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불편하고 민망해 가려 입던 옷, 직접 바꿨더니 400억 대박

조회수 2020. 9. 27. 22:44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예쁜 요가복 찾다가 창업' 요가강사 출신 안다르 신애련 대표

요가복은 편안하지만 다소 민망함을 감수하고 입어야 하는 옷이었다. 레깅스는 크고 특이한 동작이 많은 요가를 하기 위해 꼭 필요하지만 몸에 딱 붙는 특성 때문에 입은 후 ‘Y존’ 등 신체 부위가 드러날 수밖에 없었던 것. 일상에서 입으려 해도 긴 티셔츠로 하체를 가려야 했다.


요가복 브랜드 안다르(Andar)는 자체 상품으로 이러한 레깅스의 문제를 해결해 요가인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은 중소기업이다. 회사의 성장과 함께 창업자 신애련(28) 대표도 화제에 오르내렸다. 

출처: jobsN.
안다르 본사의 신애련 대표.

“안다르의 성장을 보면 정말 기쁘고 감사해요. 좋아하는 분야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어 행복합니다. 창업 전에는 뚜렷한 인생 계획을 갖고 있진 않았어요. 아이디어 상품 출시를 계기로 갑작스레 회사를 운영해야 할 위치에 서니까 얼떨떨하고 아직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원래는 사업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운동을 하다 문득 ‘다양한 패턴’이 있는 요가 레깅스를 만들면 수익성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국내 나와 있던 레깅스 대부분은 디자인이 단순했습니다. 강사 생활을 하다보니 요가·필라테스 강사들이 요가복을 통해 개성을 드러내길 원한다고 느꼈어요. 요가는 스무살에, 강사 생활은 23살부터 시작했습니다. 스포츠의류 시장이 레드오션이란 말을 듣고 사업이 잘 될까 걱정을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꼭 강사뿐만 아니라 수강생 사이에서도 수요가 있을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출처: 신애련 인스타그램(andar_ar_) 캡처
안다르 초기 제품인 패턴 레깅스.

2014년 5월 아이디어가 떠오르자마자 사업을 준비했습니다. 2015년 6월1일 안다르를 창업했어요. 온라인 쇼핑몰을 차리고, 요가·필라테스 학원 등 스포츠업계 쪽으로 영업을 했죠.


저희 간판 상품인 Y존을 가려주는 ‘에어코튼 시리 레깅스’는 2018년 3월 출시했습니다. 2018년 매출이 급격히 오른 것도 시리 레깅스 덕분이죠. 시장에 나와 있던 기존 레깅스를 입으면 봉제선 모양 때문에 Y존이 그대로 드러났어요. 레깅스를 입고 요가를 하는 많은 분들이 불편해하시는 게 눈에 보였죠. 

출처: 안다르 홈페이지·유튜브 캡처.
안다르 시리 레깅스.

저 또한 요가복을 자주 입어야 했던 만큼 많이 불편해했습니다. 시리 레깅스는 이 봉제선을 없애 Y존을 가려주도록 디자인한 제품이에요. Y존에 대한 부담이 없으니 일상에서도 편히 입을 수 있죠.”


-본인의 신체적 콤플렉스가 창업의 원동력이었다고.


“신체의 아름다움을 판단하는 절대적 기준은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누구나 자기 몸에 관한 콤플렉스가 있는 게 현실이죠. 이를 감추고 싶을 때가 많기 마련입니다. 요가 강사로 일하면서 신체에 대한 관심이 커졌어요. 한편 제 몸을 많이 볼수록 자연스레 콤플렉스도 자랐죠. 레깅스를 입었을 때 이런 점을 가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어요. 콤플렉스가 눈 앞에서 사라지면 더 당당하고 활기차게 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일상에서도 입기 편하고. 

출처: jobsN, 신애련 인스타그램(andar_ar_).
신애련 안다르 대표.

