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교사..당신이 원하는 '사람'을 빌려드립니다

조회수 2020. 10. 4. 14: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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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관은 책 말고 '사람' 빌려드립니다
노원휴먼라이브러리

노원구에는 특별한 도서관이 있다. 이 도서관은 책 대신 ‘사람’을 빌려준다. 보통 도서관에 책이 있는 것과 달리 이 도서관에는 ‘휴먼북’이 있다. 열람을 원하는 독자는 휴먼북 목록을 보고 읽고 싶은 사람을 대출할 수 있다.


노원휴먼라이브러리는 ‘Living Library’란 이름으로 유럽에서 시작한 이벤트성 도서관에 뿌리를 두고 있다. 소장 휴먼북 목록을 보고 읽고 싶은 휴먼북을 선택해 대화를 나눈다. 인생, 직업, 여행, 취미는 물론 반찬 맛있게 만드는 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다. 국내 유일 상설 휴먼라이브러리의 임미경 관장을 찾았다.


-휴먼북 열람에 대해 설명해달라.


“휴먼북은 자신의 지식, 경험, 지혜를 대화로 나누고자 휴먼라이브러리에 등록한 사람이다. 휴먼북 열람은 휴먼북과 독자가 만나 경험과 지혜를 나누는 것이다. 강의의 개념이 아니라 대화와 소통의 개념이다.


대출 신청은 홈페이지를 통해 받는다. 신청을 확인하고 사서들이 휴먼북과 신청자의 일정을 조율한다. 보통 일주일 내로 열람이 이루어진다. 신청 조건은 없다. 노원구 주민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개인이나 단체로 대출 신청할 수 있다. 열람하면 휴먼북이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독자 질문에 대한 답을 한다. 독자가 원하면 미리 질문을 받아 휴먼북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2012년 휴먼북은 250명 정도였고 지금은 768명이다. 2018년도 한 해 동안 335건의 대출이 있었고 열람 인원은 4670명이다. 독자가 인터넷접수를 통해 열람을 요청한 대출주제는 공무원, 교사, 상담사 순으로 많았다.” 

출처: 임미경 관장 제공
휴먼북 열람

-어떻게 도입했나.


“김성환 전 구청장님이 추진하셨다. 2012년 3월21 개관했고 지금 노원구 구립도서관의 총괄 관장인 양시모 관장님이 초대 관장을 맡았다.


나눔, 소통, 공감을 운영 가치로 한다. 사람들이 재능과 경험을 나누도록 도와주는 공익활동의 일환이다. 장기적으로는 ‘1인 1휴먼북 되기’가 목표다. 사람들은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 참여를 원하면 모두가 휴먼북으로 활동할 수있다는 생각으로 운영한다. 즉 모두가 자신의 삶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사람들과 나눌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목표다.”


-대출 외에 어떤 활동을 하는지 몇 가지만 소개해달라.


“‘찾아가는 휴먼라이브러리’라는 이름으로 휴먼북을 필요로 하는 기관에 방문한다. 신청을 받으면 주민센터나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을 위해 장애인 복지시설 등을 휴먼북과 함께 방문한다. 예를 들어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한 주민 커뮤니티 공간인 ‘마을숲’에서 휴먼북 열람을 신청해 찾아갔다. 은행원으로 일했던 휴먼북에게 재테크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것이다. 지역 축제가 있으면 ‘찾아가는 휴먼라이브러리’ 부스를 설치해 휴먼북을 대출 한다.


지역 커뮤니티를 위해 현재 10개 정도 동아리를 운영한다. 예를 들어 시낭송, 희곡 읽기, 합창단 동아리가 있다. 처음 동아리를 만든 취지는 휴먼북들 간의 네트워크를 위한 것이었다. 현재 등산동아리를 제외한 9개의 동아리는 주민과 휴먼북이 함께 활동한다.


