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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은…” 고깃집 사장님 긴장시킨 박사님이 알려준 꿀팁

고기 박사가 말하는 삼겹살…“골든브라운 색깔일 때 먹어라”
jobsN 작성일자2019.01.13. | 8,835  view

문성실 박사(왼쪽)가 돼지고기의 육질을 확인하고 있다.

source : 선진 제공
선진 돼지고기 연구자 문성실 박사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일해"

‘고기 박사’. 문성실(51) 박사를 칭할 때 주로 쓰는 단어다. 실제로 공부도 고기, 그 중에서도 육질을 전공했다. 경상대 낙농학과를 졸업하고 축산물등급판정소(현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소와 돼지고기 등급을 매기던 그는 이후 경상대에서 축산가공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석사 논문은 마블링(근내지방도와 성숙도가 한우육의 저장기간에 따른 이화학적 특성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박사 논문은 한우의 육질(한우의 최적 출하체중과 고기 연도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썼다.


연간 일반인이 먹는 양(50㎏)의 2배를 직업으로 시식한다는 문 박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1월 9일 서울 둔촌동 (주)선진 서울사무소에서 문 박사를 만났다. 선진은 ‘선진포크’, ‘날씬포크’ 등을 판매하는 돼지고기 전문 회사로, 문 박사는 이곳에서 미트&프로세싱혁신센터장(이사)을 맡고 있다.


- 당신은 누구인가. 무슨 일을 하나.

“돼지고기 회사 선진의 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맛있는 돼지고기를 연구하고 있다. 소시지나 가공육 제조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


- 육질 분야에 투신하게 된 이유가 있나.

“나는 농촌(경남 사천) 출신이다. 내가 그곳에서 자랄 때만 해도 농촌에서는 다들 배고프게 지내던 시절이다. 그 때 축산을 하는 사람들이 부유해 보였고, 우유도 귀했다. 그래서 학부 전공을 낙농을 했다.”(낙농은 젖소와 우유에 특화된 전공이고, 축산은 가축의 고기에 특화된 전공이다. 요즘은 대부분 통합돼 축산학과에서 고기와 우유 등 가축에 대한 제반 공부를 한다.)


-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일단 관능평가, 즉 시식을 한다. 생산된 고기가 일관된 맛이 있는지를 평가하거나, 아니면 육질 개량을 할 때 맛을 체크한다. 소위 ‘잡내’라 불리는 돼지고기 냄새를 없애는 연구를 할 때도 꾸준히 먹어본다. 그리고 육질이나 종돈(種豚) 품종 연구도 한다.


첫 직장은 ‘한우·한돈 등급 판정원’…육질 연구로 정부서 유학자금 받아


- 대학 졸업 후 바로 석사과정에 입학했나.

“그렇지 않다. 대학을 졸업한 1994년 축산물등급판정소에 들어갔다. 전국 도축장에 배치돼, 도살된 소와 돼지 고기의 등급을 매기는 일을 10년간 했다. 하루 평균 소 20두, 돼지 200~300두의 등급을 매겼다. 고기 등급 판정 기준도 개발했다.”


- 대학원 진학 이유는.

“고기 등급 판정 결과는 소비자에게는 돈을 지불하는 근거가 되고, 생산자는 수입의 기준이 된다. 그런데 평가 결과가 일정하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어떤 때는 1등급 고기보다 2등급 고기가 더 부드러울 때가 있다. 마블링이나 고기 및 지방의 색깔 등을 육안으로 보고 판정을 하는데, 고기의 내부는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기 맛을 좌우하는 깊은 요소를 탐구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연구 결과를 전국 한우·한돈 농가에 보급하겠다는 꿈도 있었다.”

선진 제공

- 연구를 하면 고기를 많이 먹어야 하나.

“물론이다. 육질 전문가가 시식을 안 할 수 없다. 지금도 1년에 100㎏은 시식한다. (일반인은 1인당 소와 돼지, 닭고기 등을 평균 50㎏ 먹는다.) 학교 다닐 때는 내가 도축된 한우 한 마리를 가져다가, 해체를 한 뒤 부위별로 시식해 가면서 연구했다.”


- 해체도 할 줄 아나.

“그렇다. 이론적으로만 배워서는 진정한 고기 전문가가 될 수 없다는 생각에, 도축장에서 근무할 때 틈틈이 3개월간 배웠다. 발골과 정형 등 제반 과정을 혼자서 할 수 있다. 박사과정 공부할 때, 살치살을 많이 먹은 것이 기억에 남는다. 당시에는 살치살을 따로 소(小)부위로 판매하지 않고, 살치살을 포함한 큰 덩어리로만 판매했다. 그런데 해체해서 먹어보니 너무 맛있는 부위였다. 그래서 주변 업자들에게 살치살을 따로 팔아보라고 권유했던 기억이 난다.”


- 박사학위 취득 후 유학을 갔는데.

