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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서 진료 보는건데..왜 산부인과 가는걸 부끄러워 하죠?

조회수 2020. 10. 4. 1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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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처럼 걸리는 여성질환, 당당하게 병원가야죠
유기농 생리대 제조기업 해피문데이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는 생리통이나 질염은 감기처럼 흔하지만 선뜻 꺼내놓고 말하기 어렵다. 정확한 정보를 찾기도 힘들다. 주변에 의사나 간호사가 있다면 조용히 물어보거나 인터넷 게시판에 부정확한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들에게 초경은 더욱 어려운 문제다. 생리대를 살 형편도 아니고, 주변에 물어볼 사람을 찾는 것은 더더욱 힘들다. 이런 청소년을 위해 간호사와 활동적인 여성직장인들이 뭉쳐 초경 가이드북 ‘어바웃문데이’를 냈다. 이후 유기농 생리대를 생산하는 해피문데이를 2017년 7월 창업했다. 제품명이기도 한 해피문데이 정기 구매자는 8000명을 넘었고, 월 매출액은 1억원에 육박한다.

출처: 사진 jobsN
해피문데이 이혜인 콘텐츠 프로듀서와 김도진 대표

해피문데이를 창업한 김도진(28) 대표와 이혜인(31) 콘텐츠 프로듀서를 만나 말할 수 없었던 고통을 세상밖으로 꺼낸 사연을 들었다.


-해피문데이를 창업한 계기가 궁금하다.


(김도진) “경영학과를 나와 IT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유기농 생리대 회사를 생각한 것은 아니다. 여성질환이 많이 있는데 모두다 여성들의 실제 불편을 해소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그래서 유기농 생리대부터 시작했다. 이전에도 유기농 생리대가 있었다. 하지만 기존 생리대 회사들이 마케팅 차원에서 만든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주는 여성전문 헬스케어 기업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 시작이 유기농 생리대다.”


(이혜인) “생리대 유해성 논란이 일어나자 안전한 생리대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어바웃문데이 원고를 쓰면서 해피문데이 사람들을 알았다. 서울대병원 응급실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계속 연락을 하고 지냈다. 여성질환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쉽게 풀어줄 수 있는 사람을 원했다. 지금 그 일을 하고 있다.”


-해피문데이 제품과 기성 생리대의 차이는 어떤 게 있나?


(김) “기성 생리대는 몸에 닿는 커버, 흡수층에서 화학제품을 사용한다. 우리는 무언가를 추가해 제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필요한 것만 남겼다. 무농약 순면커버를 사용한다. 농약·제초제·향료·염소표백·형광증백제·중금속·납 등을 일체 포함하지 않고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런 제품 특성 때문에 소비자들은 통풍이 좋고, 피부간지러움도 덜하다고 말한다.”

출처: 사진 jobsN
김도진 대표

-콘텐츠 프로듀서는 어떤 일을 하나.


(이) “간호대를 다니면서 국문학을 복수전공했다. 영상제작에도 관심이 많았다. 유튜브 콘텐츠 원고를 만들거나, 블로그 게시물을 작성한다. 모든 질병이 그렇지만 여성질환에 대한 정보는 대부분 의학 전문 정보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고쳐 쓰는 일이 가장 큰 임무다.”


-전문적인 정보를 쉽게 쓰는 일은 어떻게 하나.


(이) “우리가 추구하는 게 여성질환 정보를 쉽게 접하고 자신을 이해하는 거다. 일단 먼저 쓰고 나면 회사 구성원이 모두 돌아가면서 읽고 표현을 다듬는다. 초고를 쓰고 나서 발행까지 일주일 정도 걸린다. 내용이 어렵다는 사람이 많으면 처음으로 돌아가 방향을 완전히 바꾼 경우도 있다.”

-가장 많이 본 콘텐츠는 어떤 것이었나.


(이) “질염의 증상과 예방법을 다룬 콘텐츠를 40만명이 넘게 봤다. 많이 봐서 좋았지만, 그만큼 우리 사회에 정확한 정보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기도 했다. 그래도 여성질환 관련 정보를 찾으면 우리 콘텐츠가 제일 먼저 나왔으면 한다.”


-콘텐츠 제작이 매출에 영향을 미치나.


(김) “직접적으로 매출과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 여성질환 정보를 찾았을 때 우리 콘텐츠가 먼저 나오면 해피문데이에 대한 신뢰도 높아질 거다. 결국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제품 생산은 어떻게 하나.


(김)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으로 위탁 생산한다. 2016년 11월부터 개인사업자 등록을 하고 제품을 준비했다. 그런데 국내 공장에서 유기농 생리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찾기 힘들었다. 그래서 해외 공장을 찾았다. 유기농 생리대를 만들 수 있는 원료 수급부터 시작해야 했다.


이제는 국내에도 유기농 생리대를 만들 수 있는 공장이 많아졌다. 2017년 말부터 국내 공장에서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제품이 나올 때는 공장으로 찾아가 제품을 검수한다.”

출처: 사진 jobsN
이혜인 콘텐츠 프로듀서

-제품판매는 어떤 방식으로 하나.


(김) “정기구독 방식이다. 월경이라는 게 주기적인 일이니 정기구독 방식에 적합한 상품이다. 처음 써 본 분들이 계속 정기구독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구매자는 매달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김) “생리대를 많이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원하는 건 ‘월경언니 해피문데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건강하고 행복한 여성이 많아지는 게 목표다. 생리대를 판매하는 건 그것을 위한 목표다. 안전한 생리대를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이다.


이걸 달성하기 위해 과장광고를 하거나 공포심을 유발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성의 일에 불안을 느낄 필요가 없지 않나.”


(이) “질염이 생기면 산부인과에 가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게 최선이다. 그런데 산부인과를 가는 걸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아프면 병원에 가는 게 맞는데 검색부터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시중에 떠도는 틀린 정보를 고치고, 여성질환이 부끄럽지않은 일상적인 질병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


글 jobsN 최광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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