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혁신적인 '착한 일' 하면서 돈도 많이 법니다

조회수 2020. 9. 21. 18: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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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사회적기업가 키우면서 연매출 31억원 기록했습니다

2015년 문을 연 언더독스는 사회적기업가를 꿈꾸는 청년 창업가를 양성한다. 언더독스라는 이름은 ‘언더독 효과’(underdog effect)에서 따왔다. 언더독 효과는 절대적 강자가 존재하는 싸움판에서 사람들이 약자의 승리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심리적 현상을 말한다.


언더독스는 2019년 3월 고용노동부에서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으려면 7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유급근로자를 고용하고 영업활동을 통해 얻는 수입이 인건비의 50% 이상이어야 한다. 이윤이 발생하면 3분의 2 이상을 사회적 목적을 위해 써야 한다. 정부는 사회적기업에 사업개발비나 4대보험료 중 사업주 부담분 일부를 지원한다.

출처: jobsN
조상래 언더독스 대표.

언더독스는 사회적기업 인증에 필요한 요건을 충족해오는 동안 매년 100% 이상 성장해왔다. 4년 동안 배출한 사회적기업가는 114명. 2017년 17억원에 이어 작년에는 31억원의 매출을 냈다. 언더독스를 거쳐간 청년 창업가들이 기존의 판을 뒤엎고 세상에 없던 혁신을 만들도록 돕는 게 목표라는 조상래(36) 대표를 만났다.


-언더독스는 어떤 곳인가.


“사회적기업가를 꿈꾸는 예비 창업가를 교육하는 회사다. 2015년 설립 이후 4년 동안 5708명이 언더독스을 거쳐갔다. 프로그램을 수료한 439개 팀 중 18곳은 정부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대상자로 뽑혔다.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사회적기업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팀을 뽑아 창업 전 과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팀당 평균 3000만원, 최대 5000만원을 지원한다.”


-사회적기업에 눈 뜬 계기는.


“성균관대학교 한문교육학과를 나왔다. 재학 중 10대 학생들이 겪는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입시 스트레스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학생도 많지 않나. 이들이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먼저 국정 운영 방식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졸업 후 국정전문대학원에 진학했다.


대학원에서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던 중 사회적기업에 대해 알게 됐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회사가 늘수록 사회안전망도 탄탄해질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내가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전공인 교육을 살려 예비 사회적기업가를 키우겠다고 결심했다.”

조상래 대표 제공

-창업 경험 없이 사회적기업가를 육성할 수 있나.


“창업 노하우를 가르치려면 회사를 운영해본 경험이 있어야 한다. 2013년 지인과 함께 ‘워터팜’을 공동 창업했다. 워터팜은 물부족 국가가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었다. 건물의 물 사용량을 분석해 절약 솔루션을 제공하는 컨설팅 사업을 했다. 사람들이 물을 절약하는 만큼 포인트를 주고 그만큼 물이 부족한 지역에 기부할 수 있는 서비스 ‘워티’도 개발했다.


2년 반 동안 워터팜에 있다가 2016년 8월 언더독스로 자리를 옮겼다. 사회적기업가를 양성하는 일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현재 언더독스의 지주회사인 뉴블랙을 이끌고 있는 김정헌 대표에게 같이 일을 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그가 흔쾌히 수락해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


-프로그램 운영 과정이 궁금하다.


“6~8주 동안 수강생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수익도 낼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단기간에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기는 힘들다. 우리의 목표는 예비 사회적기업가들의 창업 근육을 키워주는 것이다. 짧은 기간에 엄청난 매출을 내는 회사를 만드는 게 아니다.


수강생이 부담하는 비용은 없다. 지방자치단체·사회적경제지원센터·대학교 등 예비 사회적기업가 양성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있는 곳에서 교육을 의뢰한다. 사회 공헌 차원에서 예비 사회적기업가를 양성하려는 기업도 있다. 의뢰한 기관에 맞게 교육 과정을 기획하고 지원자를 모집한다.


언더독스 자체적으로 사회적기업가를 양성하는 ‘언더독스사관학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1년에 한 번 꼴로 10~15명 정도 선발해 6주 동안 창업 교육을 시킨다.”


-지금까지 어떤 회사들이 나왔나.


“‘놀담’이라는 곳은 맞벌이 가정에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부모님이 직장에 있는 동안 신원 평가를 거친 청년이 아이와 대신 놀아준다. ‘멘토리’는 대학생 청년들이 농어촌 청소년에게 멘토링을 제공하는 곳이다.”

조상래 대표 제공

-매출은 어떤가.


“2018년 설립 4년 만에 연매출 31억원을 달성했다. 매년 100%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직원수는 23명이다.”


-어떤 사람들이 언더독스를 찾나.


“2017년까지는 60~70%가 대학생이었다. 요즘은 대학생보다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 수강생이 더 많다. 퇴사하고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도 쉽게 볼 수 있다.”


-선발 과정은.


“서류와 면접 전형을 거쳐서 뽑는다. 경험 삼아 창업을 해보려는 사람보다 프로그램에 몰입할 수 있는 사람을 선발하려고 한다. 6~8주 동안 교육을 받은 뒤 학교나 직장으로 돌아갈 생각으로 찾아오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최대한 뽑지 않으려 한다.”


-예비 사회적기업가를 키우는 곳은 언더독스가 유일한가.


“MYSC(엠와이소셜컴퍼니)에서 비슷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MYSC는 교육뿐만 아니라 ‘임팩트 투자’도 한다. 임팩트 투자란 사회·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업이나 기업에 돈을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사회적기업 창업 초기 단계에 필요한 교육을 집중적으로 한다. 사업 아이템이나 비즈니스 모델도 구체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창업에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드물다. 우리는 팀원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본인이 해결하고 싶은 사회 문제만 들고 와도 의지만 있으면 뽑는다. 그러다 보니 초기 창업자가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다른 곳보다 잘 안다.”

-예비 사회적기업가가 겪는 애로사항은.


“예비 사회적기업가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쓴다. 정부나 기업도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는 문제를 풀겠다고 뛰어들 때가 많다. 이를테면 미세먼지를 예로 들 수 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수익도 내려고 하니까 창업 자체가 어렵다. 창업을 해도 바로 수입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경제적 문제로 운영을 포기하는 기업도 많다.”


-앞으로 계획은.


“지금까지는 수도권에서 예비 사회적기업가들을 만났다. 앞으로는 지방에 숨어 있는 예비 창업가도 만나고 싶다. 또 아시아 전역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파트너를 정하지는 않았다. 올해는 다른 나라의 여러 ‘언더독스’들과 함께 창업가를 키우는 프로그램을 시작할 생각이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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