제가 체질상 하체 비만이에요. 그에 비해 힙에는 볼륨이 없고 살이 잘 처지는 타입이라 스트레스였습니다. 저 말고도 많은 분이 가진 콤플렉스죠. 사업을 시작하면서 ‘편하면서도 타이트하게 적절히 몸을 조여주는 레깅스 등을 만들어보자’는 계획도 세웠어요. 단점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기회로 다가온 셈이죠. 레깅스 엉덩이 부분에 시걸 패턴을 넣어 옷에 ‘힙업’ 효과를 주고 하체를 탄탄해 보이게 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어떤 분들은 ‘일반 트레이닝복을 입으면 콤플렉스를 가릴 수 있지 않냐’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크고 특이한 동작을 하는 요가·필라테스를 할 때 트레이닝복을 입으면 옷이 몸에 걸려 운동을 할 수가 없어요. 단순 불편을 넘어 동작을 하는 데 장애가 생기는 거죠."


-안다르가 빠르게 성장했다.


“창업한 해인 2015년 매출은 약 10억원이었습니다. 2016년 70억원, 2017년 180억원, 2018년 400억원으로 꾸준히 매출이 올랐죠. 2018년 출시한 ‘에어코튼 시리 레깅스’가 많이 팔리면서 매출액이 급상승했어요.” 

안다르 홈페이지 캡처.

-제품제작에서 가장 많이 신경쓰는 부분이 디자인인가?


“결과적으로 디자인과 품질 모두를 잡아야만 좋은 상품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1순위는 품질이죠. 품질이 엉망이면 예뻐도 소용없다고 생각합니다. 주로 운동할 때 입는 옷이니까, 입고 몸 동작 할 때 마치 내 몸과 옷이 하나인 느낌을 줘야 고품질 레깅스라고 생각해요. 고객들이 우수한 품질 때문에 우리 제품을 사용한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습니다.

출처: 안다르 유튜브 영상 캡처.
요가복 제작 과정.

편안함의 기준은 사람마다 달라요. 스트레칭을 자주 하는 분은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재질의 제품을, 자세가 쉽게 틀어지지 않길 원하는 분은 보통 옷보다 몸을 조이는 옷을 선호하겠죠.”


-특별한 품질관리 방법이 있나?


“신제품을 완성하면 먼저 제가 입어보며 품질을 검사합니다. 다음으로 안다르 산하 필라테스 아카데미 강사들이 입어보며 검사하죠. 이들의 피드백을 받아 작업을 수정·마무리합니다. 안다르는 자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 제품만 전적으로 만드니 품질 관리를 하기 편하죠. 중간 프로모션 회사(옷 제조 업체)를 끼지 않고 직접 원단 구매부터 의상 제작까지 합니다. 중간 비용이 없어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내놓을 수 있어요.”


-사업을 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은?


“사업 시작 단계에서 협업한 공장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사업을 시작하기 어려웠을 거에요. 20대 초반에 모아둔 돈이 있었지만 초기생산자금을 충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공장에서 봉제 작업을 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후불 결제하기로 하고 생산했죠. 제품 출시 후 발생할 기대 수익을 바탕으로 공장측을 열심히 설득했습니다. 공장에서도 내리기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정말 감사해요. 

출처: jobsN.
안다르 본사 사무실, 신애련 대표.

1년 동안 공장에서 살다시피 하며 초기 상품을 개발했습니다. 품질 검사를 하기 위해 제품을 몇 번이나 입어봤는지 셀 수도 없어요. 제대로 된 가림막도 없어서 커튼을 쳐놓고 작업했죠. 언젠가 신제품이 나온다는 생각에 설렜지만 체력적으로 제일 힘들었던 때 같아요.”


-갑자기 사업을 시작한 후 받은 느낌은?


