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목금은 회사원, 토일은 부업으로 월 500만원 법니다

조회수 2020. 10. 4. 16: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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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쿡방 유튜버, 전업 대신 '투잡' 고집하는 이유는..
자취생 1인 쿡방 크리에이터 ‘한누렁’
대학 때 블로그 시작…유튜브로 갈아타
주중엔 회사원, 주말엔 유튜버 맹활약

요즘 초등학생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유튜버’라는 대답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유튜브계의 유재석이라 불리는 ‘대도서관’, 초통령(초등학생들의 대통령) ‘헤이지니’, 먹방계 여신 ‘슈기’ 등 이름만 들어도 억 소리나는 억대 연봉의 스타들이다.


지난 11일 결혼한 어린이 영상 크리에이터 헤이지니(29·본명 강혜진)의 소식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위력을 단숨에 느끼게 한다. 네이버 등 각종 포털에서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고, 관련 인터넷 기사 수백건이 쏟아졌다. 헤이지니는 혼자서 연간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모든 유튜버가 이렇게 막대한 부를 버는 것은 아니다. 많은 학생들과 직장인들이 유튜버를 꿈꾸며 학원을 다니고 또 영상 장비를 산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이유다. 다소 현실적인 모델이 필요하다. 이에 회사원과 유튜버를 겸하고 있는 8년차 크리에이터 한누렁(26·본명 한정민)을 만나 유튜버의 삶과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자취생을 위한 ‘쿡방’(cook+방송이라는 뜻의 요리 방송)을 테마로 하는 유튜브 계정을 운영한다. 구독자는 8만5000명이다. (괄호 안은 편집자 주.)

출처: 한누렁 제공
자취생 쿡방을 주제로 활약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한누렁.

대학 입학 후 ‘자취생 요리’ 콘셉트로 크리에이터 입문


- 당신은 누구인가.


“직장인 겸 유튜브 크리에이터 한누렁이다. 본명은 한정민으로, 홍보대행사 커뮤니케이션즈코리아에서 대리로 일하고 있다. 본죽을 운영하는 본그룹의 홍보를 담당한다.”


- 한누렁이라는 이름은 누가 지었나. 유튜브 크리에이터 예명 치고는 약간 촌스럽지 않나.


“대학(동국대 광고홍보학과) 입학 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크리에이터에 입문했다. 어렵고 세련된 요리가 아닌 누구나 해먹을 수 있는 ‘자취생 요리’를 콘셉트로 했다. 그래서 구수하고 친근한 이름을 하려고, 학창시절 별명인 누렁이에 내 성인 한을 붙여 한누렁으로 했다. 지금은 약간 후회도 된다.(웃음)”


- 크리에이터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광고홍보학도로서 디지털 홍보에 관심이 많아 시작했다. 디지털 디지털 하는데 소셜미디어 채널 하나 운영해 보는 것이 공부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 왜 쿡방을 테마로 잡았나. 요리에 자신이 있는지.


“처음 콘텐츠를 구상할 때, 콘셉트와 주요 주제를 고민했다. 신변잡기적 이야기로는 내가 연예인도 아니고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평생 할 수 있는 콘텐츠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밥으로 정했다. 밥은 평생 먹고 살아야 하니깐. 그러다 내가 자취생이라 자취생 요리로 좁혔다.


요리는 잘 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책을 보고 또 연습하면서 익힌다. 요리 유튜버니까 요리를 반드시 잘 해야한다는 강박도 없다. 투박한 요리 실력과 간단한 레시피가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


- 유튜브로 갈아탄 이유는.


“유튜브는 2015년 시작했다. 그 전부터 사진과 텍스트보다는 영상이 중요해졌고, 플랫폼 중에서는 유튜브가 최고였다. 그래서 블로그에서 유튜브로 갈아탔다.”


- 8만5000명 구독자가 있는데, 길에서 알아보는 사람이 있나.


“아직까지는 그 정도는 아니다. 특히 얼굴이 안 나오는 요리 영상이 대부분이라서 더욱 그렇다. 그런데 나는 몰라도 내 영상을 봤던 사람은 꽤 있더라. 광고주 미팅이나 소비자 패널 조사를 하다보면, 내 영상을 사례로 드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 ‘그거 제가 만들었어요’ 하면 깜짝 놀라더라.”


- 대표작을 꼽는다면.


"‘쿠지라이식 라면’(조회수 320만)과 ‘치즈밥’(조회수 120만)이다. 쿠지라이식 라면은 국물라면을 후라이팬에 볶아서 만드는 라면이다. 달걀과 깨를 곁들였다. 올린지 1년이 지났는데 지금도 댓글이 올라온다. 여전히 답을 해주고 있다. 치즈밥은 된장찌개용 뚝배기에 치즈와 밥, 참치, 참기름 등을 넣어 만드는 대표적인 자취생 요리다."

삼각대 두 개, 카메라 두 대로 혼자서 촬영부터 자막까지


- 장비는 뭐가 있나.


