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가게'로 돈 많이 벌려면..

조회수 2020. 9. 27. 23: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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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익 팝업스토어 매장 열려면 이 사람을 찾아가라
스위트스팟(sweet spot) 김정수 대표
데이터 기반 공간 중개부터 운영까지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

가로 3.6m, 세로 4.5m 약 5평(16.5㎡) 남짓한 공간에 물건을 사러 온 사람들이 북적인다. 웹사이트에서 잠깐 떴다 사라지는 '팝업(pop-up)창'과 비슷해 이름이 붙은 공간. 바로 팝업스토어다. 기존에 팝업스토어를 열기 위해선 건물의 남는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브랜드는 항상 건물주와 임대 계약을 맺어야 했다. 또 상권이 좋은 곳을 직접 찾아다녀야 했다. 이런 불편을 해소해주는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공간 중개 플랫폼 '스위트스팟'이다.


건물주와 기업을 이어줄 뿐 아니라 연령대, 성별 등으로 매출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장소를 추천해준다. 또 기획부터 홍보, 운영까지 하는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한다. 강남 파이낸스 센터, 광화문 D타워, CGV 등 국내 350여개 건물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작년에만 1000여개의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서울 역삼동 위워크에서 스위트스팟 김정수(37)대표를 만났다.

출처: 스위트스팟 제공
김정수 대표

창업 공부하다 발견한 어피어히어(Appear here)


김대표는 부동산 전문 펀드 매니저였다. 부동산 쪽에서도 금융 분야에서 일하고 싶었다. 홍콩 사모펀드에 입사해서 원하던 일을 할 수 있었다. 막상 목표를 이루고 나니 재미가 없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었다. 그때 창업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무턱대고 시작할 수는 없었다.


"회사에 다니면서 스타트업을 공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트업) 플랫폼을 기획했어요. 계속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아이디어를 주변에 물어보다가 한 지인이 스타트업 어피어히어를 추천해줬죠. 어피어히어는 영국 앱 서비스로 점포 공간 공유, 팝업스토어 중개 서비스 원조 격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상가 공실도 있지만 대형건물 안에 남는 공간이 많았기 때문에 사업이 잘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스드메 서비스는 없애고 스위트스팟에 집중했습니다."


2015년 4월부터 회사와 창업 준비를 병행했다. 평일에는 회사는 나갔고 주말에는 스위트스팟에 뜻이 있는 사람과 시장조사·사업 확장 가능성·비즈니스 모델 등을 정리했다. 우선 서울에 있는 랜드마크 격 건물을 파트너로 두고 그 공간을 활용하고 싶은 기업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결정했다. 사업모델은 공간을 사용하는 기업에게 일정 기간 고정 임대료를 받는 것이었다. 같은 해 10월, 웹사이트 기반 팝업스토어 중개 플랫폼 스위트스팟이 탄생했다.

출처: 스위트스팟 제공
함께 작업했던 브랜드

직접 팝업스토어 운영, 비즈니스 모델 수정


부동산 펀드 매니저를 하면서 만난 인연과 경력을 살려 강남 파이낸스 센터와 함께 서비스를 시작했다. 초반에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의 반응은 좋았지만 시장에 자리를 잡지 못했다. 웹사이트 트래픽이 나오지 않으니 고객의 피드백을 들을 수 없었다.


"왜 우리 서비스를 몰라주는지 답답했습니다. 그때 우연히 코엑스에서 팝업스토어를 구하는 공고를 보고 직접 운영해보기로 했습니다. 40평 공간을 임대해 편집매장을 꾸렸어요. 입점할 브랜드를 모집하고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매출을 올릴 방법 등을 고민했죠. 가구 조립과 물건 전시부터 매출, 재고 관리까지 몸으로 부딪치면서 배웠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책상 앞에서 기획하고 '이게 될까'하고 고민했던 것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는 모습을 보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었죠."


