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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부터 난리, 베트남에서 박항서 다음으로 유명한 한국인

체리혜리는 어떻게 베트남 전문 유튜버가 됐나
jobsN 작성일자2019.01.13. | 293,508  view

2019년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은 박항서 감독일 텐데, 그렇다면 두 번째로 유명한 한국인은 누굴까. 아이돌그룹을 제외한다면 아마도 ‘체리혜리(김혜리·26)’일 가능성이 높다.


체리혜리는 74만 구독자를 가진 베트남 전문 유튜버로, 구독자 99%가 베트남인일 정도로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지 인기 아이돌 ‘누 푹틴’ 뮤직비디오를 보는 영상(리액션 영상)이 650만 뷰를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 호응을 얻으며 이름을 널리 알렸다.


베트남에서는 공항에서부터 모르는 사람이 없는 ‘연예인급’ 인기를 누린다. 한국외대 베트남어과 재학 중 우연히 시작한 유튜버 활동이 지금은 생활이자 직업이 됐다. 베트남에서 한국어 교재를 펴내며 ‘언어교사’로 새로운 도전도 시작했다.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 부럽지 않게 쏠쏠한 수익도 올린다는 체리혜리를 CJ ENM 다이아TV 사무실에서 만났다.

베트남 아이돌 가수 '누 푹틴' 뮤직비디오를 보는 영상은 누적 조회수 650만뷰를 기록하며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source : 체리혜리 유튜브 캡처

선배 따라 우연히 시작한 유튜버가 지금은 직업으로


안녕하세요. 베트남 전문 유튜버 체리혜리입니다. 스물여섯이고요, 대학교 4학년 때인 2016년 1월 유튜브를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 구독자 70만 명을 넘었어요. 구독자 수는 매일 체크하고 있답니다.


처음 유튜브 시작할 때는 그냥 벽에다 말하는 느낌이었어요. 아무도 저를 모르니까요. 그런데 학교 선배 중에 유튜브를 일찍 시작한 분이 계셨어요. 이분은 자리를 좀 잡은 상태였는데, 제가 유튜브를 시작한 걸 알고 “우리 채널에 나오지 않을래?” 이러시더라구요. 그래서 한 번 나오게 됐는데, 그걸 계기로 많은 베트남 분들이 저를 알게 됐고 구독자도 빠르게 늘 수 있었어요.


저는 고등학교 시절 유튜브가 세상에 등장했을 때부터 시작했을 정도로 열심히 유튜브를 봤어요. 원래 관심이 많아 ‘아 내가 죽기 전에 꼭 유튜버가 돼야겠다’고 생각할 정도였죠. 그래도 베트남 관련 방송을 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 선배가 하는 걸 보고 ‘나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선배보다 제가 더 구독자가 많아요. 제가 어느 순간 돌파했어요. 그 선배는 지금 유튜버 하고 싶은 친구들을 챙기는 기획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구독자 70만 돌파... 처음엔 100명도 신기했죠


70만 명 돌파는 신기해요. 너무 고마워요. 처음에는 꿈이 10만이었어요. 꿈의 숫자 10만. 실버버튼만 받으면 나는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했어요.(유튜브는 10만 구독자를 돌파한 크리에이터에게 실버버튼을 선물로 보내준다) 근데 점점 숫자가 늘더라고요.


사실 1000명만 돼도 좋겠다고 했어요. 구독자 100명일 때 사진 찍어놓고 그랬어요, 너무 신기해서. ‘와 100명이 됐어’ 이러면서. 처음에는 마음고생 많았어요. 유튜버가 이렇게 어렵답니다. 하하하하. 정말 이게 어려워요.


요새는 100만 유튜버가 많아서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막상 해보면 아무리 지인 끌어 모아도 50명이 한계거든요. 100명도 모으기가 어려워요. 그런데 70만 명이라니, 정말 신기해요. 구독자들도 100만을 바라고 있더라고요. ‘언니 빨리 100만 됐으면 좋겠어요’ 이렇게요.


