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외제차 제일 많이 판 사람입니다

조회수 2020. 10. 4. 15: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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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도 안 쓰고 간 고객 때문에 '판매왕' 된 딜러
한성자동차 신동일 이사
서른넷에 자동차 딜러 시작해 12년 연속 판매왕좌에
“나도 나 같은 딜러에게서 차 사고 싶을 만큼 최선 다해”
“세일즈도 ‘하나의 사업’…활발한 성격만 갖고 통하는 직업 아냐”

13년 전이다. 30대 여성 고객 한 명이 서울 강남의 한 벤츠 전시장에 들어섰다. 고객은 이 전시장의 한 딜러에게 상담을 받았지만 정작 자동차는 다른 지역 벤츠 매장에서 구입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딜러는 ‘나한테 차를 사지 않았다’는 서운함 대신 고마움을 느꼈다. 앞으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고객이 하나 더 늘었다는 생각에서다. 딜러는 상담했던 것을 계기로 고객과 자연스럽게 관계를 이어갔다. 심지어 자동차에 고장이 났을 때에도 직접 차를 샀던 매장의 딜러보다 먼저 달려가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성의를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거두절미 ‘당신에게 차를 사겠다’는 ‘통보’였다. 딜러가 계약서를 들고 찾아간 곳은 한 중견기업 회장 집무실. 회장은 가족들과 모인 자리에서 본인이 차를 바꾸고 싶다는 얘기를 꺼냈더니 막내며느리가 적극적으로 한 딜러를 추천했다고 말했다. 차를 구매하지도 않은 고객에게서 추천을 받은 딜러는 이때 인연으로 그 고객 가족 일가에 벤츠 20여 대를 판매하는 성과를 냈다. 얼마 후 그는 벤츠코리아 최대 딜러사에서 벤츠를 가장 많이 파는 주인공이 된다. 2005년부터 2017년까지 무려 12년 연속 벤츠 판매왕 자리를 놓치지 않은 신동일(48) 한성자동차 이사 얘기다. 

출처: jobsN
신동일 한성자동차 이사.

“수입차 타며 멋지게 살고 싶어서” 시작한 일


“좀 멋지게 살고 싶었습니다. 수입차를 탈 수 있을 만큼 성공한 사람으로요. 그런데 회사생활만 해서는 그런 바람을 이루기 쉽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하늘 아래 첫 동네’로 불리는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흘리에서 태어난 신 이사는 중학생 때까지 스키 선수를 꿈꿨다. 하지만 스키 선수로는 먹고살기 만만치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고등학생 때 마음을 바꿨다. 성균관대 토목학과에 들어갔고 전공을 살려 대기업에 취업해 8년 일했다. 동기보다 빠르게 승진하며 조직에서도 인정을 받았지만 정작 본인은 행복하지 않았다. 또박또박 월급을 받는 직장생활로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없을 것 같았던 그는 ‘내 사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전 세일즈를 사업이라 여겼어요. 창업은 쉽지가 않았고 세일즈를 내 방식으로 해보자 싶었습니다. 기왕이면 부자들, 성공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세일즈를 하고 싶었어요. 그들을 상대하면서 내 삶의 방향도 다시 세울 수 있을 것 같았고 뭔가 배울 것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고급 수입차의 대명사인 벤츠를 팔아보자고 마음 먹었어요. 당시만 해도 체계적으로 일하는 딜러들이 많지 않았어요. 처음 이 일을 시작하는 딜러에게 차를 파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었고요. 일을 제대로 하려면 체계적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업에서 배운 것들을 접목했어요. 일하는 매뉴얼도 만들고 효율적으로 고객을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속으로 3년 안에 톱에 못 들면 그만두겠다 생각하고 시작했죠.”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1호 고객’을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중년의 여성분이셨어요. 폭스바겐 투아렉과 벤츠 모델을 비교하면서 질문을 하는데 저는 그때 투아렉이라는 차가 있다는 것조차 몰랐어요. 당연히 고객은 크게 실망하고 돌아갔죠. 바로 다음 날 고객이 질문하고 갔던 것들을 정리해서 그분이 일하는 회사로 찾아가 전해드렸습니다. 이후에도 그 고객이 전화를 걸어 문의를 해 오면 최선을 다해 응대해드렸습니다. 한 번은 그분이 궁금해하던 것을 정리해서 새벽 1시쯤 고객이 운영하는 회사 문 앞에 두고 온 적이 있어요. 다음 날 그것을 알게 된 고객이 이런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신동일이라는 주식이 있다면 나는 그 주식을 당장 사겠다'고요. 딜러가 큰 약속을 안 지키면 고객은 클레임을 걸어요. 하지만 작은 약속을 지켜주는 사람은 잘 잊지 못합니다. 작은 약속은 지키지 않으면 버려지고, 잊지 않고 챙겨주면 훗날 신뢰로 쌓여 나에게 돌아옵니다.”

출처: jobsN
신동일 한성자동차 이사.

 14년 동안 하루에 한 대꼴로 벤츠 판 비결


신 이사가 몸담고 있는 한성자동차는 벤츠코리아 최대 공식 딜러사다. 그가 2004년 입사 후 2018년 12월 12일 현재까지 판매한 차는 총 2009대. 하루에 한 대꼴로 차를 판매한 셈이다. 점점 수입차를 구매하는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수입차는 부와 성공의 상징이다. 어딜 가든 VIP로 대접받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영업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신 이사만이 갖는 영업 비법 같은 것은 없다. 다만 그가 철칙처럼 여기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➀ 첫째도 ‘기억’, 둘째도 ‘기억’이다.


