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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아꼈습니다, 혼자 열일하는 이 ‘기특한 녀석’ 덕분이죠

'오늘의 씽큐' 광고, 사람 대신 AI에 맡겨 보니... 효과 2배로, 비용은 1/24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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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7개 지역별 매일 내용 달라지는 광고
비결은 구글 AI의 광고 제작
AI가 만든 AI 광고의 효율은?

애써 만든 광고. 기왕이면 오래 많은 사람이 보면 좋겠지만, 영상물의 수명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한 번 만들면 한 달은 나갔는데 이제 너무 길어요. 실시간으로 트렌드가 바뀌니까요.” 급기야 매일 실시간으로 바뀌는 광고가 등장했다.

LG전자 '오늘의 씽큐' 광고 영상 캡처

출처LG전자

매일 내용 달라지는 LG 씽큐 광고


지난 25일 크리스마스. 아무 약속 없는 싱글남. 거실 소파에 누워 하릴없이 괴로워만 한다. 곧 TV가 켜지더니 따뜻한 로맨스 영화를 틀고, 알아서 주인공이 좋아하는 피자 주문까지 한다. 이내 피자를 먹으며 영화에 빠져든다.


광고는 LG전자의 AI(인공지능) 시스템 ‘씽큐(ThingQ)’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다. LG전자는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콘, 공기청정기, 청소기 등 생활 가전에 씽큐를 삽입해 사용자 편의를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하고, 현재 날씨 등을 고려해 알아서 가전이 작동하는 것이다. 매일 더러워지는 곳을 중점 청소하는 로봇 청소기, 더운 여름 사용자가 자다 뒤척일 때 쯤 작동하는 에어콘, 비오는 날 파전 레시피를 화면에 띄우는 냉장고 등이 대표적이다.


씽큐를 홍보하기 위해 동영상 채널 ‘유튜브’를 통해 30초 짜리 광고를 집중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그런데 광고 내용이 매일 바뀐다. 매일 새로운 뉴스와 날씨에 따른 전혀 다른 내용의 광고가 나가는 것. ‘내일은 내일의 광고가 뜨는’ 셈이다. 크리스마스 싱글남 광고도 25일 하루만 내보냈다. 26일은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서 하루 종일 집에 있는 아이를 위해 씽큐가 알아서 작동시키는 공기청정기 광고가 나갔다. 27일엔 약속없는 혼밥족이 편히 맛집을 다녀올 수 있도록 혼자 청소하는 로봇 청소기 광고가 나갔다. 이런 식으로 매일 광고 내용이 바뀐다. 그래서 광고 프로젝트 이름이 ‘오늘의 씽큐’다.


누가 이렇게 실시간으로 많은 광고를 찍는 걸까. “광고를 맡은 직원들은 초주검이 될 것 같죠?” ‘오늘의 씽큐’ 프로젝트를 맡은 ‘HS애드’의 최지훈 카피라이터, 강상모 책임, 지우준 선임, 함정민 선임을 만났다.

'오늘의 씽큐' 광고를 만든 HS애드 직원들

출처jobsN

AI가 알아서 광고 제작


이상하다. 직원 모두 여유로워 보인다. “알아서 광고를 만들어 주는 기특한 녀석이 있기 때문이죠.”


혼자 ‘열일’하는 주인공은 ‘구글’의 AI를 활용한 ‘디렉터믹스' 시스템이다. HS애드는 LG전자로부터 씽큐 광고 의뢰를 받고, AI 기술을 활용해 AI 광고를 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곧바로 구글에 협력 요청을 하고, 디렉터믹스 시스템을 광고에 활용했다. 디렉터믹스가 알아서 매일 그날의 뉴스와 날씨 등을 반영해 장면을 섞고 편집해 광고를 내보내는 것. 디렉터믹스에 날씨가 춥다는 정보가 들어오면, 바깥 활동이 어려워 살이 찔 수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을 위해 ‘씽큐가 냉장고 화면에 다이어트 음식 레시피를 띄우는 광고’를 만드는 식이다.


지역별, 시간별로 다른 광고를 만들어 내보내기도 한다. 서울은 미세먼지가 심한데 제주는 비오는 상황. 서울은 씽큐가 공기청정기를 작동시키는 광고가 나가고, 제주는 씽큐가 냉장고를 통해 파전 레시피를 소개하는 광고가 나간다. 제주에 내리던 비가 눈으로 바뀌면, 제주 지역의 광고는 나가기 귀찮은 사람을 위해 좋은 영화를 추천하는 TV 광고로 바뀐다. 광고를 만들어 송출하는 것 까지. 이 모든 일을 디렉터믹스가 한다. 사람의 손을 전혀 거치지 않는 것이다.