50만 기념으로 베트남에서 팬미팅 한 번 했는데요, 아무도 안 올 줄 알았는데 많이 와주셨어요. 100명 한정으로 했는데 2초 만에 200명이 신청을 한 거예요. 그래서 생각보다 빨리 마감이 됐어요. 굳이 왜 날 보러 오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100만 기념도 해야 하는데 너무 민망해서 다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하하하하.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베트남어... 어려서부터 말하는 걸 좋아했어요


원래 말하는 걸 되게 좋아하고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걸 좋아했어요. 고등학교 때 말하기 대회, 토론 대회에도 많이 나갔어요. 어렸을 때 외국(뉴질랜드)에 잠깐 살았는데 거기서도 말하기 대회 나갔어요. 영어로 말했죠. 원래 수다 떠는 거 좋아하니까 지금 적성을 살린 게 맞네요. 하하하하.


보통은 방송 전에 대본을 거의 써요. 저는 꼼꼼한 편이어서 대본을 다 쓰고 그 틀 안에서 자유롭게 해요. 편집도 직접 해요. 저는 편집이 휘황찬란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PC 다루는 건 익숙하고, 유튜브 보고 편집을 배웠어요. 검색하면 강좌가 다 나오거든요.


유튜브에 방송이 200개 정도 올라와 있는데요, 저는 되게 적게 올리는 편이에요. 매일 올리는 분들도 있고 하루에 두 세 개 올리는 분들도 있어요. 저는 일주일에 한 개 정도 올리니 되게 적게 올리는 편이죠.


저한테 맞게 개수를 정했어요. 여러 개 만드는 건 너무 힘드니까요. 조절을 해야 해요. 방학 때가 되면 엄청 많이 봐요. 그때는 일주일에 세 개를 올리기도 해요. 평소에는 일주일에 한 개 이런 식으로. 휴일 끼면 바쁘니까 안 보더라구요. 그럼 그럴 땐 좀 쉬어주고, 이런 식으로 조절을 해야 해요.


베트남어는 대학 가면서 선택한 거예요. 원래 언어 배우는 걸 좋아했어요. 영어는 어렸을 때부터 했고, 고등학교 때는 중국어를 배웠어요. 제2 언어로 스페인어도 배웠죠. 대학에서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싶더라고요. 외국어대 베트남어과에서 두 명을 뽑는다는 사실을 알고 지원했어요. 베트남어가 왠지 끌려서 아무것도 모르고 입학을 했어요.


대학 2학년 때 7개월 정도 호찌민 사범대 어학당에 다녔어요. 사실 첫 방송 때는 베트남어를 잘 못했어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지금은 좀 나아졌죠. 여행 가면 적극적으로 해보는 편이에요. 새로운 걸 잘 먹어보고 그래요.


한국을 정말 좋아해 주는 베트남... 한국과 정서가 아주 비슷해서 아닐까요


베트남에서 한국 인기가 많아요. 베트남 어학연수 갔을 때 한국인 줄 알았어요. 당시에도 한국음악 나오고, TV 틀면 한국 드라마 하고, 홈쇼핑도 한국 물건 팔고 그래서 깜짝 놀랐어요. 한국 화장품도 인기 많고, 한류가 인기 많으니까 한국어도 자연스레 인기가 많았어요.


최근 박항서 감독님이 활약해주시니 더 인기가 좋아졌죠. 한국으로 베트남 학생들이 정말 유학을 많이 와요. K 팝 관심 가진 친구들이 많아요. 베트남은 인구구조가 젊은 친구들이 많거든요.(KOTRA에 따르면 2016년 9200만 명 중 29세 이하가 전체 48%)


제 방송을 보시는 분들이 대부분 베트남 분들이어서 한국에선 저를 거의 몰라봐요. 베트남에서는 진짜 많이 알아봐요. 학교 근처나 젊은 층 많은 곳 가면 다 알아봐요. 공항에서부터 알아보시더라고요. 저도 몰랐는데 제 방송이 베트남 신문이나 뉴스에 나기도 했어요. 현지 가수(누 푹틴) 뮤직비디오 리액션 영상이 언론에 많이 났더라고요. 얼마 전에는 한국에서도 비자 신청하러 갔는데 ‘체리혜리님, 촬영 가시나 봐요’ 하면서 알아보시더라고요.

이 방송은 저도 사실 이해가 안 돼요. 왜 그리 많이 봤을까. 방송에 회사원 친구가 같이 나오는데, 둘이 재밌게 이야기해서 많이 봐준 것 같아요.