이 밖에도 부모와 아이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가족놀이터’, 휴먼북 북콘서트, 인문학 토크 등 작년 한 해 35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출처: 임미경 관장 제공
동아리 활동

-청소년들을 위한 직업프로그램도 있나


“청소년들을 위한 ‘휴먼북과의 대화’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학교의 신청을 받아 휴먼북과 학교에 방문한다. 학생들이 휴먼북 부스에 찾아가 대화하는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한다. 2018년 9월에 13회 ‘휴먼북과의 대화’를 했고 2019년 5월에 14회를 할 예정이다. 보통 연간 1~2회 정도 진행한다. 2018년의 경우 노원구 중고등학교 중 13개 학교가 신청했고 총 36명의 휴먼북이 참여했다. 휴먼북을 열람한 학생은 226명이다.” 

출처: 임미경 관장 제공
‘휴먼북과의 대화’

-휴먼북은 어떤 방식으로 섭외하나.


“직접 발로 뛰어 섭외한다. 지인을 활용하기도 하고 노원구 주민커뮤니티에 참여하면서 만난 분들을 섭외하기도 한다. 독자분들이나 휴먼북으로 활동하고 있는 분들이 추천도 해주신다. 또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문화프로그램 강사님들도 섭외한다.


휴먼북으로 등록하고 싶은 분들의 자기추천도 받는다. 신청서를 받고 심사한 뒤 한 시간 정도 대화하며 인터뷰를 진행한다. 특별히 필요한 자격요건은 없다. 단, 영업이 목적이거나 정치적, 종교적으로 민감한 부분이 있으면 지양한다. 한 달에 보통 3~4분 정도 신청한다. 휴먼북 등록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것은 아니다. 100% 자발적 봉사다. 활동한 시간 만큼 봉사시간을 인정해준다.


휴먼북엔 공무원, 법조인, 의료인, 금융인, 사회운동가, 언론인 등 19개 분야가 있다. 직업에 관한 휴먼북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본인의 기술이나 재능을 휴먼북으로 등록할 수 있다. ‘주부 9단’, ‘알차게 대학생활 보내기’ 등으로 휴먼북을 등록한 분도 있다.”


-사서나 직원 채용은 어떻게 하는지.


“휴먼라이브러리는 노원구청에서 노원교육복지재단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재단에서 공개채용으로 지원자를 받고 뽑는다. 노원구 구립도서관 사서들은 2~3년 정도를 주기로 도서관을 옮기며 순환근무를 하기 때문에 타 도서관에서 일하다가 이쪽으로 오는 분들도 있다. 지금은 도서관 관장인 나와 사서 두 분 총 세명이 일하고 있다. 셋은 공개채용과정을 거쳤다. 행정직군으로 뽑기도 하고 사서직군으로 뽑기도 한다. 급여는 공무원행정직 9급과 동일하다. 5년 정도 일하면 공무원8급 정도의 급여를 받는다.


휴먼라이브러리 관장을 맡기 전엔 공릉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로 2006~2018년 2월 초까지 약 13년간 근무했다. 복지관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노원구 휴먼라이브러리 직원 채용 소식을 봤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휴먼라이브러리 활동이 가치있다고 생각해 지원했고 2018년 3월부터 일하고 있다” 

출처: jobsN
노원휴먼라이브러리 직원

-휴먼라이브러리 사서는 어떤 일을 하나.


“휴먼라이브러리는 상설도서관으로, 일반 도서관과 같다. 하는 일도 일반 공공도서관 사서들과 같다. 기본적으로 책과 대출 등을 관리한다. 다만 책이 휴먼북일 뿐이다. 구립도서관에서 진행하는 행사나 축제도 함께 주최한다. 일반도서관처럼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고 책 읽기 권장을 위해 도서관을 홍보하기도 한다. 일반도서관 사서들이 독자가 원하는 책을 추천해주는 것처럼 휴먼라이브러리 사서들도 독자가 원하는 휴먼북을 추천해준다.


휴먼북을 홍보하기도 한다. 회사생활을 하다가 피디로 전향한 휴먼북이 있다. 이직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홈페이지로 독자를 모집했다. 4분을 모집해 휴먼북을 대출했다.”


글 jobsN 배미래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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