 그 자체보다 나름의 해석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남다른 관점으로 설득력 있게 영화 해석하는 노하우가 있나요


일상을 돌아보게 된 계기


‘최악의 하루’라는 영화를 리뷰했어요. 그런데 영상 제목을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을 때 보면 좋은 영화’로 붙였어요. 제목을 이렇게 하니까 영화를 잘 모르는 분들도 들어와서 영상을 보시더라고요. 그리고 영화가 어떤 주제를 다루고 있고 어떤 삶의 고민을 담고 있는지 설명을 하니까 되게 편안하게 받아들이셨어요. 예전에는 영화 자체에 대해 해석을 해드렸는데 이 영상을 계기로 ‘이제 영화를 통해서 우리 삶을 되돌아보자’ 이런 느낌으로 선회를 하게 됐어요. 그러니까 오히려 제 영상에 많이 참여를 하고 좋아하시더군요.


고전 철학, 사회학 책에서 영화를 배웁니다


영화 자체에 대해서는 잘 몰라요. 그보다는 예전에 보던 고전 철학책이나 사회학책을 다시 꺼내 읽고 있어요. 결국 영화 연출가들도 그런 걸 읽고 영화에 반영하기 때문에 이런 책을 읽는 게 오히려 영화 공부에 도움이 돼요. 영화적 요소는 영화를 자주 보다보면 눈에 띄는 것 같아요. 이런 쪽으로도 공부를 많이 하면 좋겠지만 지금은 고전서적에 더 흥미가 가요.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이 사고 확장에 도움을 많이 줬어요. 최근에는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이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고요. 일본 영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이라는 책도 재밌게 읽었어요.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도 좋아하는 책이에요. 개인적으로 지금의 생활이 좋습니다. 공부하기 위해 읽은 책이 직업으로도 연결이 되니까 선순환이 되는 것 같아요.


철학과 일상생활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철학이 근본적인 질문을 다뤄 실생활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철학이 주는 깨달음을 조금만 생각해보면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요. 사람들이 하는 고민은 대부분 일상생활에 대한 것이죠. 힐링, 욜로, 소확행, 워라밸, 돈, 인간관계 등이 모두 일상생활에서 생기는 고민이에요. 전통 철학에서는 잘 이야기하지 않던 주제죠. 하지만 사람들이 고민하는 건 이런 것들이에요.


그래서 철학의 입을 빌려 이런 주제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면 ‘힘이 된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철학을 어렵다고만 생각했는데 일상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니까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는 거죠. 예를 들어 ‘인간관계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게 나에게 솔직한 것인가’라는 주제를 영화와 철학을 매개로 이야기를 해요. 그런 점에서 제 영상이 개인적으로 영화 리뷰이기도 하지만 에세이, 일기라고도 생각해요.


- 대중적 인기 장르에 비해 구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참여도 높은 구독자가 많다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구독자가 폭발적으로 늘지는 않아요. 개인적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건 참여도가 높다는 거예요. 타 채널에 비해 댓글 숫자가 많진 않지만 진정성 있는 댓글은 훨씬 더 많다고 생각해요. 영화 ‘최악의 하루’를 보면 친구 관계에서 내 의도와 다르게 사람들이 나를 이해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나와요. 제가 이걸 풀어서 설명하는 영상을 보고 ‘인간관계에서 솔직한 것과 예의를 차리는 것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이 영상을 보면서 접점을 찾을 수 있게 됐다’라는 내용의 댓글을 많이 달아주셨어요. 댓글에서 토론도 많이 하고요. 이런 부분이 자랑스러워요.


대중성을 키우기 위해 더 쉽게 가지는 않으려고요


제가 생각하는 대중성의 마지노선이 딱 여기까지예요. 더 깊이 하거나 더 가볍게 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균형점이 지금인 것 같아요. 채널 수익도 더 많이 벌면 좋지만 하기 싫은 이야기까지 하면서 채널을 키우지는 않으려고 해요. 제가 유튜브를 4년 운영하면서 매년 새로운 목표를 만들었는데 2019년에는 콘텐츠 다각화를 하고 싶어요. 보통 영화 한 편만 다뤘는데 이제 TV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 시리즈물을 좀 다루려고 해요. 영화 한 편은 120분이지만 시리즈물은 600분 넘기도 하니까 다 보는 데만도 시간이 많이 걸리긴 해요. 시리즈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무엇인가 이런 걸 이야기하고 싶어요.

조회수 44만회를 넘으면 폭넓은 호응을 얻은 영화 '와일드' 리뷰 영상. '삶의 방향을 잃었을 때 봐야할 영화'라는 제목을 달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source : 백수골방 유튜브 캡처

- 오프라인에서 구독자와 만나는 행사도 꾸준히 갖고 있습니다. 방송을 하면서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는 게 쉽지 않을 거 같습니다


장난처럼 시작된 시청자와의 첫 만남


처음에는 심각하게 시작한 게 아니었어요. ‘영화 포스터 나눠드릴 테니 홍대 놀이터로 몇 시까지 오세요’라고 SNS에 올렸더니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오셨어요. 그냥 사진 찍고 포스터 나눠드리고 인사하고 헤어졌어요. 그런데 2017년 ‘너의 이름은’이라는 영화 행사를 오프라인에서 하려고 극장을 빌렸는데 130석이 매진이 됐어요. 그때 극장 관계자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제 유튜브 채널에 들어가 보셨나 봐요. 그게 인연이 돼서 ‘신촌 골방톡’이라는 프로그램을 1년 간 했어요. 신촌 아트레온에서 매달 한 번씩 했죠.