좀 더 이유를 찾아보자면... 베트남이랑 우리랑 정서가 비슷해요. 연예인 이야기하는 거 좋아하고, 최근 축구 경기 승리 후 거리응원이 불타오른 것 보면 우리 2002년 월드컵 보는 것 같아요. 개그코드나 드라마 내용도 비슷하고요. 다른 나라가 자신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하는 것도 비슷해요. 우리나라에서도 유튜버 중에 ‘영국남자’가 유명한 거랑 같죠. ‘취한다’는 표현 쓰잖아요. 외국인이 자기들 거 보고 좋아하면 뿌듯해하는 거죠. 베트남 경제가 발전하니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것 같아요. 쌀국수 등 음식 말고 다른 문화는 덜 알려졌는데. 그래서 리액션 비디오를 좋아해 주신 것 같아요. ‘아, 드디어 우리 문화를 알아주는구나’ 이런 것 아닐까요?


삶을 바꾼 유튜브


방송 시작하고 삶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제가 원래 별명이 ‘할머니’였거든요. 왜냐면 페이스북 같은 거 아예 안 했어요. 카카오톡보다 문자메시지 보내는 게 더 편할 정도였어요. 너무 어려워서. 할머니처럼 문자 이런 걸 더 선호했어요. 인스타그램 이런 거 안 하고 유튜브만 봤어요. 보고 싶은 거 클릭하면 되니까.


그런데 유튜브 방송을 시작하고는 SNS 소통하는 게 일이 됐잖아요? 그래서 매일 사진 찍어 올리고 그래요. 저한테는 쉽지 않은 일이에요, 할머니다 보니까. 원래 사진 찍는 거 싫어했는데 지금은 매일 카메라 들고 다니고 항상 사진을 찍어요.


대학 때는 당연히 졸업하면 취직하려고 그랬죠. ‘어디 회사 들어가야지’ 하고 있었죠. 그냥 저희 과 나오면 다 그래요. 다 해봐야 스무 명밖에 안 돼요. 선배들도 보면 무역회사, 대기업, 은행 등에 많이 가요. 저도 그냥 거기 중 하나 가겠거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4학년 1학기 때 이걸 시작했잖아요. 그때 고민이 많았어요. 이걸 계속해야 하나, 아니면 취직을 해야 하나. 취직을 하면 이걸 포기해야 할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엄청 엄청 엄청 고민하던 차에 CJ ENM에서 연락이 왔었어요. 다이아 TV에 들어오라고요. 당시 구독자가 조금밖에 안됐어요. 몇 만도 안됐을 때에요. 근데 다이아TV에서 연락이 왔어요. 저는 ‘내가 될성부른 떡잎이구나’ 해서 힘을 얻었어요.

유튜버 체리혜리

source : 본인 제공

연락받고 너무 기뻐서 ‘나도 이제 드디어 소속사가 생긴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100만 유튜버이면 다 소속사가 있잖아요. 소속사 없는 사람은 너무 어디에 속하고 싶은 거예요. 나도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다, 든든한 마음을 갖고 싶은 거죠. 실제 지원을 받아보니 심리적으로 좋고, 내가 혼자가 아니다, 이런 생각이 진심으로 들었어요. 모르는 게 너무 많았는데 물어볼 사람도 생겨서 좋잖아요. 가끔 비즈니스 이메일이 오는데, 잘 모르니까 답을 못하겠더라고요. 근데 자문을 구할 수 있으니까 좋았어요. 전에는 모든 협상을 혼자 해야 했는데, 이걸 대신해주니 너무 좋았어요.


대본을 직접 씁니다


저로 인해 글로벌한 소통이 일어나는 게 신기해요. 참 좋은 세상이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한편으론 내가 말하는 거 조심해야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영향을 줄지 모르니까요. 편집할 때도 엄마한테 검사를 맡아요. 보는 사람이 기분 나쁘지나 않을까, 검사를 맡아요.


