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서로 데려가겠다고 난리..억대 연봉 가능한 이 직업은?

조회수 2020. 9. 27. 23:44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29년동안 졸업생 460명 전원 취업시켰습니다"
졸업만 하면 100% 취업 성공
비결은 체계적인 실무 교육과 채용 연계
하지만 청년 지원자 수 적어

작년 국내 골프장 방문객은 3615만명. 국내 골프 인구수는 미국, 일본, 영국, 캐나다에 이어 세계 5위다. 골프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골프코스 관리의 숨은 주역, 그린키퍼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그린키퍼는 잔디, 병해충, 수목, 농업환경 등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책임자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부설 한국잔디연구소는 29년 동안 그린키퍼학교를 운영해오고 있다. 2018년까지 졸업생 460명 전원을 그린키퍼로 키웠다. 심규열 한국잔디연구소 소장은 취업률 100%의 비결로 체계적인 실무 교육과 이를 바탕으로 한 채용 연계 시스템을 꼽는다. 그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물었다.

출처: 한국잔디연구소 제공
심규열 한국잔디연구소 소장.

-졸업생 전원 그린키퍼로 취업했다던데.

"2018년 24기 졸업생 포함 460명이 그린키퍼로 일하고 있다. 그린키퍼 대부분은 골프장에 취업했다. 일부는 야구장, 월드컵 축구장, 공원 등 다른 잔디 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린키퍼라는 직업이 생소하다.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나.

"그린키퍼는 잔디, 병해충, 수목 관리 등을 관리하는 책임자다. 잔디 아빠라고 할 수 있다. 골프장에 그린키퍼 수가 많아 골프장 코스관리 책임자를 가리키는 말로 굳어졌다. 골프장의 그린키퍼는 헤드 그린키퍼, 보조 그린키퍼, 일반 그린키퍼로 나뉜다. 보통 헤드 그린키퍼는 부서장급, 보조 그린키퍼는 중간 간부급, 일반 그린키퍼는 사원 정도의 직책을 맡는다. 보조 또는 일반 그린키퍼가 골프장에서 10~15년 정도 근무하면 헤드 그린키퍼가 될 수 있다."

-그린키퍼학교 취업률 100%의 비결은.

"체계적인 실무교육 프로그램이다. 매년 3~4군데의 골프장과 협력해 8개월 동안 실습교육을 진행한다. 교육은 현업 헤드 그린키퍼가 담당한다. 예초장비를 이용해 골프장 잔디를 깎거나, 시약차로 병해충 방제하는 등 실무를 가르친다. 졸업생들이 취업하자마자 바로 현장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이런 까닭에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가입한 전국 280여개의 회원사는 졸업생들을 서로 데려가겠다고 난리다. 하지만 한국잔디연구소는 원활한 구인·구직 활동을 위해 졸업생들에게 성적 순으로 채용을 연계하고 있다. 경영협회에서 그린키퍼직 구인 공문을 올리면 졸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부터 원하는 골프장을 고르고 면접보는 식이다. 수석으로 졸업한 학생은 가장 먼저 자신이 원하는 골프장을 고를 수 있다."

출처: 한국잔디연구소 제공
현업 헤드그린키퍼와 그린키퍼학교 교육생.

-실무교육에서 배우는 잔디 깎기와 일반 마당 잔디 깎기의 차이점은.

"집 앞 잔디는 보기 좋게 깎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골프장은 티잉그라운드, 페어웨이, 러프, 그린, 그린칼라 등 코스가 나누어져 있다. 각 영역별로 잔디 종류, 예고(잔디 깎는 높이) 등이 다르고 사용 장비에도 차이가 있다.


특히 그린은 골프 경기 전체 72타 중 절반을 플레이하는 곳이기 때문에 더 주의를 기울인다. 계측 장치를 이용해 수분, 경도 등을 수시로 확인하면서 작업한다. 잔디 길이, 지면 다짐정도 등을 조절해 그린에서 퍼팅 시 공이 굴러가는 거리(그린 스피드)를 2.7m~2.8m로 맞춰야 한다."


-국내 그린키퍼가 얼마나 있나.

"18홀 골프장을 기준으로 헤드 그린키퍼 1~2명, 보조 그린키퍼 2~3명, 일반 그린키퍼 5~6명이 근무한다. 18홀 골프장 하나에 그린키퍼는 10명 내외다. 전국 500여개 골프장에 5000~6000명 종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돈은 얼마나 버나.

