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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많이 하는 실수가…" 나사 연구원의 일침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 ‘라이언 박’, 제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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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박 박사 나사 JPL 매니저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 라이언 박 주인공
선망의 회사 '나사' 우주공학자가 일하는 법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 ‘라이언 박’. 지름 약 9km로 지구와 가까울 땐 2.3억 km, 멀면 6.9억 km 거리다. 나사(NASA) 제트추진연구소(Jet Propulsion Laborator·JPL) 라이언 박(Ryan Park·39·한국명 박상현) 우주공학박사의 이름이기도 하다. 1985년 벨기에 천문학자 헨리 드베호네가 발견했지만 정식 이름 없이 30년을 보냈다. 결국 소행성 주인은 박 박사가 됐다. 그가 행성 궤도 연구와 중력 과학 발전에 기여한 것을 인정해 국제천문연맹(IAU)이 2014년 1월 이름을 부여했다.


우리말 이름을 가진 다른 소행성도 있다. ‘세종’, ‘장영실’, ‘허준’ 소행성이다. 라이언 박이란 이름을 가진 소행성이 있다는 것은 그가 천문학계에서 얼마나 인정받는가를 잘 보여준다. 박 박사는 이민 1.5세로 2007년 JPL에 입사했다. JPL은 나사에 있는 10개 연구소 중 하나로 우주 탐사를 위한 핵심 연구소다.


박 박사는 태양계역학부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20명 안팎의 과학자와 엔지니어를 이끄는 리더다. 남가주대 겸임 부교수이기도 하다. 2013년 나사가 우수한 성과를 달성한 연구원에게 주는 우수 업적상을, 2018년에는 리더십을 인정하는 피플 리더십 어워드를 받았다. 그에게 나사 우주공학자가 일하는 법을 들었다.  

라이언 박 박사.

출처jobsN

“우리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알아내는 일


나사가 우주로 쏘아 올리는 탐사선·위성을 JPL이 개발하고 관리한다. 맷 데이먼이 출연한 영화 '마션'에도 등장한다. “JPL은 원래 캘리포니아 공대(칼텍) 부설 연구소입니다. 1930년대에 칼텍에서 로켓을 연구했어요. 이후 나사가 로켓 개발에 관심이 있어 JPL에 ‘같이 해보자’ 했던 게 지금 JPL의 시작입니다. 지금 로켓을 만들진 않습니다. 행성과학 연구와 우주 탐사가 가장 큰 임무에요.”


나사의 핵심 임무는 우주 천체들의 위치를 알아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가 어디서 왔고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는지를 알아낸다. 태양계역학팀이 하는 일은 크게 4가지다. 하나는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에 있는 모든 행성과 소행성, 혜성을 추적하는 일이다. “태양계에 발견된 소행성, 행성, 혜성만 80만개 있습니다. 행성이 어디에 있는지 위치를 계속해서 파악합니다. 또 우주 행성이 또 지구나 행성에 부딪치는 확률을 계산합니다. 지구에 어떤 소행성이 다가오는지 저희가 제일 먼저 압니다.”  

소행성 라이언 박의 2018년 12월 3일 위치.

출처나사 홈페이지

다음은 핵심 업무인 ‘미션 디자인 앤 내비게이션(Mission design and navigation)’. 행성 탐사를 위한 경로를 짜는 일이다. “우주에는 GPS(인공위성을 이용한 위치정보시스템)가 없는 데다 탐사선을 고치거나 보수할 수 없어요. 행성, 소행성이 움직이는 속도가 상당히 빠릅니다. 예를 들어 지구가 태양을 돌때 초당 30km로 움직여요. 화성으로 가는 길에 이런 모든 방해물을 피할 수 있도록 경로를 짜야겠죠.”


인공위성이 찍어보낸 사진을 이용해 3D 입체 사진을 만든다. 이를 ‘옵티컬 내비게이션(Optical Navigation)’이라 부른다. 지구를 비롯한 행성과 달의 중력분포도를 관찰하기도 한다. 중력분포도란 말 그대로 중력의 분포 정도를 말한다. “에베레스트산 정상과 아래 중력분포가 달라요. 이런 특징을 통해 행성이 뭘로 이뤄졌고, 핵이 있는지, 물이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연구원 대부분 박사학위 소지자다. 각자의 연구와 팀 프로젝트를 동시에 한다. 박 박사가 최근 쓴 논문 중 하나는 적갈색행성 세레스에 관한 연구다. 2007년 세레스로 보낸 위성 ‘돈(Dawn)’은 2018년 핼러윈에 임무를 마쳤다.


