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나던 이 옷걸이가 돌연 난리난 결정적 계기 하나

조회수 2020. 10. 4. 16: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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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기업, 크리에이터 만나니 벌어진 일
윈디코너, 말레이시아 주문폭주
‘칼라핏’ 만든다, 대형마트·아마존도 입점 제의
“전문성 존중 수평적으로 소통해야”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상품이지만 도무지 알릴 길이 없는 사업가라면 당연히 생각하는 게 홍보와 마케팅이다. 유튜브 열풍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인기 유튜버에게 자기 아이템 홍보를 맡기고 싶어한다. 하지만 자신의 제품을 이해하지 못하는 유튜버가 엉뚱하게 제품을 알려 기대한 효과를 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지난 3월 도난방지 백팩 등 기능성 여행용품을 제작 판매하는 ‘윈디코너’와 셔츠 칼라의 핏을 보존하는 칼라핏을 생산하는 ‘만든다’는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CJ가 유튜버∙블로거 등 크리에이터와 작은 기업을 연결해주는 ‘작은기업-크리에이터 매칭 공모전’에서 정상급 유튜버를 만날 수 있었다. 윈디코너와 함께 홍보 동영상을 제작한 블라이미와 뷰티 크리에이터 김똘똘과 함께한 권태현(27) 만든다 대표를 만났다.

출처: jobsN
블라이미 최혜림(왼쪽부터), 양다솔, 한주희 크리에이터

말레이시아 전문 유튜버, 기능성 여행 용품 기업 만나다


블라이미는 콘텐츠 운영∙디자인∙회계∙기획을 담당하는 최혜림(25), 국내 영업과 마케팅 담당 양다솔(27), 해외영업과 마케팅 담당 한주희(24) 등 3인이 만든 크리에이터 집단이다. 말레시이아 문화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제작한다. 현재 구독자는 20만명 정도로 이중 대부분이 말레이시아인이다.


윈디코너 제품을 홍보하는 영상은 자신들의 유튜브 채널에 올리는 PPL(Product Placement∙특정 상품을 방송 매체 속에 의도적이고 자연스럽게 노출시켜 광고 효과를 노리는 광고)로 만들었다.


(양) “한국과 말레이시아 여행객의 차이를 소개하는 영상을 촬영했다. 소매치기 걱정이 많은 한국인을 묘사하면서 윈디코너의 제품을 노출시켰다.”

출처: 사진 유튜브 블라이미 채널 캡쳐
윈디코너 긴급팔찌를 소개하는 블라이미 홍보영상

(한) “제품 중에 자주 사용하는 화장실, 현금인출기, 경찰서, 병원 등의 이미지를 새긴 팔찌가 있다. 여행 중에 말이 잘 통하지 않는 곳에서 손쉽게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사용한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어디서 살 수 있냐며 많은 문의를 남겼다.”


영상 구독수는 12만건에 달했다. 댓글을 단 시청자는 주로 말레이시아 사람들. 현지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없냐는 문의가 빗발쳤다. 하지만 아직 윈디코너는 해외배송 체계를 갖추지 못해 문의자에게 기다려 달라는 말을 남겨야 했다.


영상을 촬영하는 데는 하루뿐이 걸리지 않았지만 두 달 가까이 윈디코너와 블라이미는기획회의를 했다. 촬영 이후 편집에도 1주일이 걸렸다. 영상제작을 위한 회의에서 윈디코너와 블라이미 사이에서 불협화음은 없었다.


(최) “배태환 윈디코너 대표는 동영상은 크리에이터가 제일 잘 아는 분야니까 전적으로 우리에게 맡겼다. 다만 원하는 메시지는 분명하게 말해줘 촬영과 편집이 순조로웠다.”


블라이미는 이번 홍보영상 촬영 이후 CJ의 크리에이터 채널 다이아TV와도 정식 계약을 맺었다. 말레이시아 문화 콘텐츠를 만들면서 기업 바이럴 영상 제작 등도 함께 한다. 주로 여행 관련 기업에서 문의가 많다.


(양) “홍보 요청이 온다고 아무 것이나 할 수는 없다. 우리와 결이 맞는 곳이라면 적극적으로 한다. 이번 사례도 동남아시아 여행을 가면서 여행객이 갖는 불안 중 하나인 ‘안전’ 문제에 대한 고민을 풀어줄 수 있는 제품이라서 즐겁게 작업했다.”

권태현 ‘만든다’ 대표

소매를 살려주는 ‘칼라핏’ 뷰티 유튜버는 집들이로 홍보


칼라핏은 심리치료학을 전공한 권태현 만든다 대표가 대학생 시절 생각한 발명품이다. 2016년 대학원 진학을 위해 공부를 하던 중 우연히 머릿속에 스친 아이디어가 바로 셔츠의 칼러를 고정해주는 옷걸이, 바로 칼라핏이다. 여러 지원사업에 신청했다. 아이디어가 좋다며 지원사업에 뽑히자 곧바로 사업자등록을 내고 사업을 시작했다.


구글의 한국 스타트업 지원 공간인 구글 캠퍼스에도 입점했지만 홍보가 힘들었다. 알음알음으로 판매를 했지만 수익보다 지출이 컸다. 그러다 CJ 크레이이터 매칭 사업에 도전해 패션 유튜버 김똘똘과 인연을 맺었다.


김똘똘의 구독자는 1만3000명. 김똘똘이 제품 바이럴을 위해 유튜브에 올린 영상 시청자는 구독자를 훌쩍 뛰어넘는 1만8000명에 달했다. 자신의 옷장을 공개하는 ‘랜선 집들이’(온라인으로 실제 집을 공개하는 이벤트)를 하면서 옷걸이 걸린 칼라핏을 자연스레 소개한 것. 이 영상의 효과는 단순히 주문량이 늘어난 것 이상이었다. 주문은 지난 6월 동영상 공개 후 30% 이상 늘었다.


(권)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유통기업에서 단독판매를 해볼 생각이 없냐고 제안이 왔다. 유튜브에서 봤다고 했다. 홍보할 수단을 찾지 못했는데 우리에겐 큰 기회라고 생각한다. 알리바바 셀러에게 제안이 와 판매를 시작했다. 일본 아마존을 비롯해 다수 유통업체가 제품을 보내달라고 하고 있다. 12월에 아마존 미국과 일본에서 칼라핏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영상 한편의 힘이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크리에이터가 갖는 영향력을 실감했다. 유튜브 김똘똘 채널이 아닌 만든다 채널에도 김똘똘이 제작한 영상이 있다. 이 영상은 제품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마지막에 변대표가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영상이다. 코믹하게 연출했지만 반응이 좋았다.

출처: 사진 유튜브 김똘똘 채널 캡쳐
칼라핏을 소개하는 김똘똘

(권) “처음 기획을 하려고 미팅을 하는 데 김똘똘님이 상세하게 아이디어를 짜 와서 놀랬다. 이번 매칭 사업에서 작은 기업과 크리에이터는 갑을관계가 아니다. 서로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수평적 관계에서 시작해야 한다.”


인기 유튜버의 PPL 콘텐츠 제작비용은 회당 1000만원이 넘는 게 많다. 많은 기업이 효과를 알면서도 크리에이터를 활용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비용에 비해 충분한 효과를 거두지 못할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권) “영상 한 편이 조회수가 많이 나왔다고 곧바로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무작정거부할 필요는 없다. 필요할 때 효과적인 방법으로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그 방법은 기업과 크리에이터가 함께 찾아야 한다. 광고 영상도 고객들에게는 유용한 정보일 수 있고, 재미난 오락거리일 수도 있다.”


글 jobsN 최광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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