제 말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분들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신촌 골방톡은 제가 영화 소개하고, 같이 보고, 30분 정도 질의 응답하는 순서로 진행했어요. 100분 정도 오셨고 많을 때는 230석이 매진될 때도 있었어요. 주로 20대 초중반이 많았는데, 제 어머니뻘 아주머니가 오셔서 질문을 하신 게 기억에 남아요. 인생 선배가 오셔서 저한테 질문을 해주시니까 놀랐죠. 나의 길과 말의 가치를 이만큼 인정해주는 분들이 있다는 걸 현장에서 느끼는 기회였어요. 사진도 찍고 편지나 선물을 받고 그랬어요. ‘사람들이 나를 왜 이렇게 좋아해주시지?’ 이런 생각이 들면서 신기했어요. 앞으로도 오프라인 행사를 계속 할 생각이에요. 채널이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지고 이름이 알려지다 보니 협업 기회가 많아졌어요. 팬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마련할 생각이에요.


- 백수골방이 생각하는 유튜브의 미래는 어떤가요. 앞으로의 트렌드를 어떻게 전망하세요?


아직은 유튜브를 대체할 만한 플랫폼이 보이지 않아요


다른 크리에이터랑 협업도 하고 라디오 공개방송 같은 영상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하지만 영상은 전부 유튜브에 올릴 것 같아요. 아직 더 매력적인 플랫폼은 안 보이는 것 같아요.


아이돌처럼 기획사 통한 유튜버 등장할 것


처음부터 채널 색깔과 방향성을 명확하게 하고 영상도 완성도 있게 만들어야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 같아요. 이제는 유튜버도 아이돌처럼 기획을 통해 만들어지는 시대가 된 것 같아요. 대형 기획사가 기획형 유튜버를 만들어 채널을 운영할 것 같아요. 실제로 그런 움직임이 나오고 있어요. 1 인방송이 더 확장될 거예요. 젊은 친구들은 TV를 안 보잖아요. 이런 현상은 갈수록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유튜브 채널은 하나의 인격이 되어야 합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 꼭 필요하다고 봐요. 1인 가정이 많아지는 것과 맞닿아 있는 문제예요. 1인 방송 영상을 보면 별풍선이나 후원을 하잖아요. 남들은 ‘왜 저런 영상을 볼까’라고 해도 그 사람한테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 거예요. 이런 점에서 보면 시청자에게 크리에이터는 더 이상 남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의 일상을 공유하는 존재, 나를 재미있게 해주는 존재, 지겹지 않게 해주는 친구 같은 존재인 거죠. 이런 존재가 필요한 이유가 결국에는 혼자 적적할 때 유튜브에 들어가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봐요. 이런 시청자들과 호흡하려면 결국 일상을 공유하는 부분이 있어야 해요. 기존 TV에서는 절대 안 되는 부분이죠. 앞으로는 유튜브 채널이 하나의 인격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1인 크리에이터이자 영향력 있는 영화 비평가로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제 ‘문화 취향’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영화 리뷰 외에 짧은 다큐멘터리를 찍어서 유튜브 채널에 올리고 있어요. 취미생활인데요, 그 채널로 수익을 낼 생각은 없어요. 유튜버 생활을 3년 넘게 하다 보니 개인적으로 매너리즘이 올 때도 있어요. 영상 제작 자체에 흥미를 잃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친구들과 영상 찍던 느낌을 살려 찍어보고 있어요. 휴대폰으로 날것 그대로 찍어서 올린 다음 반응을 살피는 재미도 있어요. 저 자체를 좋아해주는 분들이 많다보니 저라는 사람을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문화 취향’이라는 걸 이 채널에서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 채널을 통해 실사 콘텐츠에 대한 갈증도 조금씩 풀어나갈 생각이에요.


문화적 갈증을 풀어주는 창구 역할을 하고 싶어요


한 달에 한 번, 적어도 두 달에 한 번 정도 라이브로 소통 방송을 하고 가능하면 오프라인 행사도 하려고 해요. 관객이 부담 없이 참여 할 수 있는 영화 행사가 별로 없어요. 영화제나 시사회뿐이죠. 영화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하고 같은 영화를 본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별로 없어요. 댓글을 보면 ‘저도 영화를 좋아하는데 백수골방님 같이 영화를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친구가 없어요’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문화적 갈증을 느끼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부분을 풀어줄 곳이 별로 없는 거죠. 백수골방 채널이 그런 역할을 하고 싶어요. 저는 유튜브로 시작했지만 ‘문화제작자’로 계속 활동을 하고 싶어요. 영화평론가가 됐든, 작가가 됐든 그런 도전을 계속 하기 위해서라도 구독자와 만나려고 해요.


삶 자체가 풍성해져 좋아요


회사 다닐 때보다 많이 벌고 있고 해마다 수익이 늘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심리적 만족도도 커요. 과거에는 일상의 내 모습과 조직 구성원으로서의 내 모습을 분리시켜야 했는데,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어요. 삶 자체가 풍성해진다는 것이 좋아요. 나 자체로 살아가도 된다는 점, 꾸준히 나 자신에 대한 피드백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좋아요.


글 더 인플루언서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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