“세레스는 지름 940km로 행성이라기엔 작고 소행성이라기엔 컸어요. 지구처럼 어느 정도 크기가 있는 행성은 나이가 들면 핵반응을 합니다. 행성 안이 뜨거워지고 겉은 차가워져요. 그래서 핵과 맨틀, 지층으로 나뉩니다. 처음에는 세레스도 그럴 거라 추측했어요. 하지만 관찰해보니 핵이 없는 것처럼 보였고, 층 구분이 불명확했습니다.”

2007년 9월 27일 지구에서 출발한 위성 '던(Dawn)'은 4년을 여행해 소행성 베스타에 14개월간 머물렀다. 이후 세레스로 향해 2018년 10월 31일 임무를 마쳤다.

출처나사 JPL 홈페이지

나사는 10~15년마다 미국국립과학아카데미에 의뢰해 ‘미션(Mission)’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한다. 향후 나사가 집중할 분야를 공개하는 것이다. “2020년대 주목할 미션은 목성의 달인 유로파 탐사입니다. 나사는 더 많은 곳에 가서 다양한 정보를 얻길 바랍니다. 위성을 많이 보내려면 크기를 줄여야 해요. 초소형 위성 '큐브샛(CubeSat)'을 많이 만들어 보낼 겁니다.”


연구원도 3~4년에 한번씩 나사에 연구 제안서를 낸다. PT 등 치열한 경쟁과 내부 심사를 거친다. “나사는 세금으로 운영하는 기관이고 한 프로젝트에 어마어마한 예산이 필요합니다. 제일 작은 미션이 5000억~6000억원이에요. 과학자는 제안서에 누구와 일할지, 어떤 기구를 이용해 탐사할지, 그 기구를 만들 엔지니어는 누구인지 등을 상세히 써냅니다. 일종의 ‘드림팀’을 꾸리는 것이죠.”

태양계역학부서 동료들과 함께.

출처라이언 박 박사 제공

엔지니어이자 과학자


1992년 중학교 2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펜실베니아 주립대에서 우주공학을 전공했다. “원래 수학이나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려고 했습니다. 우연히 행성 역학 수업을 들었다 매력에 빠져들었죠. 내가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르는데, 지구와 다른 행성이 어디에 있는지 수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


하지만 대학 졸업 후 사회에 나와보니 일자리가 없었다. 2001년 9.11 테러가 터져 취업 시장이 닫혔다. 더군다나 나사는 정부기관이어서 국가적 위기가 닥쳤을 때 가장 먼저 인력을 감축했다. 

1998년 펜실베니아주립대 학부 시절 모습.

출처라이언 박 박사 제공

“사회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감을 잡기 어려웠습니다. 빅데이터와 생물을 융합한 ‘바이오인포매틱스’라는 분야도 생각해보고, 변호사를 해볼까 고민했습니다. 대학원에 가서도 전공을 고를 때 좀더 실용적인 분야를 해야하는 건 아닐까 고심하기도 했어요.”


그는 박사 과정 시절 JPL과 APL(Applied Physics Laboratory)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APL은 JPL과 비슷한 연구기관으로 존스홉킨스대에 있다. “인턴으로 일하면서 여러 과학자, 엔지니어와 어울렸습니다. 미국에선 인턴이 주변 동료에게 ‘내가 이때쯤 졸업하는데 회사에 일자리가 있냐’고 적극적으로 물어봅니다. 마침 JPL에 궤도 역학에 관한 제 박사 논문과 연관 있는 일자리가 있었습니다.” 

각각 대학, 대학원 때 지도교수와 함께

출처라이언 박 박사

박 박사는 엔지니어로 시작했지만 과학자이기도 하다. 과학자가 연구를 한다면 엔지니어는 과학 연구를 위한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한다. 화성에 위성을 보내고 싶은 과학자를 위해 위성을 만들고, 데이터를 가공하는 게 엔지니어다. 그가 과학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한 프로젝트는 ‘그레일 미션(GRAIL MISSION)’이다. 그에게 우수 업적상을 안긴 연구이기도 하다.


