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나라 베스트 경찰관이 직접 알려준 '사기 안당하는 방법'

조회수 2020. 10. 4. 15: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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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나라 베스트 경찰관이 말하는 '사기 안 당하는 법'
혜화경찰서 사이버팀 최종찬 경장
사이버수사 경력채용으로 경찰 입문
중고나라 베스트 경찰관으로 뽑혀

중고나라-. 오늘날 사이버수사를 전문 분야로 하고 있는 경찰관에게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숙명의 상대다.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인 동시에, 가장 많은 인터넷 사기가 이뤄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중고나라라고 그냥 방관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이버 중고거래 사기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고나라는 경찰청과 협업해 여름철 휴가 대비 사기 예방 캠페인을 하고 있다. 연말에는 안전결제 활성화 캠페인을 한다. 같은 취지로 중고나라는 매년 베스트 경찰관을 선정해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2018년 중고나라 베스트 경찰관으로는 서울혜화경찰서 사이버수사팀이 뽑혔다. 2018년 12월 28일 서울혜화경찰서 사이버수사팀을 찾아 최종찬(34) 경장을 인터뷰했다. (괄호 안은 편집자 주)


- 당신은 누구인가.

“서울혜화경찰서 사이버수사팀 경찰관이다. 온라인 상에서 사기를 치거나 남의 권리를 침해한 사람을 잡는다.”


- 한 달에 처리하는 사건은 몇 건이나 되나.

“건수는 말하기 어렵다. 기밀이다.”


- 처리하는 사건의 유형을 말해달라.

“인터넷 물품 사기 사건이 우리 팀에서 처리하는 사건 중 60~70% 정도 된다. 대부분 중고나라에서 이뤄진다. 그 외에 정보통신망 모욕죄, 명예훼손, 메신저피싱, 정보통신망 침해 등의 사건을 다룬다. 예를 들어 말하면 인터넷에서 욕을 하거나, 남의 명예를 떨어뜨리는 글을 쓰거나, 카카오톡으로 보이스피싱처럼 돈을 요구하거나, 남의 네이버 블로그에 들어가서 글을 다 지우는 행위를 말한다.”


- 사기의 유형은 어떻게 되나.

“요새는 아이돌 콘서트 티켓이 가장 많다. 반이 넘는다. 방탄소년단이나 엑소가 단골 손님이다. 피해 금액은 건당 15만~100만원 수준이다.


카카오톡 등 메신저 피싱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카카오톡으로 지인에게 돈을 보내달라고 한 뒤, 출금하고 도망가는 식이다. 요새 100만원 이상을 송금하면 ATM(입출금기기) 출금에 30분 지연 제도가 있어서, 98만원을 입금하라고 하고 사기치는 사람이 많다. 98만원을 보내라는 메신저 메시지는 사기인 경우가 정말 많으니 일단 의심하기를 바란다.”

출처: jobsN
최종찬 수사관.

- 사기꾼마다 자신의 ‘전공’ 사기 물품이 있나.

“사기꾼은 다양한 사기를, 꾸준히, 계속 치는 것이 특징이다. 어떤 달은 아이돌 콘서트 티켓으로 잔뜩 사기를 치면, 그 다음 달에는 아기 엄마들을 겨냥해 유아용품 판매 글을 잔뜩 올린다. 그리고는 아이폰 사기를 치는 식이다. 그 때 그 때 트렌드를 봐서 ‘핫’한 아이템으로 계속 사기를 친다.”


- 검거는 어떻게 하나.

“피의자의 소재지가 특정되면 경찰관 2인 1조로 나가서 현장을 덮친다.”


- 피의자들이 반항을 하지는 않나.

“대부분 순순히 검거된다. 대개 ‘어떻게 잡았어요’하고 물어보는데 ‘영업비밀입니다’하고 답하는 편이다. 한 명은 칼을 들고 반항을 해 애를 먹었다.”


- 경찰관에게 칼을 들이대면 체포 아닌가.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따라, 흉기를 들고 경찰관으로부터 3회 이상 무기를 버리라는 명령을 받고 따르지 않으면 경찰관은 합리적으로 판단해 필요한 한도에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직무 집행 공무원을 폭행 또는 협박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며, 형법상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경우에는 특수공무방해죄로 50% 가중한다.)

“해당 피의자를 잘 설득해서 자진출석시킨 뒤 사건을 처리했다. 피의자들을 최대한 잘 설득해서 법에 따라 처벌받도록 하고 있다.”

출처: jobsN
서울 종로 혜화경찰서 2층 사이버수사팀. 많은 중고나라 사기 거래 피해자와 피의자들이 거쳐갔다.

