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1위..'연봉 1억2000만원' 미국 최고의 직업은?

조회수 2020. 9. 27. 23: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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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미국에서 잘 나가는 '최고의 직업'은?
글래스도어가 발표한 미국 최고 직업 50
데이터 과학자 4년 연속 1위
헬스케어 직업 미국에선 최고지만 한국에선···

미국 직장평가사이트 글래스도어(Glassdoor)가 2019년 미국 최고의 직업 50(50 Best Jobs in America for 2019)을 1월 22일 발표했다. 글래스도어에 올라온 구인공고와 직원들이 올리는 익명리뷰를 분석해 5점 만점으로 상위 50개 직업을 뽑았다. 중위연봉(순서상 맨 가운데 연봉)을 근거로 한 예상 소득, 직업 만족도, 채용 기회 등 3가지 기준으로 점수를 매긴다. 지금 미국에서 잘 나가는 직업은 무엇인지, 한국에서는 어떤지 살펴봤다. 

출처: 글래스도어 홈페이지 캡처
2019년 미국 최고의 직업 50(50 Best Jobs in America for 2019)

4년 연속 1위 ‘데이터 과학자’


1위는 직업 점수(job score) 5점 만점에 4.7점을 기록한 데이터 과학자(Data Scientist)다. 2015년부터 4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최고 중 최고의 직업이다. 기업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을 때 인사이트를 발굴해 새로운 방법을 제안한다.


데이터 과학자는 10여년 전만 해도 세상에 없던 직업이었다. ‘빅데이터’가 산업의 새로운 ‘원유’로 등장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글래스도어에는 2019년 1월 2일 기준 6510개의 채용공고가 올라와 있다. 보수도 좋다. 중위소득은 10만8000달러(약 1억2000만원). 현직 데이터 과학자들은 직업 만족도를 4.3점으로 뽑았다.


매출이나 수익 통계, 웹사이트 트래픽 등 컴퓨터로 쉽게 판독할 수 있는 데이터뿐만 아니라, 소셜 미디어 게시물, 이메일, 상품리뷰처럼 체계화하기 힘들지만 꼭 분석해야 하는 데이터를 다룬다. '기업의 의사결정을 위한 데이터 분석'을 한다는 점이 통계학이나 경제학과 다르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2012년 데이터 과학자를 '21세기 최고의 섹시한 직업’이라 말하기도 했다.


21세기 대부분 회사에는 데이터 과학자가 있다. 아마존은 2000년대 초 고객 구매 패턴을 분석한 ‘맞춤 추천 서비스’를 내놨다. 구글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독감 예측 시스템, 지진 예측 시스템 등을 내놓고 있다. 넷플릭스도 고객 성향을 분석한 추천 서비스와 스트리밍을 무기로 세계 최대 스트리밍 영상 업체로 성장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꼭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이 아니더라도 제조·금융·건설·유통·관광·의료 등 전 분야에 걸쳐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이런 빅데이터를 능숙하게 다루는 데이터 과학자의 전망은 밝다. 데이터 과학자를 원하는 기업은 많지만 공급은 부족하다. 신종직업인데다 1~2년 배워서 역량을 발휘하기 힘들다. 통계와 컴퓨터 공학에 능해야 할 뿐만 아니라 경영·경제·인문학 지식도 필요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데이터진흥원이 2018년 발표한 '2017년 데이터산업 현황조사'를 보면 2020년까지 빅데이터 전문인력 6008명(부족률 37.6%)이 필요하다 전망했다. 소프트웨어(SW)정책연구소가 비슷한 시기 발표한 '유망 SW분야의 미래 일자리 전망' 보고서에서도 2018∼2022년 동안 AI 9986명, 클라우드 335명, 빅데이터 2785명, AR·VR 1만8727명 등 4개 분야에서 총 3만1833명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에서 중위소득이 가장 높은 직업은 소프트웨어 개발 팀장(Software Development Manager)이다. 한해 14만달러를 번다. 최고 직업 순위 47위를 차지했다. 직업만족도는 4.2점. 구인공고수는 1178개로 비교적 채용 기회가 적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4차 산업 혁명과 ‘코딩 교육 붐’이 일어나면서 주목받는 직업이다.


헬스케어 직업 부상, 미국에선 고소득 전문직인데···


눈에 띄는 점은 헬스케어 분야 직업이 선방했다는 점이다. 관련 직업 8개가 최고 직업 50위권 안에 들었다. 전년까지 20위권에 머물렀던 팀장 간호사(Nursing Manager)는 이번에 2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수간호사 정도로 볼 수 있다. 중위소득은 8만3000달러, 직업 만족도 4점, 구인공고 수는 1만3931개다.


