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직무인줄 알았더니 실제 업무는 '창고 관리' 날벼락

조회수 2020. 10. 4. 15: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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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만 잘하면 어느정도 생활 가능? 요즘은 안 통합니다
[해외취업 허와 실⑤]해외 취업자 수 2015년 2900명⟶2017년 5200명
일본, 미국 압도적…중남미·베트남 취업자 수 ↑
‘카더라’ 정보 의존도 낮추고 ‘목표의식’ 뚜렷해야

<편집자주> 2017년 해외 취업자 수가 5000명을 넘어섰습니다. 국내 고용 한파가 계속되면서 일자리를 찾기 위해 일본, 싱가포르, 미국 등으로 향하는 청년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성공적으로 안착한 이들도 있지만 적응에 실패해 한국으로 U턴하는 쪽도 적지 않습니다. jobsN이 해외취업 성공, 실패담을 들어봤습니다.


해외 취업을 하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국가 정책의 일환으로 광부들이 독일로 건너가기 시작한 1960년대, 석유 값이 오르면서 중동 건설 붐이 일던 1970년대를 거쳐 2018년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떠나고 있다. 날로 높아지는 청년실업률 영향이 크다. 통계청 발표를 보면 2017년 청년실업률은 9.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해 혹은 더 넓은 세상에서 꿈을 찾고자 해외로 떠나는 취업자 수가 지난해 5000명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해외 취업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해 해외 취업자 수 5000명 시대…”동남아 취업자 수 증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집계하는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 해외 취업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15년 2903명에서 2016년 4811명으로, 2017년에는 직전연도 대비 6.4%(307명) 늘어난 5118명으로 증가했다. 나라별 취업자 수는 일본 27.9%(1427명), 미국 21.1%(1079명)로 절체 절반 수준을 보였고 싱가포르 9.9%(505명), 호주 7.5%(385명), 베트남 7.0%(359명) 순이었다. 중남미 취업자 수는 전체 중 2.3%(116명)를 차지했는데 이는 전년(72명) 대비 61% 증가한 수치다.


직종별로는 사무종사자가 35.5%(1817명)로 가장 많았다. 전문가 29.3%(1501명), 서비스 종사자 17.6%(900명), 관리자 13.4%(688명) 순이었다. 해외 취업에 나선 연령대는 29세 이하가 81.9%(4193명)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30~34세는 전년도 598명보다 늘어난 759명이었다. 취업자들의 평균 연봉은 계속 오름세를 유지했다. 2015년 2576만원에서 201년 2686만원, 2017년 2900만원이었다.


해외 취업자 수가 늘어나고 평균 연봉이 증가한다는 수치만으로 만족하긴 이르다. 이 통계는 해외로 인턴을 하러 나가는 취업자를 포함한 것이라 취업자의 잔류 현황을 파악할 수 없다는 맹점이 있다. 한 사립대학 취업지원센터 관계자는 “통계에 잡히는 수치는 미국 같은 경우 인턴 취업이 가능한 J1 비자를 받은 이들까지 포함한다”며 “1년짜리 인턴이나 중간에 포기하고 돌아오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해외 취업에 실패하고 돌아오는 사례를 조사하는 기관은 없지만 국내 취업난 속에서 급하게 해외 취업을 시도했다가 실패해 U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게티 이미지 뱅크

전문가들이 말하는 성공적인 해외 취업을 위한 ‘세 가지’ 전략


➀‘할 일’ 대한 정보는 최대한 많이 알고 떠나자.


서울 소재 대학에 다니던 김 모(24)씨는 미국 제조회사 마케팅 직군에서 일하기로 했다가 낭패를 봤다. 중간 알선업체를 통해 작성한 계약서에는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기로 명시돼 있었지만 실제 일을 맡은 분야는 물류관리였다. 사무실이 아닌 창고에서 일하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김 씨는 결국 인턴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알선업체 얘기만 듣고 해외 취업을 감행했다 피해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이석각 한림대 취업지원센터 팀장은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막연하게 알고 가는 구직자들이 여전히 많다”며 “특히 경력자가 아닌 사회 초년생이라면 직무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자세히 요청하고 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나 직무에 대한 정보를 탐색할 때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직원 수 5명 이하 영세한 해외취업 알선업체가 여전히 많다는 후문이다. 알선업체가 제공하는 정보만 무턱대로 믿는다거나 인터넷에 떠도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의존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배재대에서 8년째 해외 취업을 담당해 온 이영복 팀장은 “해외에 나간 사람들을 통해 이른바 ‘카더라’ 소식에 의존해서 낭패를 보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공신력있는 해외취업 정보제공사이트나 믿을만한 업체를 통해 회사나 직무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게티 이미지 뱅크

➁‘언어’·‘실력’ 두 마리 토끼 준비해야.


올 초 호주 선박회사 생산직군으로 취업을 준비했던 30대 J씨는 최종 관문을 앞두고 탈락 통보를 받았다. 능숙하지 못한 영어가 문제였다. 윤동열 울산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상기업이 아닌 이상 해외 기업은 너 나 할 것 없이 직군, 직무를 막론하고 그 나라 언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사람을 뽑고 싶어한다”며 “일단 나가서 부딪히며 배우겠다는 자세나 전 세계 어떤 곳을 가든 영어만 하면 어느 정도는 생활할 수 있을 것이란 발상은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 나라 언어가 능숙하다고 직무에 맞는 실력을 갖추지 않는다면 곤란하다. 일본, 호주 등의 경우 업종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최소 2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실리콘밸리 트위터를 거쳐 에어비앤비 본사에서 일하고 있는 유호현(39)씨는 “박사과정에서 배운 것들과 이전 직장에서 했던 일이 일관되게 흘렀고 그것이 회사를 옮길 때마다 기회로 작용했다”며 “미국 기업은 상시로 해당 직무에 필요한 사람을 뽑기 때문에 경력관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➂뚜렷한 목표의식 갖추고 고생할 각오부터.


‘해외 취업과 국내 취업이 다른 것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뚜렷한 목표 없는 해외 취업은 백전백패라고 입을 모았다. 이석각 한림대 팀장은 “해외 취업을 단순하게 ‘해외에서 경험을 쌓는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나라가 아닌 해외 기업의 어떤 부분이 나와 잘 맞는지, 내가 해외에서 어떤 인재로 성장하고 싶은지 등에 대한 사고 정립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착은 물론 생활을 해 나가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예컨대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나가는 구직자들은 여러 명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셰어하우스를 비싼 가격에 이용하게 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비자 문제도 난관이다. 취업 비자 발급을 까다롭게 심사하는 미국뿐 아니라 베트남, 홍콩,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비자가 취업 걸림돌로 작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윤동열 울산대 교수는 “요즘은 선진국 뿐 아니라 개발 도상국도 비자 발급을 까다롭게 하는 경우가 많다”며 “장기 계획을 갖고 해외에서 일을 하고자 한다면 나의 현재 상황과 비자 등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 jobsN 김지민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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