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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국산 중고차 산다면 경차는 레이, 대형차는.."

조회수 2020. 9. 21. 18: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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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좋아 차 안에서 자기도 해요" 차량평가사 되려고 6번 도전했습니다
케이카 신입 차량평가사 오진식씨 인터뷰
자동차 좋아해 렌터카 거쳐 차량평가사로
“차가 너무 좋아 가끔씩 차에서 자기도”

3월 11일 서울 가양동 서서울모터리움. 아파트형 중고차 매매단지인 이곳에는 차량평가사 오진식(23)씨의 사무실도 있다. 그는 국내 최대 중고차 매매업체인 케이카(구 SK엔카직영) 서서울지점 신입사원이다. 오른쪽 귀에는 무선 이어폰을 끼고, 고객이 오면 능숙하게 차의 상태와 장단점에 대해 브리핑을 한다. 오씨는 케이카 전체 차량평가사 중 최연소로, 2018년 4월 입사해 지금까지 중고차 200대를 팔았다.


오씨는 차량평가사가 되는 데 대학 졸업 후 꼬박 1년 이상이 걸렸다. 탈락만 5번, 그 사이에 다른 직업을 하면서도 계속 지원했다. 무엇이 그를 자동차, 그 중에서도 중고차의 세계로 이끌었을까. 그를 만나 물어봤다.(괄호 안은 편집자 주)

/사진 케이카

면접장서 “BMW 520d를 팔아보라” 질문 나와


-차량평가사는 무슨 일을 하는 직업인가.


“중고 차량의 가격을 평가하고 판매하는 사람이다.”(케이카에는 전국 33개 직영매장에 차량평가사 500여명이 있다.)


-차량평가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어릴 때부터 차에 관심이 많았다. 중학교 때부터 자동차를 파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고교(서울 대영고) 3학년 때 직업반을 선택해 서울남부기술교육원에서 주 4일씩 자동차 기술을 배웠다. 이후 오산대 자동차과에 진학해 자동차 공학과 섀시 등 기술, 판매, 자동차 관리법 등을 배웠다. 자격증도 2개 땄다.”


-어떤 자격증인가.


“한국산업입력공단의 자동차정비기능사, 진단자동차협회의 자동차진단평가사 2급이 있다.”


-영업직은 꽤 힘들다는 편견이 있는데, 그렇게까지 이 직업이 하고 싶었나.


“차를 많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차가 너무 좋아 가끔씩 집안 대신 주차된 차에서 잠을 자기도 한다. 대학 다닐 때도 자동차를 더 배우고 싶어서 학교 실습조교를 하면서 근로장학생으로 학비보조를 받았다. 변속기나 엔진 실습을 하면 사전에 세팅을 해놓는 일을 맡았다.”


-입사과정은 어떤가.


“케이카 시험만 6번 봤다. 그때그때 달랐는데, 합격했을 당시에는 서류전형과 임원면접 두 번으로 끝났다.”


-면접에서는 뭘 물어보던가.


“우선 인성면접이 있다. 자격증 취득, 전공여부 등을 물었다. 그리고 차량 판매 테스트가 있다. 임원을 고객이라 생각하고, 큰 도화지에 차량의 강점을 적어서 프레젠테이션하는 평가다.”


-어떤 차가 시험문제로 나왔나.


“BMW 520d가 나왔다. 도화지에 차의 사진만 인쇄돼 있고 나머지 문구는 내가 썼다. 나는 연비와 차량의 성능을 강조했다. 일반적인 주행 연비가 1L당 10㎞ 정도 나오고, 국산차에 비해 고속주행 등이 강하다는 점, 흰색이라 남녀노소가 선호한다는 점, BMW는 (중고차를 구입후 타다가) 재판매시 인기가 좋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사진 케이카

-입사 전에는 렌터카 회사에 다녔다고.


“롯데렌터카에서 사고보상 담당을 했다. 차량평가사를 하기 위해 경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현장에서 사고처리를 하면, 보상 가격이나 공임 등을 정하는 일이었다.”


-공업사에서 과다한 비용을 청구하지는 않았나.


“프로끼리 일하는 곳이라 과다한 비용을 청구하지는 않는다. 비용이 과다하면 계상 기준인 수리 시간을 깎는다고 응수한다.”


중고차, 이렇게 고르면 낭패 없다


중고차 전문가를 만난 김에 중고차 잘 사는 법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가격진단을 하는 데 얼마나 걸리나.


“15분 정도면 가격을 매길 수 있다.”


-차량 가격을 매기는 포인트가 있나.