2개월간 운영하고 나서 수익모델을 개선했다. 매출이 얼마나 나올지 부정확한 상태에서 고정 임대료를 받는 게 고객 입장에서는 부담일 거라고 생각했다. 팝업스토어 운영 기간 중 올린 매출 일부를 수수료로 받는 방식으로 바꿨다. 그 수수료를 건물주와 나눠 갖는 것이다. 또 단말기를 제공해 매출 데이터를 쌓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데이터를 분석해 브랜드 특성에 맞는 공간을 추천해줬다. 2016년 3월 편집숍에 입점했던 브랜드 중 한 곳이 윤대표를 통해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첫 단독 거래였다. 이를 확장하기 위해 상품구성, 할인율 등을 봐주는 오프라인 매장 MD도 영입했다.

출처: 스위트스팟 제공
스위트스팟을 통해 파르나스몰에 팝업스토어를 연 싱가포르 스낵 브랜드 IRVINS 솔티드 에그(좌), 대우재단빌딩에 팝업스토어를 연 Mansol

원스톱 솔루션, 시그니처 스토어 시작


이후 건물 파트너와 팝업스토어 진행 고객사가 늘어났다. 전국 랜드마크 건물 350여곳과 1000여 건이 넘는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함께하는 파트너사가 늘어날수록 새로운 요구사항도 생겼다. 김대표는 “아예 팝업스토어 운영을 맡기고 싶어 하는 곳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2018년 1월 BTL(Below the line)팀을 만들었다.


“BTL팀은 기업에 통합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기획부터 홍보, 운영까지 하는 것입니다. 기존 중견기업은 팝업스토어를 열고 싶으면 외주사에 맡겼습니다. 공간 중개뿐 아니라 운영까지 하길 원하더군요. 그래서 인력을 더 보충해서 팀을 신설했죠. 지금까지 존슨앤존슨즈, 싱가포르 스낵 브랜드 등과 함께 일했습니다.”


이외에도 시그니처 스토어를 시작했다. 스위트스팟이 운영하는 플리마켓에 다양한 1인 혹은 작은 기업이 참여하는 것이다. 인지도가 있고 예산이 넉넉한 기업은 넓은 공간을 빌려서 단독으로 팝업스토어를 진행하지만 여건이 안되는 곳을 위한 사업이다. 김대표는 1년에 4~5회 이벤트성으로 하는 기존 플리마켓과 달리 주 단위로 여러 지역에서 진행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여러 지역에서 꾸준히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좋은 서비스 만드는 게 목표


건물주는 공간을 활용한 추가 수익, 유동인구 증가 등의 이득을 얻는다. 기업은 합리적 공간 사용료, 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 유치 등 긍정적인 효과를 얻는다. 서비스를 통해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스위트스팟 역시 크고 작은 브랜드와 함께 성장하는 중이라고 한다.


“여러 브랜드와 작업을 많이 했습니다. 그중에서 핸드백 브랜드 라도도(RADODO)와 캐주얼 브랜드 몬스터리퍼블릭이 기억에 남아요. 많게는 80회 적게는 50회 정도 우리를 통해 팝업스토어를 연 곳입니다. 온라인 매장이 있고 팝업스토어를 주로 운영하면서 매출이나 고객 반응을 살피는 작은 브랜드들이에요. 이들과 함께 커온 셈이죠.”


스위트스팟은 2017년 알토스벤처스와 홍콩 뉴월드그룹 애드리안 청 부회장으로부터 초기 투자금 15억원을 받았다. 이후 1년 만에 알토스벤처스를 포함한 KDB산업은행, KD자산운용 등 벤처캐피탈로부터 총 60억 규모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애드리안 청과의 인연으로 홍콩시장에도 진출했다. 홍콩 랜드마크 중 하나인 K11과 파트너십을 맺었고 뉴월드 백화점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내년 목표 매출액은 250억원이라고 한다.


이런 김대표의 목표는 사용자 입장에서 봤을 때 ‘좋은 서비스다’라고 느끼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는 살아남기 위해 사업모델을 바꾸고 매출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서비스에 더욱 집중하려고 합니다. 고객이 사용할 때 좋은 서비스라고 느낄 수 있게 만들 것입니다. 올해부터 단기임대뿐 아니라 오랜 기간 건물을 사용할 임차인을 연결해주는 LM서비스도 시작했습니다. 고객 눈높이에 맞춘 사업을 하나하나 늘려갈 예정입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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