"정규직 평균 초봉으로 3000만원가량 받는다. 대기업 산하의 골프장에서 일하면 3000만원보다 더 많이 받는다. 기본급에 추가 근무 수당, 야간 근무 수당 등을 추가로 받는다. 그린키퍼도 사무직처럼 진급 개념이 있다. 골프장마다 진급 체계가 다를 수 있지만, 보통 주임,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임원 순이다. 5년차 과장은 연봉으로 5000만원쯤 받는다. 상무 이사는 억대 연봉을 받는다."


-현장직인데 박봉이 아닌가.

"기본급은 적은 편이다. 대신 골프장에서 숙식은 모두 제공해준다. 또 골프장에 따라 골프 비시즌 기간인 겨울에 유급휴가를 제공하기도 한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전국 회원사 골프장의 2018년 동계 휴·개장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국 56개의 골프장이 1~2월 사이에 1달 간 휴장하고, 62개 골프장이 휴장 없이 운영한다."


-그린키퍼학교에서는 무얼 배우나.

"그린키퍼학교는 1년 과정이다. 3월에 이론교육을 집중적으로 받는다. 이론교육은 잔디학, 비료학 등 기본강좌 총 13개와 골프장 인사관리, 예산편성 등 특별강좌 총 7개로 구성된다. 기본 강좌와 특별 강좌를 각각 324시간, 85시간 듣는다. 이 중 골프장 관리 전반을 다루는 골프코스관리학을 가장 비중 있게 배운다. 이후 4~11월에 실습교육을 병행한다."

출처: 한국잔디연구소 공식 홈페이지
그린키퍼학교 교육과정.

-그린키퍼 학교 지원 조건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경우 골프장이나 경기장 등의 잔디 관리 회사에서 최소 3년 이상 일해야 한다. 2년제 이상 대학졸업자·졸업예정자는 별도의 경력이 없어도 된다."


-그린키퍼 학교 선발 과정은.

"1차 서류전형에서 자격 요건을 심사하고 서류전형 합격자에 한해 소양시험을 실시한다. 소양시험은 영어, 골프장 코스관리 관련 전공지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지막으로 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한다."


-소양시험에 영어는 왜 들어있나.

"골프코스 관리 선진국으로 미국을 꼽는다. 미국의 선진 잔디 관리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는 영어가 필수다."


-그린키퍼학교 선생님들은 몇 명이 있나. 경력은.

"한국잔디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연구원 9명이 각각 전공별 이론과 실습 수업을 맡고 있다. 일부 과목은 외부 강사를 초빙해 수업하고 있다. 이론교육 강사들은 각 전공의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출처: 한국잔디연구소 제공
한국잔디연구소 연구원들.

-그린키퍼학교 학비는 얼마나 되나.

"1학기 당 250만원으로, 1년에 500만원이다. 실습비는 없다. 오히려 실습교육 이후 실습지 골프장으로부터 소정의 실습비를 받는다."


-취업률 100%라 그린키퍼학교 지원자가 많을 것 같다. 지원자 수가 얼마나 되나.

"2019년 25기 그린키퍼학교에 지원한 사람은 총 33명이다. 올해는 지원자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지난 3년 간 청년 지원자 수가 꾸준히 감소했다. 2017년에는 22명, 2018년에는14명이 지원했다. 지원자가 줄어 2019년부터 격년제로 운영한다. 2020년에는 그린키퍼학교 학생을 선발하지 않는다."


-선발 인원은.

"지금까지 전체 지원자 중 20명 정도를 선발해왔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격년제 시행 첫 해이기 때문에 선발 인원에 대해 논의 중이다."


-청년 지원이 적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골프장 코스관리를 3D(Difficult Dirty Dangerous·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업종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현재 골프장 청년 그린키퍼 자리가 많이 비어있다. 외부 인력을 아웃소싱해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헤드 그린키퍼의 경우 1차 산업 범주에 속하는 잔디 관리뿐만 아니라 조직 인력 관리, 운영 예산 편성, 경기운영 등 경영적인 영역까지도 총괄한다. 수는 적지만 그린키퍼 출신으로 골프장 임원, 교수 등 높은 위치에 오른 사람들도 있다. 장재일 캐슬파인GC 회장, 예도균 대구CC 상무 이사가 대표적이다."


-그린키퍼 전망은.

"그린키퍼가 관리하는 잔디가 골프장뿐만 아니라 운동장, 축구장, 공원 등으로 면적이 커지면서 규모, 역할, 중요성이 지금보다 더 커질 전망이다.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린키퍼는 지식과 기술을 겸비해야 하는 전문 기술직이다. 자부심을 가지고 도전했으면 한다. 화려한 빌딩 속에서 근무하는 것도 좋지만 탁 트인 자연 속에서 근무하는 것도 좋지 않겠나.


글 jobsN 김나영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