그래서 대본을 쓰는 거예요. 일단 대본 쓸 때 말이 좀 다듬어지고, 번역 다 하면 베트남 친구가 봐줘요. 제가 번역을 하고, 베트남 친구가 어색하지 않은지 봐주고요. 처음에는 많이 고쳤는데, 나중에는 고칠 게 좀 줄어들었어요. 대학교 때도 베트남어 실력이 중간 정도였는데, 언어가 쓰면 늘더라고요. 댓글 보면서 현지 표현 늘고 그랬어요.

한국어 숫자 세기를 가르쳐 주는 체리혜리. 해당 영상은 현재까지 조회 수 243만회를 기록했다.

source : 체리혜리 유튜브 캡처

유튜버는 누구나 슬럼프에 빠집니다... 저는 책을 쓰면서 이겨냈죠


유튜브 하면서 그만두고 직장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중간중간 슬럼프 올 때마다 그랬죠. 진지하게 ‘관둘게요’ 동네방네 이야기한 적도 많아요. “저 너무 힘들어서 못 하겠어요”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꼭 그렇게 슬럼프가 와요, 누구든 와요 유튜브 하는 사람은. 늘 잘 될 수는 없거든요. 예를 들어 어떤 채널이 조회 수가 폭발하고 인기가 엄청 많다가 다른 채널이 등장하면 내 채널이 죽기도 하고, 어떤 채널은 구독자가 100만인데 조회 수가 1만밖에 안 나오기도 해요. 그러면 죽은 채널이거든요, 그럼 사람들이 안 보게 돼요.


만들 비디오가 없는 것도 고민이에요. 아이디어가 고갈되는 거죠. 창의력이 제일 힘들어요, 계속 생각해내야 하는 거요. 주제가 늘 생각나는 건 아니니까요. 이런 슬럼프가 맨 처음 시작할 때도 왔고, 20만 때도 오고, 주기적으로 와요. 만들 영상이 없을 때가 힘들어요. 하긴 직장인 분들은 매일 그렇다고는 하더라고요. 제 친구들을 봐도. 하하하하. 친구들은 제 사정을 모르니까 다 부러워하기만 해요. 이 힘듦을 모르니까요. 자유로워 보이나 봐요, 실제로는 안 그런데. 결과만 보니까요.


저는 책을 쓰면서 이걸 극복했어요. 한국어 교재를 썼습니다. 베트남에서 인쇄소에 들어갔어요. 12월 안에 책이 나옵니다. 제 첫 책인데, 책을 열심히 쓰려고 해요. 원래도 가르치는 걸 좋아해요. 제 책을 볼 사람들 생각하면 기쁘거든요. 베트남에서 영어책은 잘 팔린다는데 한국어 책은 어떨지 걱정이에요.


댓글에서 아이디어를


사실 댓글에서 아이템을 많이 얻어요. 언니 이런 거 궁금해요, 하면 그걸 제일 많이 해요. 아니면 베트남이나 한국에 무슨 일이 생기면 그런 걸 많이 방송해요. 베트남 공부도 많이 하고요. 페이스북 통해서 현지 소식 많이 얻고, 베트남 현지 친구들이 많이 알려주기도 해요. 사실 아이템이 많지 않아 힘들어요. 아이디어가 고갈되면 하는 게 있어요. 그러면 베트남에 가요. 현지 소개하면 방송 아이디어가 나오거든요.


틈새시장을 노려라


요새 유튜브 채널이 너무 많아 포화상태예요. 너무너무 많고, 뷰티 같은 경우는 심하게 많아서 레드오션이에요. 이건 없겠지 해서 찾아보면 너무 많아요. 유튜브 하루 종일 살면서 분석해보니, 틈새시장을 노려야 해요. 뷰티 시장이라면, 최근 인상 깊게 본 게 까만 피부를 위한 제품만 하는 거예요. 그분이 딱 뜨는 걸 보면서 틈새시장하면 잘 되는구나, 이런 생각을 했어요. 틈새시장을 노리면 잘 될 것 같습니다.


유튜브 수익, 나라마다 다르다


수익 궁금해하시는데요. 조회 수당 수익이 나라마다 달라요. 같은 조회 수가 나와도 한국과 베트남은 수익에서 차이가 난답니다. 상상 초월하는 수익은 절대 아니에요.(CJ ENM에 따르면 파트너 가운데 상위 5% 유튜버 평균 월 수익은 1500만 원이다)


글 jobsN 더 인플루언서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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