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경력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서아' 박지혜

조회수 2020. 10. 4. 16:19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서아' 박지혜씨

뷰티 산업이 뜨면서 메이크업 아티스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유명인을 메이크업하는 모습이 자주 방송을 타자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선망하는 젊은이들도 생겼다. 하지만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보이는 것처럼 화려한 일은 아니다. 낮은 임금을 받으며 배우고 연습하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


‘서아’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12년 경력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지혜(30) 씨는 얼마 전까지 대형 뷰티 살롱에서 부원장으로 일하며 걸그룹 EXID와 아이돌 그룹 세븐틴 등 유명 연예인의 메이크업을 담당했었다. 그러다 지난 달 서울 청담동에 꿈에 그리던 일인 뷰티 살롱을 열었다. 청담동 골목길에 위치한 ‘ADD(애드)’ 뷰티 살롱을 찾았다. 헤어를 담당하는 친구와 단둘이 운영하는 뷰티 살롱답게 아담했지만, 하얀색 벽돌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서아 원장에게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세계에 대해 물어봤다.

출처: jobsN
메이크업 아티스트 '서아' 박지혜씨

- 본명을 놔두고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할 때는 ‘서아’라는 이름을 쓴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메이크업 아티스트 중에 가명을 쓰는 사람이 종종 있어요. 저는 어쩔 수 없이 가명을 쓰게 된 경우에요. 큰 살롱의 메이크업은 팀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4년 전에 일하던 곳 팀장님이 저와 이름이 같았어요. 일하다 보면 구분이 필요해서 가명을 지었어요. 저를 키워주신 선생님이 지어주셨습니다. 본명이 흔한 이름 같은 경우에는 자신을 기억하게 하고 싶어서 특정 이름을 지어서 가명으로 쓰는 경우도 많아요.”


-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무엇을 하는 직업인가. 주요 고객들도 궁금하다.

“의뢰하는 고객님들의 메이크업을 해드려요. 주로 새 신부님이나 방송을 하는 연예인, 아나운서, 그리고 취업을 앞둔 취업준비생 등이 주요 고객입니다. 일반인들 중에서도 특별한 날에 의뢰를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출처: 박지혜씨 제공
배우 송강호·유해진, 김민선 알루 대표와 함께

- 대형 뷰티 살롱에서 주로 연예인 메이크업을 담당했다고.

“일인샵을 열기 전까지는 대형 뷰티 살롱에서 일했어요. 부원장이라는 직책까지 맡았죠. 주로 연예인들을 담당하는 일을 했습니다. 기획사들과 계약을 맺고 소속 연예인 메이크업을 꾸준히 관리해주는 역할을 했어요. 해외 출장도 많이 다녔어요. 연예인들의 해외 공연이나 해외 촬영 때 동행을 합니다. 그룹 EXID와 세븐틴을 비롯해서 다수의 연예인들을 담당했습니다.”


- 본인이 했던 메이크업 중에 기억나는 연예인의 메이크업이 있다면.

“제가 제일 자신 있는 메이크업이 그 사람 얼굴에 맞는 눈매를 찾아주는 것이에요. 걸그룹 EXID의 멤버 하니는 아름다움과 함께 섹시함과 걸크러시를 강조하고 싶었어요. 눈매를 아이라이너로 진하게 그리기 보다는, 눈 꼬리 쪽에 섀도우를 많이 써서 음영으로 눈매를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 메이크업을 많이 해줬어요. 저도 마음에 드는 메이크업이었고, 하니를 보고 문의한 사람도 많습니다.

출처: 박지혜씨 제공
연예인 메이크업 도중

- 비교적 어린 나이인데, 경력이 12년이다. 언제부터 이 일을 꿈꿨었나.

“중학교 때 우연히 TV로 인생극장을 봤는데, 국내 1세대 메이크업 아티스트 조성아의 이야기였어요. 누군가의 얼굴에 혼을 불어넣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어요. 그게 제 인생을 바꿨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부모님을 설득해서 메이크업 아티스트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대학도 피부미용과에 입학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부터 청담동 뷰티 살롱에서 일하기 시작했으니까, 벌써 12년이 되었네요.”


- 청담동 뷰티 살롱에서 일하는 게 처음엔 쉽지 않았을 텐데. ‘열정페이’라는 말도 나온다.