LG전자 '오늘의 씽큐' 광고 영상 캡처

출처LG전자

-그럼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은 뭘 했나요.

“그렇게 수많은 광고를 내보내려면 데이터믹스가 활용할 수 있는 장면의 풀이 풍부해야 합니다. 도입부, 전개부, 결말 등 요소 별로 24개의 줄거리를 미리 촬영해 놨습니다. 날씨, 영화, 상식, 맛집 등을 주제로 찍었습니다. 전반적으로 감성적인 내용이 많습니다. 어떻게 보면 차가울 수 있는 AI 기술을 따뜻하게 담기 위한 노력이죠.이후 AI가 우리가 찍어놓은 영상을 자유자재로 섞어 광고를 만듭니다. 그날의 날씨와 화제에 맞게요. 광고 카피도 미리 만들어 놓은 것 중에서 AI가 선택해 씁니다. 여기에 기존 LG전자 제품 광고 이미지와, 우리가 저작권을 확보해 둔 각종 이미지 데이터베이스도 자유롭게 활용합니다. 이를 통해 AI는 사실상 무한한 광고를 만들 수 있습니다. 사람이 만들어 놓은 풀을 활용해 AI가 편집해 완성품을 만든다. 최고의 협업 모델이죠”


광고 버전이 다양하다 보니 같은 날 같은 지역이라도 다른 광고를 내보낼 수 있다. 사용자 맞춤형으로 광고를 내보내는 유튜브 시스템을 활용해, 관심사별로 다른 광고를 내보내는 것이다. 유튜브에서 음식 콘텐츠를 많이 본 사람에겐 맛집 줄거리의 광고를, 영화 콘텐츠를 많이 본 사람에겐 영화 줄거리의 광고를 내보내는 식이다. “1시간 단위로 업데이트하고 17개로 전국을 구분해 서비스합니다.”


-AI에 맡기는 게 불안하지 않나요.

“아뇨. 믿어야죠. 가급적 광고가 잘 나가고 있는지 모니터링만 하려고 합니다. 내일 뭐가 나갈지 우리도 모릅니다. 오히려 매력이지 않나요?”

LG전자 '오늘의 씽큐' 광고 영상 캡처

출처LG전자

AI시대 적응 못하는 광고인은 도태


광고 효과가 기대 이상이다. 유튜브에서 LG전자 씽큐 광고를 접한 사람의 37%가 끝까지 시청하고 있다. 일반 광고의 2배 수준이다. “그날 날씨와 뉴스를 반영해 정보를 전달하면서 브랜드를 노출하는 게 비결인 것 같습니다.”


효율도 좋다. 기존 한 편짜리 광고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제작비만 쓰였다. 한 편 만들 돈으로 수백편의 매일 내용이 달라지는 광고를 만든 셈이다.


-기존 광고와 비교해 일하는 방식도 달랐겠어요.

“기존 광고 만드는 과정 보면, 기획회의를 통해 콘셉트와 방향을 잡아요. 그걸 패키지화해서 광고주에게 전달하죠. 광고주가 OK하면 제작에 들어가 몇 번의 수정을 거쳐 완성합니다. 단계별로 기획팀, 카피라이터, 제작팀 등 파트별로 역할이 정해져 있죠. 반면 이번 캠페인에선 파트 별로 역할을 구분하지 않고 ‘원팀’으로 협업했습니다. 기획부터 제작까지 모두가 함께 한 거죠. 새로 배워야 할 기술도 많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방식으로 광고를 제작하려니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이번 만큼 많은 회의를 했던 프로젝트가 없었습니다.”

'오늘의 씽큐' 광고를 만든 HS애드 직원들

출처jobsN

-광고 시장도 급변하는 군요. 앞으로 광고인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이 뭘까요.

“TV 시대엔 고객 타게팅이 어려웠습니다. 반면 온라인 시대엔 연령, 성별, 직업별, 관심사별 등 무수한 타게팅이 가능합니다. 이걸 해주는 게 기술입니다. 이 기술을 알고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승자가 될 겁니다. 기존에는 콘티 짜는 능력이 중요했는데, 앞으로는 AI가 상당 부분 그 역할을 대체할테니 AI 자체를 다룰 줄 아는 게 중요한 능력이 되는 거죠. 꾸준히 기술 트렌드 변화를 읽고 캐치해야 합니다. 또 기획, 카피라이팅, 영상 제작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멀티플레이어가 돼야 합니다. 그래야 어떤 부분에 어디까지 AI를 개입시킬지 감을 갖고 광고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이번 '오늘의 씽큐' 프로젝트는 그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는 무척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글 jobsN 박유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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