“의사 결정을 내리는 위치에 서면서 부담을 많이 느꼈습니다. ‘결정장애’라는 말이 딱 저를 두고 하는 말이었죠. 사업하는 데 큰 단점이었던 만큼 반드시 고쳐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경영 전공자도 아니고 과거 사업 경력도 없기 때문에 의사결정을 위해 각 부서 임직원 분들과 소통을 많이 하려고 노력해요. 우선, 마케팅·영업·디자인·품질관리 등 분야에서 전문가들을 채용하는 데 힘썼습니다. 각 분야의 전문성이 뛰어난 직원들께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하루 일과는?


“아침에 출근해 전날 매출과 소비자 의견을 검토하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쇼핑몰 제품 리뷰와 내 인스타그램 댓글·DM(다이렉트 메세지)을 읽어요. 제품 관련 사항은 모두 체크해 다음 회의 때 논의합니다. 오후에는 신제품 디자인·마케팅 업무와 품질검사를 해요.

출처: 신애련 인스타그램(andar_ar_) 캡처.
신애련 대표.

원단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하루에 1~2시간씩 회계를 공부하죠. ‘기업의 언어’라고도 하는 회계를 모르면 안 되겠더라고요. 아무리 바빠도 조금씩 시간을 내서 빼먹는 날이 없도록 신경씁니다. 안정적인 제품 생산 환경을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날씨에 민감한 원단을 보호할 수 있도록 생산 시설의 온도를 사계절 내내 동일하게 해주는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에요.”


-안다르 기업 문화는 어떤가.


“문화적으로는 직원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야근을 최대한 지양하고 있죠. 생일자에겐 꼭 반차와 선물, 일정 금액을 줍니다. 또팀원간 연대감을 기르기 위해 월별 회식비를 지원하고 있어요. 

출처: 신애련 인스타그램(andar_ar_) 캡처.
안다르 2019 시무식 직원들(왼쪽). 신 대표와 아이(오른쪽).

워킹맘 직원이 회사에 아이를 데려와도 편하게 있을 수 있도록 시설·분위기를 개선할 예정입니다. 제가 워킹맘이기도 하니까요. 저도 부모님과 남편이 육아·가사를 도와주지 않았다면 사업하기 힘들었을거에요.”


-대규모 투자를 받은 이유와 그 과정은?


“회사의 급속한 성장과 가능성을 높게 산 투자사들이 2017년 투자 제안을 했습니다. 우리 회사가 특허로 보유한 Y존 없는 봉제 디자인과 엉덩이 부분의 시걸(seagull·갈매기) 패턴이 강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사 중 어느 곳에서 투자를 받는 게 회사 성장에 더 좋을지 1년 동안 고민하고 결정했어요.”

출처: 안다르 제공.
갈매기 모양 봉제선(왼쪽)과 안다르 시리 레깅스 디자인 특허등록증(오른쪽)

-새로 확장할 계획인 사업 분야는?


“사업을 점점 확대해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으로 나아갈 계획입니다. 최근 콘텐츠 제작사 와이낫미디어와 함께 웹드라마 ‘미스콤플렉스’를 제작했죠. 20대 여주인공이 각자 가지고 있는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성장 스토리에요. 저도 20대라 창업 전이나 후나 앞으로의 삶과 현실에 대한 고민이 많은데, 이런 요소를 다루는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꼭 요가복이 아니더라도 1324세대를 중심으로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출처: 네이버TV 콬TV(WHY NOT) 채널 캡처.
웹드라마 미스콤플렉스의 한 장면.

아직은 추상적 단계지만 건강한 식문화에 관심 많은 분들을 위한 쿠킹 클래스를 열거나 유명 PT 강사를 초빙해 생활스포츠 교육을 펼칠 생각이에요. 문화콘텐츠 관련 인력을 확충해 나가면서, 복합 문화 공간 기능을 하는 플래그십 스토어나 필라테스 체인점을 새로 운영해보면 어떨까 구상중입니다.”


글 jobsN 정경훈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