정확히 1만 5302개. 신 이사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전화번호다. 그는 만개가 넘는 전화번호가 들어있는 똑같은 번호의 스마트폰을 두 대 들고 다닌다. “고객이 어떤 차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구매했는지에서부터 어떤 고장이 언제 났었는지 같은 세세한 모든 것을 메모해요. 전화기 두 대를 쓰는 이유요? 고객 전화가 오면 재빨리 다른 한 대로 고객 정보를 찾습니다. 3초면 고객에 대한 정보를 바로 볼 수 있어요. 모든 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기본은 ‘기억’입니다. 저와 함께 일하는 딜러들에게도 우선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➁ 내 고객들은 서비스센터가 어딨는지 모른다.


신 이사와 거래를 한 고객들의 공통점이 있다. 고객들은 자동차 서비스센터가 어딨는지 잘 모른다는 점이다. “영업사원의 전화는 24시간 연결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전화를 못 받으면 저를 도와주는 누군가를 통해 콜백을 하도록 합니다. 고객이 어떤 것을 물어봐도 응답해 드릴 수 있는 것은 다 해드려요. 갑자기 사고가 나면 고객들이 당황해서 딜러에게 전화를 해요. 전화를 받으면 곧바로 달려갑니다. 제 고객들은 서비스센터가 어디 있는지 잘 몰라요. 그 정도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말이죠."


➂ 내가 차를 산다면 나 같은 딜러에게 사고 싶다.


'내가 차를 살 때 딜러에게 받고 싶은 서비스를 모두 해 드린다'는 것이 철칙이다. 십수 년째 실천 중이다. 그는 활발한 성격이 딜러의 필요조건이 아니라고 말했다. “어떤 사람과 얼마만큼의 친화력을 갖는지는 세일즈를 하는데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신뢰입니다. 활발하지 않아도 차분하게 행동하고 고객이 무심하게 했던 말 한마디를 기억할 때 고객은 감동합니다. 가령 어떤 고객이 ‘열쇠고리가 하나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쳐요. 벤츠를 타는 고객이 열쇠고리 살 돈이 없어서 한 말이 아닙니다. 그런 부분을 기억해뒀다가 나중에 몇 개 보내드리면 이 고객은 감동합니다."


➃ 선물 하나도 똑소리 나게 하자.


그가 딜러 일을 시작하면서 꾸준히 해 온 일 중 하나가 ‘황태 선물’이다. 고향인 진부령에서 일 년 전부터 구해서 매년 추석 때마다 1000여 명에게 보낸다. “과하지도 그렇다고 흔하지도 않은 선물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 비싼 선물은 아니지만 정성을 다합니다. 벌크로 품질이 최상인 황태를 구해서 추석에 햇황태로 선물하는 것이죠. 일일이 제품 검수를 해서 드립니다. 한 번 보내고 다음 해에 중단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한 5년 정도를 보내드리면 황태가 그 자체로 감동이 됩니다. 그때부터 오히려 고객이 저에게 줄 선물을 찾습니다. 저보다 부자인 그분들에게 비싼 선물은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출처: jobsN
신동일 한성자동차 이사.

적금 붓듯 기다려야 결과 나오는 일


신 이사는 연봉을 공개할 수 없지만 “대기업 이사 연봉보다는 많이 버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많이 번 만큼 많이 쓴다”고도 했다. 자동차 딜러를 평생 하기 위해서 ‘재투자’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초보 딜러들이 흔히 하는 실수가 여기서 나온다고 말했다.


“초보 딜러들이 범하는 오류가 있어요. 차를 팔고 몇 천만 원이 통장에 들어오면 거기에 곱하기 12를 합니다. 이번 달에 천만 원이 들어오면 갑자기 억대 연봉자가 된다고 생각해요. 백 퍼센트 망하는 길로 가는 생각입니다. 처음에는 소득이 일정치 않아서 늘 대비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수익의 일부는 늘 세일즈를 위해 재투자를 해야 하고요. 이렇게 몇 년을 하고 나서 수익이 안정적으로 들어오게 되면 그때부터 자리를 잡게 되는 겁니다. 저도 많이 벌지만 계속 자동차를 팔기 위해서 재투자를 해요."


시계를 돌려 14년 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딜러를 하겠냐고 물었더니 1초도 안돼 “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직업인으로 성공 반열에 올랐지만 여전히 고객들을 보며 많은 것을 느끼고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는 대한민국에서 성공한 분을 많이 아는 사람 중 하나일 겁니다. 고객들 덕분에 판매 일등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을 만나면서 느낀 점은 사람이 어떤 일을 하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에요. 제 고객들 직업이 정말 다양합니다. 병원장이든 떡볶이집을 하든 내가 속한 그곳에서 어떤 자세로 어떻게 일하느냐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결국 성공하는 것 같습니다.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에서도 치열하게 노력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이죠. 그렇게 하면 누가 알아봐 줄까 싶지만 결국 주변에서 다 알아봐 줍니다.”


글 jobsN 김지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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