사이버수사 경력채용으로 공직 입문…“임용 후 법 공부 꾸준히 해야”


그런데 최 경장은 처음부터 경찰관을 꿈꾸던 사람은 아니었다. 어떤 경로로 경찰관이 됐는지 물어봤다. (경찰관이 되는 경로는 다양하다. 가장 일반적인 순경 공채에서 경찰행정 전공자 채용, 101경비단 채용, 전의경 출신 채용 등이 있다.)


- 경찰이 된 이유는.

“IT(정보기술) 회사에서 5년간 근무했다. 정부기관에 파견돼 프로젝트를 할 기회가 있었다. 나도 기회가 된다면 정부기관에서 일하면서, 돈도 벌고 나라에 기여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경찰청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 순경 공채로 임용됐나.

“아니다. 경력채용을 거쳐 경장으로 들어왔다. 2016년 1월 사이버수사 경력채용 16기로 경찰관이 됐다.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에서 6개월 간 경력경찰관을 위한 교육을 받고, 파출소와 지구대, 경찰서를 돌며 실습을 받았다. 현 부서에는 2017년 2월에 발령받았다.” (사이버수사 경력채용은 학사학위+2년 경력 또는 정보처리(보안)기사 자격증+3년 경력이 있는 사람이 응시할 수 있다.)


- 사이버수사 경력 경찰관 시험은 형법 등 법학 시험을 치르지 않는데.

”그렇다. 나는 필기시험 없이 구술면접과 실무면접 치르고 들어왔다. 2018년부터는 필기로 정보통신 전공지식을 치르고, 면접을 봐야 한다. 체력장이나 신체검사 등 일반 경찰관과 동일한 평가는 물론 있다. 하지만 법학을 시험보지 않더라도, 법 공부는 꼭 해야 한다. 경찰관이 된 직후부터 법학은 실전으로 다가온다. 당장 피의자가 어떤 법률을 위반했는지부터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출처: jobsN
서울혜화경찰서 사이버수사팀 수사관들.

사이버 수사관이 말하는 중고나라 사기 방지 요령은?


- 기억에 남는 사기꾼이 있다면.

“미성년자가 하나 있었다. 몇 달 차이로 성인이 되지 않았던 사람이다. 게다가 질병이 있었다. 그런 이유로 구속영장이 나오지 않았다. 매달 트렌드를 따져가면서 전자제품, 콘서트 티켓 등 다양하게 사기를 친 사람이었다. 성인이었다면,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하지 않았을까 싶다.”


- 일하면서 안타까웠던 적이 있나.

“쇼핑몰을 건실하게 하다가 망해서 사기꾼으로 몰렸던 사람, 이혼한 전처의 게임 아이디로 게임했다가 신고당한 사람, 불법 사이버 도박 피의자를 검거했는데 소방관이었던 경우가 있었다.”


- 인터넷에서 사기를 안 당하는 요령이 있나.

“조심하는 요령은 있다. 우선, 최대한 직거래를 하라. 직거래가 안되면 에스크로(안전거래)를 활용하라. 안전거래시 가짜 사이트인지도 확인을 해야 한다. 안전거래를 잘 모르면 그냥 하지 말아야 한다. 나는 제도를 모르는데 상대방이 안전거래라고 장담하면 그것도 사기일 수 있다.


또한 개인간 중고거래인데 주식회사 계좌로 송금하게 되면 그것도 대포통장일 수 있다. 외국인계좌도 피해야 한다. 끝으로, 송금할 때 송금자 이름이 아닌 다른 사람 이름을 적어서 보내라고 할 때는, 2명에게 동시에 사기를 치는 것일 수 있다.


그리고 거래하기 전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홈페이지에서 상대방 계좌나 전화번호를 검색한다. 더치트 앱에서도 계좌, 이름, 전화번호를 검색할 수 있다. 사기꾼으로 신고된 사람은 내역이 나온다.


끝으로, 중고나라에서 판매기록이 많은 사람이라고 무조건 믿지 마라. 그 아이디를 해킹했을 수도 있다.”


- 사이버 사건의 피해를 구제받을 길이 있나.

“범인을 검거해야 돈을 돌려받는데, 못 잡는 사건도 많다. 대포통장 주인이 이미 출국한 중국인인 경우가 대표적이다. 중국 공안은 협조가 거의 안 된다. 그나마 메신저 피싱은 피해자가 송금한 직후 은행에 지급정지를 요청하면 일부라도 돌려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인터넷 거래 사기는 피의자의 부모가 돈을 물어주는 경우가 꽤 있다.”


- 인터넷에 활개치고 있는 사기꾼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운이 좋다면 한 번은 검거되지 않고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반복해서 죄를 범하면 반드시 검거되고 처벌을 받는다. 땀흘려 일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행복을 추구하기를 권한다.”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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