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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꿇게 안합니다"..시간·지역 선택하고 월수입 300만원

조회수 2020. 9. 21. 19: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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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매니저'에게 한 달 300만원 벌게 해주는 스타트업
청소연구소 연현주 대표
청소 어려움 알기 위해 직접 청소현장 근무도
가사부담을 희생 아닌 새 일자리로 해결

13살 쌍둥이와 9살 막내를 둔 아이의 엄마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엔씨소프트, 카카오를 두루 거친 능력있는 워킹맘이었다. 2002년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광고사업을 담당했고, 2009년 엔씨소프트로 옮겨서 해외 게임기업과 제휴를 하는 등 기획업무를 맡았다. 2012년 카카오로 옮긴 그는 이모티콘 스토어를 만들었다. ‘프로도’와 ‘어피치’ ‘무지’ ‘튜브’ 등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가 카카오톡에 공식적으로 들어온 계기를 만든 것도 이 사람 덕이다. 마지막으로 카카오택시 등 O2O(Online to Offline∙온라인 오프라인 연계) 사업부서에서 홈클린 TF를 이끌었다. 카카오는 이 사업을 직접 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서비스 개발을 중단한다. 이에 2016년 말 함께 일하는 팀원 5명과 독립해 청소연구소를 창업했다.


“아이를 키우며 일하는 여성이 참 많았습니다. 또 일자리 구하기를 겁내는 여성이 많아요. 워킹맘에게는 가사 노동 부담을 덜어주고, 일자리를 찾는 여성에게는 융통성 있게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사업.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출처: jobsN
연현주 청소연구소 대표

청소연구소 연현주(40) 대표는 워킹맘의 가사 부담을 덜어주는 일도 좋지만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웠던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주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창업 멤버가 많았다. 초기에는 매출이 많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버텼나.


“2017년 1월 법인을 설립할 때 창업 멤버가 6명이었다. 앱 개발을 하는 데만 4개월이 걸렸다. 그 사이에 창업 멤버가 출자한 자본금으로 이들에게 월급을 줬다. 나중에는 월급을 주기 위해 빚까지 냈다. 앱 출시 즈음 카카오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투자기업 케이큐브벤처스(현 카카오벤처스)에서 10억원 투자를 받았다. 숨통도 트였고 서비스도 순항했다.”


-청소를 앱으로 이용하는 것이 사람들이 익숙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사실 청소할 사람을 찾는 곳으로 동네 인력소개소를 이야기한다. 청소는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절실한 서비스다. 인력소개소에 전화해서 예약하던 것을 앱으로 깔끔하게 옮겨온 것이라 사람들의 거부감은 적었다. 이미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택시도 부르고 음식도 주문해 먹는다. 앱으로 필요한 시간만 정하면 끝이니 사람들이 더 좋아했다.


날 아는 사람들은 애 셋을 키우는 엄마가 만든 서비스니 어련히 잘 만들지 않았겠느냐는 말도 했다.”

출처: 사진 청소연구소 제공
신입 홈 매니저에게 청소 방법을 교육하는 연현주 대표

-워킹맘의 부담도 크게 덜어줬지만,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청소하는 분들에 대한 철학이 궁금하다.


“실제로 서비스를 시작하고 나서는 홈 매니저(실제 청소를 하는 사람) 쪽으로 많이 고민했다. 홈 매니저가 어떤 부분에서 힘들어하는지 이야기를 듣고, 실제 현장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알기 위해 많은 시간을 썼다.


초기에는 홈 매니저가 많지 않았다는 문제도 있었지만, 홈 매니저의 업무를 더 정확히 알고 싶어서 직접 청소현장에 나서기도 했다. 새로 직원들이 오면 현장 업무를 해보도록 한다. 직접 경험해야 고객이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알고, 홈 매니저의 힘든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경험을 서비스에 반영하니 고객의 요구를 더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다.”


-홈 매니저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이유 때문일까.


“먼저 자신들이 파출부나 가정부, 가사도우미가 아니라는 사실부터 알려준다. 전문가가 해주는 고급 서비스 일이라는 것을 고객에게 알려주기 위해 홈 매니저를 시작하려면 교육을 받아야 한다. 업무 순서와 방법도 교육한다. 집 구조에 따라 세부적인 차이는 있어도 큰 틀에서는 거의 동일하다. 한 분은 교육을 받고 나서 ‘가사도우미 일은 할 자신이 없었는데 홈 매니저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고객에게도 홈 매니저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물걸레 청소를 무릎을 꿇고 하는 일은 절대 못하게 한다.”

신입 매니저와 상담을 하고 있는 연현주 대표(왼쪽)과 화장실 청소 교육

-홈 매니저의 한 달 수입은 어느 정도인가.


“홈 매니저는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지역을 정할 수 있다. 거의 매일 일하시는 분은 한 달에 250만~300만원을 벌기도 한다. 평균적으로는 80만~100만원 정도 수입을 올린다. 한 달에 두세 건만 하는 경우도 많다. 시급도 높은 편이다. 보통 시간당 1만1000원~1만3000원 정도다.


홈 매니저는 유연하게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어서 간병을 해야 할 경우 잠시 일을 쉬다가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이사청소나 입주청소 같은 다른 청소 분야는 검토하지 않았나.


“이사나 입주는 빈도가 많지 않다. 게다가 팀 단위로 해야 하는 영역이다. 서로 전문성이 다르다. 이쪽으로는 검토하지 않았다. 대신 아이 돌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성장세는 어떤가.


“지금 회원 가입만 20만명, 홈 매니저는 6000명이 넘었다. 매달 20%씩 성장하고 있다. 현재 서비스 지역은 서울을 비롯해 인천과 경기도 지역이다. 부산, 대구, 광주 등으로도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연현주 청소연구소 대표

-본인 스스로도 세 자녀를 둔 워킹맘이다. 워킹맘 후배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현실에서 경력단절은 엄청난 마이너스다. 앞으로 계속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은 후배들에게 주변의 도움을 얻어서라도 경력단절은 피하라고 조언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워킹맘의 생활은 생각처럼 고되다. 자신의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 누군가의 희생이 아니라,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라면 워킹맘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계획은.


“성장을 위해 내실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수익을 많이 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홈 매니저가 만족할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고객들도 안심하고 청소를 맡길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글 jobsN 최광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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