“크게 5가지를 본다. 차량 상태, 교환부위 및 이력(사고가 나서 부품을 교체하면 감점), 주행거리, 색상, 실내 상태 등이다. 정해진 가격 범위는 없고, 내가 적절히 가격을 매기면 본사 프라이싱센터에서 승인을 해준다.”


-중고차를 잘 사는 방법이 있나.


“일단은 성능점검기록부를 살펴야 한다. 성능점검기록부는 딜러사 홈페이지나 차 안에 인쇄물로 구비돼 있다. 성능점검기록부가 없으면 달라고 해서 확인해야 한다. 성능점검기록부 안에 있는 차량 사진이나 차대번호와 실제 차량의 일치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 다음은 실내 내장재를 확인해야 한다. 5~6년 전 모델부터는 버튼의 사용이 많으면, 번들거림이나 끈적임이 심해진다. 주름도 많이 간다. 끝으로 천장 오염을 확인해야 한다. 오래 쓰면 차 천장 오염이 심해진다. 물론 지울 수는 있지만, 사용감이라는 것이 편차가 있다. 그 외에 유리, 기어봉, 핸들에 흠집을 살펴야 한다. 요즘에는 반지를 끼거나 펜을 든 채로 운전을 해서 이들 부품에 흠집이 심한 중고차가 가끔씩 있다. 물론 중고차는 남이 타던 차니깐 생활흠집 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막 썼는지, 애정어리게 썼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중요하다.


홈서비스라는 배달 서비스를 이용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중고차매장에 직접 오지 않고 전화와 카카오톡 등으로 사진을 확인하고 차를 사는 대신, 3일간 타 보고 마음에 들지 않아 매입을 취소하면 이유를 묻지 않고 100% 환불해 준다.”

-중고차를 잘 파는 방법은?


“있는 중고차를 잘 파는 법은 별로 없다. 새 차를 살 때부터 중고차 판매를 감안해야 한다. 우선, 추가 옵션을 다는 것이 좋다. 무조건 가점사항이다. 선루프, 할로겐 라이트, 휠(17→18인치), 순정 내비게이션 등이 주된 가점사항이다. 일각에서는 순정이 아닌 ‘사제’ 내비게이션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는데, 없는 것보다는 달려 있는 것이 가격이 높다. 색상은 흰색, 검정색, 쥐색이 선호되고, 하늘색이나 금색, 빨간색은 비선호 색상이다. 물론 경차는 원색도 잘 팔린다.


또한 요즘에는 전면 유리 부품값이 비싸다. 돌이 튀는 등 전면 유리에 흠집이 있거나 파손이 있으면 주된 감점 대상이다.”


-신차 대비 중고차 가격이 비교적 높은 차량은.


“현대차의 그랜저, 제네시스 G80이 있다. 현대기아차 계열은 부품 가격이 타 국산차에 비해 저렴한 편이라 인기가 좋다.”


-최근 현대차에서 인기를 끄는 팰리세이드는 어떤가.


“대기 물량이 많으니 중고차 시장에 풀리려면 1년은 걸리지 않을까 싶다. 전 좌석에 USB 포트가 있는 점이 좋다. 나에게 이 차를 사라고 한다면 8인승을 업그레이드해서 7인승 시트로 옵션을 바꿔서 살 것 같다. 7인승 옵션에 달려 있는 2열 통풍시트가 중고차 매매시 강점이 되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중에서는 어떤 차가 잘 팔리나.


“메르세데스-벤츠다. C클래스와 E클래스가 인기가 좋다. 고객 선호도도 높고, 중고차 회전율이 높다.”


-고객을 설득하는 당신만의 팁이 있다면.


“검정색 차량은 사진으로 광택이 잘 표현되지 않는다. 한번 오시라고 주로 권유한다. 대형 세단의 경우에는 중장년 고객이 많다. 그리고 기사를 두고 타는 사람이 많다. 뒷자리 사용감이 적으면 이를 집중적으로 강조한다.


소형차는 브레이크나 타이어의 잔존량 등 소모품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부품 교체 없이 오래 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오씨에게 ‘지금 중고차 한 대를 산다면 무슨 차를 사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런 답이 돌아왔다.


“대형 차량 중에서는 제네시스 DH를 사겠다. 제네시스 G80로 리뉴얼 되기 직전의 모델이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디자인이나 사양이 이후 G80과 큰 차이가 없는데, 브랜드 변경을 이유로 가격이 많이 떨어진 모델이다. 경차 중에서는 기아 레이를 사겠다. 신차 대비 가격이 많이 낮다. 하지만 실내공간이 넓고 고객 평이 좋다. 그 외에 한국GM은 스파크, 쌍용은 티볼리가 인기가 좋다.”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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