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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기억 못하는 병 앓고있는 그림 못 그리는 웹툰작가입니다

안면실인증으로 그림 못 그리는 이 남자가 30대에 그린 인기웹툰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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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검색창에 ‘금요일’을 검색하면 ‘불금’도 아이유의 ‘금요일에 만나요’도 아닌 배진수(41) 작가의 웹툰 ‘금요일(禁曜日)’이 나온다. 2014년 완결했지만 ‘신과 함께’ ‘치즈인더트랩’ 등 인기웹툰과 함께 재연재 중이다. 재연재지만 네이버 웹툰 스릴러 장르 조회수 5위다.


그는 그림을 잘 못 그리는 웹툰 작가다. 안면실인증를 갖고있다. 안면실인증은 얼굴은 인식하지 못하는 증상이나 장애를 말한다. 장소나 사물에 대한 인식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이사 가던 날 처음 보는 수도꼭지를 발견한 적도 있다. 2년간 살았지만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관찰력이 좋지 못하니 사물을 그림으로 옮기기 힘들었다. 그래서 그는 스토리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


데뷔작인 금요일은 참신한 스토리로 주목을 받으며 그를 인기 웹툰작가 반열에 올렸다. 그림이 영 아니란 비판을 받은 적도 있다. 그러나 그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인기 작가다. 2018년 11월부터 연재중인 ‘머니 게임’은 독특한 설정으로 토요웹툰 5위에 올랐다. 배진수 작가를 만났다.

배진수 작가

출처본인제공

-어떻게 데뷔했나


“2010년 ‘도전만화’에 연재를 시작했다. 도전만화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만화를 올릴 수 있다. 네이버는 도전만화 중 우수 작품을 뽑아 ‘베스트 도전’으로 올려준다. 금요일은 2011년부터 베스트 도전에 연재 했다. 베스트 도전에서 정식 연재 작품을 뽑기 때문에 정식 연재에 한 발 가까워 진 것이다. 이때는 웹툰으로 버는 수익이 없었다. 피자 배달을 하면서 그림을 그렸다.


콘텐츠진흥원과 네이버가 합작해 신인작가를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었다. 한 해에 9명 정도 뽑았는데 금요일이 뽑혔다. 2012년 10월부터 정식 연재를 시작했다. 첫 2년간은 콘텐츠진흥원에서 월급이 나왔다. 대기업 신입사원 초봉 정도를 받았다.”

본인제공

-작가로서 본인의 장단점은?


“그림을 잘 못 그린다. 안면실인증이 있다. 회사를 1년 넘게 다녔을 때 회사 선배가 밥을 사준다고 회사 앞 육교로 나오라고 했다. 그런데 회사 앞에 육교가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그 큰 구조물을 1년 동안 인지하지 못 한 것이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에게 치명적인 결함이지만 참신한 스토리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의 무기는 남들과 다른 아이디어다. 베스트 도전에 연재할 당시 금요일은 별점과 조회수 순위 3위에 늘 들었다. 금요일이 도전만화부터 정식 연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내용이 참신하고 재밌었기 때문이다. 그림체에 대해 걱정도 했지만 오히려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나 스토리를 더 잘 살린다는 평을 받았다. 장르와 잘 맞아 떨어진 것이다.


지금 연재중인 머니게임도 감사하게도 독자들이 좋아해 주신다. 네이버 웹툰 작가들의 평균 연봉은 2억 2000만원이다. 신인 작가 평균 연봉도 9900만원 정도다. 지금 금요일과 머니게임이 인기가 많아 평균보다 더 받는다.”

SBS'짝'캡쳐

-데뷔작인 금요일은 어떤 웹툰인가


“미스터리·공포 장르에 반전을 더했다. 제목은 금할 금(禁) 자를 써서 금요일(禁曜日)이다. 영어로는 ‘forbidden days’다. 뭔가 봐서도, 알아서도 안 될 것들이라는 의미다. 예상치 못한 반전을 주는 본문 내용을 암시하고자 했다.”

네이버웹툰 '금요일' 캡쳐

-목표가 무엇인가


“웹툰작가로 계속 성장해 나를 브랜드화하고 싶다. 이름을 들으면 어떤 작품을 하는지와 작품의 특색이 떠오르는 영화감독처럼 말이다. 미스터리·공포 장르에 집중할 생각이다. 배진수 하면 떠오르는 것을 만들겠다.”


-웹툰작가 전에 여러 가지 일을 했다고


“2005~2007년 CJ 제약사업부에 근무했다. 회사를 2년 만에 그만둔 이유는 일이 내 성향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조직문화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그나마 있던 퇴직금도 다 떨어져 2009년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6개월 정도 했다. 30이 넘은 나이였다. 2010년엔 피자 배달도 1년 정도 했고 2011년 울산 울들병원에서 야간경비 일도 했다.”

2005년 신입사원 박진수씨

출처본인제공

-아르바이트 고충은 없었나


“저녁 10시부터 아침 7시까지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했다. 한 번은 술 취한 손님이 반말로 담배 없냐고 물어보길래 나도 반말로 대답했다. 그랬더니 갑자기 주먹으로 나를 치더라. 경찰을 불렀는데 도망가 버렸다.


피자 배달을 할 때는 사고가 났다. 배달 업계에는 암묵적으로 30분 배달룰이 있다. 주문을 받은 시간으로부터 30분 내에 배달을 완료하려면 속도를 높이는 수밖에 없다. 급하게 가려고 하다가 좁은 길에서 다른 배달 오토바이와 접촉사고가 난 적 있다.”


-경험한 것은 웹툰에 활용하나


“제약회사를 다녔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웹툰 에피소드가 있다. 금요일의 ‘공공 살인’이다. 제약회사에 다니는 주인공이 실적 압박을 받으며 벌어지는 일이다. 주인공은 일명 ‘오사구리’를 하는데 이는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 본인 돈으로 약을 사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 내가 해봤거나, 하는 것을 본 건 아니다. 단지 이런 은어를 알고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경험이 바탕이 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네이버웹툰 '머니게임' 캡쳐

-멘사 회원이라고


“2011년 인터넷에서 멘사 테스트가 유행하길래 해봤는데 가입 조건을 만족했다. 가입 조건은 상위 2%에 해당하는 IQ 148 이상이다. 결과는 2% 이상이면 IQ 148, 1% 이상이면 IQ 156 두 종류로 나온다. 나는 IQ 156을 받았다. 피자집 사장님이 멘사 피자배달부라고 좋아하셨다”


-짝에 출연했다고


“2013년에 ‘짝’ 44기 남자 5호로 출연했다. 여기서 만난 여자 3호가 지금 아내다. 대화를 해보니 서로 가치관이 잘 통했다. 촬영 처음부터 끝까지 여자 3호만 택했다.”

SBS'짝'캡쳐

-'금요일(禁曜日)'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지


“삶의 2막을 열어준 작품이다. 금요일 이전엔 사회와 부모님이 제시해 준 길을 별생각 없이 따르는 수동적인 삶을 살았다. 남들 다 가니까 대학에 갔고 회사에 취업했다. 금요일로 웹툰에 도전한 것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그 후의 삶은 전보다 더 치열하지만 더 재미있다. 살아있음을 느낀다.”


글 jobsN 배미래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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