“달의 중력 분포도를 관찰하기 위해 위성 그레일을 보냈습니다. 이전에는 달 반대쪽 중력 분포도를 몰랐어요. 위성이 달 뒤쪽으로 들어가면 지구와 커뮤니케이션을 못합니다. 그레일 미션을 수행하려면 인공위성이 두개 필요했습니다. 앞선 위성을 다른 위성이 따라가면서 서로 속도를 측정합니다. 앞선 위성이 중력이 무거운 곳을 지나가면 속도가 빨라지면서 서로 거리가 멀어져요. 이런 방식으로 달 전체 중력 분포도를 알아냈습니다.” 

위성 그레일의 모습.

출처나사 JPL 홈페이지

지금 참여하고 있는 연구 중 하나는 소행성 프시케(Psyche) 탐사다. 2010년 시작한 프로젝트로 2022년 나사는 프시케에 사이키(그리스어로 프시케)라는 위성을 보낼 예정이다. “보통 소행성을 바윗덩어리라고 생각하는데 프시케는 금속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과거 지구보다 작은 행성이었을 거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겉면이 날아가고 핵만 남아있는 게 아닐까 하고요. 22년 위성을 쏘면 3년 후 프시케에 도착할 겁니다.”


그의 목표는 은퇴하기 전 자신의 이름을 건 ‘미션’을 주도하는 것이다. “최근 제안한 프로젝트 결과가 내년 1~2월에 나옵니다. 큰 기대 안하고 있어요. 보통 자신이 주도하는 프로젝트를 따려면 20~30년 걸립니다. 20년 전 나사가 거절한 프로젝트를 다시 다듬고 다듬어서 다시 제안하기도 해요. 보통 프로젝트를 과학자가 리드합니다. 원래 엔지니어인 제가 주도한다면 뜻깊은 일이 될겁니다.”


좋아하는 일? 재촉안해도 열심히 한다


JPL 직원수는 정규직만 6000명이 넘는다. 계약직까지 합치면 1만명 정도다. 박 박사는 슈퍼바이저로서 담당 연구원들이 각자 수당에 맞는 일을 잘 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연구원들은 일주일에 몇시간씩 어떤 일을 했는지 ‘타임카드’를 써야한다. 일종의 월급 정산 시스템이다. “지나치게 출퇴근 시간이나 일에 간섭하는 마이크로매니징은 아닙니다. 다들 자기 일에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사사건건 간섭하면 안됩니다. 저는 방향만 제시합니다.”


근무시간은 불규칙적이다. 위성이 24시간 보내는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니 늦은 저녁이나 주말에 일해야 할때도 있다. “대신 회사에 나오지 않아도 됩니다. 또 2주에 80시간만 일하면 되는데, 대부분 연구원이 80시간을 9일 동안 나눠서 일해요. 이 경우 금토일 연달아 쉴 수가 있죠.” 

사이키 미션 팀 등료들과 함께, 칼텍 워크숍에서.

출처라이언 박 박사 제공

박 박사는 우주공학자를 꿈꾼다면 연구실적도 중요하지만 ‘좋아하는 일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덕후 기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학생들이 많이 하는 실수가 ‘나사에서 일하고 싶은데 기회가 없냐’고 묻는 겁니다. 나사라서 일하고 싶은 게 아니라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가 중요합니다. 같은 부서에 70세가 넘은 동료가 있습니다. 주말에도 나와서 일해요. 좋아하면 오랫동안 몰입할 수 있습니다. 다들 누가 독촉하지 않아도 자신이 좋아서 열심히 합니다. 급여는 스페이스X나 페이스북, 구글 만큼은 아니어도 충분합니다.”


학생들이 하는 또다른 실수는 유학비용에 대한 걱정이다. “공학·과학분야에는 각종 장학제도가 많습니다. 제자 학비는 지도교수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기도 해요.”


박 박사는 미국은 물론 유럽, 남미, 인도 등 해외에서 지원서를 많이 받는다. 뛰어난 이력서가 많지만 이력서만 봐선 모른다. 교수와 직접 이야기 할 기회를 만들기를 조언한다. “JPL에는 외부인이 견학할 수 있는 오픈하우스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연구원을 만날 수 있어요. 메일로 궁금한 점을 물을 수도 있습니다.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이력서나 문의 메일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일단 찔러보세요. 주저하고 두려워하기보다 도전해봤으면 합니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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