“처음 일 했을 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지금은 법이 바뀌어서 최저임금이 보장되지만, 당시만 해도 ‘배우면서 일한다’는 의식이 강해서 처음에는 최저임금보다도 못한 돈을 받고 일했습니다. 뷰티 살롱 메이크업 팀은 원장-부원장-실장-팀장-디자이너-어시스트 순으로 구성돼요. 디자이너 직급부터 자신의 고객을 확보하고 본격적으로 돈을 벌 수 있어요. 어시스트에서 디자이너가 되기까지 4년이 걸렸습니다. 이 일에 뛰어드는 젊은이들이 디자이너가 돼서 고객도 확보하고, 위로 한 단계씩 올라가는 자신의 모습을 꿈꾸며 일한다고 보면 됩니다.”


- 디자이너 급으로 올라가면 페이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디자이너 급이 되면, 월급 보다는 능력만큼 돈을 받아요. 고객으로부터 얻은 수익을 뷰티 살롱과 디자이너가 나누는 방식입니다. 디자이너마다 수익 배분 비율이 달라져요. 저 같은 경우, 전에 부원장으로 일하던 곳에서는 연예인과 동행하는 해외 출장은 수당이 많았어요.”


- 메이크업 아티스트 지망생이 많은 것 같다.

“학생들에게 메이크업 아티스트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아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무대 뒤에서 일하는 직업이었어요. 그런데 최근 관련 방송 프로그램이 많이 생겼고,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서도 뷰티가 유행하면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셀럽 처럼 되어 가고 있기도 해요. 연예인과 함께 활동하는 모습 같이 화려한 면을 보고 지망하는 분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가야 하는 힘든 직업이라고 말해줘요. 나에게 메이크업을 맡기는 분들에게 신뢰를 주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들이 무척 많거든요.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인정받을 수 있는 분야입니다.”

출처: jobsN
메이크업 아티스트 '서아' 박지혜씨

- 일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지.

“개인 시간을 여유있게 갖기가 힘든 직업이에요. 주요 고객층이 결혼하는 신부, 연예인이기 때문입니다. 신부들이 몰리는 결혼식이 열리는 날은 남들 쉬는 날이 대부분이에요. 연예인의 경우 밤낮을 안 가리고 갑자기 스케쥴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요. 함께 일하다 보면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게 거의 불가능해요. 그게 습관이 되다보니, 저는 오히려 뷰티 살롱에 있는 게 집처럼 편해졌습니다.”


- 일하는 게 즐거워 보인다. 언제 가장 행복한지.

“고객과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특별한 날에 만나요. 결혼을 앞둔 분들, 방송에 자신의 예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연예인들, 그리고 중요한 면접을 앞둔 분들. 모두 특별한 날을 준비하며 저를 만나러 오시는 거죠. 모두 행복한 표정으로 저를 만나러 옵니다. 일하면서 그 분들의 에너지를 많이 받아요. 제가 해주는 메이크업에 고객이 만족하며 더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온 몸이 짜릿합니다. 일하면서 느끼는 이 매력을 놓기 싫어서 더 열심히 일하게 되는 것 같아요.”


- 메이크업도 트렌드가 있는 것 같다. 그에 대한 공부는 어떻게 하는지.

“요즘엔 메이크업이 많이 가벼워졌어요. 그리고 쉽고 간단한 메이크업을 선호하죠. 예를 들면 예전에는 눈, 볼터치, 입술을 화장하기 위해서 각각의 화장품을 다 들고 다니며 메이크업을 했었어요. 하지만 요즘에는 한 가지 화장품을 이용해서 세 군데 메이크업을 다 할 정도로 간편한 걸 좋아해요. 그게 통일감이 있어서 전체적인 느낌도 좋습니다. 이렇게 메이크업 트렌드가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 바뀌어요. 잡지나 인터넷을 항상 살펴보며 새로 유행하는 컬러나 메이크업 트렌드를 공부합니다. 새로운 방법들은 동료들끼리 연습해 보기도 하고 거울을 보며 스스로 시연해 보기도 해요.”


- 유명 뷰티 살롱에서 벗어나 개인 샵을 열었다. 꿈이 있다면.

“뷰티 살롱의 트렌드도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대형 뷰티 살롱이 인기였다면, 최근에는 개인 샵에서 전용 공간 처럼 편하게 메이크업과 헤어를 하는 걸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길에 첫 발을 내딛으면서 언젠가는 내 브랜드로 인정받는 삶을 살아보고 싶었어요. 이제 다시 그 첫 발을 내딛은 거예요. 인스타그램(@parkjihye_seo_a)으로 이제 막 저를 알리기 시작한 첫 단계지만, 저는 도전하는 것에 늘 자신감이 있었어요. 아직 젊은 만큼 실패하는 건 두렵지 않습니다.”


글·사진 jobsN 오종찬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