작업치료사(Occupational Therapist)는 전년에 이어 4위다. 중증환자의 정신적·신체적 재활을 돕는다. 중위소득은 7만4000달러, 직업 만족도는 4점이다. 물리치료사(Physical Therapist)와 헷갈리기 쉽다. 물리치료사는 신체 기능·감각 회복에 집중한다면, 작업치료사는 ‘사회에 복귀해 독립적 생활과 일을 할 수 있도록’ 재활 치료하는 게 목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우리나라에서 작업치료사로 일하려면 의사·간호사처럼 국가고시를 보고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국가공무원 시험을 보고 의료기술직 공무원으로 일할 수도 있다.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뿐만 아니라 요양병원, 정신병원, 보건소, 복지관, 치매센터 등 여러 의료기관과 사회복지기관에서 인력 수요가 높다.


2015년 1위를 차지한 적 있는 진료보조인력(Physician Assistant)은 12위였다. 흔히 PA라고 부른다. 의사 대신 진단하고 경증 질환 치료를 하는 1차 진료를 본다. 외과수술 때 옆에서 돕거나 약을 처방하기도 한다. 단 의사 감독 아래 가능하다. 중위소득은 10만5000달러다. 미국은 1960년대 PA제도를 도입했다. 4년제 대학 졸업 후 석사 과정인 PA 교육을 수료하고 자격시험을 통과하면 된다.


우리나라에선 다소 낯선 직업이다. 우리나라 의료법상 PA가 의사만 할 수 있는 의료 행위를 대신하는 것은 ‘무면허 의료 행위’다. 그렇지만 의료계에선 통상 간호사,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등을 훈련시켜 의사 업무 일부를 맡기던 관행이 있었다. 의사보다 낮은 임금을 주고 의사 업무를 맡길 수 있어 암묵적으로 PA를 인정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보건복지부가 2012년 PA 합법화 정책을 제안한 이후 보건복지부와 의료계는 논쟁 중이다. 박능후 장관은 2018년 10월 국정감사에서 “PA 문제 해결을 위해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PA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의사협회 등은 “PA 합법화에 앞서 무면허 의료행위를 근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에서는 의사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훈련받은 간호사를 임상 간호사(Nurse Practitioner)라는 개별 직군으로 부른다. PA처럼 1차 진료를 본다. 올해 최고 직업 32위를 차지했다.


미국에선 의사 부족 현상이 심하다. 미국의과대학협의회(AMC)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030년에는 12만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본다. 특히 1차 진료 부문 의사는 최대 4만9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에서 PA나 NP는 없어선 안될 직업이다. PA처럼 NP 면허가 따로 있다. 간호학 전공 석사 학위 이상 따야 한다. 임상분야 근무 경력도 필요하다. NP도 중위소득 10만4000달러인 고액 연봉 직업이다.


2018년 35위였던 언어재활사(Speech Language Pathologist)는 이번에 19위였다. 중위소득은 7만2000달러다. 언어발달장애, 말더듬·실어증·뇌성마비로 인한 장애, 청각장애, 다문화가정자녀의 언어발달지체 등 의사소통이 어려운 아동·성인의 의사소통능력을 개선한다. 아동발달센터, 병원 재활의학과, 요양병원, 이비인후과, 특수학교 등 활동 범위가 넓다. 우리나라에서 언어재활사가 되려면 국가고시를 보고 자격증을 따야 한다. 차도가 좋아지지 않아도 꾸준히 치료해야 하는 등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이외에 치위생사(Dental Hygienist)가 30위, 물리치료사(Physical Therapist)가 37위, 방사선사(Radiologic Technologist)가 41위에 올랐다. 각각 중위소득 6만7250달러, 7만달러, 4만8000달러로 역시 고소득 직종이다.


미국에서 잘 나가는 헬스케어 관련 직종은 우리나라에서도 전문직이자 유망직종이다. 전문대나 대학에서 관련 전공을 공부하고 국가시험에 응시해 면허를 따야 한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의 현실은 많이 다르다.


통계청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를 보면 간호사·치위생사는 매년 필요인원보다 지원자가 적다. 간호 업계에선 ‘재가 될 때까지 태울만큼 괴롭힌다’는 ‘태움 문화’로 악명이 높다.

출처: yvN 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 캡처
드라마 속에 등장한 물리치료사(위쪽)와 방사선사.

작업치료사, 물리치료사, 방사선사 등도 열악한 근무환경과 복지, 국내 의료분야 특유의 군대식 위계질서 때문에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 국내 물리치료사의 경우, 중위연봉은 2950만원이다(워크넷 직업 정보). 미국에 비해 절반인 셈이다. 채용사이트에 올라온 방사선사 구인공고를 보면 연봉이 대부분 2000만원 초중반대다. 경력자가 아닌 이상 3000만원을 넘는 경우는 드물다.


언어재활사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5년 생활고에 시달리던 20대 언어재활사가 고독사했다. 당시 언어재활사의 근무환경을 두고 논란이 일어났다. 하지만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지금도 병원이나 센터에 소속되기보다 프리랜서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또 ‘전문직’보다는 ‘봉사자’로 보는 시각 때문에 대가를 정당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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