“야외용 삼각대, 먹방 촬영용 미니 삼각대, 브이로그 촬영용 셀카봉이 있다. 그리고 카메라 두 대가 있다. 촬영장비는 많지 않고 오히려 요리 도구나 그릇, 소품이 많다. 요리 콘텐츠가 중심이다보니, 그릇 같은 식기가 중요하다. 지금은 자취방에 식기건조대와 찬장이 소품으로 가득찬다.”


- 한 편을 찍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


“촬영 자체는 한 시간 내에도 끝난다. 내 영상의 메인 요리가 라면인데, 분초를 다투면서 촬영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촬영 때문에 요리를 천천히 하게 되면 맛이 없어지고 영상의 퀄리티가 떨어질 수 있다.”


- 찍는 과정을 설명해 달라.


“우선 촬영 동선을 정리한다. 레시피와 촬영 계획을 수립하고 순서대로 재료와 조리도구들을 준비한다. 완성한 요리를 식탁에 낼 경우에는 플레이팅도 미리 구상해야 한다. 그리고 미리 적어둔 레시피와 구도에 따라 촬영 한다. 익숙하지 않은 요리는 촬영을 몇 번에 나눠서 하거나 한두 번 다시 찍기도 한다.”


- 편집은 어떻게 하나.


“프리미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우선 영상을 이어 붙이고, 그 상태에서 영상을 다시 보며 자막과 나레이션을 넣는다. 요리와 어울리는 BGM(배경음악)을 찾아서 넣으면 끝이다. 학교에서 영상을 공부해서 제작은 그리 어렵지 않다. 나 혼자 기획부터 편집까지 다 할 수 있다. 물론 복잡한 영상인 경우에는 학창시절에 팀(고용노동부 창직 프로그램 활동)으로 함께 영상제작했던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는다.”


연간 1000만원 수입…“많을 때는 월 500만원, 없을 때는 10만원”


- 책도 한 권 냈는데. (한씨는 2015년 ‘한누렁의 사계절 1인밥상’이라는 책을 냈다.)


“당시 쿡방과 먹방이 지상파에 등장하고 1인 가구를 중심으로 간단 레시피가 크게 인기를 끌었다. 출판사에서 ‘초간단 자취요리 레시피’를 소재로 책을 내자고 해서 출간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인세는 미미했다. 하지만 학창 시절에 누구나 할 수는 없는 귀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출처: 스토어하우스 출판사
한누렁의 사계절 1인 밥상 표지.

- 수입이 궁금하다.


“일정하지 않다. 많이 벌 때는 한 달에 500만원도 벌었고, 안 들어올 때는 구글서 정산해 주는 유튜브 광고비 10만원만 받을 때도 있다. 연 1000만원 정도 버는 것 같다. 유튜버들을 광고주가 세금 정산할 때 ‘일용직 근로자’로 처리한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나는 주중에는 회사 일에 충실히 한다. 회사 일만 한다. 주말에는 토일 모두를 유튜브 영상 제작에 쓴다.”


- 주7일 근무하면 휴식이나 개인 생활은 언제하나.


“일단은 내게 쿡방은 작은 일이자 동시에 취미다. 그래서 주말에 일을 더 한다기보다는 내 미래를 위한 투자이자 공부라 생각하고 영상을 찍는다. 물론 체력적으로는 힘들다. 일이 몰릴 때는 응급실에 다녀온 적도 있다.”


회사에도 도움되는 ‘투 잡’…“1인 가정식으로 영역 확대 계획”


- 회사에서 유튜버 투 잡을 허락해 주나. (한씨는 소속사가 두 곳이다. 직장인으로서는 커뮤니케이션즈코리아 소속이고, 유튜버로서는 CJ E&M의 DIA TV 소속이다.)


“학생 때부터 유튜버를 하고 있었고, 입사할 때 회사에서도 이 점을 높이 평가했다. 회사 업무에 지장만 주지 않으면 자유롭게 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 그리고 디지털 PR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데, 개인 채널이 있다는 것은 플러스 요인이다. 2016년부터는 DIA TV와 계약을 했다. 음원과 폰트 등 크리에이터 개인이 해결하기 힘든 부분을 제공해준다. 스튜디오도 있어서 원하는 시간에 예약을 하면 그 곳에서 촬영할 수 있다.”


- 유튜버를 전업으로 하지 않는 이유가 있나.


“원래 내 꿈은 디지털 홍보전문가다. 대학도 그래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입소문이 났지만, 아직까지는 어릴 적 꿈을 추구하고 싶다. 그리고 금전적인 문제도 있다. 대도서관이나 헤이지니 같은 대스타들도 있겠지만, 나는 아직 신인 축에 속한다. 유튜브 일거리가 밀려들 때는 밤을 샐 때도 있지만, 없을 때는 한 달 내내 협찬 수입이 없을 때도 있다. 안정적 수입이 있는 직장을 버릴 수 없다.(웃음)”


- 향후 계획은.


“1인가구를 위한 간편가정식이나 밀 키트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볼 계획이다. 그리고 그냥 요리 영상이 아닌 한누렁만의 색깔을 더 강화해 보고 싶다.”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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