“2003~05년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식품연구소에서 박사후연구원(post-doctor) 자격으로 연구를 했다. 아일랜드가 유럽에서도 축산 선진국이고, 고기과학의 태동지로 꼽히는 곳이다. 당시 동양인은 나 혼자였고, 스페인이나 프랑스, 핀란드 등에서 온 유학생이 있었다.

내 연구 주제는 ‘비선호부위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법’이었다. 당시 수입 고기가 들어오면서 한돈과 한우 농가가 위기의식이 크던 때였다. 소의 등심이나 돼지의 삼겹살 같은 인기 부위 외에, 선호도가 떨어지는 부위(소는 양지, 설도, 돼지는 후지, 등심 등이 대표적이다)도 잘 활용해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한국과학재단에서 연구비를 받아서 유학을 갔다.”


- 영어 장벽은 없었나.

“많았다. 생존영어를 써가면서 공부했다. 하지만 다들 축산학 박사로, 자국의 축산 문제 해결을 위해 공부하러 온 연구원들이라 감정이 잘 통했다.”


-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를 했나.

“새끼를 낳은 암소의 육질이 질겨지는 것을 완화시키는 효소 연구, 소시지의 식감을 개선하는 연구, 돼지의 비선호부위를 활용해 목살 같은 식감을 내는 연구, 고기 근섬유의 DNA 염기서열과 맛의 관계 등을 연구했다. 연구 결과는 한국과학재단에 보고서로 제출했다.”


- 선진으로 이직하게 된 계기는.

“유학을 마치고 복직을 하는데, 몸이 좀 근질근질했다. 등급 판정 외에도 내 노하우를 활용하고 싶은 욕구가 컸다. 그러던 중 선진에서 ‘좋은 고기를 만들어보자’는 러브콜을 받아 팀장으로 입사했다.”


- 입사 후 대표 업적이 있다면.

“2009년 날씬포크라는 고기를 개발했다. 사람이 먹어도 되는 다이어트용 지방산(공액리놀레산)을 돼지에 먹여서 만든 고기다. 돼지 체내에 축적이 되고, 그걸 사람이 먹어도 안전하다. 사람의 체지방 감소 효과도 있다. 즉, 먹어도 덜 살찌는 고기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서 히트를 쳤다.” 

선진 제공

“식당서 올바른 고기 보관법 제안도”


- 고기 육질 전문가로서 직업병이 있나.

“식당에 갔는데 맛이 없는데 비싼 고기가 있으면 화가 날 때가 많다. 가끔씩 논쟁을 할 때도 있다.”


- 식당 주인들이 싫어하거나, 식사를 거부하는 일이 있나.

“거부까지는 없다. 싫어할 때는 꽤 있다. 일단 고기가 맛이 덜하면 바로 항의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기 표면이 살짝 얼어있는 등 디테일에 대해 지적하고, 올바른 보관법 등을 제안하면 좋아하는 사장도 많다. 그렇게 해서 단골이 된 식당도 꽤 있다.”


- 어떤 고기가 좋은 고기인지 알려달라.

“돼지 삼겹살의 경우 지방이 중요하다. 흔히 살코기의 색깔만 보고 사는데, 삼겹살의 맛은 지방에서 나온다. 지방층이 희면서 단단한 것이 중요하다. 살코기의 색깔은 짙은 것이 좋다.


소는 등심을 예로 들면, 고기 전반에 미세한 마블링이 많은 것이 좋다. 굵은 마블링이 아니라 미세한 마블링이다. 하지만 마블링이 지나치면 느끼하니 유의해야 한다. 고기 색깔은 선홍색이 좋다.”

- 소와 돼지고기는 어떻게 구워먹어야 맛이 좋나.

“소는 질긴부위와 연한부위의 굽는 법이 다르다. 등심이나 살치 같은 연한 부위는 ‘미디엄(겉은 잘 익었지만 속에는 약간 붉은색이 남은 정도의 굽기)’ 정도로 익혀먹으면 고소하다. 특수부위나 갈비살 같은 질긴 부위는 ‘미디엄 레어(표면만 강하게 익히고 내부는 덜 익히는 것)’로 먹으면 맛있다. 처음에 한 번 굽고, 뒤집어서 반대편 굽고, 그리고 덜 익은 면을 한 번 더 굽고, 그리고 잘라야 한다.


돼지고기 삼겹살은 구울 때 살코기보다 지방을 봐야 한다. 지방층이 ‘골든 브라운’ 색깔이 됐을 때 먹어야 가장 맛있다. 그 색깔이 나오도록 굽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나서 잘라야 한다. 고기가 다 익기 전에 자르면 육즙이 날아간다.”


- 이 길을 걸으려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소비자를 사랑해야 한다. 내 가족을 포함한 소비자들이 먹는 고기라는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맛있고 위생적인 고기를 만들 수 있다.”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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